[홍기자의 아웃사이더] 한용덕감독을 사로잡은 장진혁.' 1군캠프 첫 참가 감개무량'
2018.01.30 오후 01:16
바야흐로 해외전훈의 계절이다.
KBO는 단체훈련 시작일을 2월 1일부터로 정했다.
이에 kt가 29일(월) 가장 먼저 미국 애리조나행 비행기에 올랐고 30일엔 미국에서 캠프를 꾸리는 NC, LG ,넥센 그리고 호주와 대만으로 정한 두산과 롯데 등 5개 팀이 출국길에 오른다.
일본 오키나와로 정한 KIA,삼성,한화는 31일 떠난다.
입단 3년만에 처음으로 1군 캠프에 동행하는 한화 장진혁
올해 프로야구 개막일은 3월 24일이다. 역대 가장 빨리 열린다.
날짜를 앞당긴 이유는 8월 16일부터 9월 3일까지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문이다.
이 시기 대표팀을 꾸려 참가해 잠시 KBO리그가 중단된다.
그래서 시범경기 날짜도 3월 13일부터 21일까지로 축소 운영되고 팀 당 경기수도 8게임으로 줄였다.
개막일이 앞당겨 진 탓에 1,2차로 전훈 장소를 이동했던 전년과 달리 올해는 한곳에 머물러 최대한 이동거리와 시차적응의 최소화에 역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지난해 오키나와- 미야자키에서 스프링캠프를 꾸렸던 한화는 이번엔 오키나와로 정했다. 기간은 2월1일부터 3월 10일. 새 사령탑 한용덕 감독이 이끄는 첫 캠프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한화 오키나와 캠프 명단은 다음과 같다
총 46명 중 붉은 색으로 표기된 이들은 올해 입단한 신인들이다. 1군 캠프에 새내기의 참가여부는 팀 사정이나 운영 방안에 따라 달라진다.
혹시 모를 오버페이스에 대한 걱정으로 우선 기본적인 체력 훈련에 중점을 두고자 전원을 국내에 머물게 하거나 2군 캠프로 유도하는 구단도 있다.
선수 입장에서는 기왕이면 1군 캠프에서 보고 배우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그러나 비단 신인만의 바람은 아니다. 입단 2~3년 차로 아직 꽃을 피워보지 못한 이들 역시 1군 스프링캠프 참가가 시즌 첫 목표이자 꿈이다. 아니 어쩜 신인보다 훨씬 더 절실한 마음으로 자신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길 소망한다.
장진혁(24.한화)도 그랬다.
“지난 2년간 못가서 이번에도 어렵지 않을까 큰 기대 하지 않는데 참가하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어렵사리 얻은 기회니까 다치지 않고 열심히 하고 돌아오겠습니다.”
평소 차분한 성격이지만 이 순간만큼은 격양된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 고교-대학 연속 태극마크의 주인공
184cm 84kg 우투좌타 장진혁은 2016년 신인 지명회의에서 한화 4라운드(전체 39순위)으로 입단한 프로 3년차 선수로 원래 광주제일고 재학 시절과 단국대에서 2루와 유격수를 번갈아 봤으나 프로 입단 이후 작년 부터는 외야로 포지션을 옮겼다.
이번 캠프 명단엔 아예 외야수로 분류되어 있다.
“예상보다 빨리 지명을 받아 깜짝 놀랐어요. 따져 보니 대졸 내야수로는 (이)성규 다음으로 2번째로 높은 순번이었죠. 고등학교 때 지명 받지 못했던 순간이 생각나더군요. 그러면서 그래도 나름 열심히 한 걸 인정받는 것 같아 뿌듯했죠.”
청소년대표 시절 장진혁
광주제일고 시절 정은석(현 KIA 소속)과 함께 키스톤 콤비로 두각을 나타냈던 그는 2011년엔 청소년대표로 발탁되어 한현희,이민호,구자욱,박민우,하주석,김성욱 등과 함께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 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명 행사 날 그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고 결국 4년 뒤를 기약하며 단국대 유니폼을 입었다.
청소년대표 동기들 왼쪽부터 박민우-문의서- 하주석-류지혁-장진혁-구자욱 2011년 고3시절이니 벌써 7년전이다
대학 진학하자마자 그는 뛰어난 공수주를 뽐내며 주전 내야수로 뛰었다. 4년 내내 큰 부상 없이 꾸준함을 보였고 4학년 춘계리그 계명대전에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며 스카우트들로부터 눈도장을 찍었다.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에도 참가했다. 청소년대표와 대학대표를 연이어 경험한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 그러나 프로 입단 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아니 팀 내에서 조차 존재감이 없었다.
단국대 시절 장진혁. 이때부터 준수한 외모가 야구 실력만큼 유명했다
*2년간 부상 악재의 발목을 잡히다
“어릴 때부터 왼쪽 무릎이 좋지 않았는데 하필 입단 직후 통증이 재발되어 수술을 하고 말았다. 4~5개월간 재활을 하고 돌아와 보니 내가 설 자리가 없었다. 당시 퓨처스 게임의 주축은 1군에서 말소된 선배님들이었다. 그러다 보니 초짜인 내게 기회가 오지 않았다. 그나마 가끔씩 나가 몇 경기를 뛴 것이 전부였다.”
2016시즌 퓨처스 26경기 출전 55타수 16안타 타율 0.291 7타점 5도루
만족할 수 없는 초라한 기록이었다.
“수술을 한 뒤라 몸이 전과 달랐다. 대졸이다 보니 군 문제도 있고 빨리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다. 무엇보다 게임을 꾸준히 뛰지 못하면서 뭔가를 보여주기에 한계가 컸다. 사나흘에 한 번 타석에 들어가 그때마다 잘하는 건 쉽지 않다. 솔직히 핑계지만 그러기에 내 실력이 많이 부족했다.”
작년에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마무리캠프에서 오른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
“훈련 강도가 셌지만 이겨볼라고 하다 다치고 말았다. 한화 선수라면 당연히 거치는 과정인데 재활을 하느라 경험하지 못했던 걸 처음 겪었다. 아예 작년엔 3군에서 보낸 시간이 훨씬 많았다.”
29경기 출전 30타수 7안타 타율0.233 1타점 4도루
2년 전까지만 해도 프로 3군의 연습경기는 흔한 일정이었다. 대학이나 다른 프로 3군과 시간과 장소만 정하면 성사됐다.
그러나 작년에 갑자기 대학야구도 주말리그가 도입되면서 여의치 않게 됐고 구단 마다 선수단 규모를 줄여 3군 경기를 뛸 선수가 부족했다. 게임이 아닌 훈련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다는 것은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마무리캠프에서 다쳐 조기 귀국한 이후 엄청 스트레스 많이 받았다. 왜 또 나지? 하는 억울한 생각까지 들었다. 보여준 게 없으니 2군에 조차 올라갈 방법이 없었다. 게임 하러 원정 가는 동기 선후배 선수들이 너무 부러웠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 성격 개조까지 심각하게 고민
그러다 보니 원래 말이 없던 그는 더 침묵했고 의기소침해졌다.
“주변에 활달한 선배님이나 후배들이 많다. 팀 훈련을 하면서 연신 파이팅을 외치고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사람들이 부럽다. 원래 내 것만 챙겨 하는 편이라 코치스태프로부터 그런 성격을 좀 고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흔히 야구를 잘하게 되면 소극적이고 부정적이던 성격도 변한다. 웃음 없던 선수도 미소를 달고 살고 외모도 준수(?)하게 바뀐다.
스스로 고쳐보겠노라 다짐했다. 쓸데없는 고민을 집어 던지고 낙관적으로 세상을 보자 마음먹었다.
“내 문제가 야구 외적인 것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어 정말 많은 시도를 해봤다. 표정도 밝게 지어보고(웃음) 제스처도 크게 해보고(웃음) 어색해도 한 두 번씩 하다 보면 내 것이 되겠지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자기 자신을 속이며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더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숨기고 가면을 쓰고 아닌 척 하는 내 모습이 너무 어처구니없고 안쓰러웠다.”
장진혁도 잘 알고 있다. 지도자는 파이팅 넘치는 선수, 의욕적으로 하고자 하는 이를 선호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을 뿐 잘하고픈 열망과 의지는 그 누구에게 뒤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절실했다.
“고등학교 때 대학교 때 내 성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구단과 내가 잘 맞지 않는 건 아닌가 싶었다. 일단 어떻게든 게임에 나가려면 그나마 경쟁이 덜한 외야로 가야했다. 포지션을 바꿔보라는 권유에 곧바로 좋다고 했다. 수비 부담이 적으면 그만큼 타격에 집중 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생겼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한용덕 호’를 향한 강렬한 홈런 한 방
2017년 한화는 김성근 감독이 팀을 떠나는 어수선함 속에서 61승 81패 2무 승율 0.430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후 새로 부임한 한용덕 감독은 마무리 캠프가 진행 중인 일본 미야자키로 넘어가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지켜보며 시즌 구상에 나섰다.
“원래 명단에 없었는데 김원석 형 사건이 터지면서 대신해 가게 됐다. 기대하지 않고 따라갔는데 연습경기에 쭉 9번 타자로 기용 됐다. 흔치 않은 일이라 얼떨떨했다. 첫 날 오늘 하루겠지 했는데 다음 날 또 뛰고(웃음) 오랜만에 야구 하는 맛을 느꼈다. 자꾸 나가 투수 볼을 상대하다 보니 페이스가 올라오고 감이 살아났다. 확실히 무조건 게임을 많이 뛰는 것이 실력을 키우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말이 맞는 거 같았다.”
11월 11일 요미우리와의 연습경기에서 한화의 젊은 선수들은 투타에서 좋은 내용을 보이며 상대를 11-1로 눌러 이겼다. 당시 장진혁은 6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 투런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타격감도 좋았지만 유격수 출신답게 강한 어깨와 정확한 송구능력으로 주자의 진루를 저지하는 플레이도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한용덕 감독은 마무리캠프 타자 부문 MVP로 그를 선정했고 두둑한 상금도 전달했다.
“감독님 한 분이 바뀐다고 내 야구 인생이 크게 달라질까 싶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첫인상이라는 것이 중요한 거 같다. 즉시전력감으로 나를 뽑았는데 오자마자 수술을 했으니 내가 구단 아닌 지도자였더라도 화가 났을 것 같다(웃음). 한용덕 감독님이 지켜보시는 게임을 뛴 것은 내겐 행운이다. 이 좋은 분위기를 쭉 이어가고 싶다.”
그는 마무리캠프에서 기존 포지션인 유격수 자리에서 펑고를 받기도 했다. 내외야 멀티플레이로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차원이었다.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출전 당시
그는 경찰야구단주축으로 참가하는 대만윈터 리그도 다녀왔다. 10구단에서 한 명씩 추천을 받아 동행했는데 한화 대표로 그가 선발된 것이다.
“마무리 끝내고 귀국했다가 바로 대만으로 넘어갔다. 솔직히 지난 2년간 그렇게 바쁜 적이 없었다(웃음). 초반엔 기분도 업 되고 타격감이 좋아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체력적으로 힘들어지면서 부진했다. 유승안 감독님께 좋은 인상을 보여드렸어야 했는데.....”
아직 미필이라는 점에 그는 다가오는 2018시즌이 무척 중요하다. 군 팀 입대가 목표지만 그것이 불가능해 진다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야도 경쟁이 만만치 않죠. 내외야 어디든 좋아요. 제가 지금 어디다 좋다 싫다 할 입장이 아니죠. 이제 조금씩 문이 열리고 있는 것 같은데 절대 놓치지 않을 겁니다. 감사하게도 1군 캠프 기회도 주셨으니 이번엔 절대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홍윤우 기자 포스트 바로가기
[홍기자의 아웃사이더] 한용덕감독을 사로잡은 장진혁.' 1군캠프 첫 참가 감개무량'바야흐로 해외전훈의 계절이다. KBO는 단체훈련 시작일을 2월 1일부터로 정했다.이에 kt가 29일(월) 가장 먼저 미국 애리조나행 비행기에 올랐고 30일엔 미국에서 캠프를 꾸리는 NC, LG ,넥센 그리고 호주와 대만으로 정한 두산과 롯데 등 5개 팀이 출국길에 오른다. 일본 오키나와로 정한 KIA,삼성,한화는 31일...sports.news.naver.com
첫댓글 올해 1군에서 볼 가능성이 높군요.
기회가 왔을 때 좋은 활약하시길~~~
진혁선수 드뎌 1군서 보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