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5.17 수 맑음
매일 이별하면서 길을 걷고
또 다시 이름모를 것들과 마주하면서 산다.
나를 위해서 뒤돌아 보지 말아야 하는 인연의 길
그 인연을 매몰차게 내몰지 못해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나로 살면서
마음 넓은 척
이해하는 척
마음을 숨긴채 나스스로 만들어 놓은 굴레에서 상처 투성이로 살면서도 아닌 척 연기하면서 살았다.
언제쯤 그 인연의 끈을 놓을 수 있을까
그 때도 있을 것이라고
어리석은 생각을 하면서 살았다.
하늘이 내린 인연이라고 했던가?
인생길에 만난 귀하고 귀한 인연이라고 했던가?
악연이 되기 전에 이별해야하는 인연도 있다.
나는 그 인연을 그냥 놓을 수 없을까 하고
찾고 찾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찾는 만큼 힘들었다.
먼저 떠나가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떠나면 되는 것인데
속물인이 되어
누구더러 떠나라 마라
삶을 잘 살았다 못 살았다
그 누구도 평가할 수 없듯이
인연 또한
훌훌 털어버릴 수 없는 것이지 않는가?
의지에 약한 몸과 머리를 단단하게 만드는 일
잘못 된 의식과 사고를 깨우고
단순해지는 방법을 길 위에서 또 찾아보는 것이다.
내 몸 구석구석에 박혀있는 안일한 생각과
겉과 속이 다른 내 행동이 바뀌게 될 것이다.
무엇이든 가볍게 여기지 마라
다 뜻이 있으면 이유가 있다
단지 그 뜻과 이유를 알지 못할 뿐
걷다보면 알 때가 있으리라
내 머리에 드는 잡념을 없애려고 오늘도 걷는다
나를 보더라도 그냥 지나가라고 그리 당부했거늘
한적한 도로 아는 사람이 지나가면 무의식중에도
발이 브레이크를 밟아 멈춤을 하는 것인가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매일 매일
끊임없이
새롭게
이세상 모든 것은 저마다의 자리가 있음을
그 어느것도 배제 될 수 없음을 일깨워 주는 자연과
내 운명을 한번 바꿀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한번 마음 먹은 일이라면
갈까 말까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
얻어지는 것도, 잃는 것도
할까 말까 망설이지 말자 일단 해보는 것이다.
복불복이다
해 본 다음 아니다 싶으면
그때 다른 길을 선택해도 늦지 않다.
분명한 것은 복잡했던 잡념이 줄어들고
무겁게 누르고 있었던
마음에 짐이 어디론가 사라지는 것은
그 어떤일에도 일어나야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마음 가는대로 따라가 보는 것도 괜찮다.
누가 들으면 무모하다 할지도
종교의 믿음없이
나의 마음만 믿고 열심히 살아 온 것인지
뭐하느라 이런 생각조차도 하지 못한채
이제서야 아린 이별과 마주하는가?
극락왕생 연등으로 애달픈 40년의 그리움을 달랠 수 없겠지만 지금 내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이것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