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가능한 한 적은 경비로 많은 곳을 보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기차시간은 큐슈레일패스 살 때 받은 책을 참고로 하였는데,
그러나 책에 나와 있지 않은 것도 있으므로 현지 역에서 또 알아보고 거듭 확인하였다.
아울러 몇번 홈에서 타는 지도 꼭 확인해야했다.
우리는 7명이라서 택시를 많이 탔다. (여행기에 적힌 택시요금은 한대당 요금)
▶여행기
♠ 첫째날 (부산 →후쿠오카→아리타→숙소 )
설레는 가슴을 안고 08시 45분 부산발 비틀호를 탔다(배가 증편호였으므로 텅텅 비어 있었다.
더 많은 시간을 관광하기 위해서 무작정 이른 시간을 신청했었는데 다행히 있었다 )
11시 40분 정시에 하카다항에 도착했다.
택시로(1200엔) 후쿠오카 타워옆에 있는 모모치 씨사이드해변공원에 가서
이국에서의 정말 맛있는 우리나라 점심을 먹었다.
나무그늘아래 미리 가져간 아동용 돗자리를 식탁으로 깔았다.
이 돗자리는 다소 여럿이 배낭여행갈 때 필수품으로 여행 내내 효자노릇을 했다
이곳은 해수욕도 하고 운동도 하고 위락시설도 있는 해변공원이었으나
날씨가 더워 점심 후 곧 출발하였다. 도자기마을 아리타를 향하여...
버스로(220엔) 중심가 텐진으로 가서(가는 동안 복합레저타운인 혹스 타운과 후쿠오카 돔이 보였고,
긴 다리도 건넜으며, 후쿠오카 시내 전역의 경치가 잘 보였으므로 시내는 어느정도 파악한 셈이다)
도심순환버스(100엔)로 갈아타고 하카다역으로 갔다. 15시22분 하카다발 사세보행기차에 올라탔다.
드디어 우리의 자유로운 기차여행이 시작되었다.
우리가 처음 탄 기차는 최신형의 산뜻한 카모메호였다.
갈매기를 상징하듯 온통 하얗게 되어있었다.
차창밖의 풍경은 어딘지 우리의 모습과는 완연히 달랐다.
분명 농촌일텐데 반듯반듯하고 세련된 집 모양, 공장따위는 보이지 않고,
사람이 살지않는 것 같은 한적함, 집집마다 드리워진 흰 레이스 커텐들...
아리타역에 16시 47분에 도착하여 짐을 맡기고 (배낭 두 개 들어가는 락카가 300엔) 관광을 시작했다.
역주변의 도자기거리를 한가롭게 거닐며 예쁜 도자기 가게들을 수없이 구경하였다
(원래 도자기 공원을 갈 생각이었으나 17시까지만 오픈하므로 못 가게 되었다)
늦은 시간이었으므로 고즈녁하고 한산한 거리, 집앞이랑 가게앞마다 옹기종기 모여앉은 화분들,
일본어로 된 작고 예쁜 간판들... 아! 내가 일본에 와 있구나 , 실감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도자기 거리가 있었으면....
일본 도자기의 독특한 청색이 좋아서 일본에 관심을 갖게되었고 일본어까지 배우게 된 나는,
짐이 되고 깨질까봐 살 수는 없었고 실컷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였다. 언젠가 도자기 축제할 때 꼭 다시 와 보리라.
YH 체크인이 21시까지이므로 아쉬움을 뒤로하고 19시 10분발 기차를 타고
다음 역인 다케오 온천역에서 내리니 깜깜했다. 택시로(800엔, 7∼8분) 숲속에 있는 다케오온천YH로가서 하루의 여장을 풀었다.
다케오온천YH(2600엔+세금130엔)은 낡았지만 깨끗했고 라면을 먹을 수 있는
따뜻한 물이 준비되어 있었으며 에어콘 시설이 되어있었다.
무엇보다도 하얀 새 시트를 두 장씩 주니 편안히 잠들 수 있었다
♠ 둘째날 (숙소→나가사키→하우스텐보스→숙소)
옆방에서 형님들이 벌써 잠깨서 뭐라뭐라하신다.
부지런히 준비해서 이른 아침을 먹고 07시 30분에 YH페어런트(YH주인을 부모라 부름)가
봉고로 역까지 바래다주었는데 기름값 1000엔(택시 두 대분보다는 싸다)을 받았다.
公과 私를 분명히 하는 일본인들...
다케오온천역에서 08시 28분발 기차로 다음역인 히젠야마구치역으로 갔다.
거기서 08시 52분발 나가사키행 기차로 갈아타고 나가사키로 가고 있는데 두 정거장 남겨놓고 안내방송이 나왔다.
간밤에 내린 비로 선로가 물에 잠겨서 기차가 운행을 못하니 내려서 버스로 갈아타서 가라고...
예상치 않은 돌발사태였다.
그러나 아무도 우왕좌왕하거나 항의하는 일없이 묵묵히 내려서 대기해놓은 대형버스로 갈아탔다
우리도 줄서서 버스로 바꿔타고가니(물론 무료) 마치 관광버스로 관광하는 기분이었다.
원래, 기차라면 10시 04분에 나가사키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버스로 오니 길도 막히고해서 11시 30분쯤 도착하였다.
우리는 10시부터 몇 군데 돌아볼 예정이었으나 수포로 돌아갔고,
차선책인, 11시에 출발하는 3시간코스의 나가사키 버스투어(일인당 3000엔)도 못하게 되었다.
우리는 곧장 다음코스인 하우스텐보스로, 시외버스 타고 가기로 했다(1340엔, 12시 15분?발)
아! 아까워라, 생돈을 쓰는 구나. 기차 타고 가면 공짜인데... 하지만 천재지변을 어찌하랴!
버스로 1시간쯤 가니 멋진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곳이 그 유명한 테마파크 하우스텐보스구나!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랬다.
우리는 입국(네덜란드에 들어가는 것이므로 입장이 아니고 입국이란다.자유이용권은 미리 사오는 게 싸다)하기전
벤취에 앉아 미리 사 온 주먹밥등으로 점심을 때웠다.
일본인들은 아주 가까이 지나치면서도 우리가 점심먹는 것을 아무도 쳐다보지 않았다.
남한테 관심가지는 건 이들에게는 실례인가보다.
락카에 짐을 맡기고 (락카비를 아낄려고 꾹꾹 쑤셔넣는 임OO씨, 정말 그 솜씨가 기가 찼었다.
덕분에 락카 하나는 절약했다. 어디 그런 대회 없나? 내가 추천해 줄텐데...) 14시쯤 입국했다.
2층버스를 타고 유람한 것을 비롯해서 여러 코스를 다리 아픈 것도 잊은 채 정신없이 돌아 다녔다.
한국말 팜플렛이 있어서 참고로 했다. 풍차, 팰리스, 도자기 박물관,
유리 박물관, 라이브공연, 유람선, 여러 가지 모험관들을 관람했다.
너무나 볼거리가 많은 하우스텐보스였다.
무엇보다도 무대전체에서 물이 솟아넘치는 호라이즌 어드벤처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우리도 이렇게 환호하는데 우리 아이들이 보면 얼마나 재밌어할까?
얘들아 미안해...
하우스텐보스는 하루종일 시간을 할애했어도 좋을 뻔했다.
시간은 어느새 19시 30분, 우리는 숙소로 가야 한다.
어두워지니 입국한곳을 못 찾아 우리는 한참을 헤맨 후 출국하여,
5분쯤 걸어 물가에 있어 운치있는 하우스텐보스역으로 갔다.
20시 12분발 기차를 타고 (이 기차를 못타면 체크인 마감시간 22시까지 못 들어감)
21시 23분에 사가역에 도착하여 택시타고(720엔, 5∼6분)
사가청년회관YH(2400엔+세금120엔)에 도착하니 나이 드신 페어런트가 기다리신다.
체크인하는데 일일이 YH회원증을 확인했다.
밤늦게 라면과 햇반으로 식사를 했다.
누가 나보고 여행체질이란다. 아무거나 잘 먹고, 잘 자고, 잘 다닌다고...
벌써 이틀이 지났다니 시간 가는 게 아쉬웠다.
♠ 셋째날 (숙소→구마모토→아소→벳부→숙소 )
오늘 아침엔 누룽지에다 뜨거운 물을 부어 식사했더니 훌륭한 아침식사가 되었다.
사가역에서 07시 56분발 기차를 타고 다음역인 도스역(08시 12분착)에서 내렸다.
구마모토를 가기 위해 니시가고시마행 08시 35분발 기차로 갈아탔다.
이 기차에서 주의점은 기차칸중에 8호 이상을 타야한다는 것이다.
7호까지는 도중에 기차가 떼어져 다른 곳으로 간다.
우리는 무턱대고 탔다가 방송을 듣고 부랴부랴 긴 행진을 하여 옮겨 탔었다.
09시 29분에 구마모토역에 도착했다. 아! 전차가 보인다.
내가 아주 어릴적에 타 보았던 전차(150엔)를 타고 구마모토성 정류장에 내려서
5분쯤 걸어 구마모토성으로 가서 입장한 다음(400엔) 락카에 짐을 넣고 관람했다.
약 1시간 30분정도 소요되었다. 구마모토성은 일본의3대 城답게 그 위용을 마음껏 자랑하고 있었다.
흰색과 검정으로만 되어있는 현수각의 구조는 매우 독특했으며 햇빛에 빛나고 있었다.
다시 정류장으로 걸어가서, 또 전차를 타고 스이젠지 공원정류장에서 내려
3∼4분정도 걸어 스이젠지 공원(500엔)에 갔다.
일본의 후지산이나 비와꼬 호수등, 여러 관광명소의 축소판들로 조성해놓은 스이젠지 공원은 아주 예쁜 일본식 정원이었다.
나중에 보니 사진이 참 예쁘게 나왔는데 나는 딴 짓 하느라 한 장도 못 찍어 억울했다.
입구쯤에서 내가 짐을 맡고 일행은 공원을 돌아보고 있는 동안,
택시기사가 아소산에 갈 거냐고, 택시 한대에 13000엔에 아소산 분화구를 구경시켜주고
나중에 아소역까지 태워주겠다고(약 4시간 코스는 된다) 친절하게 말을 붙여왔다.
나는 머리속으로 얼른 계산을 했으나 역시 대답은 No thank you!
우리가 누구냐? 남편과 아이들은 지금 밥을 먹는지, 죽을 끓여먹는지 모르는 판에 편하자고 택시를 탈 수는 없다.
택시요금을 네 명이 나눠 계산했을 때 버스 갈아타는 것보다 싸게 치거나 엇비슷할 때, 그때 타는 거다.
공원관람을 끝내고(아소행 기차 타려면 바쁘다) 택시로(560엔) 스이젠지역으로 갔다.
역에 도착하고보니 공원과 역 사이가 너무 가까워서 택시 탄 것을 다같이 억울해했다.
13시 07분발 아소행기차를 탔다(이 기차 안타면 아소산 관광은 포기해야한다. 구마모토역에서 탄다면 13시 01분발)
기차를 타면 피곤함도 모르고 할 말들이 많았다.
기차 안에서 배낭여행 온 우리 여대생들을 만나 반가웠는데, 대뜸 물어보는 말,
-아저씨들이 보내줘요? - 이들은 이후 참 자주 만났다.
나도 나중에 우리아이가 배낭여행 간다하면 쾌히 보내줘야지...
어느새 13시 57분, 아소역에 도착하여 바로 옆에 있는 아소역버스터미널에서 14시 10분(?)발 버스로(540엔) 아소산으로 향했다.
기사 아저씨가 산길을 운전해 가면서 이런 저런 설명을 해주었다.
화산이 폭발하여 이루어진 지대이므로 나무가 자라지 않으나
정부에서 일부러 알맞은 수종을 심어서 이 정도이고,
오늘은 운 좋게 날씨가 좋아 분화구를 구경할 수 있을 거라는 등,
설명을 끝내고 느닷없이 야한 잡지를 보라고 건네주었다.
일본에서는 그 정도는 보통이란다.
아소산에 도착하여(35분쯤 걸림) 식당에 들어갔다.
관광지의 음식은 일본도 역시 비싸기만 하고 정말 맛이 없었다.
나는 스이젠지역에서 메밀국수 도시락을 사가지고 와서 먹었는데 배를 채우기 위해 겨우 먹었다.
분화구까지 케이블카가 운행하는데, 우리는 한 명이 짐을 보고 있고
여섯 명은 걸어서 분화구까지 올라갔다(30분쯤 걸림)
안개가 금방 끼었다 물러가곤 하는 산길, 생소한 화산암으로 덮힌 산길을 걷는 기분이 꽤 괜찮았다.
분화구에 다다르니 한국인 단체관광객이 많았다.
끊임없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분연은 대자연의 신비로움 그 자체였고, 좀처럼 볼 수 없다는 분화구속의 새파란 물도 구경할 수 있었다.
저 속에 빠지면 어떻게 될까? 분화구의 경이로움앞에 머리가 숙여졌다. 백두산의 천지나 한라산의 백록담은 이보다 더 장관이겠지...
다시 걸어내려오는데 내 왼쪽 무릎의 통증이 심했다.
올라갈때나 내려갈 때 한번은 케이블카를 탈걸 그랬다.
내 모습이 힘들게 보였는지 태워주려고 멈추는 차도 있었으나 그래도 걷는 것이 좋아서 머리를 저었다.
버스 타려면 시간이 남아 기념품가게를 구경했는데 보라색인형을 샀다
(큐슈의 꽃 라벤다의 색이 보라색이라 보라색 기념품이 많았다)
지금쯤 내대신, 아빠와 오빠를 걷어먹이고 있을 딸이 갑자기 보고싶어졌다.
산에서 17시에 버스를 타고 아소역으로 와서 17시 46분발 기차를 타고 오이타역으로 향했다.
오이타역에 19시 35분에 도착하여 바로 벳부행기차로 갈아타고 20시 05분에 벳부역에 도착했다.
이번의 YH는 체크인 시간(예약할 때 물어둔다)이 22시이므로 밤시간이 아까워 버스(320엔)로 간나와 온천지대로 갔다.
밤의 온천지대를 여기저기 구경하고 숙소인 벳부YH(3000엔+세금 없음)까지 택시로 갔다(1200엔)
이 곳은 많은 학생들로 좀 어수선했다. 인터넷에서 본 것과는 다르게 목욕탕은 음침했다.
그 대신 다다미방이라서 처음으로 일행이 한 방에서 잤다. 역시 깨끗한 새 시트를 받았다.
내일은 기차에서 자야하니까 오늘밤 푹 자 둬야한다.
지금 생각하니 YH의 뒷산을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 넷째날 (숙소→아오시마→미야자키→기차)
YH에서 07시 40분쯤 나와서 걸어서 버스 정류장까지 갔다.
상쾌한 아침공기에 내리막길이고 걷기에 적당한 거리였다.
길가에 예쁘게 피어있는 무궁화꽃이 우리에게 반갑다고 손짓했다.
간나와온천지대로 가는 버스(230엔)를 타고 내려서 10분쯤 걸어 우미지옥온천에 들어갔다.
바다물빛같아서 그 이름이 붙여진 우미지옥온천(400엔)은 안보면 후회할 곳으로,
그처럼 선명한 코발트빛은 난생 처음 보았다.
섭씨 100도쯤 된다는 물빛이 너무나 아름다워 손을 담가보고 싶을 정도였다.
두 번째로 둘러본 오니야마지옥온천은 악어 투성이로,
차라리 물빛이 빨간색이라는 치노이케지옥온천을 보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여덟군데 온천을 다 둘러보는데는 2400엔이라 하는데 특색있는 곳만 둘러보는 게 좋겠다.
온천을 둘러볼 때 짐은, 잘 부탁하여 매표소에 맡겨 두었었다.
간나와 온천 버스정류장(종점)에서 10시 23분발 버스를 타고 15분쯤 걸려 뱃부역으로 갔다.
뱃부역에서 미리 미야자키發 하카다着 야간열차의 지정석을 받아두고(일행 전부가 레일 패스를 보여주면 된다)
10시 47분발, 미야자키공항이 종착역인 기차를 탔다.
우리는 아오시마를 가기위해 미나미미야자키역에서 내려서(14시 26분 착) 바로 아오시마행 기차로 갈아탔는데
얼마안가서 아오시마역에서 내렸다. 역무원도 없는 작은 시골역이었다.
역앞 가게에 1인당 200엔에 눈물을 머금고 짐을 맡기고 아오시마섬을 구경했다.
섬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도깨비의 빨래판 바위는 사람이 하나하나 조각해놓은 것 같았다.
섬에 있는 신사와 섬 입구에 있는 식물원을 구경했다.
짐 맡기는 데 시간 보내지 않고 빨리 섬을 둘러보면
15시 15분에 출발하는 선인장공원행 버스를 탈 수 있었는데 ...
오션돔행 기차시간이 남았으므로 역앞 식당에서 키츠네우동(400엔)을 먹었다.
왜 여우우동일까? 정식으로 식사를 사먹기는 이번이 두 번째다.
반찬이 전혀 없어 おかずは ありませんか했더니, 어머나 이게 뭐야,
일곱명 각각 작은 종지에, 짜게 절인 무우 두 쪽에 간장을 끼얹어 준다.
그릇은 예쁜데 이게 대체 무슨 맛이람!
우리는 17시 33분발 기차를 탔다(선인장 공원을 갔다면 이 기차는 못 탔을 것이다)
아오시마에서 오션돔으로 갈때는, 미야자키진구역이나 다음역인 미야자키역에서 내려서 간다.
역에서 버스로 오션돔까지 가려면 미야자키역에서 내리고,
택시로 가려면 미야자키진구역에서 내리는 게 빠르다.
우리는 미야자키진구역에서 내려 오션돔까지 택시(1600엔)로 갔는데 18시 반쯤 되어 도착했다.
수영복을 가져오지 않은 일행은 입장권(600엔)만 끊고
일부는 자유이용권(레일패스 살 때 받은 책을 보여주었더니 200엔 할인하여 1800엔)을 사서 들어가 시원한 수영을 즐겼다.
남국의 바다와 같은 오션돔은 천장의 일부가 뚫려 있었고
인공파도가 넘실거렸으며 한쪽에서는 훌라춤을 비롯한 쑈가 한창이었다. 놀이 기구도 있었으나 19시 이후라서 탈 수 없었다.
20시 45분이 되니 수영객이 전부 물 밖으로 나오고 21시부터 레이저쑈를 하였다.
수영을 하지않은 일행은 덥고 지루한 시간을 보냈다한다.
수영하고 탈의실에서, 우리와 다른 광경이 눈에 띄었다.
그것은 아무도 우리처럼 훌러덩 옷을 벗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그만 여자애까지도 목까지 오는 원통형의 타올을 둘러쓰고 그 속에서 요령껏 옷을 갈아입는다.
탈의실에서는 여자끼리도 맨몸을 보이지 않는 일본인들,
그러면 공공연히 팔리는 えっちな(야한) 잡지는 무엇이란 말인가. 두 얼굴을 가진 일본인...
21시 30분 버스를 타고(오션돔에서 미야자키역으로 가는 버스는 22시가 막차다) 미야자키역으로 갔다.
시간이 남고 배도 고파서 역 주위 편의점에서 주먹밥을 사와서 먹고
(긴장해서인지 그동안 배고픈지도 모르고 지냈던 것 같다) 23시 30분발 하카다행 밤기차에 몸을 실었다.
우리 칸은 지정석이라 그런지 승객이 별로 없어, 한사람이 두 자리를 차지하여 누워가기도 했다.
♠ 마지막 날 (기차→후쿠오카 →부산)
자다 깨다 오니 어느덧 하카다역에 도착했다(06시 29분)
바로 전철을 타고(320엔?) 오호리 공원에 갔다. 삭막한 도시에, 호수가 있는
이런 멋진 푸른 공원을 인공적으로 조성해놓은 아이디어가 부러웠다.
대개는 개를 데리고 아침산책 나온 모습이었으나, 자전거 타고 출근길에 들른 듯,
깔끔한 양복차림에 호숫가에 앉아서 신문을 보고있는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저렇게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다시 전철을 타고(200엔) 텐진을 지나 나카쓰역에서 내렸다.
나카쓰를 찾다가(이 시간에 가면 별 볼일이 없을 것 같아) 캐널시티로 방향을 돌렸다.
가는 길에 일본의 특유한 상점가(상점 한 줄과 한 줄사이에 지붕을 해놓아 전천후로 쇼핑하기 좋게 해놓음)를 지나가게 되었는데
아직 10시가 안되어 대부분 개점전이었다. 마침 라면집이 눈에 띄었다. 하카타라면이 유명하다고 하니까 우리는 여기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돼지국물에 꼬들꼬들한 라멘(280엔)이 난 그런대로 맛있었지만 다른 사람은 우리라면만 못하다고 했다.
교자(만두, 240엔)는 맛있어했다. 하지만 단무지조차도 주지 않았다. 아! 그리운 우리의 한정식이여!.
잘 꾸며놓은 종합쇼핑가인 캐널시티는 인공운하가 있었으며 10시 정각이 되니까 분수가 치솟기 시작하였다.
파라솔밑에 앉아서 쉬다가 이곳 저곳을 구경하였다.
한쪽에 우리나라의 대형마트와 비슷한 데가 있어 카운터에 짐을 맡기고
그곳에서 おみやげ(선물) 몇 가지를 사니 시간은 어느새 12시를 지났다. 괜히 마음이 바빠졌다
다시 버스로 하카타역으로 갔다(100엔) 이렇게 다시 올걸 생각했으면 아까 짐을 락카에 맡기는 건데...
짐을 메고 오호리 공원을 돌았기 때문에 힘들었다.
우리는 한 형님 덕분에 마지막 식사를 근사하게 하였다.
일본에 와서 식사비를 한 사람이 낸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큰 지출이었다. 고마운 형님...
우리는 식당에 짐을 맡기고, 역옆의 대형 100엔숍을 구경하러갔다.
식사를 여유있게 하다보니 남은 시간이 약 20분정도 밖에 없었으나
정말 실속있는 물건들이 많아 재미있었고 아쉬웠다.
이제 하카다 항으로 가야한다. 출발 한시간 전보다 조금 늦었더니
이미 다른 승객은 수속을 다 밟고 안으로 들어가고 없었다.
우리와 만났던 그 학생들은 무사히 와 있나?
배 안에는 연수갔다오는 검도부 학생들로 붐볐다.
일본 갈 때와 딴판으로, 배 안은 왔다갔다하며 장난치는 학생들때문에 무척 소란스러웠다.
인솔교사들조차도 제지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한심함! 그들은 연수를 통해 무엇을 배워 왔는가?
15시 45분 좀 지나 배가 출항하여 19시쯤 무사히 부산항에 도착했다.
파도가 없어서인지 멀미약을 붙여서인지 한사람도 멀미는 하지 않았다.
집에 와보니 남편이 미역국을 데워 밥을 차려주었다.
모두에게 고맙고, 여행할 수 있었던 상황에 감사할 뿐이다.
▶여행후기
인생은 나그네련가? 그래서 이곳저곳 많이 가보고 싶은가?
큐슈는 縣마다 그 색깔이 다른 매력있는 곳이었다.
이번의 배낭여행에서, 여러 가지로 시행착오도 있었으며 아쉬움도 많았고 힘들었지만 스스로 해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 마음을 가다듬고 새로운 날들을 맞이해야지. 또 다른 여행을 꿈꾸며...
### 마지막으로 몇가지 아쉬움이나 조언을 적는다 ###
* 계획대로 가보지 못한 곳이 몇 군데 있었다. 그 중에서, 마지막날이나 첫날, 그 유명한 다자이후 텐만구를 못간 것이 유감이다.
* 책을 보고 인터넷을 검색하며 준비를 하느라 했는데 준비 부족이었던 점이 많이 있었다. 보다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었다.
* 덥기도하고 구경하기 바빠 사진을 별로 못 찍었다.
* 개인용 물병은 필수이며 식당이나 식수가 있는 곳마다 물울 보충해둔다.
* 가져간 밑반찬이 많아 주먹밥만 있으면 식사가 해결됐으므로 절약은 많이 했지만 현지 음식을 별로 사먹어보지 못해 아쉽다.
* 일본은 과일이 참 비싸므로 단단한 과일을 가져가면 몇 일 잘 지낼 수 있다.
* にもつ(짐)가 정말 짐이 되었었다. 가능한 한 줄여서 준비하고, 락카를 이용할 시점을 미리미리 생각해두고,
*혹시나 가게등에 무료로 맡기려면 정중하고 상냥한 일본어가 필수!
* 배낭여행은 가능한한 4명씩 가면 택시탈 때 절약이 되고 이동이 신속하다.
* YH회원증 발급비는 일인당 20000원(일년 유효)이므로 두 번이상 YH에 묵을 계획일 때 발급받는다. 회원증없이 묵으면 1000엔이 비싸다.
*숙소는 국제전화 로 일주일 전쯤까지는 예약해 놓는 것이 안심된다.
* YH 왔다갔다하는데 교통비가 좀 더 들고,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그대신 좀 더 아침 일찍 일어나고, 밤에는 어차피 관광 못하니까..) 절약면에서 상당히 괜찮았다. 생각보다 역에서 멀지도 않았다.
*특히 배낭여행가서는 의견충돌이 있게 마련이다. 서로의 의견을 잘 조율하는 여유로운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는 예상경비보다 몇 만원 못 들었다. 어떤 형태의 여행이건 장단점은 있는데,
*이번 여행은 다소 불편하고 고생은 되나 느끼는 게 많았다.
*더 나이들기 전 에 한 번씩 시도해 보면 그만큼 보람으로 남을 것이다.
*배낭여행은 누가 누구를 따라가는 여행이 아니다.
*일정이 정해지면 가 볼 코스들에 대한 사전정보를 어떤 경로로든지 미리 파악하고 가는 게 보다 더 의미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