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거탑] 15
S#1. 법정
전회와 이어지고...
도영, 기막혀 하고... 준혁, 그제야 시선을 싹 돌리며...
준혁 : 그래서 어차피 췌장 수술부터 하고 폐생검을 할 생각이였으니까
일단 안심을 시켜드리기 위해서 폐결핵 옛병소라고 했던 겁니다.
순간, 도영 벌떡 일어나며 “장준혁!!” 하는데...
준혁, 미동도 않고...
부장 : 증인! (눈치주면)
법원경비 : (와서 도영을 앉으라 하고)
도영 : (준혁만 보며) 똑바로 말해...
부장 : 정숙해 주세요. 다시 한번 소리 지르면 퇴정시키겠습니다.
도영 : (분을 삭이고 앉는데) ...
이변 : 진행하겠습니다. 그럼 수술 후 폐생검을 할 생각이었단 말씀이시죠?
준혁 : 그렇습니다. 어차피 수술을 해야 할 상황이라면 폐생검을 위해 일주일을 늦출 필요가 없는 겁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 안에 더 전이가 될 수 있기도 하구요.
이변 : 만약 폐생검을 해서 전이가 발견되지 않았다면, 그냥 일주일을 허비하는 것이지만...
망인처럼 전이가 있어서 발견됐다면 일주일 뒤에 동반 절제를 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준혁 : 아주 건강한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지만,
환자분은 당뇨가 있었기 때문에 동반절제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습니다.
이변 : 그렇다면, 먼저 췌장미부암 수술을 한 것은 최선의 선택이었겠군요.
준혁 : 그렇습니다.
순일 처 : (혼잣말처럼) 말도 안 돼...
김훈, 순일 처를 자제시키면서도 실망하는 빛인데...
도영과 윤진, 착잡하고...
이변 : 그럼 좀 더 구체적인 사항으로 들어가서...
망인의 담당의 염동일선생은 피고에게 환자에 대한 문의를 자주 했습니까?
준혁 : 네. (하며 생각하는...)
S#2. 몽타주
9부 71씬 요정 밖에서 소리치며 전화하는 준혁...
9부 81씬. 차 안에서 동일에게 겁을 주는 준혁...
10부 39씬. 회의실에서 나와 윽박지르는 준혁...
준혁 : (E) 만나서도 했고, 전화로도 했습니다. 전화는 통화 기록을 보시면 알 수 있을 겁니다.
참고로 연락이 되지 않았을 때가 한 번 있었는데 그땐 제주도에서 수술 중이였습니다.
S#3. 법정
윤변 : 그럼 수술 후 환자가 호흡 곤란을 일으켰을 때 항생제 투여만을 지시한 이유는 뭐죠?
준혁 : 그건 수술 후 폐렴 증상에 따라 처방한 겁니다. 담당의가 제게 보고한 증상은 일반적인 폐렴 증상이었습니다.
도영, 아니라는 듯 손에 머리를 기대고... 윤진, 그런 도영을 보는데...
윤변 : 그렇다면 염동일 선생이 증언했듯이 지시는 정확했지만, 그걸 실행하는데 문제가 있었던 거군요.
준혁 :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윤변 :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 하시죠.
준혁 : (일어서서) 먼저 의사도 따뜻한 피가 흐르는 인간임을 상기해 주셨으면 합니다.
과 특성상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환자들을 맡다보니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환자가 사망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 냉정을 찾을 뿐이지 저희들도 안으론 힘들고 고통스럽습니다.
이런 점들을 양지하셔서 환자를 살려야 할 의사들을 법정으로 내모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법정 안의 사람들 표정이 준혁과 순일 처 파로 갈리는 듯 나뉘는데...
부장 : 재판부에서 질문을 하겠습니다. 아무리 바쁜 몸이었다 해도 망인 가족의 진찰 요구에
한번도 응하지 않은 이유가 뭡니까?
도영, 어떤 대답이 나올까 기대하고... 김훈과 순일 처, 기대하는데....
준혁 : 사실 소장을 보기 전까지는 그런 요구가 있었는지 몰랐습니다. 환자가 원하면 최대한 응해야는데
환자와 담당의, 저 사이에 의사소통이 잘 안 돼 문제가 야기 된 점에 대해선 집도의로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도영 : (기가 막히고...)
이변 : 그럼... (하는데)
순일 처 : (쓱 일어나더니 차분히)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김훈 : 진정하세요...
부장 : 원고... 원고... (하는데도...)
순일 처 : 우리한테 단 한 번의 관심이라도 가졌어야 해요...
준혁 : (말을 못하는데...)
부장 : 원고 퇴정하고 싶어요?
순일 처 : (경비가 잡아끌려는데 뿌리치고) 내 남편은 당신을 믿고 목숨을 맡겼어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았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거야...
법정 분위기 싸늘해지고...
준혁, 얼굴이 굳어지고... 경비에 의해 순일 처 끌려 나가는데...
형진, 바로 따라 나가며 부축하면서 준혁을 죽일 듯 노려보는데...
부장 : 이것으로 원, 피고 본인 심문까지 마쳤습니다. 이의 없으면 이것으로 결심하고,
이 소송은 사회적 영향이 큰 것을 고려하여 추후 날짜를 지정하여 본 법정에서 판결을 선고하겠습니다.
고변, 미소를 지으며 부장을 바라보면...
부장, 그 시선이 부담스럽다.
부장, 일어서면 재판부 일어서 따라 나가고...
웅성거리면서 사람들, 일어서는데... 준혁, 굳어진 표정을 풀지 못하고...
S#4. 법정 밖 일각
도영, 김훈, 순일 처, 형진, 윤진 서로 어두워진 얼굴로 말없이 걷고 있는데...
그 옆을 고변의 차 지나고... 이변의 차 지나고... 윤변의 차 지나는데...
도영 일행, 피해 서는데... 윤변 차 서더니... 창 내리고...
윤변 : 김 변 그동안 수고했다... (하고 가고...)
김훈 : (어이없는데...)
다들 가려는데...
필상을 태운 민원장의 차 지나고...
뒤 이어 용길의 차 지나치며 도영을 노려보고 지나고...
도영, 시선을 돌려버리는데...
준혁의 차 지나다 도영의 옆에 서고... 창문 내리더니...
준혁 : 병원 갈 거지? 타.
도영 : (보는데...)
준혁 : (짜증 섞인) 할 얘기 있어. 타...
도영 : (순일 처 일행에게 인사하고 타고...)
준혁의 차 멀어지는데...
김훈과 순일 처 일행... 멍한 시선을 주고...
S#5. 준혁의 차 안
준혁, 운전만 하고... 도영, 창 밖만 보고 가는데...
준혁 : 겨우 이렇게 되는 거 보려구 여기까지 와야겠냐?
도영 : 아직 판결 안 났어.
준혁 : 맛을 봐야 무슨 맛인지 알아? 결과는 뻔해.
도영 : ...
준혁 : 하지 말랠 때 안 했으면 아무 일 없잖아. 왜 고집을 부려?
도영 : (참는데...)
준혁 : 부원장한테 니 문젠 잘 말해 볼게.
도영 : 필요 없어. 그런거
준혁 : 자존심 세울 때야? (어이없는) 여태 겪고도 그럴래? 이게 뭐냐...? 환자 볼 시간에 법정이나 들락거리고...
이게 우리가 할 짓이냐구?
도영 : 할 짓 아닌 거... 니가 먼저 시작한거야.
준혁 : (차를 끽 세우고 노려보는데...)
도영 : (보지도 않고) 할 얘기 다 했어? (하며 문 열듯 하는데...)
준혁 : (참고. 다시 출발 시키고...)
준혁, 도영 말 없이 가고...
INS) 병원 전경 (낮)
S#6. 수술방 휴게실
준혁, 막 수술 끝낸 듯 눈 감고 앉아 있는데... 건하, 수술 끝내고 들어오며...
건하 : 역시...
준혁 : 뭐가?
건하 : 저보다 늦게 들어가시는 거 봤는데... 벌써 나오셨잖아요.
준혁 : 돌팔이라 그래...
건하 : 소문 냅니다.
준혁 : 그러던가... (하는데...)
민승, 준혁의 휴대폰 들고 들어오며...
민승 : 과장님, 오남기 학회장님께서 전화 달라세요. 수술 마무리하고 있는데 전화 하셨더라구요.
준혁 : 그래? (전화 받아들고)
건하 : 무슨 일이시지? 또, 대 수술이 있나...?
준혁 : 재미 붙였냐? (하며 나가고...)
건하, 민승 : (웃는데...)
S#7. 홍상일 교수실
상일, 수술 끝낸 듯 들어오는데... 외출 차림으로 뒤따라 준혁 오고...
준혁 : 홍교수, 오늘 수술 스케줄 어떻게 돼?
상일 : 오늘은 다 끝났습니다.
준혁 : 그래? 외래 좀 대신 봐.
상일 : 어디 가세요?
준혁 : 어. 못 들어올지도 모르니까 저녁 컨퍼런스도 하게 되면 하고.
상일 : 네.
준혁 : 수고 해. (가고)
S#8. 준혁의 교수실
빈 방 안.
용길, 문 열어보더니 다시 나가고...
S#9. 외과 외래
상일, 환자 보고 있는데...
유리 사이로... 용길, 들여다보고 갸우뚱하고 가고...
S#10. 의국
민승, 의국원들 각기 엑스레이 보고... 컴퓨터, 원서 등을 보고 있고...
건하, 소파에 누워서 의학신문 뒤적이며... “이 병원은 또 파업이네...” 하고...
동일, 컴퓨터 앞에서 논문 작성하는데 잘 안 되는 듯 원서를 뒤적이는데...
민승 : 잘 안 되냐?
동일 : 네... 논문이 쉬운 게 아니네요...
민승 : 괜히 논문을 고문이라고 하겠냐?
건하 : 동일이 땐 죽을 맛이지. 나도 첫 논문 때 도서관에서 장엄하게 전사하는 줄 알았잖아... (하는데)
문 열리면서 용길, 들어오고... 건하, 누워있다 벌떡 일어나는데...
용길 : 의국장, 장교수 수술 들어갔나? 안 보이네...
민승 : 아뇨. 오늘 다 끝났습니다. 지금 외래에 계실 거예요.
용길 : 수장이 뭐하는지도 모르고 의국장 달고 있어도 돼?! (하고 나가고)
민승 : (벙찌는데...)
S#11. 오남기 교수실
준혁, 오남기와 마주하고 있는데...
준혁, 손에 ‘송도 Kenneth Medical Center’ 파일이 들려있고... 준혁, 가만 보는데...
오남기 : 아직 재판이 다 끝난 게 아니지만 결과는 뻔 한 거 같든데...
준혁 : 네 뭐... (하며 파일보고) 이건 한동안 소문만 있는 건줄 알았는데...
오남기 : 그랬었지. 근데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나? 전부터 미국 케네스 메디컬 센터에서 송도 특구를 노리고 있었어.
준혁 : 네, 동북아 허브 병원을 목표로 하고 있단 얘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병원도 나름의 경쟁력을 키울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중입니다.
오남기 : 어느 세월에? 저쪽은 일 년에 연구비만 4천억을 쏟아붓는 곳이야.
정재계 인사들이 암 고치러 미국의 본원을 멀다않고 다녔는데, 송도에 분원이 들어와 봐 어떨까...?
준혁 : (체념 섞인) 쉽지 않겠죠. 실력으로 보면 저희가 뒤질게 없는데...
오남기 : (능청) 그래서 패트릭 맥켈렌 박사가 자네를 송도 케네스의 외과 과장으로 스카웃 할 생각을 하셨나 보군...
(하며 씩 웃는데)
준혁 : (놀라는) ...!
오남기 : 더 높은 곳을 오르려면 명인대라는 날개는 좀 약하지 않겠어?
준혁 : (벅찬데...)
S#12. 오경환 연구실 (밤)
경환과 도영, 차 마시고 있는데...
경환 :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꺼야?
도영 : 아직 결정한 건 없습니다.
경환 : 최교수 입장은 재판에 상관없잖아.
도영 : 네...
경환 : 빼도 박도 못한다는 게 이런 거구만...
도영 : 어떤 거든 각오 돼 있습니다...
경환 : 그래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얘기 해... 작은 힘이라도 보텔 테니까.
도영 : 감사합니다...
S#13. 희재집 거실 (밤)
준혁, 소파에 누워 있고... 테이블 위에 송도 건 파일이 놓여 있는데...
희재, 신경도 안 쓰고 잔에 얼음만 톡톡 담고 있다...
준혁, 쓱 눈치를 보고... 일어나 앉으며...
준혁 : 어떻게 생각해? (양주 채우며...) 이 병원 건 말야...
희재 : 쉴 틈 없이 사는 사람이구나... 생각해...
준혁 : 건성 들린다...?
희재 : (뼈있는 투로) 자기 누가 조언하는 거 딱 질색하는 사람이잖아. 괜히 했다가 이번엔 유리잔 던지면 어떡해...
치우기도 힘든데...
준혁 : (느끼고... 인정하듯) 그땐 예민했어. (하다) 근데 그건... (하는데)
희재 : (이해하듯) 내일, 결정 나는 날인데... 그럼 그 문제에서 완전히 벗어 나게 되는 거야?
준혁 : (얼른 잔 들며) 어... (하며 술 마시고...)
희재 : (보다) 그럼 다행이구... (일어나 바쪽으로 가는데...)
준혁, 각오 다지듯 얼음을 탁탁 깨뜨리며 씹고...
희재, 가다 쓱 돌아보는데...
S#14. 법정 (아침)
재판부 쪽 문이 열리고 판사들이 들어와 앉으면....
각기 다른 옷차림의 피고측, 원고측, 그리고 방청객들이 앉는다.
자막 “1심 판결 선고 기일”
방청석에 용길, 민원장, 필상 앉아있고...
윤진, 도영, 형진 등의 얼굴이 보이며...
부장 : (E) 선고에 앞서 이 사건의 쟁점을 간단히 정리하면, 피고 장준혁이 망인의 수술 전 검사를 소홀히 해서
망인의 폐암 전이를 발견하지 못했고, 이로 인한 불필요한 수술로 망인이 사망했다는 주장에 대해,
피고는 망인의 폐암전이를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지만, 췌장미부암 수술을 급박하게 서둘러야만 하는 상황이었기에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충돌하는데,
본 재판부 판단으로는, 피고 입장에서 현대임상의학 실천수준의 최선의 처치를 다했다고 봅니다.
준혁, 미소를 띄고... 변호팀, 당연하단 표정인데...
김훈, 표정이 굳고... 순일 처, 절망스러운데...
도영, 미동도 없고... 윤진, 얼굴이 차가워지는데... 형진, 이를 앙물고...
부장 : 하지만!
준혁 : (부장을 탁 보고)
도영 : (역시 탁 보는데)
부장 : 의사인 피고가 인명의 존귀함을 담아 전력을 다했다면, 설령 망인의 죽음이 납득할 수 없는 경우라도
피고의 진정한 태도 스스로 환자 가족의 마음을 감동시켜 재판까지 오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 봅니다.
순일 처, 눈물이 떨어지고...
도영, 역시 고개가 숙여지는데...
준혁, 시선을 피하고...
부장 : 본 건에 있어, 환자를 진료하는데 있어 기본 바탕이 돼야 할 의료인의 자세를 갖추지 못한 피고 장준혁은
스스로의 인격에 대한 엄중한 재성찰이 요구되는 바입니다.
준혁의 시선이 한 곳에 박힌 채 움직임이 없고...
부장 : (E) 이에 피고 장준혁은 법률적 책임과는 별도로 의사로서 도의적 책임을 느끼고 깊은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선고하겠습니다.
모두들, 긴장하는데...
부장 :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에 모든 소송비용은 원고 등의 부담으로 한다.
순간, 모든 시선이 준혁에게 쏟아지고... 준혁, 미동도 없는데...
순일 처, 기가 차 넋이 빠진 얼굴이고... 형진, 견디지 못하고 뛰쳐 나가버리는데...
김훈, 참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준혁, 기쁘지 만은 않은 표정으로 일어서 애써 변호사들과 악수를 하고...
용길, 민원장, 필상, 준혁을 기다리고 있다가 어깨를 두드려주고...
도영과 윤진, 멍하니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S#15. 법원 밖
준혁, 기자들을 달고 나오는데...
기자 : 장교수님... 판결에 대한 소감 한 마디 해주시죠...
준혁, 멈춰서면 기자들 마이크 들이댄다.
준혁 : 제 의학적 신념에 비추어 이번 일에 잘못이 없다고 확신하고 있었지만,
법률적으로도 과실이 없다는 것이 인정돼서 기쁩니다. 또한 이것으로 제 명예는 물론이고,
명인대학병원의 명예와 권위를 지킬 수 있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 하지만 법률적 책임과는 별도로 의사로서 도의적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 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준혁 : (여유있게 웃으며) 대답할 필요가 없는 질문이네요.
준혁, 돌아서며 표정이 싹 변하는데...
S#16. 와인 바 (밤)
의국원들 모여 술판을 벌이고 있는데...
준혁, 오고... 다들 “축하드립니다...” 등의 인사를 하고...
준혁 : (앉으며) 조용히 들 해. 축하는 무슨...
상일 : 축하드려야죠. 결과가 잘 됐는데...
건하 : (놀라듯) 홍교수님, 유독 좋아하시는 거 같은데요?
상일 : (무안해서 툭치고)
준혁 : 아무튼 다들 고생했어. 한 잔씩 하자 (하고 잔 받다가) 동일인?
민승 : 오라고 했더니... 이선생 당직을 바꿔줬다고 못나온다고 하더라구요.
준혁 : (감이 오는 듯하고) 이선생이 무슨 일이 있는데?
민승 : 오전에 감기 기운이 좀 있다고 하던데 그거 때문인 거 같애요.
준혁 : 그래... (아닌 척) 술 마시자... (하며 표정이 달라지는데...)
S#17. 당직실
책상 앞에 동일, 의국원 2명과 탕수육에 소주를 마시고 있다.
동일 : 열심히 하셨는데... 뭐라고 위로를 해야될 지 모르겠네요...
의국원1 : 위로는 무슨... 티오가 없다는데 나가는 수 밖에 더 있냐...
의국원2 : 지난 4년은 어디서 보상 받냐구...?
의국원1 : 됐어... (동일에게) 넌 펠로우 쉽까지는 무사통과로 가겠다...?
동일 : (괴롭고) ...
의국원2 : (침대에 누우며) 아휴... 나도 그런 공 세울 기회나 좀 주지...
동일 : (결국 피하듯 나가버리는데...)
S#18. 도영의 연구실
도영, 만년필에 잉크를 넣고 있다.
도영, 잉크를 넣고는 화장지로 펜촉 주변을 닦는다.
도영, 명인대학 마크가 찍혀있는 봉투에 ‘사직서’ 라 쓴다.
이어 대학 마크가 찍힌 종이에 사직서를 쓰기 시작한다.
도영 : (E) 본인은 일신상의 이유로...
쓰고 멈칫하다... 다시 쓰는데...
도영 : (E) 본원을 퇴직하고자 합니다. 선처해 주시기 바랍니다.
도영, 싸인을 하고는 만년필을 닫는데...
창 밖으로 동일이 보고 있다가 노크하고 들어오고...
도영, “염선생, 안 들어갔구나” 하며 치우는데... 동일, 사직서를 보고...
동일 : (놀라) 교수님...?
도영 : (말 돌리듯) 커피 한잔 줄까? (하며 일어나고)
동일 : (못 참고 나가버리는데...)
도영 : (움직이던 손이 멎고... 보지 않고 가만히...)
S#19. 복도
동일, 걷는데... 참으려고 해도 괜한 눈물이 떨어지고...
안경을 벗고 대충 훔치고 다시 걷는데도 자꾸 눈물이 떨어진다...
앞에서 사람들 걸어오고... 시선을 피하며 빠르게 걷는데...
S#20. 도영의 연구실
도영, 큰 가방에 물건들을 넣고... 쌓여 있는 파일을 분리해가며 메모를 하고 나눠 놓기도 하는데...
책장의 책들을 꺼내다 말고 포스트 잇에 뭔가 메모를 하다 생각에 빠지는데...
S#21. 회상
대학시절- 연구실
준혁과 도영, 연구실에 몰래 들어오는 듯 살금 거리며 와서 책장의 책과 파일등을 꺼내
서로 경쟁하듯 뺏고 밀고 하며 엎드려 메모하다... 뭔가 느낌이 이상해지고...
눈만 쓱 올려다보면 경환이 무서운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두 사람, 바짝 쫄아 벌떡 일어서고...
경환, “고대로 원 위치해...” 하고 돌아서는데...
두 사람, 눈빛 주고 받고 “네!” 하고... 경환, 나가며 씩 웃고...
두 사람, 신나서 다시 열심히 메모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기도 하는데...
S#22. 도영의 연구실
생각에 빠진 도영, 울컥해지는 것을 참는 듯 애써 웃으려하는데...
S#23. 비상구
동일, 문으로 들어오자 마자 난간을 잡고 서는데...
스스로를 질책하듯 가슴을 치다 결국 털썩 주저 앉고 울음을 참으려는 듯 자신의 손을 깨물고...
‘윽윽’ 소리만 빈 공간에 퍼지는데...
S#24. 로비+현관
도영, 한손에 가방을 들고, 다른 손엔 여행가방 끌고 어두운 로비를 천천히 걷고...
도영, 나와 병원을 올려다보면...
검은 건물이 내려다보는 듯 보이고... 도영, 고개를 돌리는데...
동일, 어느새 곁에 와서 도영의 짐을 들어준다.
도영 : (가만히 보고) ...
동일 : (시선을 맞추지 못하고) ...
도영 : (느끼고) 춥다 들어가...
하고 택시에 타고... 동일, 짐을 넣어주며...
동일 : (눈도 못 마주치고) 죄송해요... 교수님...
도영 : (손을 툭툭 쳐주는데...)
도영을 태운 택시 떠나고... 동일, 가만히 보는 눈이 그렁해지는데...
INS) 오남기 병원 전경 (아침)
S#25. 오남기 교수실
준혁, 앉아 있는데 수술 끝낸 차림으로 오남기, 서류 들고 들어오고...
오남기 : 많이 기다렸나?
준혁 : 아닙니다.
오남기 : 응급이 터져서... 바쁜 일 두고 온 거 아냐?
준혁 : 전화로 다 지시했습니다.
오남기 : (농담) 제대로 했어? 또 재판에 휘말리지 않게 조심해...
준혁 : (웃는데)
오남기 : (서류주며) 송도 케네스에서 원하는 몇 가지 서류들이야.
준혁 : 네... (하며 들척이는데...)
오남기 : 근데... 맥켈렌 학회장이 이주완과장 친구잖아...
준혁 : (굳어지는데)
오남기 : 방해 공작을 하진 않겠지...?
준혁 : (꺼림칙하면서도) 득 될 게 없는데요 뭐...
오남기 : 득은 없어도 맺힌 마음은 풀고 싶을 수도 있지...
준혁 : 생각하고 있겠습니다.
오남기 : 그럼 그건 좀 두고 본다 치고... 우용길 부원장이야 말로 순순히 받아 주질 않을 거야...
그러니까 성사되기 전까지는 비밀에 붙여.
준혁 : 그래야죠... (하면서도 걱정이 담기는데...)
S#26. 용길의 교수실
용길, 쌓인 결재 서류 중 하나를 집어 턱 열어보는데... 도영의 사직서가 들어 있고.
용길, 꺼내 펼쳐보고 받아들이듯 끄덕이는데...
S#27. 도영의 연구실
은혜, 출근 하는 듯 들어와 책상 앞에 서다 놀란 듯 가방을 툭 떨어뜨리는데...
책상 위 서류마다 꼼꼼하게 철을 해서... 포스트 잇에 ‘I, II, III’ ... 구분해서 항암제 테스트 결과 가지런히 쌓여 있고...
몇 권의 책도 두고 간 듯 “하선생, 논문 쓸 때 도움 될 거야” 메모가 되어 있고...
은혜, 울지 않으려는 듯 애쓰다 결국 털썩 엎드려 우는데...
S#28. 준혁의 교수실
준혁, 서류 들고 들어오는데 깜짝 놀라서 보면... 용길이 소파에 앉아 있다.
준혁 : (서류를 뒤로하며) 여기 계셨어요?
용길 : 어... 출근이 늦었네?
준혁 : 아... 집에 일이 좀 있어서 늦었습니다...
용길 : (미심쩍지만) 응... 근데 요즘 왜 이렇게 얼굴보기가 힘들어?
준혁 : 재판 끝나고 애들하고 시간도 좀 보내고... (하며 책상으로 가서 가방 밑에 얼른 서류를 깔고)
미뤘던 일들 정리 좀 하느라구요... (하며 가운을 갈아입는데...)
용길 : 그래... 최교수가 사표를 냈어.
준혁 : (옷 입다 멈칫하는데)
용길 : (일어나며) 수리 해줬어. 잡는다고 잡힐 사람도 아니잖아...
준혁 : 네...
용길 : 나도 맘이 편한 건 아니지만 병원에 꼭 필요한 사람만 남아 있음 되지 뭐. 일 봐.
(가려다) 바빠도 얼굴 좀 봐... (나가고)
준혁, 의자에 앉으며 도영의 생각이 나고...
휴대폰 꺼내 단축키 누르면... “최도영” 뜨는데... 바로 끊으며 책상에 툭 던져 버리고... 손에 머리를 기대다...
잊으려는 듯 가방 밑에 둔 서류를 꺼내 보는데...
S#29. 복도 일각
용길과 하익현 걸어오며...
용길 : 장과장이 좀 이상한데...
하익현 : 재판도 끝났는데 무슨 일이 남았을까요?
용길 : (곰곰이) 그러니까 말야... 뭐하는지 좀 알아봐...
하익현 : 재판에 관련 된 일은 아니겠죠?
용길 : (짜증 섞인) 그것도 알아보라고... (먼저 가고)
하익현 : (으휴 하는 시선을 던지고 다른 쪽으로 가고)
S#30. 순일의 집 거실
거실 한쪽에 물건들이 정신없이 쌓여 있고...
순일 처, 형진과 장부와 영수증 등을 널려놓고 계산기 두드리다 손을 탁 놓는데...
순일 처 :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될 지 모르겠다...
형진 : 차근차근 해나가다 보면 풀리 겠죠...
순일 처 : 변호사님 수임료도 드려야는데... 어쩜 목돈 한 푼이 없니...
순기 : (들어오며) 나쁜 자식들... 피도 눈물도 없다니까...
순일 처 : 가게는 어쩌구 오셨어요?
순기 : 가게구 뭐구 지금 돈 달라는 인간들 겨우 따돌리고 문 닫고 왔어요.
순일 처 : (꺼져라 한숨이 나오고...) 그동안 어떻게 돌아가고 있었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이럴 줄 알았으면 가게 일 좀 배워두는 건데...
순기 : 형님이 그렇게 갑자기 가실 줄 누가 알았어요...? 이제와 후회해 뭐해요.
형진 : 걱정 마세요. 이제 제가 알아서 할게요.
순기 : 니가 뭘 알아서 하냐. 알아서 해서 재판이 그렇게 되게 보구 있었어?
뒤집어 엎어서라도 이겼어야지... 아휴 답답해...형수님, 걱정 말고 지금부터 저만 믿으세요.
순일 처 : (형진을 보는데...)
형진 : (역시 말을 못하고...)
S#31. 김훈의 사무실
김훈, 윤진과 앉아 서류 등을 정리하는데... 윤진, 답답한 듯 손을 탁 놓으며...
윤진 : 화가 나서 집중이 안 되요...
김훈 : (손 멈추고) 저도 마음이 안 잡혀서 그냥 손 놀리는 거였어요. 차 한잔 하면서 좀 쉬죠... (하는데)
순일 처와 형진 들어오고...
김훈 : 오셨어요?
순일 처 : (앉고, 봉투 내밀며) 이거... 더 드리고 싶은데... 여유가 없어서.
김훈 : (가만히 보는데)
형진 : 제가 앞으로 벌어서 꼭 다시 찾아뵐게요.
김훈 : (화나고 일부러 봉투 열어보고) 이 정도로 저한테 택도 없습니다.
순일 처 : (보는데)
김훈 : 주실려면 한꺼번에 확 주셔야지...제가 이런 푼 돈에 “감사합니다” 할 거 같습니까?
(쓱 밀며) 이 정도 돈은 있으나 마납니다.
순일 처 : (느끼고, 미소마저 보이며) ... 저희도 이 돈 없어도 살아요...
김훈 : (못 참겠는... 확 나가버리고)
순일 처 : (가슴이 아픈데...)
윤진 : (일부러) 돈 많이 버셔야겠어요. 형진씨 엄마 열심히 도와드리세요.
S#32. 도영의 연구실 앞
준혁, 퇴근하다 연구실 앞을 지나는데... 천천히 걸음이 멎고...유리 너머로 연구실을 보는데...
책상 앞은 비어 있고... 은혜나 다른 의사들만 왔다 갔다 하고...
준혁, 천천히 발을 떼서 걸으며 생각하는데...
ins)
7회 79씬 - 진주의 문제로 취해 소리치던 도영...
7회 83씬 - 도영의 집 앞에서 헤어지던 순간...
8회 99씬 - 준혁이 과장 된 후 진심으로 축하해주며 웃던 도영...
준혁, 마음을 다지듯 걸음을 재촉하는데...
INS) 병원 전경 (아침)
S#33. 준혁의 교수실
준혁, 가운으로 갈아입고 있는데...
건하, 민승 들어오고...
준혁 : (소파로 가며) 앉아 봐. 요즘 동일이 어때?
건하 : 뭐 그냥... 얼마 전엔 이진호 선생 펠로우쉽 떨어진 거 보고 좀 자책하는 거 같더라구요...
준혁 : 자책?
민승 : 애들 사이에서 동일이가 찬스 잡았다고...
준혁 : 그런 거 막으라고 니들한테 당부한 거 아냐? 뭘 들었어?
둘 다 : 죄송합니다...
준혁 : 앞으로 조심시키고... (하다 가만보고) 니들... 나하고 계속 갈 거지?
둘 다 : (뭔 소리지 싶은데...)
준혁 : (미소가 담긴) 왜 대답 안 해?
건하 : (잽싸게 눈치 채고) 뭐... 있습니까?
준혁 : (픽 웃고, 곧은) 나 곧 여기 나갈 거야.
둘 다 : (기겁을 하는데)
준혁 : 송도 특구에 생기는 케네스 메디컬 센터로 갈 생각이다...
민승 : (놀라) 케네스 메디컬 센터요?
준혁 : 어. 내가 가서 바로 니들 땡길 생각이니까 그 전까진 아예 모르는 일처럼 생각하고 있어. 밖으로 말도 내지 말고...
둘 다 : (단단히) 네.
준혁 : 그리고 논문이든 학위든 준비하던 거 있으면 당분간 미루고...
건하, 민승 이게 왠일인가 싶은데...
준혁, 표정은 단호하고... 휴대폰 울리고...“수정마님” 뜬다.
준혁 : 어. 왔어? 올라와. (끊고, 민승에게) 오늘 동일이 스케줄 다 빼 줘.
민승 : 아... 네...
준혁 : 가봐. 그리고 동일이 오라 그래.
건하, 민승 나가고...
준혁, 머리를 굴리는 표정인데...
S#34. 준혁의 교수실 앞
용길, 오는데...
건하, 민승 신나서 가고...
용길, 뭔가 이상하긴 한데...
S#35. 용길의 교수실
용길, 소파에 앉아 곰곰이...
뭔가 알아낸 듯 한 얼굴로 하익현, 들어와 앉고...
용길 : 알아 봤어?
하익현 : 어느 선을 탔는지는 모르겠지만... 송도에 생긴다는 케네스 메디컬 센터로 움직일 거라는 소문이 들립니다.
용길 : (눈치 채고 팔걸이를 꽝 내리치는데...)
하익현 : (기겁을 하고...)
용길 : (어이없는) 이 자식 봐라... 호랑이 새낀 줄만 알았더니... 그새...
S#36. 준혁의 교수실
준혁 앉아 있고... 동일, 앞에 서 있는데...
준혁, 영어로 논문 타이틀이 쭉 적힌 종이를 툭 건네고... 동일, 받는데...
준혁 : 골라 봐, 학위 논문 아이템 말야. 홍교수한테 얘기해 놀테니까...지도 받아가며 잘 써봐.
퇴짜 안 맞고, 한번에 패스되면 좋잖아.
동일 : (어색하게 웃는 건지 뭔지 싶게) 네...
준혁 : 학위가 있어야 전임도 되고, 교수도 되지?
동일 : (담담하게) 네...
준혁 : 그게 다야?
동일 : 아... 감사합니다... (하는데도 웃지는 않고)
하는데 수정, 들어오고...
수정 : 염선생님 계셨네요.
동일 : (꾸벅 인사하는데)
수정 : 근데 왜 옷 안 갈아 입었어요? 약속 시간 얼마 안 남았는데?
동일 : (뭔 소린가 보는데...)
준혁 : 와이프가 너 좋은 사람 소개시켜 준대.
동일 : (놀라는데...)
S#37. 도영의 서재
도영, 책 보고 있는데... 도영 처, 들어오고...
도영 처 : 너무한다... 백수 되면 좀 도와줄 줄 알았더니 여전히 책이야?
도영 : 미안 뭐해 줄까?
도영 처 : (고개 젓고)
도영 : 말해 봐...?
도영 처 : (가만보다) 당신... 빨리 좋은 곳 가서 일하는 거 보여줘...
도영 : ...
도영 처 : 내가 너무 급하게 재촉하나?
도영 : 아니... 당신하고 민아 먹여 살려야지... (웃는데)
도영 처 : 와... 백수도 좋네... 철도 들구... (웃는데...)
S#38. 레스토랑
동일, 어색하게 앉아 있는데... 수정과 수정 친구(승연) 생글 거리면서 있고...
수정 : 내가 있어서 방해 되나?
동일 : 아뇨... 괜찮습니다.
승연 : 별로 재미 없으신가봐...
동일 : 아뇨... 괜찮습니다.
수정 : 염선생님, 그 말만 벌써 몇 번 짼 줄 아세요?
동일 : 그랬나...
승연 : 근데 왜 의사 되셨어요? 난 의사들 보면 그게 젤 궁금하더라.
수정 : 왜긴, 아픈 사람 치료하고... 어려운 사람들 도와주고 그럴려고 그런거지. 맞죠 염선생님?
동일 : (찔리고... 말을 못하는데...)
수정 : 나, 가야 되겠다. 염선생님 나 때문에 어색한 가봐. (일어서고) 염선생님, 제 친구 승연이 재밌게 해주셔야 돼요?
(친구에게 눈짓하며) 집에 꼭 데려다 주시구요? 갈게요. (가고)
동일 : (눈만 내리깔고 있는데...)
승연 : 뭐 하고 싶은 거 없어요?
동일 : (포기한 듯) 하고 싶은 거 말씀하세요. 그게 제가 편해요.
승연 : (끄덕이고) 그럼 얘기해요. 우리...
동일 : 네?
승연 : 얘기 하자구요. 우리 아직 서로 잘 모르잖아요. (밝게 웃는데)
동일 : (미소 보이고...)
S#39. 김훈의 사무실
김훈, 책상 앞에 앉아 있다 서랍을 열면... 순일 처가 준 돈 봉투가 보이고...
김훈, 다시 탁 닫는데...
김훈, 안되겠다 싶은 듯 수첩을 뒤적이는데...
수첩에 ‘외과 의국원 - 이진호, 박수영, 최남우... 염동일’ 적혀있고...
염동일 이름 위를 볼펜으로 톡톡 치며 생각에 빠지고...
S#40. 동일의 집 밖 일각 (밤)
동일, 피곤한 얼굴로 걸어오는데...
김훈이 한쪽에서 툭 튀어나와 앞에 떡 서고...
동일, 놀라는데...
S#41. 작은 호프집
동일, 김훈과 맥주를 놓고 마주 앉아 있고...
동일, 말 없이 술만 마시는데...
김훈 : 염선생님 젊은 분이니까 돌리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아니 그보다 솔직히 얘기 하겠습니다.
동일 : (미동도 없이) 다 끝난 거 아닌가요...
김훈 : 끝냈죠...저쪽에서 일방적으로... 근데 제가 다 못 끝내겠어요.
동일 : (보는데)
김훈 : 염선생님, 악한 사람 아니라는 거 보여요.
동일 : 무슨 말씀이 하고 싶으신 건데요?
김훈 : 억울합니다. 이렇게 끝낼 수가 없어요. 내가 상대편 변호사라...지금 하는 말이 다 거짓말 같겠지만...들어만 주세요..
S#42. 순일의 가게 보이고...
채권자인 듯한 사람들이 몰려와 물건을 가져갈 듯 난리를 치고...
순일 처, 형진 막아대며... “갚을게요...” “수금이 안 돼서 그래요” 하는데...
채권자들 “그 소리는 수십번도 더 들었어...” “돈이 없으면 물건이라도 줘야지...”
“것도 싫으면 몸으로 때우던가... 쇠고랑 차야지 뭐!” 하며 막무가내다...
순일 처, 그대로 당하겠다는 듯 사람들을 막으려는 형진을 잡는데...
형진, 보고... 이도 저도 못하고 미치겠다는 표정을 짓고...
김훈 : (E) 재판을 이기자는 게 아니예요. 돈이 목적이 아니라구요. 사람이 돈으로만 삽니까?
살 이유가... 희망이 있어야 사는 거 아닙니까? 그 분들은 희망을 잃었어요...
이 세상이 무서워서 숨을 생각만 하게 됐다구요... 염선생님... 그 아픈 사람들 외면하지 마세요...
동일, 멀리서 가게를 보고 서 있는데... 차마 볼 수가 없고...
고개 돌리고 벽에 기대 서 있는데...
형진, 화난 얼굴로 나오다 동일을 보고...
형진 : 선...생님...
동일 : (놀라 도망가는데...)
형진 : (쫓아오며) 선생님...
동일, 사력을 다해 뛰는데... 눈물인지 땀인지 모르게 흘러내리고...
형진, 달려오다 멈추고 보는데... 동일, 여전히 도망치듯 뛰어가고...
형진, 그 모습을 보면서 생각에 빠지는데...
S#43. 동일의 집
동일, 다 젖은 얼굴로 들어와 불도 켜지 않고 쓰러지듯 누워버리는데...
흐느끼는 건지, 숨이 차는 건지 모르게 들썩이고...
동일... 결국 “악!!” 하고 소리를 지르는데...
S#44. 김훈의 사무실 (아침)
사무실에 울리는 전화벨 소리가 이어지고...
김훈, 누운 채로 한참 만에 억지로 더듬거리며 전화 받고... “네...” 하다...
놀란 얼굴로 벌떡 일어나는데...
S#45. 주완의 집 거실
주완, 거실에서 신문 보는데...
윤진, 방에서 겉 옷을 입으면서 뛰어나와 현관으로 가고...
주완, 휙 돌아보는데...
주완 처, 주방에서 급히 따라 나오며 “얘... 윤진아...” 하는데...
S#46. 도영의 집 거실
도영 처, 빨래 담은 바구니를 들고 욕실에서 나오는데...
도영, 후다닥 2층에서 내려와 현관으로 가고...
도영 처 : 여보... (하는데)
도영 : 갔다 와서 얘기 할게... (나가버리고)
S#47. 김훈의 사무실 앞
순일 처와 형진, 들어가려는데... 순일 처, 머뭇하고...
형진, 기운을 주듯 끄덕이고 순일 처를 당기는데...
문이 벌컥 열리면서 김훈이 나오며 “약속을 하면 제 때 와야지?” 하며 형진을 보고 눈을 찡끗하는데...
S#48. 준혁의 교수실
건하, 민승 서 있고... 준혁, 가운 입으며 책상에 앉아 바로 스케줄표 보는데...
준혁 : 케네스 센터 건으로 내가 당분간 좀 바쁠거야. 그러니까 웬만한 수술은 홍교수랑 박선생이 좀 나눠서 해.
건하 : 걱정 마십쇼.
준혁 : (민승에게) 송도 건... 홍교수한테는 비밀로... (하는데)
민승 : 저흰 모르는 일입니다. (씩 웃는데)
준혁 : (웃고) 그럼 회진만하고 난 오남기학회장님 좀 만나러 갔다 올게.
하는데 용길, 들어오고... 다들 인사하는데...
용길 : 어, 장과장 오늘 수술 스케줄 많은 가?
준혁 : 아뇨... 뭐... 원래 잡힌대로...
용길 : 그래? 큰 수술 아니면 다른 사람한테 나눠주고... 수술 좀 해줘?
준혁 : 무슨...?
용길 : 내 위에 선밴데... 탈장이라네...
준혁 : (황당한데...)
용길 : 다른 병원에서 하겠다고 전화를 했더라고. 그게 무슨 소리겠어? 해주겠다고 말해달라는 거지...
엮여있다는 게 다 그런거 아니겠어? 부탁 좀 할게. 난 회진이 있어서... (하고 나가고)
준혁 : (올라오는데...)
건하 : 좀 이상하신 거 같은데요? 안 그러고서야 과장님한테 무슨 허니아를 하라고... 그냥 제가 몰래 하겠습니다.
준혁 : (바로) 됐어... (하고 뭔가 있다 싶은데...)
S#49. 수술장 앞
준혁, 신경질적인 걸음으로 가운을 휘날리며 걸어오고...
S#50. 수술실
민승, 동일 대기 중인데...
준혁, 기분이 별로 인 채 들어와 알콜 쥐다가 참관실을 쓱 보게 되는데...
참관실 학부생들이 벌떡 일어나 인사하고...
준혁 : 뭐야 쟤들?
민승 : 학부 애들... (하는데)
준혁 : (버럭) 누가 그걸 몰라!!
간호사 : (티슈 건네려다 깜짝 놀라고)
준혁 : (티슈를 탁 잡아채며) 쟤들이 내가 이 수술 하는 게 보고 싶겠어?!
간호사 : (가운 든 채 머뭇하고)
준혁 : 가운... (하고 입으며)
민승 : (기죽어) 내보내겠습니다. (하는데)
준혁 : 됐어. 다 보고 있는데 뭘 내보내... (하고 베드로 가며) 스피커 켜.
서큐 : (스피커 켜고)
준혁 : (복부만 본 채) 지금 할 수술은... (누르듯) 탈장이다. 이 수술은 여러 번 참관했을 테니까 과정은 다 알거고...
이번엔 정확하면서도 최대한 수술 시간을 줄일 수 있는 테크니션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중점을 두고 참관해라.
(하고 가만히)
참관실 : 네.
준혁 : 메스... (받고 시계에 한번 눈길을 주고 바로 개복하는데...)
S#51. 김훈의 사무실
윤진, 순일 처, 형진 앉아 있고... 김훈, 차를 가져와 주고...
순일 처 : 아니 언제 얘하고 통화는 하셨어요?
김훈 : 몇 씬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는데요? (웃고)
윤진 : 아무튼 잘 생각하셨어요.
순일 처 : (밝은) 잘 생각한 건지 두고 봐야 알죠...
윤진 : 꼭 그렇게 생각하시게 될 거예요.
김훈 : (형진에게) 염 선생을 봤다고 했죠?
형진 : 네. 저희 가게 앞에서요... 얘기는 못했지만 힘들어 보였어요...
김훈 : 나도 그렇게 봤어요. 염선생... 악한 사람은 못 되는 거 같애요...조직이란 권력에 너무 일찍 희생양이 된 것 뿐이지...
이때 도영, 들어오고...
형진, 미소 보이는데...
순일 처 : 어머 선생님... (하다 형진을 보면)
형진 : 제가 전화 드렸어요... 항소할 거니까 도와 달라고...
순일 처 : (놀라는데...) 너는 왜 말도 없이... 얘가 이런 애가 아닌데...
도영 : 도와주겠다고 형진이하고 약속했었어요... (미소 보이는데...)
김훈 : 잘 오셨어요.
윤진 : 이제 보니까 우리 편도 많은데요... (웃고)
S#52. 몽타주
준혁의 수술이 진행되고... 시계가 바뀌면서... 준혁의 손놀림 역시 빠르고...
도영, 김훈, 윤진 역시 책상에 모여 뭔가를 얘기하고...
민승, 동일 어시스트 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준혁, 기구를 간호사에게 건네지 않고 바로 옆에다 놓는 식이고...
준혁, 썩션하는데... 멍하던 세컨의 손이 그제야 움직이자 썩션 확 뺏어 직접하고...
준혁, “보비” 라는 말과 동시에 간호사가 집기도 전에 보비빼서 쓰고 바로 옆으로 던지듯 놓는데...
간호사의 손길도 덩달아 바빠지고...
참관실 학부생들 거의 일어서서 고개를 빼고 바쁘게 메모를 하면서 감탄하는 얼굴들인데...
윤진, 책상에서 서류 등을 뒤적여 가져와 의논하면...
도영, 어떤 것은 아니라는 듯 옆으로 빼 놓기도 하고...
김훈은 전화를 걸고 있다... 끊고 다시 전화를 걸며 도영과 윤진을 보고 미소 짓고..
준혁, “컷” 하고는 시계를 힐끔 보는데... 겨우 한 시간 십 여분 지난...만족하고...
민승, 감탄한... “이렇게 빨리... 저희 수술 한 거예요? 야... 과장님 정말...” 하는데...
준혁, 아까와는 달리 부드럽게 “적당히 놀래고 마무리 잘해” 나오며 글러브 벗고 참관실을 쓱 돌아보는데...
학부생들 역시 말을 못하고 멍하게 보고...
“요즘 애들은 인사성이 없어...” 하는데... 학부생들 꾸벅하고...
준혁, 만족한 듯 수술방을 나서는데...
S#53. 준혁의 교수실
준혁, 부지런히 들어오며 휴대폰으로 통화 중인데...
준혁 : 수술 때문에 좀 늦었습니다. 학회장님 죄송하지만 이 쪽 근처로...
(웃으며) 그러실래요? 감사합니다. 늦지 않게 가겠습니다. (끊고)
준혁, 옷 갈아입는데... 휴대폰 울리고... “아버님” 뜬다.
준혁 : 네, 아버님...
민원장 : (F) 빨리 나한테 좀 와.
준혁 : 지금 중요한 약속이 있는데...
민원장 : (F) 이보다 더 중요할까... 저쪽에서 항소했대.
준혁 : (멎는데...)
S#54. 용길의 교수실
용길, 퇴근 할 듯 옷 갈아입는데... 앞에 하익현 서 있고...
하익현 : 송도에 들어올 병원 이사장이 패트릭 맥켈렌이라고 합니다.
용길 : (뚝 멈추고) 오남기...(마저 입으며) 패트릭 맥켈렌이라... 이주완과장하고 친구지...
하익현 : 그럼 이주완 과장 힘을 빌리는 게 최상이긴 하겠지만... 선뜻 도와 줄 까요? 우리하고도 좀 그런 게 있는데...
용길 : 안 되면 되게 해야지... (하며 나가는데...)
S#55. 민원장실
민원장과 준혁 마주 앉아 있고...
민원장 : 아휴... 골치 아파...
준혁 : (미치겠는데...)
민원장 : (휴대폰 꺼내며) 아무튼 다시 변호사들 모으구... 부원장하고...
준혁 : (자르고) 아뇨. 이번엔 아버님하고 저하고 둘이 하죠...
민원장 : 응?
S#56. 김훈 사무실
김훈, 도영, 윤진 모여 앉아 있는데...
김훈 : 어떻게 해서든 증인을 찾는 게 급선뭅니다. (도영에게) 교수님께서 염선생을 좀 만나시면 안 될까요?
도영 : 만나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서로 맘을 아니까... 더 말을 꺼내기가 힘든 거 같애요.
김훈 : 그럼 염선생 마음이 흔들린다는 거 알고 계셨습니까?
도영 : 흔들리고 말 것도 없죠... 스스로 선택 한 게 아무 것도 없는데...
윤진 : ... 제가 만나 볼게요.
도영 : (보는데...)
윤진 : 저 입원했을 때 좀 봐서 안면이 있잖아요. 그때도 염선생님 여리고 좋은 분이란 거 느꼈었거든요.
아빠한테 들은 것도 있구요...
도영 : 만나시는 건 좋은데... 염선생도 많이 힘들 거예요...
윤진 : 네. 무슨 말씀인지 알아요...
김훈 : 그럼, 염 선생 쪽은 윤진씨가 맡아주시고... 교수님께서는 증인 될 수 있는 사람 찾는 일을 도와주십쇼.
도영 : 네...
S#57. 민원장실
민원장 : 그래...? 오남기 학회장이 큰 힘 써 주시네...그런 좋은 기회를 놓치면 안 되지...그럼...
준혁 : 그래서 부원장님하고는 좀 거리를 두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민원장 : 무슨 말인지 알아. 근데 변호사들은 왜?
준혁 : 고창길 변호사가 저희 병원 고문변호사니까...
민원장 : 그렇지... 그럼 싹 갈어. 내가 기막힌 놈으로 찾아 볼 테니까.
준혁 : 그렇게 좀 해주십쇼.
준혁 : 아버님 저 학회장님하고 약속이 있어서 그만 일어나겠습니다.
민원장 : 그래. 가봐... (안쓰러워지고) 근데 자네 밥은 먹고 다니는 거야?
준혁 : (피식) ...가보겠습니다. (나가고)
민원장 : (푸념) 너무 잘 난 게 죄다... 이놈아...
S#58. 병원 앞 (밤)
건하, 민승, 동일, 은혜 퇴근하는 듯 나오는데...
민승 : 하선생, 약속 없으면 간만에 술이나 한잔 하러 가자?
은혜 : (별로 탐탁찮은) 글쎄요...
건하 : 글쎄는 무슨... 술 좋아하잖아...
은혜 : (동일이를 보는데)
동일 : 전... 먼저 갈게요...
민승 : 왜?
동일 : 좀 피곤해서요... (하는데)
차 한 대가 서 있고... 승연, 내린다.
동일, 깜짝 놀라고...
승연 : (다가오며) 전화 안 되든데...
동일 : 아... 수술방에 있어서 꺼놨었어요...
승연 : 기다린 보람은 있어야 되니까... 저녁 먹으러 가요.
동일 : ... (은혜 쪽에 시선조차 주지 않고 차에 타고...)
차, 떠나고... 은혜, 뭔가 싶은데...
민승, 동일의 마음이 느껴지고...
민승 : 데이트가 아니라 어째 끌려가는 꼬라지네...
건하 : 뭘 끌려가? 저렇게 눈에 확 들어오는 여자 소개 받아서 얼은 거지. 역시 과장 사모 파워답다... (하는데)
은혜 : (기가 찬) 외과분들 정말 잘나셨네요... (휙 돌아 다시 병원으로 가고)
건하 : (쟤는 왜 저래하듯 보는데...)
민승 : (이래 저래 한숨이 나오는 듯, 건하에게) 가요... (하고 가고...)
INS) 병원 전경 (아침)
S#59. 용길의 교수실 앞
준혁, 들어가려는데 용길이 바로 나오고... 준혁, 인사하는데...
용길 : 할 얘기 있나?
준혁 : 저쪽에서 항소 했답니다.
용길 : 들었어.
준혁 : (눈치를 쓱 보는데)
용길 : 뭐 별일 있겠어? 괜히 액션 한번 취하는 거겠지? (가고)
준혁 : (감이 이상한데...)
S#60. 병원 앞
조명준의 차가 서고... 조명준 내리고 병원을 올려다 보고는...
조명준, 천천히 병원 입구를 향해 걷고...
김훈, 수첩을 봐가면서 윤진과 함께 병원으로 들어가고...
두 팀이 각 양 쪽으로 들어가는데...
S#61. 외래
엘리베이터 쪽으로 윤진과 김훈, 가는데...
로비 의자에 앉아 대기 하고 있는 만삭의 유미라... 안내 책자 등을 보느라 고개를 숙이고 있고...
조명준, 미라의 옆을 스쳐 지나는데...
S#62. 준혁의 교수실
준혁과 민원장 앉아 있는데...
민원장 : 작년에 전공의들이 싹 다 파업했을 때 그 안에 들어가서 단 칼에 해결한 변호사래. 실력이 보통이 아니라더라고...
준혁 : 네... 근데 이번 건은... (하는데)
민원장 : 걱정 마. 큰 일 앞두고 있으니까 신속하게 깨끗이 처리해야 된다고 단단히 일러뒀어.
준혁, 끄덕이는데... 노크 소리 나고... 조명준 들어오고...
민원장 : 어서와... 여기 내 사위... 장준혁 외과 과장님...
조명준 : (준혁에게) 조명준이라고 합니다.
준혁 : 장준혁입니다.
민원장 : 이게 말야... 어떻게 된 일이냐 하면... (하며 설을 풀려는데...)
준혁 : (막고) 미리 말씀드리겠는데... 전 협상이나 합의가 아닌 완전무결한 승소를 원합니다.
조명준, 탁자 위에 가방을 탁 올려놓고 탁탁 열어 서류를 몇 뭉치 꺼내면서...
조명준 : 네, 원하시는 대로 해드리겠습니다. (하며 서류를 탁탁 집어들고)
민원장, 뜨아한 표정인데...
준혁, 가만히 보는데...
S#63. 외과 스테이션 일각
익현 : 무럭무럭 잘크고 있는데 뭘 그렇게 조바심내
미라 : 몇 번 실패해서 그런지 안심이 안되서요
익현 : 애는 괜찮아 걱정마 참 휴직한게 아니라 퇴직했다며
미라 : 예, 아쉽긴한데 애기 제손으로 키우고 싶어서요
익현 : 지금이야 그렇지 좀 키우다 보면 여기가 그리울껄
미라 : 그럼 그때 과장님이 저 받아주시겠죠
S#64. 준혁의 교수실
준혁, 민원장, 조변 앉아 있는데...
조변 : 죄송하지만 민원장님께서는 잠시 자리를 비켜주셨으면 합니다.
민원장 : 나? (하고 어리둥절한데...)
준혁 : (조변을 가만히 보는데...)
민원장 : 그렇잖아도 그만 가봐야 돼. 그럼 수고 좀 해 줘요...(준혁에게) 나 갈게... 쉬엄쉬엄해...
준혁 : (인사하고 자리에 앉고 조변을 보는데)
조변 : 일을 시작하기 전에 장과장님께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준혁 : 네, 말씀하세요.
조변 : 제가 1심 기록을 보고, 전 변호사들의 자료를 검토해보니 한 가지 걸리는 게 있어서요.
수술 전에 장준혁 과장님께서 정말 폐전이를 예상했냐 하는 점입니다. (꿰뚫어 보듯) 변론을 하는 입장에서
정확한 사실을 알았으면 해서요.
준혁 : (흔들리지 않고) 자료를 검토해 보셨다면서 내가 폐전이를 예상 했는지 못 했는지는 적혀 있지 않던가요?
(테이블에 놓인 서류 확 집어 들며) 없으면 적어드리죠. 폐전이를 예상 했었다... 고. (하고 서류 너머로 탁 보는데...)
조변 : (당황하지 않고 꼿꼿이 보며) 지금부터 일 시작하겠습니다.
준혁 : (표정이 좀 풀어지는데...)
S#65. 병원 일각 (아주대)
김훈, 의국원1을 쫓아가고 있다.
김훈 : 잠깐이면 됩니다.
의국원1 : (난처한) 왜 그러세요? 누가 보면 어떡할라구... 아휴...
김훈 : (가운 안에 명함 넣어주고) 그럼, 갈 테니까... 전화 좀 주십쇼.
의국원1 : 제가 왜요?
김훈 : 뭔가 하실 말씀이 있을 거 같아서요. 그럼... 참, 너무 상심 마세요.
어디서든 좋은 의사 선생님이 되실 거 같은데... (웃고 가고...)
의국원1, 황당해서 멀어져가는 김훈의 뒷 모습을 보곤 명함을 꺼내 보는데...
S#66. 준혁의 교수실
조변 : 의국원들 단속 상태는 어떻습니까?
준혁 : 그 문제는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아도...
조변 : 1심 때는 잘 됐다해도, 현재 시점에서도 잘 돼 있나 확인해야 합니다.
그 때와 비교해서 변화가 있는 의국원이 있습니까? 그만 두고 나갔다든가... 새로 왔다거나...
준혁 : (생각하고) 이번에 펠로우 쉽에 지원했다 떨어진 친구가 있는데...병원을 곧 떠날 거라 상관없습니다.
조변 : (바로) 물론 잘 알고 말씀하시겠지만... 사람 속은 모르는 거라
본인 의도와는 상관없이 누군가는 좋지 못한 감정을 가졌을 수 있습니다.
준혁 : (일 리가 있는) 네. 제가 나중에 알아보죠.
조변 : 아뇨. 머뭇거리는 순간에 승부가 갈릴 수도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걸리는 부분이 있으시면 지금 바로 확인해보시죠.
준혁 : (미소 보여 지고... 전화 들고) 어, 의국장...
S#67. 의국
민승, 전화를 받고 건하가 보고 있다.
의국원1, 조마조마해서 바라보고...
한쪽에 동일, 엑스레이 필름을 뷰박스에서 빼서 챙기는데 신경 안 쓰는 모습이고...
민승 : 네...네... 알겠습니다. (웃으며 건네주고) 좋은 꿈 꿨나부다?
의국원1 : (받고) 네, 과장님...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끊고)
건하 : (어깨 탁치며) 야... 내가 위로주 사준 거 다 토해 내.
민승 : 선배도 사줬어요? 이 자식, 돌아가면서 다 얻어먹었네.
의국원1 : 오늘 제가 다 토해내고 다 갚겠습니다. (웃는데...)
민승 : 지금부터 토해라. 간식 쏴. (하고) 동일아 뭐 먹고 싶냐?
동일 : (엑스레이 들고 말없이 나가고)
민승 : 야... (하는데...)
건하 : 요즘 쟤 왜 저러냐? 여자를 만나더니 정신이 나갔나...?
S#68. 의국 앞
동일, 힘없이 나오는데... 윤진, 앞에 서 있고... 동일, 멈칫하는데...
윤진 : 오랜만이네요. 염선생님...
동일 : 네...
윤진 : 어디 가서 잠깐 얘기 좀 했으면 하는데...
동일 : (시선 맞추지 않고) 여기서 하세요...
윤진 : (느낌이 오고) 염선생님 많이 힘든 거 아는데... (하는데)
동일 : (바로) 별로 중요한 얘기 아니신 거 같은데... 저 지금 바쁘거든요.
윤진 : (가만보다 좀 올라오는) 유가족 찾아가셨다면서요?
동일 : (발끈하듯) 네. 갔어요. 변호사 와서 그 집이 다 망해간다길래 구경하러 갔었어요. 됐죠. (하며 시선 피하고)
윤진 : (황당한) 염 선생님...
동일 : (후... 하고 한숨을 뱉고) 저 할 얘기 법정에서 다 했거든요.
그러니까 제발... 제발... 저 좀 그냥 나두세요. 부탁드립니다. (가고)
윤진 : (보다... 안쓰럽기까지 한데...)
S#69. 외과 스테이션
동일, 걸어오며 마음이 답답해지는데...... 상일, 오더내고 서 있다가 동일을 보고 얼른 한 쪽으로 끌며...
상일 : 윤진씨 만났지? 무슨 소리했어? 암말 안했지?
동일 : (더 미치겠는)
상일 : 왜? 무슨 얘기 했어?
동일 : 궁금하시면 직접 물어보세요... (하고, 간호사에게) 처치 갈게요.
상일 : (잡고) 야...
간호사 : (트레이 카 끌고 나오고)
동일 : (보지도 않고, 트레이 잡으며) 병실 처치 들어가야 돼요...
하며, 간호사와 함께 트레이 끌고 가고...
상일, 잡지 못하고 보는데...
S#70. 준혁의 교수실
준혁, 소파에서 테이블에 다리를 올리고 거의 누운 듯 있는데...
노크 소리 나고...
준혁, 자세 바로 하려는데... 민승, 들어온다.
준혁, 안심하듯 그대로 자세 취하고...
준혁 : (괜히 미리) 오늘따라 피곤하네... 교수회의 있지?
민승 : 과장님 피곤하신 거 알았나보네요. 취소됐다고 연락 왔습니다.
준혁 : (고개만 쓱 돌려) 왜?
민승 : 좀 이따 부원장님 외출하신다는 거 같더라구요.
준혁 : 그래...? 알았어... (하고 눈 감는데)
민승 : 저 다음 주에 하는 간암치료설명회 자료 검토 아직 안하셨는데...
준혁 : 야... 쉴 틈을 안주고 부려 먹네... (일어서는데)
민승 : 유능하신 탓이죠...
준혁 : (툭 칠 듯하며) 말은... (웃으며 나가고...)
민승 : (따라 나가고)
S#71. 휴게실
동일과 미라 차를 놓고 마주 앉아 있는데...
미라 : 선생님 많이 힘들어 보인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알아요. 재판결과 듣고 역시 병원에 벽은 단단하구나
싶더라구요. 선생님이 제일 잘알겠지만 그때 환자 가족은 얼마나 힘들어 했어요. 장과장님 우리가 봐도
너무한다 싶게 외면했어요. 솔직히 난 유가족이 잘됬으면 하는 마음도 들었다니까요.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해요
재판 결과에 대해서.
동일 : 이미 끝날일인데요 뭐
미라 : 끝난일이긴한데 너무 안타까워 유가족들 생각하면 지금도 그때일이 눈에 선한데 선생님 힘들었던 것도
동일 : 내가 뭐가 힘들어요 이렇게 잘지내는데
미라 : 아무튼 현실은 참 냉혹하다는거 다시한번 확인했어요 이번 재판으로
S#72. 병원 복도
윤진 복도에서 미라는 보는데..
윤진 : 유선생님
미라 : 어머 안녕하세요~
S#73. 병원 카페테리아
윤진 : 병원 그만두셨는지 몰랐어요
미라 : 근데 병원엔 왠일이세요 어디 또 아프세요?
윤진 : 아니요 뭐좀 알아보러요. 혹시 권순일 환자라고..
미라 : 재판이요 저도 그 재판결과듣고 좀 화나더라구요. 제가 그 병실 담당이었거든요
좀전에 염동일 선생님 만났었는데 선생님도 답답해 하시는거 같더라구요. 우리 둘이 정말 고생많았는데
환자도 환자지만 가족들은 애가 타는데 장과장님은 안계시지 아무튼 그때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해요.
윤진 : 병원에 계속 오시죠?
미라 : 여기서 나을꺼예요
윤진 : 선생님 연락처좀 주세요 혹시또 병원 올일있으면 연락해서 얼굴보게요
미라 : 그러세요
S#74. 용길의 교수실 앞
준혁, 민승 걸어오다 용길 방 앞을 지나는데...
준혁, 지나치려다 멈춰서고... 쓱 돌아보는데... 민승, 왜 이러나 하고 보는데...
준혁 : 가서 자료 준비해 놓고 있어. (하고 용길의 교수실로 들어가고)
민승 : 네. (하고 가는데...)
S#75. 용길의 교수실
용길, 가방을 챙겨 들고 막 나서려는데... 준혁, 들어온다.
준혁 : 어디 가세요?
용길 : 응. 일이 좀 있어서... (싹 지나치는데)
준혁 : 뭐 급한 일이 신가 보죠?
용길 : (쓱 돌아서서 보는데)
준혁 : 교수회의도 취소 하셨다 길래...
용길 : (바로) 이주완 과장하고 약속이 있어.
준혁 : (놀라지만 태연한 척) 갑자기 이 과장님은 왜...?
용길 : 갑자기 만날 일을 만들어 준 사람이 알 텐데...
준혁 : (긴장하고...) 무슨...?
용길 : (코 앞에 다가와) 자네처럼 머리 좋은 친구가 뭘 모른 척 해? (씩 웃고 돌아서 나가선 문을 꽝 닫고)
준혁 : (그대로 얼어붙는데...)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