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umann - Gedichte Der Königin Maria Stuart Lieder For Voice And Piano [Trans. G.Vincke] Op. 135
슈만 - 메리 스튜어트 여왕의 시 Op. 135
Robert Alexander Schumann [1810 ~ 1856]
Sarah Connolly
Eugene Asti
전체 이어듣기
01 - Abschied Von Frankreich
02 - Nach Der Geburt Ihres Sohnes
03 - An Die Königin Elisabeth
04 - Abschied Von Der Welt
05 - Gebet
메리 스튜어트 여왕의 시 (Gedichte der Königin Maria Stuart Op.135)
시대 / 낭만
분류 / 낭만주의 음악 > 성악곡 > 가곡
제작시기 / 1852년
작곡가 / 로베르트 슈만(Robert Schumann, 1810~1856)
출판 / 1855년
가사 / 기스베르크 폰 빈케가 번역한 메리 스튜어트 여왕의 시
편성 / 독창, 피아노
요약 / 1852년, 슈만이 마지막으로 남긴 독창 가곡집 〈메리 스튜어트 여왕을 위한 시〉는 16세기 스코틀랜드의 여왕이었던 메리 스튜어트가 쓴 5편의 시에 음악을 붙인 작품이다. 메리 여왕은 프랑스어, 영어, 라틴어로 시를 썼는데, 이를 시인 기스베르크 폰 빈케가 독일어로 번역한 것을 가사로 사용했다.
비극적 운명을 노래하다
스코틀랜드의 메리 여왕의 비극적 생애는 특히 낭만주의 시대의 음악가들을 매료시킨 소재였다. 도니체티의 오페라 〈마리아 스투아르다〉나 멘델스존의 〈교향곡 3번 ‘스코틀랜드’〉 등이 메리 여왕의 이야기를 담아내었다. 슈만 역시 그녀의 비극적 운명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그녀의 일화를 음악으로 담아내기 보다는, 그녀가 직접 쓴 시들에 더욱 공감하고 그녀가 느낀 감정들을 음악으로 구현하고자 했다.
이 작품을 쓰던 즈음, 슈만은 고통스러운 심리 상태에 놓여 있었다. 1850년, 뒤셀도르프 관현악단의 음악감독으로 부임한 슈만은 의욕적으로 음악활동에 매진했지만, 점차 단원들과의 마찰과 갈등이 깊어졌다. 급기야 1852년에는 사퇴를 권고받기까지 했다. 괴로운 시간들을 보내면서 건강 역시 악화되어 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그는 극도의 우울증에 시달리게 되었고, 자신의 운명에 대해 불길한 예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예감은 메리 여왕의 시어들 속에 깊이 녹아들어 있다.
슈만이 표현한 메리 여왕의 시어들은 시종일관 불길함과 고통에 가득 차 있다. 그는 a단조와 e단조로 조성을 한정하고, 느리고 무거운 템포로 비통하고 불안한 감정을 표현하였다. 슈만의 성악 작품들에서 항상 성악성부와 함께 음악을 주도했던 피아노성부는, 이 작품에서는 성악의 배후에 머물러 있으면서 음악적 배경을 만들어낸다.
작품 구성
첫 번째 곡인 ‘프랑스와의 이별’은 메리 여왕이 프랑스를 떠나면서 지은 시에 붙인 곡이다. 겨우 5살이었던 어린 시절 고국을 떠나 프랑스 궁정으로 들어간 그녀는, 16세에 프랑수아 왕세자와 결혼하고 이듬해 앙리 2세가 서거하면서 프랑스의 왕비로 즉위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결혼한 지 1년 만에 병약한 프랑수아 2세가 세상을 떠나고, 복잡한 정치적 상황 속에서 다시 스코틀랜드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행복하고 풍요로운 어린 시절을 보냈던 프랑스를 떠나 낯선 고국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한 그녀의 심정이 담담하면서도 단호한 선율 속에 묻어나는 곡이다.
두 번째 곡 ‘아들이 태어난 뒤’는 메리 여왕이 단리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축복하며 부르는 노래이다. 스코틀랜드의 여왕으로 즉위한 메리는 각국의 결혼 제의에도 불구하고, 스코틀랜드의 귀족 헨리 단리와 열정적인 사랑에 빠져 그와 결혼했고 아들 제임스를 낳았다. 그녀는 불안한 정치적 상황과 시시각각 자신을 노리는 잉글랜드의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아들을 지켜주기를 기도하는 시를 썼다. 슈만은 움직임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느리고 무거운 선율로 메리 여왕의 간절한 심정을 표현했다. 피아노 성부 역시 코랄 풍의 느린 화음 반주로 기도의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
3곡 ‘엘리자베스 여왕에게’는 날카로운 리듬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선율을 통해 메리 여왕의 불안을 표현하고 있다. 종교적 이유로 자신의 왕권을 노리던 잉글랜드의 엘리자베스 여왕에 의해 급기야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게 된 메리 여왕이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자비를 간청하는 가사이다. 피아노성부 역시 격정적인 리듬으로 메리 여왕의 절실한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4곡 ‘세상과의 이별’은 아들 제임스에게 왕위를 넘겨주고 엘리자베스 여왕에 의해 성에 유폐된 메리 여왕의 고독한 심정을 진솔하게 표현한 노래이다. 마지막 곡 ‘기도’는 죽음을 예감한 메리의 허심탄회한 고백을 담고 있다. 절망과 체념의 심경을 짙게 풍기는 슈만의 선율은 그녀의 비극적인 운명과, 또한 슈만 자신의 비통한 삶을 통렬하게 그려내고 있다.
글 이은진 서울대학교 작곡과 이론전공 학사 및 석사 졸업 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음악학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이화여대 음악연구소 연구원, 상지영서대학교, 서경대학교, 서울예술고등학교 강사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한영외고에 출강 중이다. 《Dictionary of Music》(음악세계, 2001), 《술술 따라가는 음악사 여행》(웅진씽크빅, 2009), 《모차르트와 음악적 상상력》(음악세계, 2008), 《음악, 해석의 예술》(도서출판 오픈에듀케이션, 2013)에 공동저자로 참여하였으며, 《대중음악이론》(도서출판 마티, 2012), 《페미닌 엔딩》(예솔, 출판예정)을 공역하였다.
글 출처 클래식 백과 클래식 음악의 개요는 물론, 작곡가와 음악에 담긴 이야기들까지 세세하게 풀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