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시드니올림픽 첫 경기인 스페인전에서 참패를 당했던 한국올림픽대표 팀 허정무 감독은 17일 오후 6시(한국시간) 애들레이드 하인드마시스타디움 에서 벌어지는 모로코와의 B조리그 2차전을 앞두고 굳은 결의로 ‘필승전략 ’을 마련,8강 진출의 승부수를 던진다.
허 감독이 축구인생을 걸 정도로 이 경기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은 국민의 염원인 올림픽 8강 진출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스페인전 졸전에 대한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도 반드시 대승의 전과가 필요하기 때문.또한 그동안 선수들 과 함께 흘려온 무수한 땀방울이 졸전 한 경기로 묻혀버리는 것을 스스로 용 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허 감독은 경기 전날인 16일까지도 스페인전에 대한 아쉬움이 가시지 않는 듯 “경기 초반 20분만 버텨줬으면 우리의 경기를 풀어갈 수도 있었는데 너 무 빨리 골을 허용하는 바람에 리듬을 잃었다”는 말을 되뇌곤 했다.허 감독 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15일 밤 모로코와 칠레의 경기장면을 면밀히 분석했 으며 16일에는 선수들과 같이 비디오를 보면서 구체적인 작전을 짰다.
수비기둥 홍명보의 낙마로 불안했던 스페인전과는 달리 모로코전을 앞두고 는 예전의 자신감을 회복했다.우선 이동국이 컨디션을 완전히 되찾았고 올림 픽대표팀의 중추인 좌우윙백 이영표와 박진섭이 정상 가동되기 때문.게다가 급작스러운 합류로 인한 컨디션 조절 실패로 홍명보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던 강철이 현지적응을 완전히 끝마쳤다.
한국이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는 데 비해 모로코는 경계대상이었던 와일드 카드 살라헤딘 엘바시르(28·데포르티보 라 코루냐)가 감독과의 불화로 귀국 한 데다 중앙수비수 츠루키도 칠레전 퇴장으로 결장하면서 심각한 전력누수 현상을 빚고 있는 것도 승리의 청신호다.
스페인전 패인을 면밀히 분석해 선수들과 대화를 많은 나눴던 허 감독은 선수들의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 같이 산책도 하고 농담을 주고받기도 하는 등 심리적인 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허 감독은 “스페인전을 마치고 는 소주 한잔이 간절했다.내가 그런 것처럼 그동안 고생한 선수들도 가슴이 아프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절대로 이대로 물러서지는 않겠다”며 결의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