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재발견 (유연한 생산시스템의 구축...스탠드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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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내용은 TPS의 최고 컨설턴트 중 한분인 반봉식 선생의 저서에 포함된 내용 중 일부입니다. '유연한 생산시스템의 구축' ....전략... 컨설턴트의 집은 대부분 호텔이다. 집에서 자는 날보다 이도시 저도시의 호텔에서 생활하는 날짜가 더 많기 때문에 집이란 표현이 더 어울린다고나 할까. 반면에 한달에 대 여섯번 방문(?)하는 자신의 집이 거꾸로 하숙집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본인이 방문하는 K시에는 그다지 좋은 호텔이 없었는데 주변에 공단이 조성된 덕분에 1급호텔이 문을 열었고 1년 전부터 그 호텔에 숙박하도록 E사가 배려해 주었다. 이 호텔은 아침 7시부터 조식이 시작된다. 외국인을 포함해 조식시간에는 4~5명이 식사를 한다. 어느 날 아침의 일이다. 7시에 내려가 미국식 아침을 주문했다. 파인쥬스, 달걀후라이, 베이컨, 토스트 등을 주문했다. 당시 식당에는 외국인 손님 2명과 내가 전부였다. 남자 종업원이 주문을 받아가고 얼마 안되어 여자 종업원이 쥬스를 가져왔는데 오렌지 쥬스였다. 주문한 쥬스가 아니라고 수정하여 다시 파인쥬스를 가져온 것은 좋으나 그 후 같은 시점에 주문한 다른 외국인 2명이 식사를 마칠때까지 식사는 나오지 않았다. 20분쯤을 기다리다 지쳐서 주문을 받아간 남자종업원을 불렀다. 왜 주문한 식사가 나오지 않느냐고... 남자종업원은 '아직 안 나왔습니까.'라고 반문하더니 주방으로 들락거리다 결국 30분이 훨씬 지난 시점에 내가 주문한 식사를 가지고 나왔다. 당시 식당에는 주방의 사람을 제외하더라도 계산담당 여직원까지 포함하여 3명의 종업원이 3명의 손님을 응대하고 있었음에도 이와 같은 공정불량(?)과 납기지연(?)이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러한 실수는 이 호텔의 경우만은 아니다. 본인이 투숙하는 다른 도시, 다른 호텔에서도 이런 실수를 종종 경험한 일이 있다. 그후 3개월이 지난 후 C시의 H사를 지도차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지도가 끝나고 저녁식사후 H사의 배려로 나와 동료컨설턴트, H사의 간부 등 6명이 스탠드바에 가서 맥주를 마시게 되었다. 맥주도 마시고 노래방기기로 노래도 부를 수 있는 곳이었다. 우리 일행이 도착했을 때 그 스탠드바에는 이미 두그룹의 손님 약 7명이 있었으니 손님은 우리를 포함해 모두 13명이었다. 이곳은 원형의 탁자 밖으로 24개의 의자가 놓여 있었다. 즉 최대 수용인원 24명인 셈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1명의 여자 종업원이 맥주, 안주 주문을 받아 내는가 하면 손님의 신청곡을 순서한번 틀리지 않고 선곡한 후 기계를 조작하고 해당 손님에게 마이크를 준비해 주고, 챔벌린으로 박자도 맞추고 다시 각 테이블의 손님 앞으로 와서 춤도 추고, 계산도 하는 등 한시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것이었다. 또한 손님이 요청하면 노래도 부른다. 나는 유심히 그 여종업원의 일하는 모습을 관찰하다가 H사의 담당임원에게 '이것이 바로 제가 누누히 강조한 1인 U라인의 모습이요'라고 말해 주었다. 그 임원도 '선생님, 저 아가씨의 움직임에는 낭비가 없네요. 그리고 다능공이구요.'라며 동의해 주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손님은 떠나고 또 새로운 그룹의 손님이 들어오곤 하면서 손님은 우리 일행을 포함해 18명쯤 되었다. 밤 10시경에 조금 나이든 아가씨가 들어와서 손님 접대를 거든다. 최초의 여종업원에게 누구냐 물으니 사장인데 옆집에서 갈비집도 운영하다가 이때쯤 되면 손님이 많은 시간이라 일을 도우러 오신다는 설명이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다시 한번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이제 이 스탠드바의 생산시스템을 살펴보면 1. 주문받기 2. 맥주 준비 및 테이블에 내어 놓기 3. 안주 주문받기 및 내어 놓기 4. 손님으로부터 노래 신청받기 5. 선곡 및 음향기기 조작 6. 손님 노래시 챔버린으로 장단맞추기 7. 테이블을 돌며 손님과 이야기 상대 되어주기 8. 손님 요청시 춤추기 9. 손님 요청시 노래부르기 10. 계산하기 (현금 또는 카드 받아 처리하기) 11. 손님 나갈때 문앞까지 가서 전송하기 12. 안주재고가 소진되면 안주 주문하기 특징을 분석해 보면 1. 맥주는 1일 판매분을 테이블 밑의 냉장고에 준비 (오후 5시까지) 2. 안주는 기본안주 10접시 정도 준비해 둠. 추가 주문시 테이블의 버튼을 눌러 안주만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아저씨에게 주문 보충함 3. 밤 10시경 ~ 12시까지 피크타임에 여사장이 한시적으로 지원. 이 때는 2인 U라인 4. 여분의 마이크, 챔벌린 등 준비 (최대 재고 3개씩) 5. 안주집과 발주와 동시에 배달하는 체제 구축 6. 특수안주 (낚지볶음) 주문시 주변에 주문, 배달받는 시스템 구축 7. 1인의 여종업원이 다능공화 되어 있음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스탠드바 나름대로의 훌륭한 생산, 판매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나는 여사장님과 얘기를 나누어 보았다. 어떻게 이런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느냐고. '처음에는 종업원 2~3명이 응대해도 항상 손님들의 불만이 많았어요. 다른 안주가 먼저 나왔다든가, 노래를 먼저 신청했는데 다른 사람이 먼저 한다든가. 매상도 줄고 욕도 먹고 종업원 급료는 많이 나가고... 고심끝에 이렇게 만들어 봤어요. 안주는 직접 만들지 않고 주문하기라든가, 종업원에게 월급은 높여줬지만 혼자서 다 해내니까 훨씬 이익이죠. 제가 식당일에 전념할 수 있어 좋기도 하구요. 10시경이 되어서 식당이 한가하면 제가 도우러 나오지요. 이렇게 바꾼후로 손님도 늘고 매상도 많이 늘었습니다. 이 여사장님의 대답속에 우리들이 연구하는 유연한 생산시스템의 핵심이 들어 있는 것이 아닐까. 전문대학 이상을 졸업한 종업원 3명과 요리사 2명, 합계 5명의 호텔 종업원들이 단지 3명의 손님을 응대하며 공정불량, 납기지연을 일으키는 경우와 스탠드바의 경우를 독자 여러분은 깊이 분석해 보시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