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피오르드 절경 창원 무학산과 마산만

[民草 農溪 鄭奉永]

사람은 살면서 일생동안 여러 곳을 옮겨 살게된다. 지난 세월로 창원통합시의 현 마산회원구 합성동에 10여 년(1985~1994) 간 살았다. 지금으로 부터 28년 전인 1988년 5월 무학산(761m) 가족등산의 사진이 앨범에 들어있어 추억으로 옛날을 회상하며 글을 올린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진해서 5년, 창원서 11년 살고, 현재는 김해 장유에 12년 째 살고 있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고, 인근의 마산 무학산에는 자주 오르지 못했다.

1988년 5월의 가족등산 이후로 직장동료들과 마산약사회 몇몇분과 내서읍 중리삼거리(한주아파트)에서 서원곡 쪽으로 종주, 두류회 부부계의 친목 서원곡 출발의 정상 등정, 창원A산악회의 만날재고개 코스 등정, 대한산악연맹 경남지회 주최의 마산여중교 출발 등정, 초등동창회의 무학산 중턱 등정 등, 총 6회에 불과하다.

도시 근교등산은 가까운 인근의 산을 선호하기에 김해 장유에 살다보니 굴암산(662m), 화산(일명 팔판산, 799m)을 수시로 오르게 되고, 창원권에 살아도 이상하게 마산 무학산 쪽은 지척에 있음에도 자주 오르지 못했다.

28년 전 무학산 가족등산 앨범을 오랫만에 열어보다가 불현듯이 무학산을 재차 올라야 하겠다는 생각이 났다. 6회차 등산을 한 적이 있고 주변의 지리를 잘 알기에 산의 주요 등산 코스는 밝은 편이다.

다음날인 7.31(일) 날씨가 좋기에 과일과 빵 식수 등 먹을 것을 단단히 준비하고서 오전 8시 장유를 출발, 불모산터널~마창대교~가포~경남대 앞 댓거리 월영대~무학산 입구인 서원곡에 도착했다.

월영대를 먼저 찾은 것은 무학산 아래의 고운, 해운, 문창후 최치원의 사적을 탐방하기 위한 것이었다. 댓거리 월영대 옆에서 증조부, 조부, 부 이후로 3대, 자기의 아들, 손자 2대 합 5대 째 살고 있다는 김해김씨되는 김은도(金恩道, 71)씨를 우연히 조우하여 월영대에 대하여 오래된 얘기를 청취 할 수 있었다.

김은도씨의 유소년기의 댓거리는 10여 가구에 불과한 마을로 월영탁주 도가가 있었고, 진주의 해인대학이 1956년 4월 마산의 마산대학(전, 경남대학)이 되어 오기 전에는 월영동 댓거리 마산대학 자리에는 철도결핵요양소(병원)가 있었다 한다.

김은도씨가 전하는 말에 의하면, 어릴적 조모에게 들은 얘기로는 월영대 바로 앞에는 바닷물이 들어오는 갯벌 갈대밭이 있었고, 주변에는 샘이 좋아 연못과 연밭도 있었다고 한다. 무학산 산록 바닷가 저지대인 댓거리에는 몽고정처럼 지하수 샘물이 좋았다고 한다. 마산에 물이 좋았다는 말은 무학산 아래 촌락의 우물이 좋았다는 말이다.

현재 월영대를 둘러보니 뒤에는 70여 평 남짓의 좁은 공터 정원만 있을 뿐, 창원시에서도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없는지 주변의 환경 정화사업은 방치 수준으로 미흡 소홀했다. 주변 사유지를 매입해서라도 창원 신도시의 주거지 공원처럼 한 2천여 평은 되어야 한다고 본다.

서원곡으로 이동했다. 공용주차장에는 차량이 꽉 차서 주차공간이 없어 약수장가든에 양해를 구한 후, 마당 귀퉁이에 소정의 주차료를 선불로 주고 무학산 등정을 시작했다.

코스는 서원곡~고운대 아래 전망 정자~고운대(일명, 학봉)~애국지사 주기철 목사 십자바위~암반약수터~ 피난동굴~무학폭포~걱정바위(일명, 자살바위)~서마지기 번데기~무학산 정상(761m)~시루봉~내서읍 감천리(골)이다.

마침 고운대 아래 정자에서 쉬면서 여러 등산객과 대화하는 중에 무학산에 정통한 마산 거하는 요산요수 산악인 연안명씨 명덕한(明德翰, 58)씨와 대화를 나누며 무학폭포까지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십자바위와 피난동굴, 무학폭포까지 동행하며 친절하게 안내한 명덕한씨에 감사를 표한다.

최치원 선생이 올랐다는 고운대(일명, 학봉)에서 합포만을 내려보는 아름답고 시원한 조망은 무학산 최고의 전망대라 가히 말할 수 있다. 문창후 최치원는 이곳 고운대에서 두척산의 산세가 학이 날개를 펴며 돝섬으로 운무(雲舞)하는 지형지세라 하여 무학산이라 했다 한다. 돝섬이나 두산중공업이 있는 귀곡동에서 바라봐도 산의 모습은 마치 학이 날개짓을 하는 지형이다.

무학산(舞鶴山)이라는 지명은 신라 말, 고려 초부터 현지 합포인들이 예부터 속칭으로 불러온 토속명이다. 조선의 유학자들은 두척산(斗尺山)으로도 겸칭하여 부르기도 했다. 무학산의 북쪽 산록 계곡에는 두척동이란 지명이 아직도 존속되고 있다.

지리산도 불교 사찰의 일주문에는 방장산, 유학 유림에서는 두류산이라 겸칭하듯이 우리나라의 유명산의 대부분은 기슭의 동서남북 사는 사람들에 따라서 산의 지명이 여럿임을 알 수 있다.

암반약수터에서 계곡따라 약 70m 윗쪽으로 무학폭포에 도달하기 전에 피난동굴이 있는데, 자연동굴에 얼마간의 인공을 가한 동굴로 깊이는 약 15m 가량 되어 보였다. 조선시대 왜구의 출몰이나 일제강점기 징용, 징병을 피하기 위한 피난처 동굴이었다 한다. 지금은 무속인들의 소지품이 야적되어 있었다.

무학폭포는 길이가 30~40m 높이로 비스듬히 낙차하는데, 여름 우수기를 제외하고는 폭포수 수량이 가늘게 내려오는 폭포다. 주변에는 국조 단군성조를 숭배하는 배달사상 민족주의 신앙의 돌탑이 여럿 있었다.

정상을 향해 오르는 중에 걱정바위(일명 고민바위, 자살바위) 정자에서 마산만 전망을 보며 잠시 쉬기로 했다. 현재 마산에 살며 무학산에 수시로 오른다는 마산 현동리 묘촌 마을이 고향(친정)으로 선후배라는 박성실(여, 朴誠實, 59) 일행 3분을 만나 무학산에 대한 풍수지리를 들을 수 있었다.

석전동에서 밤밭고개로 지나는 산복도로를 만들면서 서원곡 아래 합포교 뒤쪽에 산을 연결하는 지맥(생명의 혈, 용맥, 혈맥)을 끊어 학의 부리(추산동 공원 산)를 다쳐서 그 후로 마산이 크게 발전하지 못하고 창원에 계속 밀리게(뒤지게)되었다는 속설이었다. 무학산에 오르는 등산객에 이구동성으로 널리 퍼진 풍수지리설이라 하여 흥미로웠다.

야생동물이 이동하는 생태통로(인공터널)를 만들어 흙을 덮어 원형의 복원으로 학의 부리를 이어주어야 마산이 융기 발전하게 된다는 말이었다. 여자 등산인에게 까지 이런 설이 퍼졌다면 무학산을 오르는 모든 산악인에게 회자되어 통용화된 얘기 꺼리(스토리)였다.

현재 여건으로 생태축 연결의 생태복원은 어렵겠지만 동식물 이동 생태통로(생태터널)은 앞으로 유념해야 할 건설 토목의 덕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풍수지리를 전해준 3인 여성분의 사진도 한 컷 했다. 요즘은 터널과 교량 공법이 최첨단 선진화 되어 건설 보상비가 적게 드는 산악 중턱 도로 건설을 많이 보게 된다.

서마지가 번데기에 도달하기 전과 서마지기에서 정상까지의 2곳에는 방부 데크목 365 계단으로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었다. 무학산 정상의 표지석도 새롭게 대형 자연석으로 교체되어 위용이 있어보여 기념 촬영을 했다

무학산 종주의 정점은 감천 쪽 시루바위다. 시루바위는 무학산의 독특한 명승지다. 40년 전인 1976년 5월 '약산회'(첨부 사진 2장 참고) 등산의 내서 중리 삼거리에서 무학산 종주시에 한 번 오른 후 이번이 2번째이다. 시루바위의 넓이는 300평이 족히 넘는다. 내려가기 전 우뚝 솟은 시루바위 봉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소나무가 너무 자라 가려서 엄두를 못내었다.

넓은 바위가 웬만한 타작 마당보다 크다. 무학산 서쪽면 줄기에 우뚝 솟아 있는 모양이 산 아래 내서읍 감천골에서 보면 떡시루 같다하여 시루봉이라 부른다. 시루봉 바위에 걸터 앉아 감천골 풍광을 조망하며 시상이라도 나올뻔도 한데, 서쪽 함안, 의령 방면의 하늘에서 검은 구름과 천둥 벼락이 치고 있어 급히 하산하기로 했다.

무학산의 서쪽 사면인 감천골은 1997년 창원A산악회에서 근교산 등정의 일환으로 감천 본동의 앞산인 상투봉(함주지의 이칭 ; 생동산:生童山, 704m)과 함안군 여항과의 접경인 광려산(720m), 마산 진동면과의 경계인 대산(726m )를 산행한 바가 있어 이곳 지리의 등산로 길은 혼자라도 훤한 편이다.

능선 줄기를 따라 하산 감천골 바닥에 거의 도달했을 무렵 30분 가량의 세찬 소나기를 만났다. 천둥 번개시에는 산의 주봉이나 능선은 낙뢰로 위험하기에 속히 하산한 것이다. 시루봉 마당바위에서 호젓하게 앉아 주변 산악과 골짜기의 풍광을 되새겨 볼 겨를이 없어 아쉬웠다.

오랫만에 무학산 종주를 통하여 마산만과 무학산 산록에 심취한 문창후 최치원 선생의 약 1천1백여 년 전(916년 경, 신라 효공왕 5년) 족적을 밟으며 그 시대로 되돌아가 무학산의 정기를 덤뿍 받을 수 있었다.

금수강산 우리나라의 남해안은 리아스식해안의 좁은 만으로는 대표적으로 전남의 강진만, 경남의 사천만과 마산만(일명 합포만)을 들 수 있다.

마산만은 협만(U자형 골짜기)으로 서쪽에는 무학산(760m), 대곡산(516m) 줄기가 병풍처럼 감싸고, 동쪽은 장복산(593m)의 앞산 줄기인 적현, 귀현, 귀곡, 귀산의 200~300여 m의 산이 둘러쳐져서 무학산의 고운대에 올라보면 마산만의 기막힌 경치에 감탄한다.

지금은 도시의 회백색 고층 건물이 들어차 신라 최치원 시대의 초가로 이루어진 평화스러운 촌락과 전원은 상상으로만 남아 있지만, 당시의 풍광은 최치원이 반하여 오래 머물기에 충분한 곳이었다.

그래서인지 마산권에는 최치원의 사적이 전국에서 가장 많다. 최치원의 친필로 전해지는 일필휘지 '청룡대 치원서(靑龍臺 致遠書)'란 각자(刻字)된 진해구의 청용대각석(靑龍臺刻石, 경상남도 기념물 제188호), 진해 강선대(鎭海 降仙臺, 현재 해군의 군사구역내에 위치), 마산합포구의 최치원이 직접 썼다는 월영대(月影臺)와 비석(경상남도 기념물 제125호), 돝섬(楮島)의 전설, 무학산 고운대(일명, 학봉), 문창제놀이의 전래 등이다.

최치원은 유교의 인 사상, 불교의 깨달음 문화, 도교의 신선 문화, 배달민족 전래의 천제문화인 선교를 아울러 높은 경지에 올랐던 인물이다. 유, 불, 도, 선을 섭렵했다면, 조선 후기에 들어온 기독교의 박애(범애, 사랑) 문화도 이미 포괄되었다고 보여진다.

이렇듯 최치원이 자연의 풍광과 인간(백성)의 풍속을 중히 여기며, 오래 머믄 합포만, 무학산 산록의 월영대와 고운대는 리아스식해안이면서도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노르웨이 자연의 대걸작 피오르드(피오르)와 닮은 꼴로 한국판의 유일한 '노르웨이 피오르드'라고 말 할 수 있다.

신라말기 세상을 떠돌던 문창후 최치원과 근대 시조 작가 이은상이 자연 풍광이 좋아 사랑했던 무학산에서 바라본 '한국판 피오르드 마산만'의 자연 경관은 통합 창원의 긍지와 자랑이라 할 수 있다.

창원의 요산요수 시민들이여~! 무학산에 올라 피오르드 합포만의 수려한 경치를 조망하며 비상하는 무학의 기를 듬뿍 보충함이 어떨런지요~?

탐방 종주 등산일 ; 2016.7.31(일)

[民草 農溪 鄭奉永]

28년 전 1988년은 가슴 벅찬 코레아 서울올림픽(9.17~10.2)이 열렸던 해입니다.

무학산 가족등산일은 1988년 5월로 장남 정범철(1976생, 현 41세)는 초등 5학년, 차남 정범해(1968생, 현 39세)는 초등 3학년 때의 무학산 등정 추억 기념사진입니다.

세월이 빠릅니다. 무학산 정상석(표지석)도 어느새 50cm 단비에서 거대 자연석비로 바뀌었습니다.

[民草 農溪 鄭奉永]

오전 9시 30분 경에 서원곡 약수장가든(대표 ; 최임순)에 주차를 시켜놓고 무학산을 등산한 사람이 오후 7시가 되도록 돌아오지 않자, "혹시 산행 중에 사고가 난 것이 아닌가 하여 119에 신고를 할까" 했다는 주인 여사의 말을 듣기도 했답니다.

서원곡~정상~시루바위~내서 감천골 하산 중 소나기와 시내버스를 석전동 경남은행 본점 앞에서 2번 갈아탄 데다, 서원곡에 도착해서는 미답의 한강 정구와 미수 허목의 관해정 사적지와 관해정 노거수 은행나무(수령 500년)를 답사하느라 시간을 더 지체했기 때문입니다.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안전을 챙기신 최임순님에 감사~!

[民草 農溪 鄭奉永]

다음은~?

김해 산수원애국회 박선현님의 2016.8.16(화) 카톡 댓글입니다.

☆☆☆

무학산은 저도 한번 가 본 산인것 같은데, 국립마산병원(결핵)은 가포 해수욕장 가는 데 있었는데, 하도 가 본지가 오래되어 아리송하네요.

올리신 글을 읽으니, 옛날 고고시절에 가포에 언니가 살고있어 자주 갔던 곳 같아 옛 추억이 새삼 떠오릅니다.

건강 한 모습 참으로 좋습니다~!

[民草 農溪 鄭奉永]

다음은~?

창원 창원A산악회의 김영만님의 2016.8.16(화) 카톡 댓글과 보내온 영지 사진입니다.

☆☆☆

무학산에 사람 심장 모양의 영약인 웬 영지가~?

발견을 축하합니다~!

[民草 農溪 鄭奉永]

시루봉 아래 감천 쪽에 영지가 여러 개(세어보니 8개)가 돋고 있었습니다.

1년생이지만 양지 바른 곳(따뜻한 곳)은 영지(일명, 불로초, 만년버섯)가 2~3년간 자란다니, 보호해 두었습니다.

대충의 장소는 알기에 훗날 시루바위 등산을 한 번 더 갈까합니다.

감사드립니다~!

[民草 農溪 鄭奉永]

김해 산수원애국회 박선현님의 댓글 중, 아리송하다는 의문에 대한~?

언니가 사셨다는 가포의 현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 486의 국립마산병원과 원주민 김은도씨(71)가 증언한 월영동 댓거리 마산대학(전신 경남대학교) 자리에 있다가 없어진 철도결핵요양소(병원)는 다릅니다.

민초도 원주민 김은도씨에게 듣고서 의아하여 수차례 되물어 확인했답니다.

일제강점기와 광복이후 철도는 증기기관차로 석탄을 연료로 했기에 폐질환자가 많아, 철도 기관사의 철도결핵요양소가 현 경남대 부지에 별도(양립)로 있다가 폐쇄되면서, 1946년 설립의 국립결핵요양소로 통합되거나 이전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民草 農溪 鄭奉永]

국립마산결핵요양소는

1970년 국립마산결핵병원 승격,

2002년 이후 현재는 국립마산병원으로 이름이 개칭되어 가포동에 위치합니다.

진주 해인대학이 마산 월영동 댓거리에 오기 전 그곳에 철도결핵요양소가 있었다는 증언은 처음으로 접하는 향토사입니다.

김해 산수원애국회(산악회의 이름임) 박선현님의 댓글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