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깜짝 이베트 처럼 갑자기 내려가는 것이 좋고, 무박으로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것이 잠자리로 서로가 불편하지 않아서 좋았다. 물론 그렇게 움직이려면 운전하는 남편이 고생이 많다. 보온병에 목련꽃차를 담아갔더니 내려가는 길 내내 뜨끈하게 마실 수 있어서 좋았다. 새벽에 출발해서 아침은 정안휴게소에서 가볍게 해결했다. 비가 오기 시작했다. 8시 30분쯤 삼례로 가서 토종닭을 두 마리 직접 잡아주는 곳에서 한 마리에 17,000원씩 주고 샀다. 한 마리는 백숙용, 한 마리는 도리탕용으로 손질했다. 남편은 몇 십년 만에 고향을 둘러보며 감회가 새로운 것 같았다. 전주 농협하나로마트에도 들려 도토리묵가루와 양파, 감자, 사과, 고등어. 방울토마토, 돌미나리 등을 사서 어머니댁에 들어갔다. 남편이 닭도리탕을 요리하고 나는 어머니랑 생강나무꽃과 가지를 섞어 차를 한 잔 마셨다. 목련꽃차도 2L짜리 한 병과 완도 미역도 한 봉지를 들고가서 드렸다.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모습에 우리도 마음이 흐뭇했다. 점심은 만석이 도려님이랑 넷이서 먹었다. 모처럼 먹는 닭도리탕을 입맛이 까다로운 만석이 도려님도 잘 드셔서 좋았다. 어머니는 정희아가씨에게 돈을 관리해달고 맡기셨는데 아가씨가 그 돈을 사사로이 써서 한바탕 하셨다고 한다. 그래도 그 딸이 어머니에게 제일 돈도 많이 썼고, 어머니 필요한 일을 다 해주던 딸인데 빨리 마음을 푸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