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글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다른 이의 글을 천천히 읽으면서 때로는 옅은 미소 짓고
가끔씩 필요를 떠올리며 잠시 호흡을 고르는 기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읽으면서 나도 빨리 올려야 하는데... 라는 조바심으로 이어졌지만
그런 마음은 누구에게도 유익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니 저 멀리로 가는 것 같습니다)
보통
저녁에 뿌리 채소를 조금 자르고 생식가루 담아 놓고, 아침에 도시락 마저 싸서 나갑니다.
지난 주에는 새벽 풍욕을 세 번 밖에 하지 않았습니다.
날씨가 따뜻해 졌다가 잠깐 추워지는 것에 되려 더 주저하게 되니
변명과 핑계가 다른 마음을 덮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주중에 목욕탕에 갔는데
본단식 때와 비교해서 몸무게가 1Kg 밖에 늘지 않았습니다.
몸무게가 적은 것에 놀랐다기 보다는 스스로 예상했던 것과 많이 다름에 놀랐습니다.
(2~3Kg는 생각했는데)
내 몸에 대한 민감함이 커져 있는 생채식 기간인데 이런 돌아봄의 간극은 뭘까... 질문해 봅니다.
식단은 큰 변화는 없습니다.
생곡식가루, 무우, 당근, 양파, 콩 삶은 것을 기본으로 넣고,
때에 따라 바다풀 무침, 고구마, 김치, 동치미 등을 먹습니다.
지난 주에는 우엉을 처음 먹었습니다. 기분 좋은 쌉쌀한 맛이 있습니다.
도라지는 소금물에 담궈 쓴 기운을 조금 빼고 조청에 버무렸는데,
이렇게만 만들면 너무 달달해서 생 마늘을 얇게 잘라서 넣었습니다.
젓가락 가는 것을 더디 만드는 효과가 있고, 생마늘을 맛있게 먹는 방법도 됩니다.
주말에는
두부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왼쪽은 메주콩 + 검은콩 두부, 오른쪽은 당근 두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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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콩 간 것, 메주콩 간 것, 당근 간 것) 과 (아빠 도와 두부 만들고 나온 결과물을 보고 좋아라 하는 아이)
염촛물과 집에 있던 나무 두부틀을 이용해서 만들었습니다.
검은콩+ 두부는 처음에 물을 너무 많이 부어서, 꽤 오래 끓이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먹기 딱 좋게 잘 나왔습니다.
당근 두부는 당근도 콩처럼 갈아서 그 물을 넣고, 일부는 다져서 넣었습니다.
아무래도, 응고 반응을 일으킬 단백질이 적어서인지
연두부 보다 조금 단단한 정도가 되었고, (응고가 잘 안되는 마음에) 염촛물을 많이 넣어서인지
약간 짜게 되었습니다.
다음에 할 때에는 갈아서 즙을 넣기 보다는 다져 넣어 알알이 박힌 두부를 만드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아래 내용은 두부에 관해 이전 부터 알고 있던 지식과 이번에 찾은 자료를 토대로 함께 정리했습니다.
콩의 단백질은 산성 물질과 반응하여 변성응고합니다.
(단백질의 성질에 따라 일정 pH 이하가 되면 반응 시작하는데, 이 때의 산성도를 등전점이라고 한답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던 간수 대신 요즈음은 조제해수염화마그네슘이나 황산칼슘을 많이 이용하는데
한살림 두부에는 전에는 이 두 가지가 모두 들어갔는데 2012년 부터는 조제해수염화마그네슘만 들어 갑니다.
(그밖에도 염화칼슘, 글루콘 등도 있는데 한살림 연두부, 순두부에는 글루콘이 들어가네요)
(글루콘은 글루코노델타락톤의 줄임말로 서양에서 보통 치즈나 유제품을 만들 때 쓰던 것이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는 글로콘산을 분말로 만든 것을 넣으면, 다른 응고제보다 고루 잘 섞인다고 합니다)
제간 만든 염촛물에 들어간 식초는 한살림 감식초, 소금은 한살림 볶은소금 입니다.
감식초의 산도는 pH 4 정도이고, 일반 양조 식초도 3~4pH라고 합니다.
(한살림 토마토 식초는 pH 6 정도라고 하니, 이것을 쓰면 응고가 잘 안될 것 같습니다)
=2
천연이든, 화학적 합성 물질이든 해당하는 양이온이 반응하는 것은 같습니다. (Mg+2나, Ca+2)
그러면 나머지(염, 황 등)는 두부를 짤 때 빠져 나오기도 하고 일부는 두부에 고착되어
짠 맛, 쓴 맛, 신 맛 등을 냅니다.
문제는 미처 반응하지 않은 음이온이 몸에 들어올 때 인 것 같습니다.
몸 속에 있다가 어떤 단백질을 만나게 되어 적당한 온도와 조건이 맞으면 반응을 일으키고 응고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생각에는 이런 면에서 상대적으로 응고 반응이 빠른 간수나 염화마그네슘 보다는,
반응 속도가 느리고(그래서 두부 굳기가 단단하지 않은) 황산마그네슘이나 염촛물이 더 낫지 않을까 했는데
다른 자료를 보니 황산칼슘이 과다하게 들어간 두부는 더 이상 단단해 지지 않고 있다가
다시 열을 가하면 응고 반응이 다시 일어나서 딱딱하게 된다고 합니다.
(찌개나 국에 두부를 넣어서 몇 번 데우니까 두부가 단단해졌던 경험들은 있으실 것 같습니다.
아마 이 요인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어떤 자료에는 그래서 염화마그네슘이 과투입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공정 조건을 잡는데 어렵다고 나와 있습니다.
결국, 염화마그네슘(또는 천연 염화마그네슘 이라고 하는 조제해수염화마그네슘)이 들어간 자체만 가지고는
몸에 좋고 나쁨을 판단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같은 이유에서 대규모 두부 공장에서 염촛물을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직접 만들어 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염촛물 넣고 끓이고 식히고 하는데 시간이 제법 듭니다.
(즉, 생산성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 이러한 화학 반응에는 빠져 있지만, 미네랄과 각종 미량 원소들에 대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화학적으로 조제한 천연간수는 양이온과 음이온 두 가지 성분만 있습니다.
염촛물에 있는 다른 좋은 성분들이 실제로는 다 빠져 나갈 지, 아니면 두부에 일부 남을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내심, 남아 있어서 우리 몸에 더 이로우면 좋겠지만
그저 기대 뿐인것인지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해볼 뿐 입니다.
마지막으로, 푸성귀효소를 이용해서도 두부를 만들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푸성귀 효소의 산성도(잘 발효되면 pH 3~4라고 하니, 식초와 비슷합니다)의 작용도 있지만
요구르트에 들어가는 유산균 발효와 같은 원리도 작용한다고 합니다.
오! 그래? 하면서 푸성귀효소만 넣어서 만들어 볼까도 생각했지만
다 빠져 나가면 너무 아까운데 라는 마음에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다음에 두부 만들게 될 때에는, 이 부분도 조금 더 알아보고 싶습니다.
만드는 방법은 같은데 염촛물 대신에 넣기만 하는 것인지, 다른 방법(요구르트 발효 같은)을 써야 하는 것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