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뭐 이런저런 거 하면서 잘 살고 있어요(...) ...랄까 기억이나 할지 뭐 잘 모르겠지만. 젊어서 그런지 빠른(?) 빅뱅 카페에서 팬북 참가 하게 되서 열심히 원고 달리고 있스무니다. 기실 카페팬북 건은 여기가 더 오래됐으니까 여기서 더 오갔을거라고 생각하는데, 인생은 역시 활동력(?). 어린 것들 이뻐하는 와중에도 신화는 열심히 챙기고 있을..까? 쨌든, 지금 yes24에서 카트에 윈터 넣으면서 "....." 모드입니다. 8집 japanese 버전이 트랙에 많네(....) 하기사, 빅뱅 정규 1집도 싱글에 실렸던 곡이 절반은 되니까 뭐 쌤쌤으로 치고, 안 살 수는 없는 노릇 이니 노예심정으로 구매버튼 클릭.
사실 저기서 원고 달리고 있다고 썼지만 오지게 안 써져서 지금 나뒹굴고요... 사실 그 원고 스토리 원래 릭디로 짰던 건데 너~무 맘에 들어서 써먹을려고 바꿨다지요. 그 릭디 쓸때조차도 맘에 들게 쓸려고 몇번이나 고쳤던 건데.(결국 쓰진 못하고~)
맨 처음 프로토타입 그 스토리는 스스로도 Bump!!!!!!!! 해버릴만큼 쪽팔려 죽어요. 존내 간지럽(..) 어차피 써먹을 일도 없을테니 대략 올리고 가봅니.
(본인은 읽지도 못하는 스토리.. 전개 어색하구요 아~ 안봐안봐안봐안봐... 에픽하이 4집이나 들으러 가야지)
폭우가 몹시도 퍼붓던 날이었다.
아침부터 눅눅히 젖어들어오는 집안의 공기에, 집 밖으로 나갈 엄두도 못하고 아침부터 맥주를 마셨다. 새벽바람부터 아스라히 젖어들던 공기 때문에 잠을 설친데다 악몽까지 꾼 탓이다. 머릿속이 진탕이 되어 흐트러진 채 널브러졌다.
창문 너머로 번져나는 빗방울 소리들에 커튼을 쳐버린 정혁은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머릿속을 침몰해 들어오는 기억 때문에, 숨통을 조여오는 희고 가느다란 손가락의 차가운 느낌까지 소름끼치게 생생히 심장을 두드렸다. 악몽과 가위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꿈을 꾸는 일이 최근 잦아졌다. 머릿속을 마구 헤집어 들어오는 기억에, 정혁은 다시 머리를 흔들었다.
악몽처럼 쏟아지는 파도를 뚫는다. 그것을 즐기는 서퍼처럼. 결코 즐기는 일은 없겠지만.
맥주 캔을 구겨 버리고, 겨우 연 냉장고에는 묵은 김치의 쿰쿰한 냄새만이 잔뜩 배어 있었다. 술안주용으로 사다놓은 소시지까지도 어제 밥반찬으로 끝내버렸던 것을 겨우 기억해내고 나서야, 창문과 겉옷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지독히도 퍼붓는 폭우는 좀처럼 그칠 기색이 없었다. 뱃속에서 따끔따끔히 올라오는 공복은 자꾸만 판단력을 쥐고 흔들었다.
결국은, 욕구가 승리했다고 해야하나.
슈퍼까지의 거리를 가늠하고, 재빨리 간단한 식료품과-하지만 내일도 비가 내린다면 내일 몫까지도-일용품만을 사들고 달려올 것이라고 대충 결심해놓고 보니 나름대로 마음도 놓였다. 모자가 달린 옷을 걸치고, 지갑을 쑤셔넣고 후우후우. 숨을 고르고나서 겨우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후두두두둑, 지친 기색도 없이 연속적으로 뻗는 빗소리가 벌써부터 질리게 했다.
지갑을 꽉 움켜쥐고 큼직한 우산을 꺼내 쓴다. 하얗게 스미는 한기에 질척한 눅눅함에 짜증이 솟구쳐 올랐다. 양말까지 챙겨신고 운동화를 신고, 비가 두려운마냥 앞에서 한참이나 고민을 하고나서야 겨우 턱, 내딛는 발걸음에는 쫘아아악 달라붙는 빗방울들이 일으킨 소름이 달라붙어 있었다.
"...후아, 후아.."
미치겠네.
빗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너무 짜증이 나버렸다. 이거야, 기피 수준이 아니라 공포증이잖아. 폭우 공포증.
혹시, 혹시, 내일도 비가 오면 어쩔까 하는 불안감으로 가득 쥐어든 봉투는 묵직하게 팔을 짓눌러 왔다. 차닥차닥 뛸 때마다 튀기는 빗방울들이 다리에 감길 때마다, 끈적해지는 눅눅한 습기에 정혁은 욕지기를 내뱉었다. 그나마도 폭우 소리에 휩싸여 들리지 않는, 소음 속의 적막.
빗발치듯이 쏟아지는 소리는 청각을 짓누르고, 팔을 짓누르는 봉투의 무게는 다리를 짓눌러 온다. 발걸음이 느려진다. 하얗게 피어오르는 숨을 보며 비척비척 걷던 정혁은 발걸음을 멈췄다. 제 욕설도 들리지 않을만큼 흐드러지게 쏟아지는 빗속에서, 스며든 이질감을 들었다. 가냘프고, 가냘픈 울음소리를 들었다. 처음엔 착각인가 싶었지만, 쏟아지는 빗속에서 놀랍도록 선명히 들리는 그 소리는 정혁의 발걸음을 이끌었다.
무언가, 그리운 듯한-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연한 형광빛으로 빛나는 노란 우산과, 작게 웅크려 주저앉은 작은 몸은 자그마한 상자를 끌어안고 있었다. 제 체온으로 녹이려는 것처럼, 하얀 숨을 뿜어 올려내며 동그랗게 깜빡이는 눈동자 네 개가 정혁을 직시했다.
둘 다 까만 눈동자. 새까맣고, 새까만 눈동자였다.
앳된 순진함이 가득 어린, 가르랑이는 아기 고양이와 고양이처럼 크고 둥근 눈을 가진 꼬마아이의 애티 어린 시선과 마주치는 순간,
아주, 아주 조금이지만ㅡ 시간이 멈추는 느낌을, 처음으로. 느꼈다.
"아기 고양이 주워본 적 있어요?"
"인터넷 보고.. 어떻게 해보지 뭐. 회사 다니는 건 아니니까..."
"흐응-"
폭우 속에서 한참이나 대화를 나눴다. 조곤조곤 감싸오는 아이의 목소리는 어쩐지 올라오는 따뜻한 온기 같아서, 한참이나 폭우 속에 서 있어도 전혀 무섭지 않았다. 이상한 느낌이다. 말없이 생긋 웃고 있는 아이의 눈을 보노라면, 어딘가 아련한 기분- 무엇인가를 잃어버렸다가, 다시 되찾은 듯한. 또는 데자뷰 같은- 이 빗속의 이런 모습을, 한참이나 알고 있었으면서도 잊고 있었던 듯한 아스라한 느낌이 치밀어 올랐다.
품 안에 끌어안겨 있는 작은 상자 안의 가르랑거림이, 이따금씩 울리는 아이의 투명한 미성과 어울려 딸랑이며 일렁인다.
"예뻐해줄거예요, 그 애?"
"...응, 그래야지. 일단 키우기로 한 이상.."
"예쁘죠?"
"..응."
"사랑스럽죠?"
"응."
"나는요?"
"응...?"
앵두같이 고운 입술선이, 가벼운 호선을 그리며 휘어져 있었다.
"나도 데려가 줄래요?"
여름날의 열기를 씻어내버리던 폭우의 그 날, 그 아이는 그렇게 웃었다.
"뭐든 잘먹어요. 잡식성이구요. 우유만 주면 안되겠지만."
"..그..그래?"
"이름은...선호요. 성은 없어요."
작게 가르랑이는 고양이. 그리고 소년. 작은 젖병에 탄 분유를 꼴깍이는 그 어린 고양이를 안고 젖을 먹이던 소년이 함빡 웃었다.
여리고 고운 피부의 가는 팔이 안고 있는 작은 가르랑거림이, 삭막하고 넓기만 했던 거실을 따뜻하게 적시는 느낌이었다. 비누방울 넘치는 보드라운 세계처럼 환히 어우러지는 거실에 앉아, 어쩐지 낯선 기분으로 TV를 보았다. 이상한 일이다. 언제나처럼 삭막하게 중얼거리는 TV 앞에 앉아, 사랑스러움으로 충만한 존재를 보는 기분이란.
"형 이름은 안 말해줘요?"
도닥도닥 잠까지 재워놓은 고양이를 쿠션 위에 올린 채, 빈 젖병을 들고 부엌으로 따라오던 선호가 물었다. 식료품 봉지 사이로 얼굴을 묻고 있던 정혁은 크흠크흠 몇 차례 헛기침을 했다. 하얗고 부드러워 보이는 손이 젖병을 씻는 것을 보면서, 습관적으로 담배를 물려다 아차. 대답을 재촉하지도 않고, 온곤하게 기다리며 바라보고 있는 선호의 얼굴에 입술을 몇 차례 씹고 중요한 것이라도 되는 양 거듭거듭 대답해 주었다.
"문정혁이야. 정혁. 문정혁."
확실히 기억해두라는 듯이.
"형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에요?"
"어? 뭐, 그렇지. 넌 안그래?"
"전 엄마가 지어주셨거든요."
그리고 함빡. 그러나, 어쩐지 서글퍼 보이는 웃음이라, 정혁은 더 물어보는 것을 그만뒀다. 물기어린 젖병을 탈탈 흔들고 찬장 위에 걸쳐두는 것을 보면서, 부엌 창문 너머로 쏟아지는 폭우를 멀거니 바라본다. 어쩐지 푸근해진 기분으로 앉아있다가, 발밑에 닿는 부드러운 감촉에 눈을 내렸다. 고양이처럼 웅크려앉은 선호의 눈망울과 부드럽게 마주치면서 두근이는 심장. 눈에서 눈으로, 눈에서 머릿속으로, 머릿속에서 마음으로. 천천히, 부드러운 샘물이 떨어져 채우는 느낌. 정혁은 절로 손을 뻗어 허리를 끌어안고 무릎에 앉혔다. 보드라운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엄마는 어디 계셔?"
"..죽었어요."
"...아빠는?"
"..살아있지만.. 절 몰라요."
더듬거리지만, 어딘가 차분한 목소리. 풋내가 서린 어린 목소리에서, 체념한 듯한 엷은 안온함이 느껴졌다. 심장 끝에서부터 저릿하게 올라오는 가엾음에 보드라운 머리카락을 몇 번 토닥여주고 품 안에 꼭 끌어안았다. 꼬물꼬물 품 안으로 기어들어오는 품이, 애정에 목말라있는 작은 병아리같아 다시금 저릿저릿해진다. 선호가 고개를 파묻고 있는 가슴이 찌르르하게 울려와 고만고만하게 두근거렸다. 안온하게 숨쉬고 있는 심장을 찾는 듯 가슴 안자락에서 간질간질하는 머리카락에서는 아기냄새가 났다. 젖냄새같은, 보드랍고 달콤한 냄새가.
첫댓글 저 바보고양이인데.. 기억하시려나? 저번에 키키안과 함께 만났던.. 그나저나 무려 빅뱅 팬북입니까. 커플링이 뭐예요? 사실.. 저도 요즘 빅뱅을 좀 예뻐라하고 있거든요..;; 신화에 대한 애정은 변함없는데 비어져있는 공간에 빅뱅이 덜컥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신화는 정말 FAN이라면, 빅뱅은, 막내가 저랑 동갑인, 제 또래인 이 그룹은 FAN+남자랄까요.. 큼큼.;;
탑토리입니다. 맏형+막내 라인. 얼추 보면 릭디랑 제일 닮았으려나 싶지요. 전 아주 녹아 삽니다 빅뱅. 이쁘죠...
이노무 자식!!!!!!!!!!!!! 도대체 얼마만에 리릭에 얼굴을 비춘게냐!! 그나마 블로그롤 해서 눈팅이라고 할 수 있길 망정이지 아니였음 정말 죽은 줄 알았잖아. 그리고 저런 소설 좋구나..큼큼. 덜컥;; 날 낚는 소리가 들린다. 안되 이번에도 낚일 순 없어!! 따지고 보면 내가 릭디에 빠진 건 당신 책임이잖아!!(버럭)
네 소설 속의 앤디를 볼때면 .. 앤디가 한층 더 정화된 느낌이야ㅠㅠㅠ 아, 오랜만이야 이 느낌.. 네소설 속의 앤디, 정말 반갑다ㅠㅠㅠ(물론 너도 반갑지만 자주 얼굴을 안보여주니 네녀석 궁둥이를 맴매해주고 싶은 기분이 더 강하군<-)
저도 같이 맴매해요~ㅋㅋ 나타 저녀석은 맴매를 맞아도 싸요..흥흥. 써준다는 달달한 릭디소설도 안써주고~(야)
엄청엄청엄청 오랜만에 뵈는 거 같아요 ; 빅뱅 팬북 참여하고 계시군요-. 은근히 눈길가는 그룹이죠, 빅뱅. 막내분이 저보다 한살 많으시긴 하십니다만 뭔가 아들보는 기분으로 보고 있...() 대성군 웃는게 너무 좋아요
빅뱅. 그저 사랑스러울뿐..... 오펜님. 반갑습니다. 여전하신 글실력.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