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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트럭의 천국이라 불리는 미국. 픽업트럭은 미국에서 발전한 자동차의 형태로, 머슬카와 함께 미국 자동차 문화를 대표하는 차종이다. 본래는 짐칸의 덮개가 없는 소형의 트럭을 지칭하는 표현이었으나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세그먼트로서 진화해 왔다.
그 중에서도 포드자동차(이하 포드)의 ‘F-시리즈’ 픽업트럭은 미국 픽업트럭 시장에서 40년 넘게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제조사인 포드가 자사 매출의 절반이 F-시리즈 픽업트럭에서 나온다고 공언할 정도다. 또한 현재 수요가 조금씩 늘고 있는 국내의 수입 픽업트럭 시장에서도 가장 각광받고 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포드 F-시리즈 픽업트럭은 풀사이즈 모델인 F-150과 헤비듀티급 모델인 F-250, F-350, F-450 등으로 구성된다. 헤비듀티급 모델은 ‘슈퍼듀티(Super Duty)’라는 별칭으로 구분한다. 헤비듀티 픽업트럭은 풀사이즈 픽업트럭 보다 윗급에 위치하는 차종으로, 풀사이즈급보다 더 강력한 견인력을 자랑한다. 캠프야에서는 광활한 미 대륙을 누비는 정통 미국식 헤비듀티급 픽업트럭, F-350 슈퍼듀티 XLT 모델을 경험했다. 시승한 F-350 슈퍼듀티는 8피트 적재함과 사륜구동(4X4), 그리고 복륜 차축이 적용된 모델이다.
압도적인 덩치
F-350 슈퍼듀티는 외관만으로도 보는 이를 주눅 들게 만든다. 풀사이즈급의 F-150만 해도 그 크기에 압도될 지경인데 슈퍼듀티의 덩치는 그 F-150마저 작아 보이게 만든다. 특히 시승한 F-350 슈퍼듀티 XLT는 8피트 적재함 + 롱 휠베이스 사양으로 길이만 약 6,761mm, 차폭은 약 2,438mm, 높이는 약 2,057mm, 휠베이스는 약 4,470mm에 달한다.
시승한 F-350 슈퍼듀티는 복륜(Dual Rear Wheel, DRW) 사양으로, 뒷바퀴가 바깥으로 불쑥 튀어 나와 있다. 그리고 이를 덮기 위해 적재함 측면의 휀더도 덩달아 튀어 나와 있어, 가뜩이나 큰 덩치를 더 커보이게 만든다. 번쩍 들어 올려진 차체 때문에 타이어와 휠 아치 사이는 사람의 머리도 들어갈 수 있을 만큼 크게 벌어져 있다. 최저지상고는 약 198mm에 달한다.
F-350 슈퍼듀티의 얼굴은 지금의 F-150과 유사한 `ㄷ`자형 헤드램프와 그 사이를 연결하는 굵직한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라디에이터 그릴 바로 위의 보닛 끝 부분에는 차명인 슈퍼듀티가 음각되어 있다. 그리고 두 줄의 굵직한 크롬 라인의 중앙에 거대한 포드 엠블럼을 붙여 두었다. 포드 엠블럼 하단에는 전방용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등화는 대부분 LED로 이루어져 있다.
광활한 실내공간과 적재공간
거대한 덩치에 걸맞게 실내 역시 광활하다. 일반적인 승용차나 SUV에서 느낄 수 있는 공간감과는 차원이 다르다. 앞좌석과 뒷좌석을 가리지 않는, 통상의 SUV와는 차원이 다른 거주성을 만끽할 수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거리부터 일반적인 차들과는 다르다. 대시보드 둘레의 디자인은 과거에 비해 한층 세련된 감각을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잘 정돈된 작업실 같은 분위기를 낸다.
슈퍼듀티의 앞좌석 플로어콘솔에는 무려 4구의 컵홀더가 존재한다. 정확히는 2개의 컵홀더와 함께, 컵홀터 형상의 슬라이딩 커버를 이용하여 운전석 측의 수납공간을 컵홀더로 변신시키는 형태다. 하나하나 거대한 사이즈 덕에 패스트푸드점의 대형 음료 용기나 커피전문점의 대용량 커피 4잔도 문제 없다. 이렇게 거대한 컵홀더를 구비할 수 있게 된 데에는 차 자체의 거대한 폭, 그리고 스티어링 컬럼에 장착된 변속레버 덕분이다.
이 외에도 F-350 슈퍼듀티에는 다양한 수납공간이 존재한다. 또한 적재함은 길이가 약 2,491mm, 폭이 약 1,699mm에 달하여 약 2,223리터에 달하는 용량을 지니고 있다. 대형의 적재함 덕분에 테일게이트를 닫은 상태에서도 오프로드용 모터사이클이나 ATV(4륜오토바이)등도 거뜬히 실을 수 있다.
V8 엔진의 추진력
시승한 F-350 슈퍼듀티는 배기량 6.2리터의 포드 V8 SOHC엔진을 사용한다. 이 엔진은 포드의 보스(Boss) 계열 엔진으로, 포드의 고성능 픽업트럭인 F-150 SVT 랩터(RAPTOR)에 적용되는 것과 같은 계열의 엔진이다. 이중의 가변 캠 타이밍 기구를 갖춘 이 엔진은 385마력/5,750rpm의 최고출력과 59.4kg.m/3,8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포드의 토크시프트(TorqShift)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구동계는 후륜구동을 기반으로 저속 트랜스퍼케이스가 포함된 선택식 사륜구동계가 갖춰져 있다.
F-350 슈퍼듀티에 올라, 시동을 거는 순간, V8 엔진의 분출하는 묵직한 소음이 터져 나온다. 물론 그렇다고 실내 전체가 소음에 잡아 먹히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V8 엔진의 맥동은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을 정도다. 물론 일상적인 운전 환경에서는 충분한 정숙성을 제공한다.
승차감은 일반적인 승용차나 SUV와는 다르다. 승용형 SUV의 야들야들한 승차감과는 다른, 묵직하고 단단한 느낌이 강하다. 차를 운전하면 할수록 승용차라기보다는 상용차의 느낌에 조금 더 가깝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런데 국내의 캡오버형 상용차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캐빈이 휠베이스 내측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훨씬 안정감 있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다소 거친 맛은 있을지언정, 손끝과 허리로는 안정감을 느끼며 달릴 수 있다. 제법 단단한 느낌을 주는 후륜 서스펜션 설정은 트럭으로서의 쓰임새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가속 페달을 힘껏 밟기 시작하면 V8 엔진이 세차게 으르렁거리며 공차중량만 약 3,673kg에 달하는 육중한 몸이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대배기량 V8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막강한 토크 덕분에 거대한 덩치에서는 믿겨지지 않는 힘차고 정력적인 가속을 보여준다. 스로틀 응답성이나 변속기의 체결감 모두 느슨하기 짝이 없지만 막상 엔진이 힘을 쓰기 시작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회전수가 치솟아 오르며 강력한 추진력을 내어준다. 회전수가 오를수록 격정적으로 울부짖는 포드 V8 엔진의 음색도 일품.
회전구간에서는 조금은 몸을 사려야 한다. 워낙 크고, 무겁고, 높기 때문에 일반적인 SUV처럼 몰아 붙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 차의 전반적인 주행 감각은 승용 SUV가 아닌, 상용 화물차에 훨씬 더 가깝다. 또한 휠베이스를 비롯한 구조적 특성 상 최소 회전반경이 크기 때문에 일상적인 운행 환경에서도 U턴이나 회전 구간에서는 승용차를 운전할 때 보다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견인이 본업
서두에서 언급하였듯이, 포드 F-350 슈퍼듀티는 미국식 픽업트럭 중에서도 헤비듀티급 픽업트럭이다. 헤비듀티급 픽업트럭은 우리나라의 중형 상용차와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며 풀사이즈 픽업트럭을 한참 상회하는 적재중량과 무지막지한 견인중량을 자랑한다. 헤비듀티 픽업트럭은 대체로 2,500~3,500lb(약 1,133~1,587kg)의 적재중량을 가지며, 이 급에서부터 뒷바퀴를 복륜으로 선택할 수 있다. 헤비듀티급 픽업트럭은 북미 대륙의 산업현장을 누비는 전천후 일꾼이다. 풀사이즈와는 격을 달리하는 견인력 덕분에 일반적으로는 상용으로 많이 사용되지만 승용 용도로도 적지 않은 숫자가 사용된다.
포드 F-350 슈퍼듀티는 트럭이라고 하기에는 우리의 기준에서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특히 그 무지막지한 덩치에 비해 3,500파운드(약 1,587.5kg)에 불과한 적재중량은 화물 운송을 중시하는 트럭으로서 심각하게 부족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견인력을 논하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180도 달라진다. 미국식 픽업트럭은 차량 자체의 적재중량보다 ‘견인’에 중점을 둔 차종이기 때문이다. 이는 소형 상용차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미국 시장의 환경에서 기인한다. 픽업트럭은 일반적인 캡 오버 형태의 상용 트럭에 비해 차량 자체의 적재량은 매우 적지만 높은 견인중량으로 적은 적재량을 상쇄한다.
특히 F-350 슈퍼듀티와 같은 헤비듀티급 픽업 트럭은 사양에 따라 10톤에 가까운 화물을 견인할 수 있고 강력한 사륜구동계로 무장하여 온갖 지형에 대응할 수 있다. 따라서 혹독한 북미 대륙의 각종 산업 현장에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견인력을 중시하는 성향 덕분에 가정용으로는 트레일러부터 요트에 이르는 온갖 종류의 레저용 장비들을 견인할 수 있는 만능 일꾼이 된다.
우리 캠핑에서 만난 F-350 슈퍼듀티는 크루캡 사양에 6.2리터 V8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사륜구동 시스템과 복륜 뒷바퀴까지 적용된 모델로, 최대 견인중량은 12,100파운드(약 5,488kg)에 달한다. 이는 기본 사양인 3.73의 종감속비가 적용되었을 때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옵션으로 마련되는 종감속비 4.30의 리어 액슬을 선택하면 견인중량은 15,600파운드(약 7,076kg)까지 늘어난다. 시승한 차량만으로도 고중량으로 유명한 미국제 카라반들 대부분을 견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30피트 내외의 크루즈 보트도 견인할 수 있다.
현재의 F-350 슈퍼듀티는 지난 2016년 하반기에 공개되었다. 그리고 세대 교체와 함께 기본적으로 든든했던 하드웨어는 더욱 강력해졌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차체의 뼈대를 이루는 ‘프레임’이다. 13세대 F-350 슈퍼듀티의 프레임은 박스형 빔으로 이루어진 사다리형 구조로 설계되었다. 새 프레임은 고장력강의 사용 비중을 95%까지 늘렸다.
이 덕분에 새로운 슈퍼듀티의 프레임 강성은 12세대 대비 무려 24배나 강화되었다. 이 믿을 수 없는 강성 향상을 직접 증명하기 위해 포드는 슈퍼듀티의 프레임에 총중량 6만 파운드(약 27.2톤) 이상에 달하는 9대의 동급 트럭들을 매다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또한 이토록 강건해진 프레임에 걸맞게 서스펜션과 차축 역시 크게 강화되었다. 프레임 강성이 대폭 향상되면서 견인이나 적재, 노면 충격 등에 더욱 강해져, 한층 믿음직스러워졌다.
차체 역시 한층 가벼우면서도 견고해졌다. 모든 13세대 포드 슈퍼듀티의 차체(Body)는 군용 사양(Military-grade)의 초고강성 알루미늄 합금으로 제작되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기존 강철 차체에 준하는 차체 강성을 확보한 동시에 350파운드(약 158.7kg)의 경량화를 동시에 달성했다.
F-350 슈퍼듀티는 사양에 따라 총 7개의 카메라가 탑재된다. 6개의 카메라는 차체에, 나머지 1개의 카메라는 트레일러에 부착할 수 있게 하여 트레일러를 체결한 이후에도 후방카메라를 유효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트레일러 전용의 타이어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TPMS)을 별도로 마련하여 더 안전한 운행을 돕는다.
이 외에도 F-150과 같은 3세대의 포드 싱크(SYNC)시스템과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차선이탈 경고 및 방지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등이 탑재된다. 슈퍼듀티의 사각지대 경고시스템은 테일램프에 탑재된 레이더 센서를 통해 사각지대의 차량을 감지할 수 있고 트레일러 견인도 배려되어 있다. 충실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무장한 덕분에 통상의 SUV와는 차원이 다른 견인 운행의 편의성을 제공한다.
트럭 캠퍼 세계의 표준
F-350 슈퍼듀티를 비롯한 포드의 F-시리즈 픽업트럭은 북미 픽업트럭 시장에서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 때문에 F-시리즈 픽업트럭은 RV, 특히 트럭캠퍼 업계에서 ‘표준’으로 통하고 있다. 트럭캠퍼는 트럭의 적재함을 직접 이용해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 최대의 트럭캠퍼 제조사인 랜스(Lance)를 비롯한 북미의 트럭캠퍼 제조사들은 기본적으로 포드 F-시리즈 픽업트럭의 적재함에 맞춰서 트럭캠퍼를 설계한다.
시승한 F-350 슈퍼듀티와 같은 헤비듀티급 픽업트럭의 경우에는 보다 넉넉한 내부 공간을 제공하는 대형의 트럭캠퍼를 적재할 수 있다. 적재함 크기까지 크다면 최대 크기의 트럭캠퍼도 적재 가능하다. 촬영에 함께한 트럭캠퍼는 랜스의 1172 모델로 랜스 트럭캠퍼 라인업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모델이다. F-350 슈퍼듀티는 이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트럭캠퍼를 사용할 수 있다.
‘레저 천국’ 미국의 스탠다드
포드 F-350 슈퍼듀티는 비록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 인상은 어떤 차보다도 강렬하게 남았다. 가장 미국적인 차의 진면목과 마주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압도적인 덩치와 대배기량 8기통 심장에서 터져 나오는 강력한 추진력을 비롯하여 헤비듀티급 픽업트럭만이 갖는 독특한 주행 질감을 통해 진정한 ‘대륙적 기질’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깊은 인상을 받았으면서도 가장 미국적인 자동차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던 지점은 육중한 덩치도, V8도 아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실용성’이다. 바꿔 말하자면, 모든 것이 낭비적으로 보이기만 했던 차의 구석구석이 사실은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태생부터 철저하게 도구로서 태어난, 픽업트럭의 본질에 누구보다도 충실한 차가 바로 F-350 슈퍼듀티다.
통상의 SUV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막강한 견인 관련 하드웨어와 지원은 다양한 형태의 레저활동을 가장 편리하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큰 아웃도어/레저 시장을 이루고 있는 미국의 스탠다드로 통하고 있는 차의 진면목이라 할 수 있겠다.
가격 및 구입은 우리캠핑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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