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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사이 보조스님의 수심결을 읽고 있습니다.
우리가 세상일을 마주할 때 항시적으로 일어나는 괴로움의 근원에 대해서 명쾌하게 풀어서 이를 극복하고 청정한 행복한 마음의 모습을 어떻게 우리가 마련할 것인가를 밝히고 있는 명저입니다..
한문으로 쓰여져 있는 원문을 되도록이면 알기 쉽게 한문과 뜻을 자세히 풀어서 불자님들과 보조스님의 수심결을 공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보조스님의 연혁은 인터넷에 검색해보시면 자세히 나오기 때문에 따로 적지는 않겠습니다.
저는 보조스님의 저서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이 출가하여 처음 행자시절에 배우는 초발심자경문에서입니다. 이 저서에는 보조스님뿐만 아니라 원효스님과 야운비구라는 당대의 고승들이 개인적인 경험과 옛 불교의 문헌에서 발췌한 금옥과 같은 명구들이 조합되어 있습니다. 처음 불문에 들어가고자 하는 초심자에게 경책해야 할 것과 불교의 핵심사상이 농축되어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불교를 공부하고자 하는 불자와 학인들이 필수적으로 공부해야 할 교재이기도 합니다.
수심결 강독에 있어서 불자님들이 불문에 처음입문하는 사람이 가져여할 마음가짐을 배우고 싶다면 초발심자경문을 읽어볼 것을 권합니다.(석일봉 큰스님의 저서에 포함되어 있으니 궁금하신분은 자비정사 종무원을 방문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젠 본격적으로 수심결 강독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1. 擧苦示眞(거고시진)
擧(거) : 들다, 일으키다, 苦(고) : 괴롭다 示(시) : 보이다 眞(진) : 참되다
즉 한자를 해석하면 괴로움을 들어 참됨을 보임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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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움의 모습이 잘 표현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척 고통스러운 모습의 남자가 물론 이 모습을 유추해보면 실연을 당한 남자 일수도 있겠고, 친구에 대한 배신이 있을 수도 있을테고 사업에 실패하여 가족의 모습을 어떻게 봐야되는지 모르는 사람의 모습일 수도 있겠습니다.
이 사진의 모습은 세상에서 언제든지 우리가 마음아파해야 하는 세상일에 모습을 한 가지 모습으로 나타내주고 있습니다. 보조스님은 앞의 擧苦示眞(거고시진)의 구절을 통해 우리의 이러한 고통의 모습을 들어 없애서 참됨의 진정한 행복의 모습을 보여줄 것임을 나타내주고 있습니다.
三界熱惱(삼계열뇌)가 猶如火宅(유여화택)이어늘
三界(삼계)는 하나의 단어로 파악해야합니다. 법문을 듣다보면 많이 듣는 불교단어죠..눈치 빠르신 분들은 벌써 이해하셨을 듯 합니다. 네 바로 욕계, 색계, 무색계를 뜻하지요..불교사전에서는 삼계를 어떻게 정의 내리고 있는지 인용하도록 하겠습니다.
① 욕계(欲界). 욕은 탐욕이니, 특히 식욕 · 음욕 · 수면욕(睡眠欲)이 치성한 세계.
② 색계(色界). 욕계와 같은 탐욕은 없으나, 미묘(微妙)한 형체가 있는 세계.
③ 무색계(無色界). 색계와 같은 미묘한 몸도 없고, 순 정신적 존재의 세계.
사전의 정의가 이해가 되셨으리라 생각하고 다음 구절로 넘어가겠습니다.
熱惱(열뇌) 熱(열) : 태우다, 뜨겁다 惱 : 괴롭다 猶如(유여)마치~ 와 같다라는 뜻을 가집니다. 火宅(화택) 불난집이라는 뜻입니다.
화재가 날 때 불이 일어나는 것을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떻습니까.? 불이 아주 맹렬한 기세로 화력을 일으켜 모든 것을 태워버리려고 하지요..
이와 같습니다..번뇌의 괴로움이 바람을 받으면 불이 더욱 강렬해지듯이 괴로움의 번뇌 또한 번뇌의 속성이 더욱 커질수록 우리를 모두 태워 더욱 큰 괴로움의 사슬에 우리를 묶어 둘려고 한답니다.
이를 표현한 것이 위의 구절인 삼계의 뜨거운 괴로움이 마치 불타는 집과 같으니라는 뜻인 三界熱惱(삼계열뇌)가 猶如火宅(유여화택)의 뜻입니다.
其忍淹留(기인엄유)하야 甘受長苦(감수장고)
其(기) : 그곳에, 거기에 忍(인) : 참을인 淹留(엄류) : 오래머무름
甘(감) : 달다, 만족하다 受(수) : 받을수 長苦(장고) : 긴 고통
해석하면 그곳에서 오랜 고통을 받을 수 있으냐라는 뜻입니다. 그곳이라면 앞에서 말한 우리가 끊임 없이 윤회해야 하는 욕계, 색계, 무색계의 삼계를 뜻합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궁극적인 행복의 성취는 삶의 모습을 나투게 되는 삼계에서의 끊임 없는 태어남의 고리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행복의 성취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다음 구절에서 잘 나타내 주고 있습니다.
欲免輪廻(욕면윤회) 莫若求佛(막약구불)이요
欲(욕) : 하고자할 욕, 免(면), 면할면 輪廻(윤회) : 사람이 죽었다가 나고 낫다가 죽어 몇 번이고 이렇게 반복함을 말함. 불교에서 말하는 3계(界) 6도(道)에 미(迷)의 생사를 거듭하는 것.
여기서의 육도는 자비정사 불자님이라면 무엇인지 아시리라 믿습니다. 법회시간에 큰스님께서 법문한지 얼마 안되셨지요...
그래도 혹여 헷갈려 하시는 분들을 위하여 적어드리자면
천상, 인간, 아수라, 지옥, 아귀, 축생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莫(막) : ~하지말라, 못하다 若(약) : 같을약 求(구) 구할구 佛(불) 부처불
즉 앞의 구절과 조합해서 해석하자면 윤회에서 벗어나고자 하면 부처를 구하는 것만 못하니 즉 (삼계의)윤회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부처를 구하라는 말입니다.
佛卽是心(불즉시심)이니 心何遠覓(심하원멱)고 不離身中(부리신중)이로다
佛卽是心(불즉시심) : 부처는 곧 마음이니
心何遠覓(심하원멱) 何 : 어찌 遠 : 멀다 覓 : 찾다 : 마음을 어찌 멀리서 찾으리오
不離身中(불리신중) 離 : 떠나다 身中 : 몸중에 : 몸을 떠나지 않았도다
즉 앞의 구절과 연관해서 이해하시면 이것이 무슨말인지 더욱 명료해집니다.
즉 앞에서 윤회를 벗어나려면 부처를 구하라고 하였는데 이 부처라는 것이 어떤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몸에 있는 마음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즉 마음을 깨쳐야 부처가 된다는 논리가 이 구절 속에 있는 것입니다.
色身(색신)은 是假(시가)라 有生有滅(유생유멸)커니와 眞心(진심)은 如空(여공)하야 不斷不變(부단불변)이니라
色身(색신) : 빛과 형상이 있는 신체 즉 우리의 육체를 가리킵니다.
是假(시가) : 假 : 거짓 : 이것은 가짜이니라
有生有滅(유생유멸) : 생도 있고 멸도 있거니와
眞心(진심) : 참된 마음은
如空(여공) : 공과 같아서
不斷不變(부단불변) : 斷 : 끊어짐 變 : 변할변 끊어짐도 아니고 변하는 것도 아님이라
해석해 보자면 우리의 육체는 빛과 형상이 있고 태어나기도 하고 죽기도 하는 육체이기 때문에 거짓이라고 합니다. 불교의 입장에서의 참됨의 완전함은 이렇게 육체가 태어나지도 죽어서 사라지지도 않는 허공과 같은 것라고 말합니다. 좀 더 비유하자면 태어났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사람과의 관계와 사회 속에서의 겪는 괴로움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며 또한 나이가 들음으로서 생겨나는 육체의 노쇠함과 죽음과의 대면에서 오는 두려움을 받습니다. 하지만 불교의 참됨은 이러한 두려움과 고통이 거짓됨임을 깨달아서 참됨의 길에 들어가는 진리의 문을 열어놓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참됨 마음 즉 참됨 부처됨은 끊어짐도 변함도 없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故(고)로 云百骸(운백골)는 潰散(궤산)하야 歸火歸風(귀화귀풍)호대 一物(일물)은 長靈(장영)하야 盖天盖地(개천개지)라하니라
故(고) : 그러므로
云百骸(운백골) 云 : 이르다, 말하다 百骸 : 백마디의 뼈 潰散(궤산) : 무너져서 흩어짐 歸火歸風(귀화귀풍) : 불과 바람으로 돌아감
해석하면 그러므로 말하되, 백마디의 뼈는 (우리가 죽음으로서) 무너지고 흩어져서 불과 바람으로 돌아가거니와 여기서 불과 바람으로 돌아간다는 지수화풍으로 육체가 소멸됨을 말합니다.
一物(일물) : 한 가지 사물은 長靈(장영) : 길이 영명하여
盖天盖地(개천개지) 盖 : 덮을개 : 하늘과 땅을 덮는다.
한 가지 사물은 길이 영명하여 하늘과 땅을 덮는다 하시리라.
여기까지 보조스님의 수심결 한단락을 공부하여 보았습니다. 한문의 특성과 불교의 심층교리가 들어가다 보니 본의 아니게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았겠지만
성현의 통찰력이 담긴 경문임을 생각하시고 읽어 보셨으면 합니다.
2010 9월2일 황주 합장
첫댓글 ()..구절구절 새김이 닿는 명백하신 글 잘 새기었습니다. 황주 스님의 바로 보신 마음의 참된 시간 ..앞으로 모든 불자님들에게 큰 서원을 일으키리라 홀로 판단하오며...이번 법회때에도 여여한 발걸음속에 부처님 향기 .. 내리시길 기원 합니다..().
잘모르겠어요 자꾸읽어봐야겠네요 새삼 공부하는마음입니다 황주스님 환이웃으시는모습이 떠오르네요 노래도잘하시구...또스님도꼭동자스님을뵙는거같았어요 ...너무 좋은글 감사합니다 자주 들어와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