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천태종 응모작)
‘소백’에 ‘상월’이 뜨니 ‘구인’의 길이 예 있구나!
眞虛 權五澈
주역선해를 붕우학습으로 공부하다가 문득 불교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역선해는 유교경전을 명나라 지욱선사가 풀이한 것이다. 그리고 천태종 부문을 보다가 천태종,구인사,상월조사에 대한 자료를 단편적으로 보면서 지난날 몇 번 들린 구인사의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그 때 힘들게 올라가 내려오면서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그 스토리를 천착하면서 大고려의 성군 문종대왕 그 시대의 화려하고 장엄한 불교문화와 자신의 아들들을 출가 시켜 고승으로 성장토록한 원력은 대단하다는 생각 이 들었다. 그 중 출중한 분이 바로 대각국사 의천이며 그가 고려 천태종의 개조이다. 조선의 문종도 조금만 오래살아 치세가 길었다면 조선의 운명도 달라졌을 것이다.
500년 만에 중창한 천태종이 70년 만에 엄청난 교세를 가지는 것은 꼭 한국(高麗亞)이 70년간 뻗어나가는 거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세속적인 종교 열풍은 기존의 가치관이 퇴색되고 근대 무주공산 한국에 부는 종교의 물신주의적 폐해가 오버랩 되면서 약간 혼란한 심사에다가 일 개인을 위한 건물 ‘대조사전’에 대해서는 그로데스크한 느낌이다. 그러나 화려하고 장엄한 건물의 외양에 압도 되고 그의 불상 같은 조상(彫像)을 보노라니 감회와 의아심이 발동한다.
그러면 70여년전 작은 초막에서 시작하여 수십만의 신도와 수십개의 직영 말사를 거느리고 한국 불교 제3의 교단으로 우뚝 선데 대한 의문과 호기심을 가지고 나름 자료들을 찾아 일독하였다. 그것으로 다 알 수는 없지만 지난 세월 수 없는 아이템과 쏘댕기기와 수천의 만남이 거의 이 구인사의 역사 쯤 되다보니 일반적인 개념은 그려지는 것이었다.
왕사여연(往事如煙)이라지만 유연상회천리회(有緣相會千里回)라고 ‘지난일은 다 연기같이’ 허망하게 사라지지만 ‘인연이 있으면 천리를 돌아서라도 다시 만남’은 모질고도 질긴 것이 인연의 끈이요 업보인 것이다.
대조사전 부는 가을 바람을 뒤로 하고 슬슬 내려가면서 늘 그러 듯이 ‘구인사’, ‘천태종’, ‘상월원각대조사’를 화두 삼아 몇 십분을 내려 오면서 상념에 잠겼다.
그리고 구인사의 성공(?) 번창, 그리고 앞날에 대해 늘 준용해보는 틀속에 넣어 본다.
그것은 8괘와 사람(人) 그리고 자연 위에 가해진 인간의 힘(工)이 만든 유무형의 구조물을 합하여 열 개로 하여 분석하는 것이다. 그럼 한번 나오는 대로 읊어본다.
成功十大要因
0 創敎熱情 (人) 모든 일의 근본은 人卽天, 인간의 열정으로 만드는 것이라.
영(零)은 인간이 발명한 최고의 글자이다. 무념,무상의 경지이다. 원래가 0 이고 거기서부터 만물이 창출 되었다. 구인사의 창업주 상월원각 스님은 몇 가지 논란이 있기는하나 지금 그는 수백억의 금빛 찬란한 건물 안에 금빛으로 앉아있고 그 밑에 부처와 미륵을 모신 전각이 있고 수십만의 따르는 신도가 있으니 대체 무슨 노력을 하였던 것일까? 모든 일은 인간에 의해 시작되니 그의 일로매진 용맹정진과 열정이 대단 했다는 것으로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스승없이 독창적인 길을 소박하고 힘차게 걸어온 결과이다. 해월 최시형이 오직 진(眞),성(誠),용(勇)으로 成業한 것과 비견된다.
이는 소탐하지 않고 묵묵히 앞으로 소신대로 밀고나간 결과인 것이다. 그가 천태사상을 알던 모르던 창업주로서 ’억조창생 구제중생 구인사(億兆蒼生救濟衆生救仁寺)라는 대원력을 세운 것이 곧 민중중심의 동학사상과 유사하게 백성의 가슴을 울리는 거대한 한걸음을 스스로 내딛은 것이고 열정적으로 일을 추진함에 자조,자력의 정신으로 초가집부터 몸소 지으면서 나갔으니 그것이 곧 성공의 필수 조건을 처음부터 만족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모든 일의 성공에 있어 근본이요 기본요소이기 때문이다.
천시와 지리 보다 인화(人和)가 제일이고 만물지중에 유인이 최귀니라!
1. 風水精氣 (地) 지리 조건이 성패의 큰 요소이니 어디서 태어나나 그것도 운명이라.
일(一)은 시작이니 천지가 하나되어야 만물이 化生하고 그래서 일주문이 있고 불이문이 있다는 것이다. 인간 다음으로 중요한 요인은 地利가 중요한데 구인사의 지리는 천하의 명당이라 지기가 충만하고 공기가 청정하니 수양도량의 양택으로는 최적이라는 것이다. 소백산이 백두대간의 지맥이나 천문대가 있음은 하늘과 가까우니 천기를 받는 가장 좋은 장소이고 정기가 넘치니 기도처로서 좋다는 의미이다. 힐링이 된 인간이 올바른 판단으로 일을 잘 추진하니 구인사를 다녀와서 발복하는 것은 당연지사라고도 볼 수 있다. 인화(人和) 보다는 못하지만 지리(地利)가 천시(天時) 다음이라.
2. 祈福擴代 (天) 時乎라! 때가 와야 일 이루니 물들어 올 때 배저어야 하는 것이라.
이(二)는 음양조화 음양상극의 수이니 음양이 화합하면 천지간에 생명이 생기고 약동하는 태극의 수이다. 인화와 지리가 좋아도 때, 천시(天時)가 안맞으면 성공이 이렵다. 그런데 구인사 70년 역동은 후천개벽 시작 시기(1948년)로 부터 원력을 세웠고 기존의 가치관 유교가 외견으로 무너지고 난리통에 평등이 찾아오고 누구나 기회가 주어지는 역설적 평등사회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상황이 왔고 이어 경제 발전의 확산과 산업사회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상쇄하는 장치를 필요로 하여 구복신앙과 미래 예측에 대한 열망이 커지는 조류을 맞은 것이다. ‘잘살아보세! 우리도 한번’ 그것이라.
3 晝耕夜禪 (澤) 밥은 하늘! 해뜨면 일, 해지면 맘을 닦아 그 아니 떳떳치 아니하랴.
삼(三)은 협력의 상징인 사회적 동물 호모사피엔스의 숫자, 코리언의 삶의 수이고 삼세제불, 삼위일체, 삼태극의 수이다. 노동 없는 부는 죄악이듯이 자신의 먹거리는 자신이 해결해야 삿(邪)된 것이 범접치 못하고 떳떳하고 만물에 불성이 있듯이 노동도 참선이며 수도이다. 항산에 항심이니 이런 정신의 수양을 한 사람은 생업에 임해서도 밥의 소중함을 절실히 알고 열심히 하여 저절로 돈을 벌고 편안해지며 또 그 일부를 보시하여 불사에 기여하니 자연히 초막이 양회집이 되고 종내 동양최대의 사찰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못에 물이 그득하면 언제나 급수하니 여유와 풍요의 근본이라.
4 所願一就 (火) 유지자 필경성이니 불처럼 일어나는 생업융성은 모두의 소망이라,
사(四)는 고집멸도, 사대천왕, 원형이정, 사상팔괘 이니 원리 원칙과 수호와 정법을 의미하는 수이다. 종교는 수양이고 이를 통하여 정신의 안정을 찾고 영혼을 구제하니 그 바라는 바를 기원하고 그 보답을 바라는 것이다. 구인사의 쇄락한 바람에 힐링하고 독실하게 기원하면 속세에 일에 성공에 도움이 되고, 고승대덕의 예견력으로 컨설팅을 받고 나면 자연히 실현가능한 하나 쯤은 쉽게 이루어 질 수 있고, 그것이 기폭제가 되어 눈덩이 굴러 가듯 관성이 법칙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일이 풀리는 것이다.즉 소원성취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불처럼 일어나는 공희발재는 모두의 바램이라.
5 運動健食 (雷) 육신강건 精神明亮은 구준한 운동과 醫食同源에서 찾아야 함이라.
오(五)는 오악오계.음양오행, 하늘과 땅을 잇는 중심이고 사방의 중심이 믿을 信이니 천태극으로 중심수이다. 구인사의 길은 멀고도 길어 그것을 다 오르면 자연히 건강에 도움이되고 심신은 상쾌해진다. 몸은 천태호흡법이 있어 이는 몸의 순환에 기여하고 또 疏食의 밥은 속세의 밥맛에 비견하여 식욕에 상대적 도움을 주고 아울러 별식하는 피마자유는 몸을 비워주어서 排毒으로 나타나니 몸은 가벼워진다. 그리고 이 건강기능식품은 무상이나 그 보답은 크게 돌아오니 사판승의 절간 살림에 도움이 클 것이다. 금강저의 다섯 불꽃 처럼 강건하게 일어나서 五智五佛로 그 본을 삼음이라.
6 重名天台 (山) 須彌 같은 삶이여! ‘천태사상’은 백자리 골골마다 연화처럼 피어라.
육(六)은 육바라밀,六合春이니 평형과 조화 3과 3이 6이니 음양이 相合하여 ‘대동화평’하는 보살행의 수이다. 천태종은 교선 일체의 수당시대의 묘법연화경을 경전으로 삼고 고려 문종 왕자 의천이 고려에 정립하지만 조선 세종때 소멸 한 것을 부활 한 것이니 그 의미는 크고 대중적인 호응도도 높다. 브랜드 파워가 있다는 것이다. 관음사상은 고달픈 민중에게 위안을 주는 희망의 의미도 크다. 敎觀兼修의 정신도 균형이 있고 사부대중의 지지를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실제 제1교단이라는 조계종 명칭도 62년 창종한 것이다. 산처럼 우뚝한 대각국사 의천을 계승하니 그 아니 든든하랴.
7 後人永續 (水) 완벽한 행운이여! 소백산 석간수처럼 불증불감 영원히 흘러가리라.
칠(七) 칠각,칠천, 지고천,하늘의 3과 땅의 4가 합하여 7이되니 완성과 완결의 수이며 행운의 수이다. 구인사의 인맥은 인연법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중간에 파벌을 책하는 상월조사의 말도 있지만 2대 남대충 선사의 만남은 길안내에서 시작하니 대단한 인연법이다. 그리고 계속적으로 이어지는 인맥은 상호 큰 잡음없이 협력하여 2.3대에 와서 더욱 팽창의 속도를 더한다. 모든 일은 금력,무력,지력의 삼박자로 이루어 진다. 금강처럼 빛나는 후인이 大河처럼 이어지고, 給水功德이 제1이라.
8 名標擴散 (風) 바람에 펄럭이는 천태의 깃발은 88하게 살아 영원히 나부끼리라!
팔(八)은 팔정도, 팔상전, 팔괘, 부활과 회복 그리고 완성의 의미이니 신성과 낙원의 회복을 뜻하는 대박의 수이다. 천태종을 선언하고 계속 늘어나는 신도는 각지역에 직할는 말사를 세우되 신도자치를 최대한 보장하여 민주적, 자생적으로 그 세력이 뻩어나가도록 한 것이 그 요체 인 것 같다. 브랜드 파워가 지역 말사를 끌어들이고 이름은 더 커지고 상호 보완하여 상생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말한다. 단순히 이름만 거는 것이 아니라 주요부분은 중앙에서 균일성을 항상유지하여 이질화를 막은 것이라 생각한다. 바람부는 곳은 항상 신선하여 곰팡이가 쓸지 않으니 늘 청정무구 하니라.
9 營建名勝 (工) 工은 ‘자(尺)’이니 正心하여 信實하게 나아가면 그것이 大公이라!
구(九)는 구천, 지고한 영적인 힘, 3과 3의 거듭이니 성취,달성,불후로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수이다. 人이 팔괘에 의해 工한 것이니 건축을 들 수있다. 구인사의 건물은 한국에서는 유일무이하게 구성된 패턴이다. 초가에서 시작 슬라브, 그리고 시멘트 철골의 거대한 건축물인데, 드디어 축적된 재원과 원력으로 명물건축을 지으니 ‘大祖師殿’이다. 왈가왈부는 있으나 건물 자체는 명품이며 차후 자연소멸에 천년을 보장 한다니 관광자원으로도 손색이 없다. 이런 것이 구인사가 뻗어나가는데 있어 실질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工은 규범이니 천지간에 人이 모두 꼭 지켜야하니라.
이 정도 인데, 淺見하고 非才한 상식으로 이야기를 늘어 놓음은 부끄러우나 그냥 백면서생의 얕은 생각이니 그러려니 보면 된다. 아마 모르긴 해도 좀 지나면 동방 천태의 중심이되어 상월 대조사전에 복건어,북경어,광동어,일본어,동남아 언어들이 난비하고 골짜기는 人海로 넘쳐 마비되니 索道를 놓던지 제2의 골을 개발한던지 하는 사태가 일어 날 것 같다. 그리고 단양군이 상월군이나 구인군으로 개칭하는 일도 문득 뇌리를 스친다. 이는 결코 단순한 공상이 아니라 실현되고 있을 것이다. 상념 속에 내려오다 보니 어느새 차타는 곳이다. 좀 뻐근 하지만 마음은 상쾌하고 몸은 가뿐하다.
산은 오르는 것 보다 내려오는 것이 어렵고 정상에서 얼마나 있느냐도 중요하다. 수없이 지나간 인간의 역사 속에서 명멸한 종교와 사상에 대해 생각해 본다. 기독교가 카타콤을 벗어나고 불교가 아쇼카의 비호를 받고 유교가 한무제의 수단이 되면서 그 본질을 잊어버리고 지배자의 통치 도구가 되고 우상숭배와 물신주의로 흘렀듯이 ‘原始返本’이라 애초 소박한 ‘阿含’의 경지는 어떤지 천착해봤다. 그리고 분열과 갈등의 시대에 안동 목성동 길가에서 바라본 유림회관,대원사 절, 안동교회, 천주교성당이 한눈에 들어오던 장면이 머리를 스친다. 그 길가에 핀 들국화는 한없이 아름다웠다!
천태종 구인사 대조사전에 부는 소슬한 가을 바람을 맞으며 두손을 모아 보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