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처 : 예수님께서 사형 선고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
오늘의 어둠은 비탄과 허물의 공간
누구도 아닌 저를 심판대에 세우게 하소서.
두렵고 긴장된 마음으로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나
비판이란 것 자체가 무서운 건 아닙니다.
이 시간으로 말미암아
저는 저의 무슨 모습을 알 수 있을까요?
심판대엔 사방으로 커다란 은빛 거울과
저의 여러 모습이 보입니다.
주님,
이 어둠에 저를 비난하게 하소서.
누가 뭐라기 전에 스스로 심판대에 오르게 하소서.
주님,
심판대에 떳떳하게 서게 하소서.
죽음조차도 지나가는 아픔으로 느끼고
천국을 위한 연옥과도 같이
저 자신을 심판하게 하소서.
지금은
심판대를 향한 걸음을 하고 있고
걸음을 위한 오뚜기가 되지만
심판대는 언제나 제 앞에 와있습니다.
- 김기원의 “나를 심판대에 세워라” -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제2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주소서.
제2처 :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 보십시오.
당신의 십자가입니다.
당신을 위해 만들어진 십자가입니다.
십자가는 당신과 딱 어울립니다.
사실 당신에겐 십자가가 필요 없는데
당신은 나서부터 죽기까지
이 세상의 죄의 멍에를 차곡차곡 쌓아올렸습니다.
당신은 지금 몸을 굽혀 십자가를 짊어지십니다.
자, 이제는 걸음을 옮기십시오.
힘이 들어도 앞으로 가야합니다.
십자가를 골고타 언덕에까지 지고 가셔야 하지 않습니까?
주님, 당신은 아무 말씀도 없이 길을 가고 계십니다.
입을 다물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다는 것이 이런 것입니까?
싸울 때가 있고 져야 할 때가 있다는 것이 이런 것입니까?
주님, 저 같으면 십자가의 운명과 싸울 것입니다.
십자가를 지게 되면 큰일이니까요.
십자가를 한번 지고 나면 내 어깨는 점점 더 무거워지니까요.
주님, 아무리 좋은 일을 많이 한다 하더라도
그것을 잠자코 받아들이지 않는 한
아무 소용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하소서.
당신께서 제게 십자가의 길을 걸으라 하시면
당신처럼 말없이 가야 함을 깨닫게 하소서.
- 미쉘 꽈스트의 “삶의 모든 것” -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제3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주소서.
제3처 : 예수님께서 기력이 떨어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
어찌된 일입니까?
왜 이리 비틀거리십니까?
아, 당신은 드디어 넘어지셨습니다.
하느님이 땅바닥에 넘어지셨습니다.
주님,
누가 십자가를 지탱해 낼 수 있겠습니까?
갈증 나고 허기진 몸에 채찍까지 맞았으니까요.
그러나 주님, 일어나소서.
세상의 비정함에 주저앉은
당신 형제들의 고독을 지고 일어나소서.
병들고 굶주려 휘청거리는
당신 형제들의 무거운 짐을 지고 일어나소서.
당신께 모든 걸 바치겠다던
당신 종의 빈 마음을 지고 일어나소서.
주님,
당신께서 일어나셔야 저도 버려두고 온 제 십자가를
다시 질 것 아닙니까?
당신께서 일어나셔야 저도 벗어 던지려던 무거운 짐을
다시 질 것 아닙니까?
- 김수환 추기경의 “십자가의 길은 생명의 길” -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제4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주소서.
제4처 :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만나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
가장 위대한 사랑의 행위는
사랑하는 이를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입니다.
마치 마약중독으로 희망을 잃고 헤매는 아들을 위해서
간절히 손길을 뻗는 어머니와 같습니다.
그리고 헌신적인 의사인지 아닌지를 알아보는 시금석은
가망이 없는 환자를 위해서도
계속 최선을 다하는 것이듯
마리아는 바로 이 같은 위대한 사랑의 상징입니다.
마리아는 십자가에 못 박히는 아들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마리아는 그 곳에 그냥 서 있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
모든 것을 의미합니다.
사랑의 철저한 무력함이
마리아의 가장 위대한 사랑입니다.
마리아의 사랑은 골고타 언덕에 우뚝 솟은
네 번째 십자가입니다.
이로써 마리아는 진실로 당신을
더욱 영화롭게 합니다.
- G. 아궤예스의 “생명을 주는 사랑” -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제5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주소서.
제5처 :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 짐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
이제까지는 남을 도우신 당신이 아니었습니까?
병자를 낫게 하시고,
굶주린 자를 배부르게 하시고,
죽은 자를 살리신 당신이 아니었습니까?
당신의 위대하심은 어디 있습니까?
어찌하여 당신은 이렇듯이 비참한 존재로 떨어졌단 말입니까?
왜 이렇게 처참히 홀로 수난의 길을 가시게 되었습니까?
목숨까지 바치겠다고 장담하던 당신의 제자들은 어디 갔습니까?
그러나 주님,
여기 시몬이 있습니다.
무심히 길을 가던 시몬이 당신을 도왔습니다.
그는 마지못해 당신을 도왔습니다.
그는 일터에서 돌아오는 피곤한 몸이었습니다.
그는 단지 군인들이 무서워서 당신을 도왔습니다.
주님,
당신은 겁에 질린 시몬의 도움을 받아들이셨습니다.
무서워 떨며 강요에 의해 마지못해 억지로 하는
미약한 사람의 도움을 택하셨습니다.
하오니 주님,
저로 하여금 멸시와 저주를 받는 가난한 이들을
기쁘게 도울 수 없다면
마지못해 억지로라도 도와주는 시몬이 되게 하소서.
- 김수환 추기경의 “십자가의 길은 생명의 길” -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제6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주소서.
제6처 : 베로니카,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드림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
베로니카는 오랫동안 당신을 보았습니다.
그녀는 당신의 고통을 보고 괴로워했습니다.
그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위험을 무릅쓰고 당신께 달려갑니다.
그리고 깨끗한 수건으로 더럽혀진 당신 얼굴을 닦아 드립니다.
아마 그녀의 가슴 속에는 틀림없이 당신의 모습이 깊이 박혔을 것입니다.
주님,
저희도 그 자리에 서 있을 수 있을까요?
당신께서 고통 받는 그 자리에.
베로니카에게 수건을 받으시던 그 자리에.
주님,
저희도 당신을 안타깝게 바라볼 수 있을까요?
당신께서 수난 받는 그 모습을.
애처로운 얼굴로 저희를 바라보시는 그 모습을.
주님,
저희도 수건을 들고서 당신께 달려 나갈 수 있을까요?
당신께서 아파하는 그 자리에.
내 작은 희생을 요구하는 그 자리에.
주님,
저희는 너무나도 자주 당신을 그냥 지나쳐 버립니다.
하오니, 힘든 모습을 보기 싫어하는 저희로 하여금
쾌락만을 찾아 닫혀 진 마음을 활짝 열게 하시어
진실로 당신의 아픔에 동참하게 하소서.
- 미쉘 꽈스트의 “삶의 모든 것” -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제7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주소서.
제7처 : 기력이 다하신 예수님께서 두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
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다는 꿈!
저는 그 꿈으로 살아가고
그 꿈 때문에 살아가며
그 꿈을 위해 살아갑니다.
주님,
저에게는 그 꿈이 있기에 좌절하지 않습니다.
결코 포기하지 않고,
결코 실망하지 않으며,
결코 웃음을 잃지 않습니다.
주님,
저의 커다란 집이 산산이 부서질 때
껄껄 웃을 수 있는 바보가 되게 하소서.
저의 고통들을 당신 안에서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바보가 되게 하소서.
주님,
저는 비록 작지만
저에게는 커다란 꿈이 있습니다.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다는 꿈!
- 손용환의 “오색의 기도” -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제8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주소서.
제8처 :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 고통 없음이
사랑의 증거가 아니며
사랑의 현존 또한 고통이 없으리라는 보증은 아닙니다.
오히려 고통이 있다는 것은
사랑의 가장 좋은 표시인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원수가 아니라 친구를 위해 눈물을 흘립니다.
그러니 주님,
저의 아이들과 이웃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그들과 함께 그들 사이에서
진정으로 아파하지 않는 한
사랑에 대해 말하지 말게 하소서.
- G. 아궤예스의 “생명을 주는 사랑” -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제9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주소서.
제9처 : 예수님께서 세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 왜 다시 일어나셨습니까?
굳이 일어나야만 하셨습니까?
그대로 숨지는 것이 당신에게는 차라리 좋을 텐데요.
십자가의 참혹한 죽음만이 당신을 기다리는 줄 모르셨습니까?
어리석은 주님, 왜 다시 일어나셨습니까?
당신은 죽음보다 강한 사랑 때문에 다시 일어나셨습니다.
이 땅위 어느 한 구석에서라도 구원을 갈구하는 영혼이 남아 있는 한
당신은 거듭 쓰러지면서도 다시 일어나십니다.
주님!
사랑에 미친 자여!
사랑에 눈먼 자여!
저로 하여금 당신 사랑에 불타오르게 하소서.
기진하면서도 다시 일어 설 수 있는 그 사랑을 저에게도 주소서.
그리하여 이 목숨이 붙어 있는 한
당신이 가시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게 하소서.
밤이든 낮이든,
비바람이 몰아치든 눈보라가 몰아치든,
저로 하여금 십자가를 지고 당신 뒤를 따르게 하소서.
- 김수환 추기경의 “십자가의 길은 생명의 길” -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제10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주소서.
제10처 : 예수님께서 옷 벗김 당하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 당신께 남은 것이라곤 달랑 당신이 입으신 옷뿐입니다.
당신이 즐겨 입으시던 옷, 당신의 어머니가 직접 만드신 옷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그 옷마저 빼앗깁니다.
주님, 당신은 좋은 것을 모두 빼앗기고 거칠게 깎은 십자가만을 받습니다.
드디어 당신과 십자가 사이를 가로 막았던
불필요한 장애물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십자가와 하나 되어 이 세상을 구원하소서.
주님, 저 또한 당신과 저 사이를 가로 막는 모든 소유물을 버려야겠습니다.
주님을 보지 못하게 하는 화려한 옷을 벗어야겠습니다.
저와 다른 사람들 사이를 가로 막는 모든 이기심을 버려야겠습니다.
이웃을 갈라놓게 하는 나쁜 생각들을 없애야겠습니다.
주님, 당신이 제게 얼마나 큰 희생을 요구하시는지 버려도 버려도 끝이 없습니다.
당신의 요구는 끊임없는 죽음을 뜻하기에 어려운 것이지만
당신이 그러하셨기에 당신의 길을 따르겠습니다.
저도 가끔은 시시한 것 한두 개쯤은 가지고 싶지만
만일 당신께서 그것마저 원하신다면 모두 드리겠습니다.
저의 마지막 옷까지 당신이 손수 벗겨 가십시오.
- 미쉘 꽈스트의 “삶의 모든 것” -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제11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주소서.
제11처 :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 당신의 손과 발을 뻗으소서.
십자가를 가득 메우도록.
십자가는 당신을 위해 맞춘 것입니다.
당신의 몸은 십자가에 딱 맞습니다.
주님, 대못에 손과 발을 맡기소서.
당신의 몸이 십자가에 꼭 붙도록.
당신은 십자가에 붙어 있어야 합니다.
당신은 십자가에서 조금도 움직이면 안 되니까요.
주님, 저도 당신처럼 십자가에 눕게 하소서.
제 몸과 마음과 정신이 십자가와 하나 되게 하소서.
제가 져야 할 십자가에 저를 박아주소서.
제 십자가는 이미 지금 여기에 맞추어져 있으니까요.
주님, 저도 당신처럼 지금의 십자가를 받아들이게 하소서.
지금이라는 십자가가 너무 좁아서 자유로이 움직일 수는 없으나
지금이 아닌 다른 데에서는 당신을 만날 수 없사오니
지금 여기에서 나를 기다리는 십자가를 기꺼이 받아들이게 하소서.
- 미쉘 꽈스트의 “삶의 모든 것” -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제12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주소서.
제12처 :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이 죽었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저의 님은 갔습니다.
그런데 왜 저는 슬프지 않습니까?
왜, 저는 눈물이 나지 않습니까?
사랑하는 저의 님이 갔는데
하늘이 왜 무너지지 않고 땅은 아직도 든든하게만 남아 있습니까?
아아, 님이여!
고백하건데 제 사랑은 거짓이었습니다.
사랑한다는 저의 고백은 분명 사치였습니다.
그것은 저의 삶이 아니었습니다.
님은 갔습니다.
님이여, 모든 것이 끝나 버렸습니다.
- 원주교구 신학생회의 “십자가의 길 12처” -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제13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주소서.
제13처 : 제자들이 예수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림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 당신의 일은 끝났습니다.
이제는 십자가에서 내려오셔도 좋습니다.
해야 할 일을 다 하셨으니 이제는 내려와 쉬십시오.
당신은 일에 지쳐 잠들어 버린 사람처럼 어머니 품에 안겼습니다.
어머니는 무언의 말씀을 하십니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었니?
아버지께서는 아마 이렇게까지 요구하시진 않았을 텐데.”
하지만 당신은 이제 평안히 쉬고 계십니다.
당신의 얼굴에는 고요한 기쁨만이 넘칩니다.
당신은 어머니에게 고통을 안겨 드렸습니다.
어머니는 당신을 자랑스럽게 받아 안았습니다.
“아들아, 이제 자거라.
엄마가 너를 지켜 주마.”
주님, 저도 하루를 마치면 당신처럼 깊은 잠에 빠집니다.
그러나 저는 사랑에 지쳐 잠든 적은 자주 없습니다.
인자하신 어머니, 그래도 저를 밤마다 당신 아들처럼 지켜 주시겠습니까?
죄인들의 피난처이신 성모 마리아여,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 주소서.
- 미쉘 꽈스트의 “삶의 모든 것” -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제14처로 가며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주소서.
제14처 :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
오늘은 가장 깊고 낮은 목소리로
당신을 부르게 해 주소서.
더 많은 이들을 위해
당신을 떠나보내야 했던
마리아의 비통한 가슴에 꽂힌
한 자루의 어둠으로 흐느끼게 하소서.
배신의 죄를 슬피 울던
베드로의 절절한 통곡처럼
나도 당신 앞에
겸허한 어둠으로 엎드리게 하소서.
죽음의 쓴잔을 마셔
죽음보다 강해진 사랑의 주인이여!
당신을 닮지 않고는
내가 감히 사랑한다고
뽐내지 말게 하소서.
당신을 사랑했기에
더 깊이 절망했던 이들과 함께
오늘은 돌무덤에 갇힌
한 점 칙칙한 어둠이게 하소서.
빛이신 당신과 함께 잠들어
당신과 함께 깨어날
한 점 눈부신 어둠이게 하소서.
- 이해인의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
잠깐 묵상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끝기도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나의 분신아.
내가 내 죽음으로 내 생애를 장식하기 전까지
내 생애는 미완성이었듯이
너의 길 또한
네가 네 삶으로 십자가의 길을 장식하기 전까지
완성되지 않으리라.
그러니 나를 먼데서 찾지 말라.
나는 바로 네 옆에 있다.
너의 일터가 바로 너의 사랑을 바치는 제대이다.
그러니 너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 안에서
나의 뜻을 찾아라.
일어나는 모든 일을 내 뜻으로 받아들이고
가슴에 대고 속삭여라.
‘주님, 저는 원합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이제 가라.
네 십자가를 져라.
그리고 네 삶으로 너의 길을 완성하여라.”
- C. 엔즐러(고석준 역)의 “모든 이를 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