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겨울 학기 밥상살림 수업이 이제 마무리를 향해 가고 있는데요. 봄,여름,가을,겨울에 걸쳐 함께 만들어보았던 김치, 장아찌, 채소무침 종류의 찬에 많이 들어있는 효소에 대해 공부해보았어요.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효소'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밥과 몸'을 연결짓는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네가지 질문에 대한 빛알찬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고 '효소'에 대해 알아보는 공부 한 후 공책에 소감을 적어보았습니다. 아래는 학생들이 나눈 내용입니다.
1. 내게 앓이가 찾아왔을 때 나에게 해주는 것들
“일단 잠을 많이 잔다. 죽염을 먹는다. (때에 따라 다르지만 특히 열이 나거나 목이 아플 때) 겨자찜질을 한다. 목이 아프면 호두기름이나 도라지청을 먹기도 한다. 땀을 많이 나게 한다.”
“몸을 쉬게 해주고 잠을 많이 잔다. 잘 때 몸이 에너지를 적게 쓰고 병원체와 백혈구가 잘 싸울 수 있으니까. 필요에 맞게 음식 가려먹고 찾아 먹는다. 물 많이 마신다.”
“쉰다. 최대한 따뜻하게 하고 누워있는다. 물과 죽염을 자주 먹는다. 코에 죽염수를 넣는다.”
“열이 날 때 땀을 빼면 항상 열이 내렸어서 이불 덮고 자면서 땀빼기. 목이 아플 땐 따뜻하게 해주고 겨자찜질이나 따뜻한 차 마시기. 머리 아플 땐 관자놀이 꾹꾹 눌러주면 좀 나아져서 잘 눌러준다.”
“죽염, 따뜻한 차, 일찍 자기, 겨자찜질, 비염 때문에 작두콩차 마신다.”
“목이 아플 땐 죽염을 먹었고.. 열이 많이 나면 찬물수건으로 열 내리고... 따뜻한 차 마셨다.”
“따뜻한 물 마신다. 몸을 따뜻하게 한다. 죽염 먹고 겨자찜질하고 머리카락 안 감고 족욕하고, 배가 아프면 배를 따뜻하게 한다.
2. 평상시에 내 몸과 마음을 위해서 실천하는 것들
“요즘엔 날씨가 추워서 따뜻하게 하고 다닌다. 솔직히 내 몸과 마음을 위해서 특별히 뭔가 해주진 않는 것 같다.(요즘엔)”
“상황에 따라 다를 때도 있지만 잠을 충분히 잔다. 골고루 먹고 필요한 만큼 몸을 움직이며 지낸다.”
“잘 자고 잘 먹기. 따뜻하게 입고 물 자주 먹기”
“넘 늦은 시간에 뭐 먹지 않기. 먹고 바로 눕지 않기. 최대한 건강한 먹거리로 찾아 먹으려 하기.”
“평소에 밥상밥 잘 먹고, 하늘땅살이 하는 것. 잘 자고 쉬는 것.”
“나를 알아채는 것. 나를 너무 다그치려고 하지 않는다. 운동을 한다. 걷기나 코어 운동. 먹는 것. 너무 늦게 먹지는 않고 외부 음식은 내 몸 봐가면서 적당히 먹는다. 최대한 피하지만..”
3. 주로 어떨 때 앓이를 하는지..
“나에게 보통 찾아오는 앓이는 감기. 옛날에는 알레르기가 좀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 나는 어렸을 때 아주 아주 골골했다. 가을 겨울엔 매년 감기에 걸렸다. 그래서 한약 엄청 먹고, 늘 무언가 많이 먹었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점차 줄었다. 요즘 들어 올해 딱 한번 아팠었다. 왜 그랬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잠이 부족할 때,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피곤하고 지쳐있을 때, 여유가 없어지고 조심성이 없어지면 다치기도 한다.”
“잠을 잘 못자서 피로가 쌓일 때, 이래 저래 피곤할 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몸을 소홀히 할 때, 춥게 입고 다니거나 환절기때 몸을 안살펴서”
“무리하면 아프다. 요즘 좀 무리한 것 같다 싶으면 바로 아프다. 머리 많이 쓰거나 생각 많이 하거나 스트레스 받으면 몸으로 나타난다.”
“소화안되는 걸 많이 먹었을 때, 너무 무리했을 때, 일정을 너무 많이 잡았다거나 춥게 다녀서 감기에 걸린 적이 있다.”
“그 주에 무리를 하거나 피곤 할 때, 아픈 느낌이 왔을 때 무시해버릴 때, 아침에 차가운 음식 먹을 때(예를 들어 냉장고에 있는 우유) 배가 아프다. 계절이 확 바뀔 때.”
“추운데 옷을 얇게 입어 체온 유지를 못했을 때, 몸을 제대로 풀지 않고 과격하게 운동했을 때”
4. 내 몸이 곧 자연이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우선 생명이다. 생명은 단순한 게 없다. 정말 치밀하게 짜여져 있다. 자연 또한 그렇다.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능력도 가졌다.”
“한 생명체가 하나의 우주를 가지고 있다는 말과 비슷하게 들린다. 몸이든 자연이든 ‘순환’이 중요하다. 순환은 살아있다는 말과 같다.”
“자연과 우리 몸이 처한 상황이 비슷한 것 같다. 산성비가 오면 흙이 산성화되고 우리 몸이 산성화된다. 우리는 죽으면 흙으로 돌아간다. 자연이 있기에 살아갈 수 있다. 그래서 내 몸이 곧 자연이다.”
“사람은 자연에서 나는 것을 먹고 배출해서 흙으로 되돌리는 순환을 하며 진화해왔다. 또 죽으면 흙으로 돌아간다. 물도 수많은 생명체를 담고 있다.”
“하늘 땅 살이 하며 많이 느꼈다. 온 우주의 기운을 머금은 밭생명들을 우리 몸에 들이고 또 우리가 내놓은 거름이 다시 땅으로 돌아가 흙을 살리고.. 다시 밭생명들을 살리고..”
“내가 생각하는 생명이 무엇인가를 먼저 정의해봐야 할 것 같다. 우선 여러 가지 원소들이 합해져서 뭉쳐있는 인간이라 불리는 무언가를 ‘나’라고 가정했다.
만약 허공에 있던 수소원자 하나가 내 몸에 들어와서 내 몽에 있던 수소 원자 하나를 밀쳤다면 내 몸의 일부가 다른 곳에서 왔다. 이런 것이 반복됐을 때 나와 원소들의 차이가 헷갈렸다.
그래서 내 생각엔 생명이란 가장 작은 단위의 무언가. 지금으로선 존재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봄’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봄이라는 것이 자연이라기보다 자연을 이루는 생명들이 모여서 봄이라는 생명의 집합소가 됐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론은 나와 자연이 연결됐다기 보다는 자연을 이루는 생명들이 모여서 우리가 ‘나’라고 부르는 뭉텅이가 됐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일종의 회사 같은 단체랄까..
아무튼 단체에서 문제가 생기듯 생명들의 단체도 아플 때가 있는데 아플 때마다 그 구성원으로 존재하던 생명들은 뭔가 특별한 일은 하지 않고 쉬거나 죽을 먹는 정도다.“ (질문1과 4에 대한 답을 같이 적어봤어요)
<학생들이 쓴 수업 후기>
“효소에 대해 배웠다. 효소는 소화기관에 많아 소화작용을 돕는다. 효소에 대해 잘 알지 못하니 그 가치에 대해서도 알 수 없었는데 공부를 하고 나니 효소에게 고맙다. 우리 몸에서 효소가 하는 역할은 크게 3가지이다. 세포를 만들고, 소화를 돕고, 배출한다. 우리 몸의 원활한 순환을 돕는 것이 효소이다.
효소가 부족하면 몸의 여러 가지 증상으로 드러난다. 모든 질병의 근원적인 원인이 효소의 부족이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체감할 수 있었다.
산성비와 토양의 산성화. 그 안에서 자라나는 생명을 먹는 우리들. 점점 산성화되어가는 세상이다. 우리 몸에서 효소가 가장 잘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약알칼리성이라 하는데 이렇다면 우리 몸속 효소들도 그 기능을 잘 할 수 없을 것이다. 산성화되어가는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해 여러 영양소의 총 집합인 통곡식을 꼭꼭 씹어 충분히 먹고 깨어서 주체적으로 지내야겠다.”
“이번 수업에는 우리 몸이 필요로 하지만 그 중요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효소에 대해 배웠다. 약간 어렵기도 하고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도 있었는데 그래도 기억에 남는 부분이 조금씩 있어서 남기고 싶다. 나는 되게 많이 아픈 편이라서 건강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기억에 남았다. 나는 편식도 좀 하는 편인데 건강한 먹거리를 골고루 먹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해서 약간 뜨끔하기도 했다. 제철채소, 해조류, 과일, 통곡식을 충분히 먹어야하고 육류를 줄여야 하는데 좀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나는 과일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이 됐다. 또 내가 편두통이 있어서 편두통 이야기가 나와서 귀가 번쩍 뜨였다. 효소 부족으로 편두통이 올 수도 있다고 하셨다. 내가 효소가 부족한가 싶었다. 내 몸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더 잘 알아가고 싶다.”
“이번 밥상살림 수업 시간에는 효소에 대해 배웠다. 효소에 대한 고마움을 많이 느꼈다. 밥상살림 시간에 이런 공부 할 때마다 참 좋은 배움이 된다. 내 삶을 돌아보게 되며 찔리는 게 잔뜩이다. 더 잘 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마을밥상에게 참 고맙다. 효소가 많은 통곡식과 제철채소를 꾸준히 먹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우리 몸은 알칼리성이 유지되는 게 좋다한다. 근데 요즘은 산성화되어 가고 있다. 지구가 아무리 스스로 균형을 맞춰가는 힘이 있더라도 인간이 계속 질서를 깨는 일을 하니 힘든 것 같다. 그래도 노력할 수 있는 기회는 있다.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많이 먹어서 몸이 나빠지다가도 그때부터라도 건강하게 먹으면 회복할 수 있다. 근원적인 문제는 건강한 음식은 건강한 작물을 기를 수 있는 흙이다. 산성비도 내리고 배기가스도 많이 나와서 건강한 작물 기를 수 있을지 걱정이다.
우리 인간이 깨닫고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난 잘 살고 싶지만 혼자서 잘 살기 어렵다. 다 연결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우선은 내가 할 수 있는 선택들을 최선을 다해서 하자.“
“이번 배움은 살림과 먹거리를 넘어서 나에 대해 배우는 거라 그런지 더 생각하며 들을 수 있었다. 하루 쓰는 에너지의 반을 소화하는데 쓴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다. 그만큼 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생각해보면 먹을걸 몸에 들여서 필요한 에너지를 보충하는 것은 당연하게 중요한 일이다. 이렇게 애쓰는 몸에 대한 책임감으로 더 신경써서 건강한 먹거리를 먹고 싶어졌다. 최근에 오분도미를 많이 먹었는데 현미와 비교해 영양이 70% 떨어진다는 말 듣고 다시 정신 차리게 된다. 앞으로 더 깨어서 내 몸 살펴야겠다.”
“이번 수업 때는 효소가 우리 몸에서 소화에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배웠다. 일단 효소는 효모가 갖고 있는 물질이다. 효소는 세포의 재생과 소화 배출에 도움을 준다. 그중 한 예로 뱀은 씹지 않고 삼킨다. 그래도 소화가 되는 이유는 효소가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이 신기했다. 또한 효소는 미네랄과 비타민으로 활성화가 된다. 골고루 먹어야 하는 이유다. 우리 몸은 원래 약 알칼리를 띠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바다 대기 할 것 없이 전지구적으로 산성화가 돼 가고 있다.”
“효소에 대해 배웠다. 효소는 세포를 만들고, 소화와 배출을 돕는다. 소화를 위해 에너지 총 량의 절반 가량이 쓰이고 소화를 위해 효소가 많이 사용된다. 그래서 건강한 음식을 통해 우리 몸에 효소를 계속 공급해주어야 한다.
이런 효소가 몸에서 활성화 되려면 우리 몸이 알칼리성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요즘 지구 전체가 산성화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몸이 알칼리성을 유지하려면 제철채소, 현미 등의 통곡식을 먹어야 하는데 토양이 산성화 되면 현미 제철 채소도 산성화되는 영향을 어느 정도 받게 되는지 궁금해졌다.
몸에 대해 알게 되어 좋았다. 조금 알게 되면서 아직 모르는 게 많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 몸을 아직 잘 알지 못하는데 다른 걸 많이 알려하는 게 조금 웃긴 것 같다. 우리 몸에 대해 더 잘 알아가고 싶다.“
“지금까지 밥상에 현미가 나올 때 왜 먹을 때 오래 걸리고 소화도 잘 안되는 현미를 먹어야 할까 생각했는데 이번 수업으로 그 궁금증이 풀렸다. 현미에서 백미로 가는 길에서 그 본래 영양소를 대부분 잃어버린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럼 왜 사람들은 백미를 먹는 걸까? 생각해보았다. 내 생각에 소화가 잘 안되고 먹는 것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백미가 외양적으로 보기 좋기 때문인 것 같다. 나도 그런 이유로 오분도미를 먹었으니까 말이다. 돌아보니 부끄럽다.”
첫댓글 배움 통해 자신과 우주를 동시에 생각해 볼 수 있었네요.
한해 살림역량 길러가고.
여러 살림 연결지어 볼 수 있는 배움으로
이끌어주셔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