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의 주왕산, 구만산 구만동천 구만통수골

[民草 農溪 鄭奉永]

김해의 용두산악회(회장 ; 張命復)는 매월 매주 수요일마다 4차례의 산행을 하는 산악회로 회원인 박재승 지인으로 부터 밀양의 영남알프스 가지산 지맥인 구만산, 구만계곡(일명 구만동천, 구만통수골, 통수골계곡)을 간다기에 평소 낙동정맥에 속하는 가지산 용맥의 10여 개 산군에서 유독 빠진 명승지라 탐방 등산에 참여하였다.

우리나라의 산하는 겹겹 층층의 산과 중중 첩첩의 골로 이루어진 금수강산이다. 해발 1,000m가 넘어서면 큰 산악에 들어간다.
그런데 밀양 산내면의 구만산(785m)은 높이에 비하여 구만계곡의 이름처럼 V자형 협곡으로 구만폭포까지의 길이가 1.76km에 이르고, 폭포 위에도 1.3km가 더 있으므로 전체의 길이는 3km가 넘는다. 집채만한 기암괴석과 100m가 넘는 기암단애가 절경을 이루고 있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8월17일은 음력 7월15일로 백중날이었다. 백중(일명 중원, 백종, 망혼일)은 삼원(三元, 음 1.15 상원, 7.15 중원, 10.15 하원)의 하나로 불가에서는 공양 초제(醮祭)를 지내는 세시풍속이 있었다. 산행을 마치고 하산하면서 구만암(절)에서 스님이 공양을 하는 풍속을 마침 보게되어 사진에 담았다.

구만암(九萬庵)은 해발이 높은 고산준령 중턱의 토굴 수행암자가 아닌 구만계곡 초입에 있는 암자로서 대한민국에서 제일 가난한 광려암(匡廬庵 ; 바른 초막집 암자, 반듯한 풀집 암자)으로 보여 가장 인상에 남았다. 세계 최고를 기록하는 기네스북에 올라갈 가난 일순위의 특별 특이한 암자라 생각되었다.

백중날은 1970년대까지 그 풍속이 남아있어 농촌에서는 백중이 되면 머슴을 하루 쉬게 하고 용돈을 주었다. 머슴들은 그 돈으로 장에 가서 술도 마시고 음식을 사 먹고 물건도 샀기에 그래서 ‘백중장’이라는 말도 생기게 되었다

구만계곡은 깊고 좁은 긴 골짜기란 이름으로 임진왜란 때 밀양 주민 9만명이 피난을 했다해서 구만동천이라 전한다. 막상 탐방해 보니, 구만약수탕(일명 구만약물탕, 구만약수폭포)의 구간은 바위 수십개가 포개진 절벽으로 천연적인 성곽의 성문 역할을 한 것 같았다. 현재는 구만폭포로 편하게 오르기 위한 철제 난간 나무 테크 계단이 잘 되어 있었다.

구만약수란 명칭의 전래는 옛날 인근의 밀양 사람들이 삼복 더위에 마을 친목계나 일가족이 올라와 솥을 걸고 국밥이나 수재비 등을 해 먹으며 철제 구조 데크목 계단길이 있는 지점 아래의 폭포에서 쏟아지는 물에 등과 허리를 대고 신경통 등의 물리치료를 했다고 한다.

별도 약수터(옹달샘)는 따로 없고, 옆 측면 벼랑에서 가늘게 떨어지는 물을 식수로 사용했는데, 그 물이 위장병, 피부병에 좋다고 입소문이 나서 구만약수로 전래되었다 한다. 지금도 오염되지는 않아 깨끗하지만 식수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등산지도에는 '구만약물탕'라 표기되어 있어 의아하여 마을에 내려와 확인하니 그러했다. 처음에는 유명 약수 샘이 있는 줄 알았다.

조선의 임진왜란 때 9만명이 피난했다는 임란 사적지 이전 이후에도 구만산(九萬山), 구만동천(九萬洞天), 구만통수골(九萬通水谷), 구만계곡(九萬溪谷)이 붙여진 '구만'이란 지명의 유래는 우리민족 전래 민요나 잡가, 한시 등에서도 널리 애용된 언어이다. 구만장천, 구만리장천, 구공, 구만리장공은 같은 말로 한없이 높고 넓은 하늘을 이르는 말이다.

금강산타령 민요 노랫말 마지막 5절에도 인용된다.

'만학천봉(萬壑千峰) 층암절벽 머리 숙여 굽어보니
구만장천(九萬長天) 걸린 폭포 은하수를 기울인 듯
비류직하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은 예를 두고 이름인가'

전래되는 남도의 잡가(민요)인 새타령의 3절에도 언급된다.

'말 잘하는 앵무새, 춤 잘 추는 학, 두루미, 솟땅이(솟댕이), 쑥국, 앵매기, 뚜루루(뚜리루), 대천의 비우, 소루기(새의 종 열거) 남풍조차(쫓아) 떨쳐나니, 구만장천의 대붕새(大鵬)'

김병연(김삿갓)의 여름 한시 하운다기봉(夏雲多奇峯, 여름 구름 봉우리에 가득) 4절에도 구만이 나온다

'九萬長天都是峰(구만장천도시봉)'의 '하늘 아래가 모두 산봉우리 뿐이로구나'에도 있다.

북극권 시베리아에서 우리나라를 중간기착지로 하는 철새를 두고 '구만리 장천을 나르는 도요새'라며 여러 선인들의 문객 문집의 시구에서도 나온다.

시중에서 흔히 통용하는 '앞길이 구만리'란 말도 '나이가 젊어서 앞길이 창창하다'는 뜻으로 널리 인용한다. 이렇듯 구만이라 말은 우리 민족의 백성(민중)이 즐겨 사용한 한문 용어임을 알 수 있다.

올라가는 중, 너덜바위 지점에는 '산내면 농업경영인'이 세운 큰 돌탑이 있어 잠시 쉬었다. 건너편 절벽 봉우리에 낙락장송(落落長松)부부 천년송이 암벽에 붙어서 짝을 이루며 속삭이듯 음양의 산수화 한 폭을 그려내고 있어 줌을 당겨서 사진 한 장을 담았다.

천연기념물에 비견되는 구만동천 최고 보물 소나무로 여겨졌다. 병풍바위 암벽의 낭떠러지 틈새의 토박한 인고에도 꿋꿋이 천년을 살아갈 소나무 같아 머리 숙여 삼례를 했다.

수직 낭떠러지라 화목을 때던 농경시대라도 나무꾼의 접근금지로 천년의 수명을 지탱할 수 있었으리라~! 암벽의 소나무는 분재와 같아 나무 크기로 수령을 가름하지 못한다.

옛날과 달리 근년에 들어와 지구온난화에 따른 것인지 8월 우수기에 가뭄을 매년 접한다. 올해도 8월 들어 큰비를 만나지 못했다. 내리 꽂히는 수직암벽으로 둘러쌓인 좁은 협곡을 따라 구만폭포에 도달했는데 너무 가물어서 폭포수 수량이 가늘었다. 수직으로 된 폭포의 높이는 42m이다. 낙하지점은 수만년 파여서 깊은 소를 이루고 있었다. 가물어도 깊이가 3m가 넘었다. 소의 바닥은 더 파이지를 못하여 매끈한 암반지대라 보면 된다.

구만폭포에는 울산시 울주와 접경인 경주시 내남면의 내남농협조합원 여성산악회(회장 ; 玄英熙, 59) 일행 20명 팀과 울산 동구 옥동에서 왔다는 李相龍(66) 일행 3인을 만나기도 했다. 여러 팀의 집결로 뜨거운 열기, 불타는 건강미를 구만폭포가 식혀주었다. 행복 바이러스와 힐링의 상쾌함이 구만폭포에 가득했다.

특히 이상룡씨는 가까운 친구의 고향이 산아래 봉의리 바로 옆의 산내면 소재지 송백리로 구만계곡을 처음 찾은 것이 인연이 되어 여남은 번이나 계속 찾게 되었다고 하였다. 그는 구만계곡의 산증인이었다. 인근의 원주민보다 구만계곡을 더 잘 아는 사람이었다.

구만계곡을 올라가며 보고, 내려가며 다시 본 계곡 초입의 좌측 수직 암벽에 둥근 테 모양의 동굴이 있는데, 마을 주민에 재차 확인하니 자연동굴이 아니고, 일제강점기 일본 사람이 광석을 캔 동굴로 깊이가 20m가 넘는다고 했다. 중석이 나왔다고 한다.

탐방기를 쓰면서 가급적이면 더불어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인생역정과 민담, 풍속, 사연, 취미생활을 중히 여겨서 대화체 스토리를 많이 할애하여 비중있게 조명하려고 한다. 탐방지마다 좋은 인품과 성품의 사람을 우연히 만나게 되어 행운이라 여겨졌다.

40도에 근접하는 폭염 속이라 구만산 정상 등정은 코스에 잡혀있지 않아 구만폭포를 목적지로 하였기에 봉의리 양촌마을~ 구만계곡~ 구만폭포~구만산 정상(785m)~ 가인계곡~봉의(인곡)저수지~가인리 인곡마을 종주 코스는 훗날 춘추동에 산행시에 참여하기로 하였다.

구만산 구만계곡은 영남알프스의 숨겨진 최고 비경이다. 수직암벽과 깊고 긴 통속에 들어온 것 같은 협곡과 암봉의 절경은 경북 청송 주왕산 국립공원과 유사한 느낌을 받아 밀양의 주왕산이라 칭해도 손색이 없었다. 주왕산도 계곡의 옆 주릉에 주왕산(721m)이 있지만 내원동을 지나 저멀리 왕거암(907m)이 주봉이다. 구만산도 저멀리 억산(962m)과 운문산(1188m)으로 지맥이 이어지는 산맥군이다.

구만계곡 산행을 마치고 김해 장유로 귀향하는 길도에 진영의 회원집인 40년 전통의 진영갈비 원조인 진영 할매갈비(대표 ; 서루미)에서 뒤풀이 돼지갈비 저녁식사까지 푸짐하게 대접 받았다.

절경의 구만동천 산행을 선정한 용두산악회의 장명복 회장님을 위시한 임원 제위께 감사를 드립니다~!

※註 ; 움직이는 GIF 사진 등은 사진작가이자 베트남 참전용사이신 박재승님이 제공한 것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산행일시 ; 2016.8.17(수) 김해 용두산악회 20명, (백중날에다 너무 더워 결원이 많았다 한다)

[소나무(35기)]

무더위 무릅쓴 산행! 한페이지일기남기려 흘린땀얼마인지요? 마지막동영상이 잊게하군요..ㅎ

[박재승(朴載昇)]

🌻"農溪 자문위원님!!"
구만복포의 계곡산행은 나름대로의 모두가 즐거워하는 멋진날이였답니다.
🌹잊이않고 자료수집해서 장문의 글 쓰신다고 정력소모에 感謝를 드립니다.
하루를 마감하는 행복한 金曜日 오후 입니다
🍉무더운 날씨는 연속이지만 이제는 더위도 막바지에 이르는것 같습니다.
🕊불어 오는 신새벽 바람도 이제는 제법 선선한 바람을 불어 주네요?
🐍오늘도 한낯 날씨는 찜통으로 시작을 하여 찜통으로 끝나네요?
🐉햇볕이 예상치가 않네요
🌳더위가 우리를 힘들게 하여도 마음만은 선선하게 보내시고 하시는 일 기쁨과 행복이 가득한 날 되시기 바랍니다.

[民草 農溪 鄭奉永]

소나무 박상범님, 베트남 참전용사 박재승님~!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데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삼천리 금수강산 조국 산하의 산과 골은 겹겹 층층, 중중 첩첩으로 평야지대가 적어 농산물의 산출은 적을지라도 현대 산업화 공해시대에는 청량 산소의 허파 역할을 하기에 선조들의 금수강산 예찬이 오늘날 맞아 떨어집니다.

팔도강산을 탐방하여 지명의 유래를 살펴보면, 그 숨은 뜻에 다시금 놀라게 됩니다.

유태인이 구약성서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민족은 유구한 씨족의 족보와 산과 골, 들과 천의 지명마다 깊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찾아보면 지명의 유래 속에 역사, 사상, 철학, 종교 모두를 함축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