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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없는 자유게시판 스크랩 아버지를 보내드리고서....
필립(합정) 추천 0 조회 127 09.06.26 09:10 댓글 20
게시글 본문내용

잃어버린 후 에야 그것의 소중함을 알고,

아픈 후에야 건강이 제일 임을 깨닫게 되고,

떠난 후에야 그 사람의 자리가 컸음을 느끼게 됩니다.

 

32년 평안북도 의주에서 태어나 17세에  인민군 입영을 피해 홀홀 단신 남쪽으로

가족과 고향을 등지고 떠나신 후   육군에 입대 33년간   군 복무.

육군 준위로 전역.

 

이것이 저의 아버지의 약력의 전부 입니다.

화려한 약력은 아니지만 한 평생 곧은 마음으로 한번도 흐트러진 모습 보이지 않으시고,

육군 마크가 찍힌 물건은 하나도 집에 사사로이 들이지 않으시던 고지식한 양반.

남에게 조금이라도 해 되는 일은 끔찍하게 싫어 하시고, 하모니카를 겁나게 잘 부셨던 양반.

 

암투병을 하시면서도 자식들에게 해 되는것을 싫어하시는 자존심 쎈 양반이셨습니다.

 

4개월 전 폐암 3기 판정 받고, 급속도로 빠른 전이로 많이 힘드셨을 텐데,  침대에서 일어나는것 조차

힘드시면서도 화장실 한번 가려면 숨을 몇번을 몰아 쉬어야 하면서도 끝까지 본인 힘으로 용변을 보시며

자식들에게도 더러운 모습 보이지 않으려 하셨던 고집불통 우리 아버지..

 

암덩어리가 기도를 눌러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고 호흡도 힘드시면서도 간신히 한마디 던지는 농담에

간호하는 가족들 웃게 만드시더니,  23일 새벽 모든 가족들이 보는 가운데  잠드신 후  정말 어디에서

어느 누구에게서도 볼 수 없었던 편안한 모습으로 마지막 호흡을 가다듬으셨습니다.

 

폐암이라면 본인도 가족도 모두 힘든 투병 생활을 하고 마지막 가시는 길도 참 힘들다고 하던데

아버지는  그렇게 힘들면서도 가시는 마지막 까지 저희들을 생각 하셨나봅니다.

 

 

3일 동안 장례식을 치루면서 다녀가신 많은 조문객 들에게 너무 소홀히 한것 같아 참 죄송한 마음입니다.

바쁘고 힘든 와 중에도 불구하고 오셔서 위로의 말씀 아끼지 않은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

어찌 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받은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짧은 글로 전하면서,

유족을 대표하여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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