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여성들 "옷보다 가방"
점심은 700~1000원짜리 김밥으로 때워도 커피는
4000~5000원짜리 스타벅스 커피를 즐긴다?
이처럼 '주식보다 디저트'에 힘을 주는 소비 행태가
패션업계에서까지 나타나고 있다.
매일 바꿔 입는 옷은 저렴한 브랜드로 걸치는 대신 가방은 100만원을 호가하는 명품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
특히 망고, 스파오, 같은 패스트패션이 확산되며 이 같은 소비 행태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위기 의식을 느낀 중가 이상 의류 전문 브랜드들은 가방 등
잡화 라인을 확장하며 고가 가방 장사에 나서기 시작했다.
백화점 에서 의류와 가방을 구입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1회 구매 시 단가를 조사해 봤더니
가방 구매 시 평균 단가가 30만원이었다면 의류 구매 시 단가는 14만원에 불과했다.
가방 구입 시에는 의류를 살 때보다 두 배 이상 비싼 제품에 투자한다는 의미다.
재미있는 것은 2년여 전만 해도 가방 구매 단가는 21만원 선에 머물렀다.
그런데 지난해 25만원으로 4만원 뛰었고 올해는 30만원 선까지 올라갔다.
반면 의류 구매액은 2007년부터 올해까지 각 14만원, 13만원, 14만원으로 제자리에 머물렀다.
이런 경향은 20ㆍ30대 소비자 사이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20ㆍ30대가 가방 1개를 구입하는 비용은 의류 두 벌 가격보다 높았다.
40대는 30대보다 비싼 14만원짜리 의류를 사 입으면서 가방은
더 저렴한 27만원짜리를 들었다.
이 같은 통계는 명품 브랜드 대중화가 가방에서부터
특히 20ㆍ30대에서 시작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와 함께 명품 브랜드들이 지난해부터 올해 가방 가격을 20%에서 최고 40%까지 인상한 것이
가방 구매 단가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도 보인다.
진승현 롯데백화점 상품기획자(MD)는 "명품은 사고 싶은데 소득이 안 따라 주는 사람들이
옷을 포기하고 가방 등 액세서리를 선택하는 바람에 불황에도
명품 가방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고 설명했다.
고가 가방에 대한 수요는 커지는데 비싼 옷을 사는 데 주저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며
샌드위치 신세가 돼버린 의류 전문 브랜드들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캐주얼 의류 브랜드들은 5%에 불과하던
잡화 비중을 최근 20~25%까지 늘렸다.
액세서리부터 스카프, 신발에 이르기까지 잡화 범위는 넓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핸드백 등 가방이다.
의류 브랜드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60만~70만원대 가방 제품을 내놓고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허슬러는 지난해 선보인 '에스(S)백'으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에스백은 롯데백화점에서 가방 매출 가운데 20%에 달할 정도다.
한광윤 시슬리 부장은
"명품백에 대한 가격 부담과 스타일리시한 브랜드 제품에 대한 선호를 동시에 갖고 있는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대에 인지도 있는 브랜드 제품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