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6일 사이 인터넷에서는 유명한 여성 행위예술가가 없어졌다며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그런데 이 소동은 모 전자회사의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과 관련되어 있다고 한다. 무슨 얘기인지 생활경제연구소 심기우 부소장을 연결해 들어보도록 하겠다.
1. 지난주 인터넷에서는 한 여성 행위예술가가 없어졌다면서 소동이 벌어졌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 모 전자회사는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낸시랭 작품과 LCD모니터를 이용한 전시회를 열어. 그런데 이 전시회에 참석했던 낸시랭이 실종됐다는 가상 시나리오를 온라인으로 옮긴 것. 낸시랭(본명 : 박혜령)은 거리에서 비키니 차림으로 퍼포먼스를 하는 등 파격적인 행동으로 유명한 행위예술가. 이 일로 인해 지난 5일 '낸시랭 실종사건'과 낸시랭은 주요 포털에서 검색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관심을 끌어. 실종자는 일반인도 아닌 인터넷에서는 꽤 이름이 알려진 유명 여성 행위예술가여서 관심이 높았던 것은 당연해. 결국 '낸시랭 실종사건'은 유명 행위예술가와 모 전자회사가 만든 온라인 이벤트. 고액의 현금과 경품까지 걸려있기 때문에 '낸시랭 실종사건'이란 이름을 내건 파격적인 마케팅은 네티즌들 사이에 뜨거운 이슈가 돼.
2. 실제 있지도 않은 일을 있는 것처럼 꾸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할 수 있는데?
- 이번의 ‘낸시랭 실종사건’은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이라고 해. 자신들의 상품을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도록 해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판매를 늘리려는 마케팅 기법. 소음이나 잡음을 뜻하는 '노이즈'를 일부러 만들어서 그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든 상관없이 그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기심만을 부추기는 것. 이러한 마케팅은 주로 텔레비전의 오락 프로그램이나 새로 개봉하는 영화 등을 홍보할 때 많이 이용돼. 그동안 연예인의 '가슴노출 사고'라든지 TV 출연 중 수영복이 벗겨져 논란이 빚어지기도 하는데 이는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이라고도 볼 수 있어. 소위 이런 '논란 마케팅'이라고도 불리는 노이즈 마케팅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화제가 되고 있어. 지난 2004년 미국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서 자넷 잭슨의 가슴 노출사건이라든지, 2005년 칸영화제에서 소피 마르소의 가슴 노출 사건 등은 노이즈 마케팅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어.
3. 최근 이런 노이즈 마케팅이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벗어나 다른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하던데?
- 맞아. 특히 대표적인 사례가 이동전화 업체의 경우. 최근 모 유명 텔레콤 회사의 기본 마케팅 전략은 한마디로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어. 집전화 가출 퍼포먼스, 가출 전화 찾는 전단지, 집전화 밀항 CF 등 다양하면서도 독특한 방법으로 회사 서비스를 우회적으로 알려. 그동안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종종 볼 수 있었던 노이즈 마케팅이 이제는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4. 노이즈 마케팅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는 있어도 마냥 좋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 최근 인터넷 사용자가 급증하고 정보 공유가 가능해지면서 연예기획사가 주요 홍보 전략으로 노이즈 마케팅을 사용하고 있어. 대중의 인지도가 생명인 스타의 특성상 좋건 나쁘건 간에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는 것이 최고의 홍보라고 생각하는 것. 노이즈 마케팅은 초반에는 어느 정도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서 재미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단기간의 치고 빠지기식의 마케팅을 하는 경우나 시장 퇴출에 몰린 절체절명의 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행하는 경우에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하지만 계속적인 사용은 최소한의 신뢰성마저도 잃게 하여 종국에는 소비자들의 불신만을 초래할 수 있는 한계를 지니고 있어. 언뜻 보기에 노이즈 마케팅은 성공적으로 보여. 하지만 반짝 효과를 가져 올 뿐.
경기방송 "세상풍경"
2007년 2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