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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우포늪 생명길 트레킹
부산일보 기사 입력일 : 2015-11-04
글·사진=백현충 선임기자 choong@busan.com
늪길, 산길, 논·밭두렁… 가을 한 자락 여기 머무르다
늪길이 끊어지면 산길이 나타나고, 산길이 희미해지면 고샅길을 지난다. 고샅길조차 막히면 논두렁, 밭두렁을 거닐어도 좋겠다. 경남 창녕 '우포늪 생명길'은 세간에 잘 알려졌다. 하지만 대부분 탐방객은 대대제방을 걷거나 자전거 길을 다니는 것으로 만족할 뿐, 우포늪 전체를 둘러보지는 않는다. 하루가 다르게 풍경이 바뀌고 있는 이 가을, 산&길이 늪 깊숙이 걸어 들어갔다.
전망대 망원경으로 새의 깃털까지 관측 가능
왕버들 숲은 아직 여름… 작은 늪으로 더 신비
대대제방 지날 때쯤 백로·큰기러기 떼 장관
제방 오른쪽 넓은 벌판엔 사일리지가 지천에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배 한 척, 고샅의 담벼락까지 시간이 멈춘 듯 아름다운 풍경이 트레킹 내내 펼쳐진다. 빈 논을 그대로 두지 않고 마늘을 심어 벌써부터 새봄을 기다리는 농심도 느낄 수 있고, 붉고 누렇게 익은 감과 배를 구경하는 재미도 크다. 대대제방을 지날 때에는 백로와 큰기러기 수십 마리가 시선을 잡는다. 장관이다. 지금은 여름 철새와 겨울 철새가 자리바꿈을 하는 시기라, 운이 좋으면 왜가리와 쇠물닭은 물론이고, 청둥오리, 쇠오리도 더불어 볼 수 있다.
우포늪은 우포, 목포, 사지포, 쪽지벌 등 4개 늪으로 이뤄졌다. 그중 우포 8.8㎞를 걸었다. 우포늪생태관 주차장∼목포제방∼주매제방∼대대제방 순의 원점 회귀 코스다. 사지포도 당초 계획했으나 공장지대에서 길이 막혀 되돌아왔다. 길은 편하다. 속보라면 3시간으로 족하다. 하지만 볼거리가 많으니 굳이 서두를 까닭이 없다. 노량으로 걸으며 늪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할 일이다.
■오리떼 사이의 백로 한 마리 '군계일학'
우포늪 생태관 주차장에서 안내소 뒤로 돌아가면 화장실과 자전거 대여소 사이로 나무계단이 보인다. 이를 밟고 올라서면 산길이 이어진다. 워낙 많은 사람이 다녀 길이 반들반들하다. 길가에 키 큰 소나무가 하늘 높이 솟아 있다. 송림을 통과할 때 왼쪽에서 '우포늪 습지보호지역' 표석을 볼 수 있다. 1999년 지정됐다. 앞서 1998년 람사르협약 보존습지로, 1997년 생태계 특별보호구역으로 등록됐다.
표석을 지나면 '세진정'이란 정자를 만난다. 한글로 씌어 있지만, 티끌까지 깨끗이 씻어내라는 불교적 함의가 담긴 말이다. 같은 단어를 내원사 입구에서도 보았다.
우포늪 전망대에서는 실내 망원경을 통해 탐조할 수 있다. 직선거리로 100m 이상 떨어진 새도 깃털까지 잘 관측된다. 수천 마리의 오리 떼 사이에서 군계일학처럼 돋보인 백로 한 마리가 커다란 날개를 퍼덕이며 하늘로 잠시 날아오른 뒤 다시 수면 위로 사뿐히 내려앉았다.
■왕버들숲, 늪배… 시간을 잊은 풍경
전망대 옆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서면 자전거 길과 마주친다. 길은 왼쪽으로 이어진다. 제2관찰대를 지날 즈음에는 가지를 축 늘어뜨린 왕버들을 구경할 수 있다. 자전거길은 따오기복원센터 갈림길까지 이어진다. 갈림길에 '자전거 반환점' 팻말이 붙었다. 우리를 앞질러 가던 자전거 무리도 여기서 페달을 멈췄다.
그들을 지나 사초 군락지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주변에는 억새가 하얗게 꽃을 피웠다. 억새 사이로 드문드문 붉은 갈대가 보였다. 억새와 갈대 차이를 알기 힘든데, 이렇게 모아 놓으니 구분이 쉽다.
수리시설을 지나면 목포제방까지 1.1㎞밖에 남지 않는다. 길은 쇠사슬로 막아 놓았는데, '출입금지'가 아니라 야생동물 출몰지역이라 1인 탐방을 자제하라는 당부다. 쇠사슬을 넘어 조금 더 가면 한쪽으로 왕버들 숲이 나타난다. 왕버들 숲은 아직 여름이다. 숲 가운데 작은 늪이 있어 더욱 신령스럽다. 일본 애니메이션 '원령공주'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징검다리를 지나는데, '사랑한다는 건 손을 꼭 잡아주는 것'이란 팻말이 눈길을 끌었다. 남녀 사이를 뜻한 것만은 아닐 테다. 부모와 자식, 친구, 동료 사이에서도 유효할 것 같다. 어려울 때 손을 꼭 잡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늪 포구에서 앞뒤가 뭉툭하게 잘린 듯한 배를 더러 볼 수 있다. 사람 이마처럼 밋밋하다고 해서 '이마배'라고도 하는데, 노용호 박사는 "마을사람들은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면서 "그냥 늪배로 적어 달라"고 부탁했다.
■화왕산, 쪽지벌, 토평천 '한눈에'
목포제방까지 왔으면 3분의 1 정도 걸었다. 제방은 목포와 우포를 가르는 경계다. 제방을 지나지 않고 마을로 들어가면 목포를 한 바퀴 둘러서 소목주차장으로 가게 된다. 목포는 우리말로 '나무벌'로 풀이된다. 참고로 우포는 소벌, 사지포는 모래벌이다.
취재팀은 그러나 목포 둘레길이 주로 차도로 사용되고 있어 걷기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해 제방을 지나 곧바로 산길에 올랐다. 그렇게 하면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선정한 제2전망대를 둘러볼 수 있다. 화왕산과 쪽지벌 , 토평천이 이곳에서 한눈에 조망된다.
소목주차장을 지나면 주매제방, 사지포제방, 대대제방 순으로 제방 걷기가 이어진다. 그중 대대제방이 가장 긴데, 무려 1.4㎞나 된다. 부지런히 걸어도 30분이 걸린다. 제방 오른편으로 우포, 왼편으로는 드넓은 벌판이 펼쳐진다. 벼 수확이 끝난 들에는 하얀 포장의 곤포(梱包) 사일리지(silage)가 지천에 깔렸다. 잘 숙성돼 소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라고 해서 '볏짚 김치'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사일리지 주변이 온통 푸릇푸릇하다. 마을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마늘"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마늘은 올겨울을 이겨내고 누구보다 먼저 새봄을 약속할 것이다.
들에서 시선을 거두는 순간 우포에서 커다란 날개를 휘휘 저으며 한 무리의 새가 하늘을 날았다. 도시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큰기러기 떼였다. 문의:전준배 산행대장 010-8803-8848. 위크앤조이팀 051-461-4095.
글·사진=백현충 선임기자 choong@busan.com
그래픽=류지혜 기자
창녕 우포늪 생명길 트레킹 산행 팁
경남 창녕군 우포늪은 자가용과 대중교통이 모두 편하다. 자가용은 부산 삼락나들목을 기점으로 할 때, 남해고속도로(칠원분기점)∼중부내륙고속도로(창녕나들목)∼우포1도로∼우포늪길 순으로 이어가면 된다. 1시간 30분가량 걸린다. 내비게이션은 '우포늪생태관'을 친다.
대중교통은 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창녕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한 뒤 농어촌버스로 우포늪생태관 입구까지 갈 수 있다.
창녕행 버스는 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오전 7시 첫차로, 7시 50분, 8시 40분, 9시 20분, 10시 10분 등에 있다. 귀가편은 오후의 경우 40∼50분 간격으로 배차된다. 막차는 오후 8시 30분에 있다. 1시간 10분 걸리며 찻삯은 6천700원. 부산서부버스터미널 1577-8301. 창녕시외버스터미널 055-533-4000.
창녕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면 걸어서 100m 떨어진 영신터미널로 이동한 뒤 우포늪행 농어촌버스를 이용한다. 오전에는 6시 50분, 8시 차편이 있다. 우포늪에서 영신터미널로 돌아오는 차는 오후 1시 45분, 5시 20분, 6시 20분(막차) 중 선택하면 된다. 30분가량 걸리며, 차삯은 1천500원. 영신버스 055-533-4221.
■늪 해설 듣고 생태춤 배우려면
우포늪관리사업소 노용호 박사는 우포늪 해설을 겸해 자신이 개발한 '생태춤'도 가르쳐 주는 무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노용호 010-7108-3407.
■생태관·우포늪 프로그램
우포늪은 실내(생태관)와 야외 프로그램이 따로 운영된다. 생태관은 30분, 우포늪은 대대제방을 따라 1시간가량 진행된다. 그중 늪 해설은 매일 오전 10시 30분, 오후 2시, 3시 등 3차례. 생태관 해설 055-530-1556. 우포늪 해설 055-530-1559.
가을과 겨울을 겨냥한 특별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있다. 오는 15일 오후 2시 '우포늪 가을 식물 이해와 체험'(강사 오상훈 창녕생태관광협회 사무국장)과 28일 '겨울 습지와 식물'(곽승국 김해화포천생태관장). 30명 선착순. 무료(생태관 입장료 별도)다. 생태관 055-530-1553∼5.
백현충 선임기자
창녕 우포늪 트레킹
부산일보 기사 입력일 : 2012-10-18
박종호 기자
1억 4천만년 전 태고의 땅을 밟다
'늪'이 뭐지? 누가 물었다. 일 년 내내 물이 고여, 물도 아니고 뭍도 아닌 지역이 늪이다. 늪에서는 물이 뭍이 되어가는 과정이 끊임없이 진행된다. 경남 창녕군의 유어면과 이방면, 대합면 3개 면에 걸쳐 있는 우포늪은 1억 4천만 년 전에 태어나 태고의 신비를 지닌 생명의 보고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걸 쓸모없다고 걸핏하면 공장과 농경지로 만들려는 아주 짧은 생각을 했다. 늪은 또 빠져나오기 힘든 상태나 상황을 비유적으로 이르기도 한다. 우포늪 주변을 걷는 여러 길 가운데 '목포(木浦) 탐방 길'을 걸으며 우포늪의 원시성에 하염없이 빠져들었다.
우포는 우포, 목포, 사지포, 쪽지벌 네 개의 늪으로 이뤄진다. 200만㎡에 달하는 우포늪 탐방은 걸어서 30분부터 3시간 이상 코스까지 있다. 이렇게 넓은 우포늪 주변은 자전거로 도는 방법도 괜찮겠다(자전거는 우포늪 생태관에서 대여해준다). 우리 일행은 이 가운데 목포를 탐방하는 2시간 코스를 선택했다. 목포 코스를 택한 이유는 우포늪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인 장재마을을 보고 싶어서였다.
경남 창녕군 이방면 장재리의 장재마을('우포늪 기러기마을'로 이름이 바뀔 예정이다) 사람들은 아주 옛날부터 우포와 함께 살았다. 지금도 우포늪을 이용해 전통적인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다. 또 지금까지 예전 그대로의 방법으로 우포에서 물고기를 잡고 있다. 장재마을은 지난 4월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추진하는 농어촌 관광 대표명소 'Rural-20 프로젝트' 대상지로 선정되었다. 장재마을에서는 쪽배타기 등 여러 가지 체험이 가능하다고 했다. 전화로 문의했더니 성영길 이장이 "지금은 마늘과 양파를 수확하느라 가장 바쁜 철이어서 곤란하고 이달 말쯤이면 체험이 다시 가능하다"고 말한다.
감이 주렁주렁 매달린 장재마을의 모습이 예쁘다. 마을 주민 한 분이 감을 따다 말고 하나씩 주길래 감사히 받아먹었다. 바쁜 철이라는 이장님의 말이 실감 난다. 마을 사람들은 정말 한 명도 빠짐 없이 밭에 나와 마늘, 양파 수확을 하는 것 같다. 창녕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양파와 마늘 산지이다. 여기서 질문 하나. 보통은 벼를 수확한 땅에는 보리나 밀을 심는다. 창녕의 농부들이 벼를 수확하고 나면 곧바로 양파나 마늘을 심는 이유가 뭘까? 보리나 밀을 심으면 우포늪에 사는 새들이 날아와 몽땅 먹어치워 버리기 때문이다. 새들은 양파와 마늘은 안 먹는다니 사람이 새보다 독한 것일까, 아니면 새가 사람보다 식성이 까다로운 것일까.
장재마을을 지나자 목포가 나타난다. 목포(木浦)의 다른 이름은 나무벌. 이 일대에는 예부터 소나무가 많았다. 목포는 배를 타고 건너가서 땔감으로 쓸 나무를 가져오는 지역이었다. 나무 땔감을 많이 모을 수 있는 곳이어서 그렇게 이름이 붙었다. 마을을 지나자 왕버들 군락지가 나타난다. 왕버들 군락지는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장소다. 해가 뜰 무렵이면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새떼처럼 몰려든다. 그게 보기 싫었는지 왕버들 나무 몇 그루가 쓰러져 목포 쪽으로 누웠다. 아니다. 그만 지난 태풍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쓰러진 나무 위로 새순이 돋아나는 모습에서 자연의 신비를 실감한다.
S자로 꼬불꼬불 휘어진 길이 그림처럼 예쁘다. 하지만 웬일인지 길가에 있는 식물은 흙탕물이 범벅 되어 있다. 물이 길 위에까지 덮친 모양이다. 홍수로 높아진 늪의 수위는 길게는 10여 일 정도 지속되어 견디지 못하는 육상식물을 죽게 만든다. 어떤 식물은 홍수에 잘 견디고 다시 자란다. 일부는 이곳이 지겹다며(?) 하류로 이동하기도 한다. 홍수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홍수는 늪 생태계를 지탱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많은 생물이 새로 차지할 공간을 만든다.
겨울 철새들이 오기 시작했다. 큰기러기, 고니, 청둥오리, 쇠오리, 홍머리오리, 물닭…. 우포의 사계절 가운데 가장 많은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계절은 지금부터 시작해서 겨울철이다. 요즘처럼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심한 계절의 우포에는 물안개가 자욱한 날이 많다. 물안개를 뚫고 어디서 꿱꿱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물에 첨벙하고 뛰어든다. 수평으로 나는가 하면, 수직으로 늪에 곤두박질치는 녀석도 있다. 철새는 인기척에 놀라 날개를 퍼드덕거리며 달아난다. 우포늪 주변을 걷느라 편하게 쉬고 있던 철새들을 깨운 것 같아 미안한 생각도 든다. 물에 비친 우포늪의 반영(反影)이 참 예쁘다. 달밤이라면 어떨까.
곧이어 우만 제방이 나타났다. 우만이라는 마을 때문에 우만 제방이라 불리게 되었단다. 1990년대에 우만 제방 부근에 쓰레기 매립장을 만들려다 중단된 일이 있었다. 이후 시민단체와 정부가 지역 주민을 설득한 노력 끝에 1997년 7월 우포늪 자연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그 이듬해인 1998년 3월에는 물새 서식처로서 중요한 습지 보호에 관한 협약인 람사르협약에 등록해 람사르습지가 되었다. 쓰레기 매립장의 중단은 우포늪을 보전하는 데 크게 기여한 셈이 되었다. 우포늪에 쓰레기 매립장, 생각하기도 싫다.
목포 제방을 지나 제2전망대에 올랐다. 목포를 한눈에 조망하는 탁 트인 시야가 가슴까지 시원하게 만든다. 이 전망대는 묘지 이장 후 남은 공간을 활용해 만들어졌단다. 우포에서 사진찍기 좋은 명소 가운데 한 곳이다. 소목마을로 돌아오는 길 옆에 임자 모를 쪽배가 정박해 있다. 물안개 속에 이 쪽배가 우포늪을 서서히 움직이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정말 그림이 아닐까. '푸른우포사람들' 건물 주변에는 메타세쿼이어가 어우러져 이국적 정취가 물씬 풍긴다.
우포늪을 지키는 '푸른우포사람들'(055-532-8989)은 바로 옆에 늪 체험장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주민이 고기잡이할 때 사용하는 쪽배와 뗏목을 타고 물고기, 우렁이 등을 잡으며 주민들의 삶과 정서를 체험할 수 있다. 문근영이 출연한 영화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촬영지 표지판이 붙어있다. '태극기 휘날리며'를 비롯한 여러 편의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우포늪에서 찍었다.
우포에서 아주 짧은 시간을 보냈다. '사랑 따윈 필요 없어'는 사랑이 필요하다는 역설이다. 수억 년의 세월을 견뎌온 우포늪이 사랑해 달라, 지켜 달라고 외치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늪이 살아야 사람도 산다.
우포 탐방 코스
·도보 30분 코스 생태관-전망대-숲탐방로 1길-생태관
·도보 1시간 코스 생태관-대대 제방-전망대-숲탐방로 1길-생태관
·목포 코스(도보 2시간 코스) 소목마을 주차장-숲탐방로 3길-목포 제방-우만 제방-푸른우포사람들-소목마을 주차장
·도보 3시간 코스 생태관-대대 제방-사지포 제방-숲탐방로 2길-소목마을-숲탐방로 3길-목포 제방-사초 군락-전망대-생태관
찾아가는 길
부산에서 우포가 있는 경남 창녕군 이방면 장재마을로 가려면 우선 남해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해 창녕IC로 나온다. 이후 오리정 사거리에서 현풍 방면으로 좌회전한 뒤 우포2로 방면으로 9㎞ 이동한다. 이어 목포길에서 좌회전해서 300m 정도 가면 장재마을이 나온다. 1시간 30분 소요.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창녕시외버스터미널까지 시외버스가 오전 7시부터 하루 19회 운행한다. 1시간 10분 소요 . 6천400원.
창녕 우포늪
위치 : 경상남도 창녕군 유어면 우포늪길 220
문화재 지정 생태계특별보호구역(1997.7.26.), 람사르협약 보존습지(1998.3.2.), 습지보호지역(1999.8.9.)
* 우리나라 최대의 자연 늪지, 우포늪(생태공원) *
우포늪은 우리나라 최대의 자연늪지이다. ‘늪’이라고 하면 가장 규모가 큰 우포늪뿐만 아니라 목포, 사지포, 쪽지벌 등 네 개의 늪을 모두 아우른다. 이 늪지대는 경남 창녕군의 유어·이방·대합면 등 3개면에 걸쳐 있는데, 둘레는 7.5㎞에 전체면적은 2,314,060m²에 이른다. 이곳에 늪지가 처음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1억 4,000만 년전이라고 한다. 공룡시대였던 중생기 백악기 당시에 해수면(海水面)이 급격히 상승하고 낙동강 유역의 지반이 내려앉았다. 그러자 이 일대에서 낙동강으로 흘러들던 물이 고이게 되면서 곳곳에 늪지와 자연호수가 생겨났고, 새로 생긴 호수와 늪은 당시 지구의 주인이던 공룡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현재 우포늪 인근의 유어면 세진리에는 그 당시 것으로 추정되는 공룡발자국화석이 남아있다.
우포늪은 아무리 깊어도 사람의 온몸이 잠기는 데가 거의 없다. 장마철에는 수심이 5m에 이르기도 하지만 평소에는 1~2m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또한 늪의 바닥에는 수천만 년 전부터 숱한 생명체들이 생멸(生滅)을 거듭한 끝에 쌓인 부식층(腐植層)이 두터워서 개펄처럼 발이 푹푹 빠지지도 않는다. 억겁을 세월을 간직한 이 부식층이 있기에 우포늪은 '생태계의 고문서', 또는 '살아있는 자연사박물관'이라고 불린다.
일제강점기까지만 해도 우포늪 주변에는 가항늪·팔락늪·학암벌 등 10개의 늪이 더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무분별한 개발과 농경지의 잠식으로 인해 모두 사라져 버렸다. 우포늪도 한때는 커다란 위기에 빠졌었다. 지난 1960년대 초에 백조도래지(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가 급격한 개발로 인해, 백조 수가 급감하자 천연기념물 지정이 취소된 것이다. 그 뒤 이곳에 개발의 광풍이 거세게 불기도 했다. 다행히도 오늘날의 우포늪은 나날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 특히 ‘생태계 보호지역’(1997년)과 ‘람사조약’에 의한 국제보호습지(1998년)로 지정된 이후로는 예전의 생태계가 빠르게 되살아나고 있다. 2018년 10월에는 세계 최초 람사르 습지도시 인증을 받았다.
* 생태계의 보고, 우포늪의 생태계 *
우포늪은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자연환경보전법 적용을 받고 있어 낚시, 논우렁 채취 등을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시에는 처벌을 받게 된다. 자연생태계의 보고인 우포늪을 지키기 위해 다함께 노력해야 한다. 현재 우포늪 일대에는 800여 종의 식물이 분포하며, 건강한 수생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 가장 흔한 수생식물은 생이가래·마름·자라풀·개구리밥·가시연꽃 등이다. 이 식물들은 그 자체로도 귀한 생명체이지만, 늪의 수질을 정화해준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이기도 하다. 우포늪의 물빛이 의외로 맑고 깨끗한 것은 이 식물들 덕택이다. 조류는 쇠물닭, 논병아리 등 텃새와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를 비롯하여 청둥오리, 쇠오리, 기러기 등 209종이 있으며 겨울철새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70년대 이후 국내에서 멸종된 따오기의 복원사업을 진행하여 359개체의 자연 복귀에 성공하기도 했다. 어류는 붕어, 잉어, 가물치, 피라미 등 28종이 서식하고 있으나 최근 황소개구리, 배스, 블루길 등 외래어종이 증가하여 자연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그 외 논우렁, 말조개, 잠자리, 소금쟁이 등의 패각종 및 수서곤충이 서식하고 있으며, 17종의 포유류의 종의 기원과 관련된 생물 다양서을 지닌 지구상 생명부양력이 가장 높은 생태계를 자랑한다. 이렇듯 우포늪은 1억 4천만년 전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국내 최대 규모의 자연내륙습지라고 할 수 있다.
창녕 우포늪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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