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을 관계의 언어로 바꾸면
어젯밤 김정 사모와 통화할 때만 해도 언제 퇴원할지 모르겠다고 하기에
오늘은 친구가 입원한 암 병동을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아침 일찍 동생네 들러 조카 이삭을 참빛학교에 등교시키고 집에 돌아와 홈스쿨링 중인 큰아들의 점심을 미리 준비해 놓았습니다. 그리고는 샐러드를 만들어 집을 나서는데 친구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나 오늘 퇴원해도 된대. 퇴원 수속 중이야.”
난소암 4기 진단을 받고 벌써 몇 번째 입원과 퇴원을 반복 중인 친구 김정 사모의 목소리가 얼마나 밝던지요.
“그래? 그럼 집으로 갈게.”
항암 중이라 밥을 잘 먹지 못하는 친구를 위해 1주일에 한 번씩이라도 입맛 도는 밥상을 차려주려고 친구의 집을 드나든 지 벌써 몇 달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퇴원하는 날이니 미역국에 샐러드를 해줘야지.'
1시간쯤 걸릴 것을 예상하고 바로 출발했는데 오늘따라 길이 막히지 않고 잘 뚫려서 출발한 지 25분 만에 도착했습니다.
굳게 닫힌 친구 집 철문 앞에 우두커니 서서 '뭐하며 기다리지?' 하고 잠시 고민하는 사이,
어제 읽었던 프랭크 루박의 1분 게임(더드림)의 책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아, 교회 주변을 돌며 주님의 이름을 부르자.
1분에 한 번씩 주님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하자.'
저는 2주 전부터 그동안 소홀했던 주님과의 일상 교제를 다시 이어가고 있습니다.
프랭크 루박의 권능의 통로(규장)를 읽고 난 뒤, 저도 모르게 일상에서 '주님!' 하고 주님의 이름을 자주 부르게 되었고, 그러다가 어느 때 저를 찾아오신 주의 임재를 느끼며 인격적인 만남을 갖고 있지요.
기도가 인격적이라는 것,
즉 주님과 나 사이에 마음과 생각과 의지를 교류하고 나누는 일임을 경험하면서
저는 일상에서 주님과의 교류를 더더욱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주님이 제게 말을 걸어오시고 제가 주님께 말을 걸기도 하며, 주의 음성을 경청하는 일이야말로 제 삶에 진정한 생명과 능력과 기쁨임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시간이 하루 중 단 5분뿐일지라도, 그 5분간 주님과의 소통이 이루어지면 그 하루는 전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복잡하고 무거웠던 제 영혼이 맑아지며 때때로 육체(몸)가 살아나는 경험까지도 하게 되었으니까요.
그래서 오늘도 퇴원한 친구를 기다리는 동안, 교회 한쪽 구석에 자리한 사택 문을 바라보며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1분 게임'을 이어갔습니다.
제 속에 머무른 혼자만의 생각을 주님과의 관계의 언어로 바꾸어 꺼내보는 것입니다.
'주님, 교회 사택이라 어쩔 수 없다지만 출입구인 쪽문조차 너무나 초라한 이곳에서 김정 사모가 투병해야 한다는 사실이 마음 아픕니다.
그에 비해 우리 집은 얼마나 궁궐 같은지요. 그래도 감사한 건, 이 친구가 환기도 잘 안 되고
독립생활도 보장이 안 되는 이곳에 살면서도 불평 한마디 없이 감사하게 지낸다는 것입니다.
김정 사모의 마음을 붙들어주시는 하나님, 이곳이 다른 요양소보다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이곳에서 친구가 매 순간 주님을 만나고 교제함으로 영혼이 살아나고 육체가 살아나는 전인적인 치유가 일어나길 기도합니다.
주님, 이곳에서 날마다 친구를 만나주세요.'
만약 제 속에 떠도는 걱정이나 슬픔, 또 지루함과 근심을 그대로 놔두었다면,
제 마음의 풍경은 작은 사택 앞에서 급격히 어두워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한 시간 동안 제 생각의 자리에 주님을 불러 주님께 기도하면서부터
제 안의 슬픔과 염려는 어느덧 소망의 색채로 바뀌었습니다.
주님께서 그 기도에 응답하셨던 걸까요?
1시간 뒤 도착한 김정 사모의 얼굴에선 슬픔이나 눌림의 그늘을 전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친구와 함께 사택 안으로 들어가 친정 언니가 보내준 미역을 풀어 미역국을 끓였고, 친구와 함께 식사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그 옛날 로렌스 형제가 날마다 하나님의 임재 안에 거했던 것처럼
우리도 침실에서, 부엌에서, 일하는 현장에서 날마다 주님의 임재 안에 거하는 연습을 하자고요.
개척교회 사모인 우리에게 임재의 기쁨마저 없다면 무슨 낙으로 살겠냐고 하면서 한 가지를 권했습니다.
'이걸 위해 사모님도 영성일기를 써 봐.
부담이 될수도 있으니까 너무 길게 쓰지 말고 짧게 두세 줄씩만 쓰면 돼.
투병하는 친구에게 영성일기를 권하는 게 혹 부담이 될까봐 그리 말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아뿔싸, 오늘 제 일기가 너무 길어졌네요.
담길 카페에 이 일기가 올라가면 친구가 이걸 보고 키득키득 웃을 듯합니다. 자기에게는 짧게 쓰라면서 본인은 길게 썼다고 말입니다. 하하.
– 나는 기록하기로 했다, 한근영

나는 기록하기로 했다
하나님 영광을 위한 작은 날들의 피 묻은 고백
규장한근영
- 이 책에서 선정된 문장을 써보세요 ♡
(태블릿 / 종이출력 모두 가능)
나는 기록하기로 했다 20선 쓰기 PDF
→ https://mall.godpeople.com/?G=1692247871-0
더 다양한 은혜문장필사 보기
→ https://mall.godpeople.com/?GO=grace_sentence
† 말씀
백성들아 시시로 그를 의지하고 그의 앞에 마음을 토하라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로다 (셀라) - 시편 62:8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 빌립보서 4:6,7
† 기도
주님. 맞습니다. 모든 걱정을 주님께 다 진실하게 말씀 드리면서 주님이 귀 기울여 진심으로 들어주시고, 제 짐을 들어주시는 것을 느꼈습니다.
주님은 그냥 명령만 하시는 분이 아니라, 제 마음의 갈등과 고민 역시 깊이 이해하시며 도우셨음에 너무 감사 드립니다. 매일 시간을 정해 주님을 만나는 데이트 시간을 놓치지 않게 하소서.
그리고 길을 걸을 때도, 일을 할 때도 늘 주님을 의식하며 함께하는 하나님의 임재연습. 저도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 적용과 결단
마르다처럼 많은 일로 걱정하며 지치진 않았나요?
혼자 짊어지지 마세요. 혼잣말을, 혼자의 걱정을 기도로 바꿔보세요.
유창할 필요 없습니다. 그저 진실하고 겸손하게 다 말씀 드리십시오.
주님이 걱정을 평안으로 바꾸시고 도우실 것입니다.
일주일에 1번만 만나 주시는 하나님이 아닙니다.
물고기가 물에서 살듯, 포도나무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듯 우리는 하나님께 늘 함께여야 삽니다. 오늘부터 하나님과 함께하는 ‘임재연습’을 함께 해보아요.
길을 걸을 때도, 주님과 함께 혼자일 때도 주님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