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캄보디아에서는 국회의원이 당적을 옮길 경우, 자동적으로 의원직을 상실한다. 그에 따라 삼랑시당(SRP: 26석)과 인권당(HRP: 3석) 소속 국회의원들은 통합 야당이 출범했지만, 이전의 정당에 당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
최근에 결성된 통합야당 CNRP는 오는 7월28일 실시될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훈센(Hun Sen) 총리가 이끄는 조직력과 자금 동원력에서 압도적인 여당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야당은 그 지도자인 삼 랑시(Sam Rainsy) 총재가 해외에 망명 중인 상태에 있어서, 이미 정치적으로 장애를 겪고 있는 상태였다. 삼 랑시 총재는 지난 2009년 베트남과의 국경지역인 스와이 리엉(Svay Rieng) 도에서 베트남이 캄보디아 영토를 잠식하기 위해 부당하게 표식을 설치했다면서, '임시 국경표식을 뽑아'버렸다. 그리고 이어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구글맵 지도 정보를 유포'시켰다. 이에 따른 일련의 유죄판결을 받아 그가 귀국할 경우 징역 11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그에게 적용된 유죄판결이 정치적 동기에서 부과된 것으로 보고 있다.
훈센 총리가 이끄는 집권 CPP는 총 123석의 국회 의석 중 90석을 차지하고 있어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 다가올 총선에서도 집권당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야당 의원 28명이 국회에서 퇴출된 일은 그들의 세비 및 면책특권을 박탈함으로써, 다가올 선거운동 과정에서 이들의 활동능력을 약화시키게 될 것이다. 캄보디아 정부는 이미 기존에도 모든 종류의 비판적 발언에 관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여 공세적으로 처벌하고 있었는데, 선거운동 과정에서 비판적 발언은 흔한 일이란 점에서 의원직 박탈은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훈센 총리는 1985년부터 총리직을 수행해왔다. 최근 야당의 껨 속하(Kem Sokha, 껨 소카) 부총재 겸 총재 권한대행이 크메르루주 정권기의 만행 증거들 중 일부는 '베트남이 캄보디아를 침공하여 1979년 1월에 크메르루주를 축출'한 이후 베트남에 의해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발언을 했음이 '녹음된 상태로 공개'됐다. 그러자 훈센 총리는 '지난달 말의 연설'을 통해, 크메르루주 정권이 저질렀던 만행 사실을 부인하는 이들을 처벌할 수 있는 법률을 제정하자고 제안했다.
훈센 총리도 원래는 크메르루주 당원이었고, 학자들은 훈센 총리의 정치적 동지들 중에는 당시 정권에서 학살을 저지른 인사들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고 있다.
야당인 CNRP는 이번에 처벌법이 통과된 일에 "실망감을 느낀다"면서, 야당 의원들이 국회에서 축출되어 부재 중인 가운데 이 법률이 공청회도 없이 통과되었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또한 만일 그러한 법률이 제정돼야만 한다면 전직 크메르루주 지도자였던 인사들이 총리, 국회의장, 상원의장 같은 사회 고위직에 임명될 수 없다는 조항도 넣어야만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급진적인 공산주의 정책을 실시했던 크메르루주 정권은 처형, 중노동, 질병, 기아 등으로 '170만명 가량의 사람들을 사망'케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엔(UN)이 재정을 지원하는 '캄보디아 크메르루즈 국제법정'(ECCC)은 현재 당시 정권의 최고위 지도자 2명을 학살 및 여타 범죄 혐의로 재판 중이다. 그러나 훈센 총리는 이 국제법원의 재판이 추가적인 용의자들을 기소하지 못하도록 노력해왔다.
캄보디아 국회가 금요일에 통과시킨 처벌법은 효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형식상 몇 가지 절차를 더 거쳐야만 한다. 이 법률은 크메르루주 정권에서 저질러진 범죄를 부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를 가리지 않고 6개월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집권당 중진인 찌엄 유입(Cheam Yeap) 의원은 국회에서의 발언에서 이 법률이 국민들로 하여금 과거 역사의 아픔을 기억하게 만들어줄 것이라면서, 이 법률이 희생자들에게 정의를 안겨다주고 그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찌엄 유입 의원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범죄를 인정하지 않는 일은 당시 정권기에 사망한 이들의 영혼을 모욕하는 것이며 생존해있는 유족들에게 고통을 안겨다주는 일이다." |
'캄보디아 기록보존센터'(DC-Cam)의 요욱 창(Youk Chhang) 소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처벌법은 캄보디아가 지난 30년 동안 씨름해온 국가화합이라는 믿을 수 없을만치의 어려운 과정을 정치화시킬 위험이 있다." |
'캄보디아 인권센터'(CCHR)의 오우 위리억(Ou Virak) 소장은 크메르루주 정권기에 저질러진 범죄를 부인하는 행위를 금지하기 위해 별도의 법률 제정이 필요한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런 법률을 통해 크메르루주 시대에 관한 토론, 논쟁, 교육을 제한하는 일은 그 시대에 살아남은 생존자들에게도 이익이 되기보다는 손해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통과된 법률은 총선을 앞두고 득표를 위해 이뤄진 것으로서, 이 나라의 역사를 주제넘게 정치화시킨 것이라 볼 수 있다." |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감시 기구인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 HRW)의 브래드 애덤스(Brad Adams) 아시아 지부장은 훈센 총리가 이 법안을 주창한 것은 "순전히 선거 때문"이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법률은 야당을 협박하기 위한 도구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자신의 정파도 자극하고, 야당을 수권능력이 부족한 세력으로 폄훼하면서, 자신의 집권능력을 과시하고, 자신이 야당을 완벽하게 제압할 수 있음을 국내에 과시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야당으로 하여금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연출토록 만드려는 의도도 있다. |
심지어 이 법률이 제정되기 전에도, 훈센 정부는 '껨 속하 부총재의 발언 내용을 공개적으로 확대 재생산'하던 중이었다. '뚜올슬렝'에 관해서는 당시의 교도소장이었던 깡 껙 이우(Kaing Guek Eav) 피고인조차 국제재판에서 잔학행위들이 있었음을 인정한 바 있지만, 껨 속하 부총재는 현재의 '뚜올슬렝 학살박물관'에 있는 전시물 중 일부는 베트남이 날조했을 수도 있다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야당은 녹음된 내용 속에서 껨 속하 부총재의 발언이 왜곡된 채로 맥락에서 벗어난 방식으로 편집됐다고 말하고 있다.
첫댓글 여당이
야당 의원들 28명 전원을
국회에서 제명처리까지 해서..
무슨 입법부 쿠테타 비슷한 사태에다가
오늘 있을 항의시위까지...
미처 다 번역을 못할 정도네요..
어제부터 야당 당사와 껨 속하 부총재 자택에
신변보호를 위해 전경들이 배치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