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는
비디오를 빌려다 함께 보고 만화책을 빌려다 함께 보았다
언젠가는 삼국지 비디오를 완판까지 빌려다 본 적도 있다
영화는 주로 외국 영화를 좋아하는데 아마도 예전의 유명한 영화들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심지어 한번이 아니라 두번 세번씩 보는 영화들도 있었다
십계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사운드 오브 뮤직 지바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메디리슨 카운티의 다리 디카프리오 주연의 거대한 유람선의 파선 이야기 타이타닉 기타등등
티비가 눈에서 멀어진후
엊그제 오랜만에 영화를 보는데 칠십년대 영화인지 꽤 오래된 영화다
굿 윌 헌팅
언젠가는 보고 넘어간 영화일텐데 여전히 가슴에 감동이 남는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이 치유되기도 하고 바른 인생길을 갈 수 있다는 것
고아로 자라 세번씩 파양을 당하고 양부모에게 학대를 당한 천재 소년 윌
대학청소를 하는 알바를 하면서 거기 나오는 수학 문제들을 나름대로 풀어놓는다
교수는 도대체 이 문제를 푸는 자가 누구인가 수소문 하다가 그게 알바생인걸 알고 그를 찾아내는데
폭행으로 감옥에 가야할 입장인 윌을 보호감시자로 빼어낸다
그리고 그의 천재성이 넘치는 수학 풀이에 감탄하며
법적으로 상담을 받아야하는 터에 자기의 라이벌이었던 어느 교수에게 그를 맡긴다
누구에게도 진실하지 않던 윌은 자기도 상처가 많은 자이기에 그를 상담할줄 아는
진실하고 자기를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그 상담자 앞에 고개를 숙이고
치유된 모습으로 당당하게 여자 친구를 찾아가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난다
가슴따스해 지는 영화
그리고 멘토를 잘 만나는 것이 인생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번 기억하게 하는 영화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상처투성이 문제아가 되기도 하고
문제아가 정상적인 천재로 돌아가기도 한다는 것
문학책이 나이대에 따라 똑같은 제목이드라도 다가오는 느낌이 다르듯이
영화 또한 같은 영화라도 나이대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사람들은 영악스럽게 모두 다 아는 것 같으나
나이가 들어서야만이 알아지는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주홍글씨를 나이가 들어서야 읽으면서 그 촛점이 그리도 달라지는줄 미쳐 몰랐다
그러나 이제 책도 티비도 멀리하고 사는 편인데
나에게도 또 다시 그 느낌들을 느낄수 있는 날들이 주어질지 그건 나도 모른다
그러나 오랜만에 티비를 잠간 들여다 보면
공평하게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익숙한 얼굴의 연예인들을 보며
그래 세월은 너무나 정직하다는 걸 느끼며
나 홀로 늙은이로 변해가는 것이 아닌 것에 위로를 받기도 한다
자연이 그리워 바닷가를 찾을 날이 오려나
그대가 그리워 문밖을 나서는 날이 오려나
그리도 타기 싫은 비행기에 몸을 실을 날이 오려나
너도 가고
나도 가야되는 인생길에서
더 이상 세월을 놓치면 안된다는 이 조바심에서
벗어날 날이 선물처럼 나에게도 찾아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