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진학 전문 교사들의 리얼 리포트 교·단·일·기 펌

[빛고운 동녘하늘]

공교육 진학 전문 교사들의 리얼 리포트 교·단·일·기 (20)

수학 공포증 해소를 위한 몇 가지 키워드

수학에 대한 일반적인 느낌은 ‘무섭다’ ‘두렵다’ ‘일상생활에 별로 쓸모없다’로 함축된다. 학창 시절 수학 시간이면 내 번호가 그날 날짜와 일치하지 않기를 바라던 기억이 더 많을 것이다. 수학에 대한 공포증과 기피증이다. 그렇다면 이 공포는 어디에서 왔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초등학생 때 수학 공부를 질보다 양으로 하면서 그 양에 압도되고, 이를 채우지 못했을 때 선생님이나 엄마에게 혼난 경험 때문일 확률이 높다.
글 이금수 교사(서울 중대부속고등학교)

초등학교 수학을 계산 능력 정도로 인식하고, 계산을 잘 못 하거나 느리면 수학 실력이 없다고 핀잔을 줄 때가 있다. 이는 매우 위험하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2학년 때 배우는 ‘쌓기 나무놀이’의 경우, 수업 시간만으로 공간지각 능력을 키우기엔 시간이 부족해 엄마와 함께 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단계는 무시하고 계산에만 치우치는 경향은 바꿔야 할 생각 중 첫 번째다. 이러한 공간지각 능력이 아이큐를 지배하고, 복잡한 사고력을 요구하는 중2 ‘닮음과 합동’ 단원(이 단원에서 수학에 손을 놓는 경우가 많다)과 연결되고, 고2 ‘공간도형과 공간좌표’ 단원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초등학생 때 부실했던 공부가 나중에 수학을 포기하는 주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수학 공부는 ‘Step by step’ 학습
흔히 수학 공부를 ‘Step by step’ 학습이라고 한다. 학교에서 공부하는 단원마다 의미가 있고, 연결고리가 존재하기 때문에 단원을 편중해 수학 공부를 하면 어딘가 결함이 생기고, 이것이 이어져 공부하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이런 때는 무조건 진도를 나가지 말고 연결 단원을 찾아 학년에 구분 없이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방정식을 어려워한다면 이전 곱셈 공식이나 인수분해가 충분하게 공부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방정식보다는 이전 단계 단원을 충분히 공부해야 해소되는 것.
방정식의 활용을 어려워하는 경우도 많은데, 방정식 자체가 어렵다기보다는 긴 문장을 읽으면서 핵심 요소를 찾지 못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는 수학 실력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국어 실력이 달리는 것이다. 우리말의 약 70퍼센트는 한자로 구성되어 한자 학습을 체계적으로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자 급수 시험 등급이 높은 학생들은 문장 이해력이 높아 언어, 수리, 사회 탐구 등에서 매우 유리하다.

심리적 부담 줄이는 효율적 방법은 칭찬과 자신감
이제 심리적인 부담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제일 중요한 것은 부모가 관심을 갖고 끊임없이 격려할 때 아이는 수학을 좋아하고 잘한다. 마음이 급한 나머지 수학 공부가 안 되는 원인을 합리적으로 파악하기보다 “이렇게 하면 되잖아!” “그걸 못 풀어!” 하며 윽박지르기 쉬운데, 이 경우 수학에 대한 공포는 극에 달한다. 조금만 잘해도 칭찬을 아끼지 말자. 필자는 중학생 때 수학 선생님의 칭찬을 받고 ‘나도 꼭 수학 선생님이 돼야지’ 결심했다. 이것이 이어져 지금까지 학교와 교육방송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칭찬은 그만큼 강력한 존재다.
수학 공부를 어렵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은 공부하는 자세에 있다. 수학이 어렵다는 학생들과 면담해보면 대부분 수학을 꾸준하게 공부하지 않았거나, 집중력이 흐트러진 상태에서 공부하는 습관이 있다. 수학의 중요한 개념이나 공식은 학년에 구분 없이 반복적으로 사용되므로 아무리 잊으려고 노력해도 잊히지 않는다. 수학은 엉덩이로 공부하는 과목이다. 하루하루 공부할 양을 정해놓고 꾸준히 하면 처음엔 힘들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수학에 대한 호기심은 물론, 점차 문제를 풀어 정답을 맞히는 데 뿌듯한 쾌감을 느끼며 폭발적인 성적 상승을 경험할 것이다. 이런 상태가 이어져 하루라도 수학 공부를 하지 않으면 머리에 가시가 돋는 현상이 나타나면 성공적이다. 수학 공부의 시작은 자신감이므로 공부한 내용을 다른 친구에게 설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학이 재미있어지는 세 가지 키워드
수학을 재미있게 만드는 세 가지 방향을 제안한다.
첫째, 수학에 대한 생각을 바꾸자. 지금까지 수학에 대한 생각을 바꾸면 재미와 더불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어느 과목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수학은 초기 경험이 무척 중요하다. 수학 공부에 대한 첫 경험이 좋지 않은 경우 수학은 자신이 감당하기엔 너무 어렵다는 생각에 ‘수학은 실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게 절대 없다’면서 점점 멀어지려는 성향이 짙어진다. 무슨 일이든 ‘어렵다’는 선입관으로 시작하면 자신감이 떨어져 끝까지 어려워지고, 많은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다. 반면 수학이 쉽고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경우 ‘공부만 하면 언제든지 수학을 잘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갖게 마련이다.
둘째, 수학을 깊고 넓게 공부하자. 이것만이 고득점으로 가는 최선의 방법이다. 야구 경기에서 두 투수가 똑같이 시속 150킬로미터로 던졌는데, 한 투수는 엄청나게 두들겨 맞고 강판되는가 하면, 다른 투수는 승리투수가 된다. 여기에서 차이는 볼의 무거움이다. 스피드와 무거움이 공존하는 투수는 승리투수가 되고, 스피드만 있는 투수는 처음에는 통하겠지만 타자가 조금 익숙해지면 두들겨 맞는 것이다. 수학도 급하다고 문제 풀이에만 매달리면 그런 현상이 일어난다. 개념 정리가 든든하면 문제가 어떻게 변형되더라도 생각을 거듭한 끝에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발휘한다. 수학을 깊고 넓게 공부하는 방법이야말로 학교 내신과 모의고사, 나아가 대학수학능력시험 수리 영역까지 모두 잘할 수 있는 방법이다. 고기를 잡기보다는 고기를 잡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바람직한 공부 방법이다.
셋째, 자기 주도적 학습으로 수학을 완성하자. 수학은 복잡하고 종합적인 사고력을 요구한다. 이런 수학 공부에서 승리하려면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수능시험의 목표도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테스트하는 것이다. 수능에서 수리 영역은 사고력을 묻는 것.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훈련이 충분해야 풀 수 있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문제집이나 선생님의 풀이보다 쉬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을 때의 쾌감을 맛보고, 한 문제에 대한 풀이 방법을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선생님께 “이런 방법으로 풀었는데 괜찮은가요?” 질문했을 때 칭찬을 받았다면 그 뒤로 수학 실력은 나날이 발전할 수밖에 없다.


교·단·일·기·는…
교육 현장이 어느 때보다 격변하는 요즘, 공교육 교사들의 고민도 깊어집니다. 논란이 분분하지만 제자들을 책임져야 하는 교사들의 하루는 여전히 24시간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고교 선택제 도입, 입학 사정관제 확대 등 혼란스러운 시점에서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교생활을 보다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해서 <미즈내일>은 내로라하는 일선 학교 진학 지도 전문 교사들과 함께 ‘공교육 진학 전문 교사들의 리얼 리포트 교단일기’를 진행합니다. 풍부한 현장 경험에서 우러나온 속 시원한 지침서가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