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인턴이 휩쓸고 간 자리는 한바탕 난리가 나 있었지만, 유정의 한 마디에 모두들 제 자리로 돌아간 사 내 분위기는 어느 새 고요해져 있었다.
날을 꼬박 새고서도 겨우 두 시간 밖에 눈을 부치지 못한 탓인지, 유정은 피곤이 잔뜩 밀려 들었다. 하지만 모두가 출근한 마당에 대놓고 엎드려 잘 수도 없으니 할 수 없이 커피로 졸음을 달래는 수밖에는 없었다.
다크서클이 무릎까지 내려와 있는 것을 거울로 확인한 유정은 로비로 나와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자판기에서 블랙커피를 뽑아들었다.
아, 싫다 정말.
성운과 팔 년을 만나 오면서, 백 육십 삼 센티미터의 나름 아담사이즈에 사십 오 육킬로그램을 왔다갔다 하던 날쌘돌이 그녀였지만, 어느 새 몸무게는 십 킬로그램이 불어 오십 육킬로 그램을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양가 부모님께 인사까지 드렸는데, 어쩜 이럴 수가 있는건지…….
생각할 수록 무언가가 울컥울컥 차오르는 듯해 더 독하게 살을 빼야 했다.
믿었던 남자친구에게 차이고, 거기에 살까지 찌고…….
정말 최악의 팔년이 아닐 수가 없었다.
“아, 근데 진짜 맛없다. 우웩.”
작은 습관에서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하려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정말 블랙커피는 써서 먹을 수가 없었다. 남들이 보기엔 근사해 보인다고는 해도 근사는 개밥에 말아주어도 상관없으니, 달콤한 밀크커피가 그리운 유정이었다.
그렇다고 이미 뽑은 것을 버릴 수도 없고…….
“으음, 역시 커피는 화이트카페모카지.”
앗, 깜짝이야. 발바닥에 쿠션을 달았나. 왜 인기척도 없이 와?
유정은 스윽 하고 옆으로 다가오며 얼굴만한 잔을 들고 새초롬하게 구는 미영을 아래 위로 훑어 보며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다.
어쭈. 뭐야, 자랑이라도 할려고 온거야 뭐야.
아니나 다를까 비싼 커피를 마신다는 것을 과시라도 하려는지 회사 건물 앞에 있는 커피전문점에서 뽑아 온 커피를 들고 “으음, 역시 커피는 화이트카페모카지.”하면서 다가오는 꼴이, 여간 얄미울 수가 없었다.
내 참, 커피가 거기서 거기지 무슨, 그 커피에는 금이라도 탔냐? 흥. 내가 다이아몬드를 탔다고 하면 인정한다! 그거 먹고 디룩디룩 살이나 쪄 버려라!
물론, 틈틈이 마사지를 받고 헬스장에 가서 열심히 운동을 하는 부잣집 외동딸이 몸매관리 하나 제대로 못할까 싶지만은 아무튼 그렇게라도 얄미운 그녀에게 저주를 내리고 싶은 유정이었다.
“유정씨, 언제 국수 먹여 줄거야? 설마, 헤어진 거 아니지?”
그러면 그렇지. 네가 시비 걸 일 아니면 나한테 말 시킬일이 뭐가 있겠냐.
은근히 비꼬는 말투로 톡톡 쏘아 붙이는 행태를 보니, 참 할 일 더럽게 없는 모양이었다.
“귀는 달아뒀다 어디에다 써 먹어. 헤어진지 백년 됐어.”
이건 참 속을 긁어 놓으려는 수작인지 정말 몰라서 그러는 것인지 일 년 전에 헤어진 남자친구를 두고 뭐하자는 플레이야?!
“어머, 그래?! 호호, 몰랐네?”
아놔, 진짜 죽여버릴까.
저보다 두 살이나 어린 게 꼬박꼬박 반말을 할 때마다 어찌나 부아가 치미는지…….
어차피 직급이 같으니 편하게 대하자고 했을 때, 싫다고 딱 잘라 말했어야 했다. 그래도 그나마 처음 봤을 때는 저렇게까지 못 되어 쳐 먹지 않았었는데 어쩌다 갑자기 저렇게 된건지 기가 찼다.
그러던 중, 유정의 머릿 속에는 무언가가 번쩍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그와 헤어지고 얼마 안 있어 있었던 회식자리에서 아주 큰 소리로 <노팀장, 남자친구랑 헤어졌다면서?!>라고 공개방송을 했던 그녀의 말이 떠올랐다.
그러면 그렇지.
아마 이 맘 때쯤이었음을 기억하고 있었다가 되새김질 하려는 게 분명했다.
“시비 걸려 왔으면 가.”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시비라니. 내가 언제 그랬다구. 할 말 있으니까, 끝나고 나 좀 봐.”
“할 말 있음 지금 해. 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릴 거 없어.”
“…….”
“지금 하라고.”
유정은 그 때까지 기다리고 있자면 내내 그녀의 시선이 저를 괴롭힐 것이 불쾌했기에, 지금 듣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제가 홱 하고 쳐다보며 종용하자, 미영은 입술을 실룩거리며 용건을 꺼내 놓았다.
“혹시, 반해준씨랑 아는 사이야?”
내 참, 뭐야 지금 그거 물어볼려고 그렇게 사람 있는 속 없는 속 다 긁어 놓은거야?
그냥 처음부터 와서 물었으면 ‘예’든 ‘아니오’는 택해서 얼른 대답해 주었을 테지만, 꼭 시작은 속을 긁는 것으로 시작하는 미영이었다.
게다가 알든 말든 그게 자기와 무슨 상관이람?! 정말 오지랖도 넓으셔.
“그게 무슨 말이야?”
“음, 아니 꼭 아는 사이 같아서.”
잔뜩 비꼬는 투로 말하는 그녀를 보면서, 유정은 기가 찼다.
“아는 사이라 해도 미영씨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뭐, 모르는 사람이니까 걱정은 회사 기둥에 묶어 둬, 좀.”
거짓말로라도 아는 사이라고 했다간 물고 늘어지면서 시시콜콜 캐물을 게 분명하니 차라리 이실직고 하는 편이 나았다. 정말 어디서 본 것 같은 기분이 들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기분일 뿐 확신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정말 모르는 사이지?”
대놓고 추궁하는 걸 보니, 아무래도 그 인턴이 어지간히 마음에 들긴 드는 모양이었다.
“그래, 몰라! 됐어?”
더 이상 미영을 상대하기 싫었던 유정은 제대로 한 번 확인 시켜주고는 매몰차게 돌아섰다.
그런데 그 때…….
“어머!”
막 돌아서는 순간, 누군가가 그녀의 블랙커피를 잽싸게 낚아 채는 바람에 유정은 깜짝 놀랐다. 그와 동시에 유정은, 뒤에서 미영까지 놀라고 있다는 것을 보지 않고서도 감지했다.
“이거, 나 줄려고 뽑으신 거 맞죠?”
유정의 커피를 낚아챈 사람은 빈대 박팀장도 아니었고, 변태 부장도 아니었다.
지금 그들의 눈 앞에서 커피를 들고 생글생글 눈웃음을 치는 남자, 그는 인턴 해준이었다.
“엇……!”
“고마워요. 잘 마실게요.”
예고도 없이 낚아채는 바람에 하마터면 커피를 쏟을 뻔 했는데도, 그는 유정에게 대꾸할 틈도 주지 앉고 찡긋 윙크와 함께 바람처럼 사라졌다.
허어! 뭐야, 저거?
기가 찰 노릇이었다. 조금 전 제가 마시던 블랙커피가 그의 입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멀찌감찌 보면서 유정은 기가 찬 듯 실소를 터트렸다. 그러자 옆에 있던 미영이 동그래진 눈으로 홱 돌아서며 물었다.
“이래도 시치미 뗄거야?”
아는 사이가 아니라는 걸 도저히 못 믿겠다는 눈빛을 한 미영에게 유정은 빽 하고 소리를 질렀다.
“가서 일이나 해. 엉?”
*
“흐음, 정말 내가 아는 사람인가. 아닌데, 처음 보는 사람인데. 아는 사람인가.”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온 유정은, 침대 위에 앉아 베개를 끌어안고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나이가 들고 보니 모든 것이 기억력 감퇴와 연결된다고 생각 되어서인지, 불안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정말 아는 사람이라면 바로 생각이 나야 정상일텐데도 그냥 기분만 그럴 뿐 확신을 내릴 수가 없으니 여간 답답한 일이 아니었다.
벌써 기억력 감퇴가 오나.
그렇게 꽤 한동안 머릿 속으로 생각을 하는 유정이었지만, 언제부턴가 그 생각들은 머릿 속에서만이 아닌 입 밖으로도 줄줄 새어 나오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해. 나도 알고 싶으니까 앞으로는 중얼거려.>
그렇다. 모든 것이 다 성운 때문이었다. 모든 생각들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던 그는, 유정이 무슨 생각에 빠져 있는 듯 하면 혼자 생각하지 말고 소곤소곤 중얼거리라고 말했다. 그 때부터 무엇이든지 생각하는 게 있으면 저도 모르게 중얼거리는 습관이 생긴 그녀였다.
그와 헤어진 지 벌써 일 년이나 되었지만 오랜 습관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나마 회사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으려 최대한 의식하는 편이지만 말이다. 시집도 안 간 노처녀가 뭘 그리 중얼거리냐면서 또 말도 안 되는 트집들을 잡을 게 분명했다. 쯧쯧.
“이상하다. 저 정도 외모면 내가 기억 못할 리가 없는데.”
그도 그럴 것이 저 정도의 꽃미남이라면 길가다가 한 번 스쳐 본 것은 아닐테고, 제가 아는 사람 중에서는 더더욱 그런 사람이 없었다. 이전까지는 그냥 느낌일 뿐이었는데 그가 커피를 빼앗아 든 순간, 저 역시 ‘정말 내가 아는 사람인가?’하는 착각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처음보는 사람의, 그것도 새파랗게 아래인 인턴이 팀장의 커피를 낚아챌 황당한 행동은 아무나 할 수 없을테니 말이다.
그 때였다.
“노처녀가 밤늦게 뭘 그렇게 중얼거려? 염불 외우냐?”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면서 식칼을 들고 나타난 미숙 때문에 유정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으아악!”
“아따, 이 년이 오밤중에 어째 소리는 지르고 그란디야?!”
“까, 깜짝이야! 놀랐잖아, 엄마!”
“놀라긴 머단디 놀래? 무신 죄졌냐?”
미숙은 참 놀랠 것도 많다는 투로 툴툴 거리며, 딸을 타박했다. 유정은 그런 엄마를 보면서 안도의 한숨과 함께 가슴을 쓸어내리며 대꾸했다.
“아니 오밤중에 식칼은 왜 들고 다니우?”
“마늘깐다, 왜!”
“아니 참 성격도 이상해. 마늘을 오밤중에, 그것도 왜 식칼로 까?”
“남이사 식칼로 깎든 과도로 깎든. 잠 안 오면 구시렁구시렁 염불 외우지 말고 나와서 마늘까는 거나 좀 도와.”
유정은 고개를 들어 벽에 걸린 시계를 들여다 보았다. 벌써 밤 열 시가 뉘엿뉘엿 넘어가는데 왜 꼭 오밤중에 마늘을 까려고 하는지 당최 이해가 가질 않았다.
“아, 나 잘거야!”
“너 이 년, 어제 어디서 잤어.”
유정은 결국 칼을 들고 저를 노려보는 서슬퍼런 엄마의 포스에 못 이겨 어슬렁어슬렁 거실로 기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어제 외박한 거 봐 줄테니 잔말말고 나와서 마늘이나 까라는 무언의 경고였다. 유정은 그렇게 살기 위해, 마늘을 까야 했다.
텔레비전을 향해 거실에 나란히 앉은 두 모녀는 각각 식칼과 과도를 들고 열심히 마늘을 깎기 시작했고, 티비에서는 한창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었다.
“으메, 답답해라. 그라고 궁금하믄 딱 붙잡고, “니 시방 나 좋아허냐, 안 허냐!”하고 딱 분질러지게 물어보면 쓸 것인디 뭔 지랄빙났다고 혼자 술 퍼 마시고 지랄이여, 지랄이! 사람 속 터져 디지겄네, 디져!”
“아니, 무슨 욕을…….”
유정은 절레절레 고개를 내저었다. 정말 늙으면 딱 욕쟁이 할머니가 될 팔자인지도 모른다. 저 영향을 받아서 저도 한번 화가 나면 뿔난 망아지가 되는 걸 보면 말이다.
왜 저렇게 욕을 퍼부어대는고 하니…….
텔레비전에서는 한창 연인사이에 오해의 골이 깊어지고 있었다. 연인사이라고 콕 집어 말할 순 없지만 어쨌든 주인공이니 곧 연인사이가 될 터였다.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한 마디만 해주면 될 것을 말하지 않고 끙끙 앓으니 서로간에 오해만 쌓이고 자꾸 멀어지기만 하는 것이다.
세상에서 우리 엄마가 제일 싫어하는 스토리…….
그러나 곧 엄마의 화살은 또 다른 곳으로 돌아갔다.
“저건 착한 게 아니라 미련해 터진거여. 저라고 씨부리는디 저걸 냅둬? 아주 그냥 귓방맹이를 후려 갈겨야지! 그냐, 안 그냐!”
헐…….
만약 엄마가 드라마 작가이거나, 저와 같은 상황의 주인공이 된다면 아마 지금쯤 저 악녀는 땅에 묻혀 있거나 뺨따구에 활화산이 일어났을지도 몰랐다. 남자주인공과 헤어지라며, 온갖 악담을 퍼붓는 악녀에게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부들부들 떨고 있는 여자주인공을 보면서 미숙은 식칼을 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귓방맹이를 후려쳐! 후려쳐!”
“아이참, 엄마도? 그러니까 드라마지. 눈 마주치자 마자 좋아한다 그러고, 사귀자 마자 결혼하고, 결혼하자마자 애 순풍순풍 낳고 잘 살면 그게 드라마야? 무슨 재미로 봐. 원래 드라마는 다 갈등이 있어야 해. 좀 누가 괴롭혀 주기도 하고…….”
유정은 어차피 드라마이니 그렇게 속 썩으며 볼 필요 없다는 생각으로 말했는데, 그 순간 살기를 느낀 것은 아마도 미숙의 성격 때문이리라.
“……뭐?”
스윽 옆을 돌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식칼을 든 채로 서슬퍼런 눈빛을 빛내고 있는 엄마가 있었다. 유정은 흠칫 놀랐지만, 내색하지 않으려는 듯 애써 헛기침을 하며 눈을 내리깔았다.
“아, 아냐. 무조건 엄마 말이 옳아. 저런 년들은 쳐 죽여야지. 암! 왜 멀쩡한 커플을 못 갈라놔서 안달이야? 아주 못 돼쳐먹었어. 그치? 마늘 더 없어?! 오늘 다 까고 잘까?”
이럴 때는 무조건 맞장구를 쳐 주어야 했다. 살아남는 방법을 아주 잘 아는 유정은 이렇게 수십 년을 살아온 것이었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미숙은 식탁 위에 놓아 두었던 남은 마늘꾸러미를 턱 하니 내려놓았고, 유정은 그 이후로 끽 소리도 하지 못하고 마늘까는 데에만 열중해야 했다.
이윽고 드라마가 끝이 나고, 시계는 열 한 시 반을 넘어가는데도 유정은 옴짝달싹 못하고 마늘을 까야했다. 어찌나 오래만졌는지, 손가락이 후끈후끈해질 정도였다.
“근데 엄마, 갑자기 마늘은 왜 까는거야?”
“효정이네 갖다 줄려고.”
빠직. 노효정, 네 이 년.
효정은 다름 아닌 유정의 세 살 어린 동생이었다. 스물 세 살의 어린 나이에 덜컥 임신부터 해 결혼을 한 그녀는 벌써 오 년 차의 주부였다. 그런데도 툭하면 친정이라고 집에 와서는 살림살이를 가져간다거나 해놓은 반찬을 얌체처럼 가져가는 등 그렇게 얄미운 짓만 골라서 할 수가 없었다.
뭐라도 놓고 가는 건 바라지도 않으니, 가져가지는 말란 말이다! 마늘도 직접 까기 싫으면 까진 마늘 사다 쓰면 될 것을 왜 엄마한테 까달라고 하는지, 네 이걸 당장!
부아가 치미는 유정이 거실에 놓여진 무선전화기를 드는 순간이었다.
“내려 놔.”
이미 유정의 동선을 다 알고 있는 미숙은 강력한 포스로 명령을 내렸고,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수화기를 내려 놓아야 했다.
“나 안 까, 그럼!”
괜히 심통이 났다. 시집 못 간 것도 서러운데, 동생 밑반찬 만들 마늘이나 까고 있다는 것이 그렇게 처량하고 비참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순간 또 다시 미숙이 식칼보다 더 서슬퍼런 눈빛으로 홱 노려보자, 유정은 또 어쩔 수 없이 오른손엔 마늘을, 왼손엔 과도를 집어 들어야 했다.
“아, 알았어. 깐다고, 까.”
“…….”
“난 정말 시집 가면 안 이럴 거야.”
“시집이나 가고 그 딴 소리해.”
“두고 봐. 시집 가면 이렇게 엄마 고생 안 시킬테니까. 두고 보라구. 꼭 성공해서, 엄마 호강시켜 줄거니까.”
“잔말 말고 마늘이나 까. 원래 시집가면 다 그런 것이여. 그러니까 친정이라는 거다. 너도 시집만 가 봐. 마늘이 아니라, 양파도 까 주고 파도 다듬어 주고 다 그럴텐께. 애도 봐주고, 밑반찬도 해주고, 해 달라는 거 다 해줄테니께 제발 좀 시집이나 가!”
그 때, 유정은 보았다. 핀잔을 주듯 버럭 윽박 지르면서도 그 서슬퍼런 눈빛 아래로 스리슬쩍 비치는 투명한 액체를 말이다.
아무래도 엄마에겐 시집가서도 이것저것 다 해달라고 투정부리는 딸보다, 늦게까지 시집 안 가고 집에서 버티고 있는 노처녀 딸이 더 불효녀인가 보다.
첫댓글 엄마는 그래두 큰딸을 걱정하는뎅...
정말정말 요즘 이거 보는 낙으로 산다니까요 ㅋ
어쩜 저렇게 노처녀의 맘을 잘알아요? ㅋㅋㅋ
무섭다.. 유정이 엄마;;,, 그래도 딸 걱정하는마음은... ^^
너무 잼나요~ 역시 엄마의 모성이란...근데 양파까는것두 눈물나는데...마늘 매번 까려면 정말 힘들겠어요..ㅋㅋ
시집들가보세요... 그럼 아마도 생각나는것은 엄마밖에 없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