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는 소설을 필두로 하여 영화, 드라마, 만화, 애니메이션, 그리고 게임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소재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작품이다. 아무래도 ‘삼국지연의’라는 작품 자체가 워낙 유명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게임으로 한정 짓는다면 코에이의 역할이 상당히 컸다고 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코에이 하면 삼국지가 떠오를 정도로 다양한 작품들이 지금까지 발매되고 있고, 이를 통해 많은 게이머들이 삼국지에 빠져 들게 되었다.
전국시대 액션 게임
하지만 게임의 주요 소재가 되는 ‘삼국지연의’는 말 그대로 중국의 역사를 기반으로 한 소설일 뿐이다. 게이머들에게 자연스럽게 중국의 역사를 알리는 일을 해준 셈이 된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코에이는 삼국지 1 등장으로부터 3년 후 전국시대를 기반으로 한 ‘노부나가의 야망’(국내에는 ‘신장의 야망’으로도 알려져 있다)을 발매한다.
노부나가의 야망은 삼국지와 비슷한 스타일의 게임이었음에도 어느 정도 차별성이 존재해 꽤 인기를 모았다. 다만 왜색이 짙은 게임이다 보니 삼국지와는 달리 국내에 모든 시리즈가 소개되지 못했고, 지금도 여전히 정식으로 발매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무쌍 3 Z’의 리뷰를 진행하면서 이처럼 삼국지와 노부나가의 야망 이야기를 꺼낸 것은 이들이 코에이 액션 게임의 선두 주자라 할 수 있는 ‘진 삼국무쌍’과 ‘전국무쌍’의 모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르는 사뭇 다르지만 삼국지가 진 삼국무쌍으로, 노부나가의 야망이 전국무쌍으로 발전한 셈이다.
물론 이들 작품이 등장한 후에도 시뮬레이션 시리즈가 지속적으로 발매되고 있기에 후속작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동생 격인 존재는 된다고 할 수 있어서 기존 코에이 게임에 익숙한 게이머들이 이들 작품에 자연스럽게 호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전국무쌍 시리즈의 경우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노부나가의 야망 시리즈와 달리 활발한 전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이를 통해 (의도했던 그렇지 않았던 간에)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일본의 역사적 인물들을 알리는 부가 효과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 나라의 이순신 장군을 모르는 외국인들은 많을지 몰라도 ‘오다 노부나가’라는 전국시대의 대표적 인물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부러움과 함께 일말의 아쉬움이 느껴지는 것이 국내 게이머들의 공통된 심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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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무쌍을 이겨야 산다
전국무쌍 3 Z는 2010년 Wii로 발매된 ‘전국무쌍 3’의 업그레이드 형태로 제작된 작품이다. 업그레이드라고는 하지만 엄청난 시스템이 추가되었다기 보다는 소소한 변경점과 비주얼이 PS3에 걸맞게 향상된 정도. 그러나 이식작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오리지널 버전을 해본 유저가 많지 않은 실정이고, 게임샷을 통해 소개된 적도 없기에 본 리뷰는 신작을 소개하는 식으로 진행하도록 하겠다.
전국무쌍의 경우 대놓고 진 삼국무쌍 시리즈와 비교한다는 점에서 불이익을 많이 받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일대 다수의 액션 형태로 진행되는 게임 중에서 가장 흡사한 모습인데다 그래픽 엔진 역시 동일한 것을 사용하기에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현상인데, 그 때문인지 Z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진 삼국무쌍과 차별성을 갖기 위한 모습이 엿보인다.
다만 3편 자체가 2010년에 나온 작품이다 보니 한참 뒤에 나온 진 삼국무쌍 6와 비교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 아쉽다. 진 삼국무쌍 6의 경우 역대 시리즈 중 가장 많이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고 퀄리티도 높기에 상대적으로 Z가 초라해 보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진 삼국무쌍 6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전국무쌍 3 Z에도 나름의 메리트가 존재하는 만큼 일대 다수 액션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구매할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2편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요소들이 추가되어 있기에 시리즈를 꾸준히 즐겨온 팬들에게도 나쁘지 않은 모습이고 말이다.
비록 진 삼국무쌍 6와 비교하기에는 다소 힘이 부치지만, ‘진 삼국무쌍 5’와 비교하면 훨씬 나은 수준으로 생각된다고나 할까. 기본적인 게임의 형태는 비슷해도 세부적인 부분들이 많이 변경되었고 전반적으로 보다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즐기는 감각도 더욱 좋아졌다.
여기에 새로운 캐릭터들이 상당 수 추가되고 게임의 비주얼 또한 PS3에 어울리는 수준으로 강화되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 작품 역시 한글화가 되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진 삼국무쌍 6도 동일하기 때문에 상대적인 비교 시에는 흠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 같다.
전작과 달라진 부분들
전국무쌍 3 Z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세부 목표를 설정해 줌으로써 어느 정도 따라가기 식 플레이를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얼마 전 소개했던 ‘트로이 무쌍’처럼 획일적인 진행 형태라기 보다는‘적 무장 격파’와 같은 목표를 위해 생각 없이 플레이 하는 것을 보완하는 스타일로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하나의 시나리오에는 다양한 서브 미션들이 존재하며, 이러한 미션들을 클리어 하는 경우 소재와 같은 아이템 획득이나 특정 무장이 강해지는 등의 효과(이를 격파 효과라 한다)가 발동되기도 한다.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이를 무시하고 플레이 할 수도 있고, 모든 서브 미션 달성을 노리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메인 미션의 진행 루트와 서브 미션의 수행 위치 및 그와 관련된 내용은 모두 맵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무기는 노멀과 파워, 스피드 스타일의 세 가지 형태가 존재하며(‘진 삼국무쌍 4’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듯), 전투 시작 전 다양하게 구성된 소비 아이템 꾸러미 중 하나를 선택해 이를 전투 시 사용할 수 있다(아이템 구성을 바꿀 수 있다). 해당 아이템을 모두 사용해도 다음 전투 시 다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아낄 필요는 없다. 이러한 부분 외에도 소소한 변경점들이 게임 곳곳에 존재한다.
이전부터 다채로운 게임 모드를 제공했던 작품인 만큼 이번에서도 그러한 모습은 건재하다. 무한성 모드 및 에디트 무장이 다시 추가되면서 보드 게임이 없어지기는 했어도, 특정 캐릭터를 선택해 무공과 지력, 재력 등의 목표를 선택해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창사연무’와 신무장으로 전국시대의 전투를 경험할 수 있는 ‘전국사 모드’는 색다른 즐거움을 전한다.
전국사 모드는 기존의 시나리오를 재활용 하고 있지만 한 명의 무장이 되어 역사의 흐름을 같이 한다는 느낌이 강한 점이 특징이다. 다만 이 두 모드의 경우 스토리 모드 등에서 얻은 경험치나 아이템, 소재 등이 공유되지 않아(창사연무의 경우는 경험치의 일부가 전승된다) 아쉬운 감이 있다. 그나마 창사연무를 클리어 한 후 얻는 아이템을 무쌍 연무나 모의 연무 등에 쓸 수 있어서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차별성을 가지는 것이 답
전국무쌍 3 Z는 전작을 넘어서는 게임성은 물론이고 PS3로 등장한 첫 번째 시리즈라는 점에서 나름대로 메리트가 있는 게임이다. 같은 계통의 진 삼국무쌍과 어느 정도 차별화를 두고자 하는 노력의 흔적이 엿보인다는 점에서 충분히 할 만한 게임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일본 전국시대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고, 자연스럽게 진 삼국무쌍 시리즈와 비교하게 되다 보니 그 인기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운의 게임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작품의 경우 최신작인 ‘진 삼국무쌍 6’와 비슷한 시기에 발매되어 더욱 불이익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전국무쌍 시리즈는 진 삼국무쌍에 가려 일본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 큰 인기를 얻기가 쉽지 않을 듯하지만, 이번 Z와 같은 느낌으로 차별화 된 스타일을 추구한다면 두 시리즈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상황을 연출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변하기는 했어도 아직 부족하다. 진 삼국무쌍 6가 많은 것을 버리고 새롭게 태어난 것처럼 전국무쌍 또한 앞으로 파격적인 변신을 하기를 기대해 본다.
첫댓글 일본 역사를 어떻게 알아? 이순신 나오는 게임이나 만들어줘~
ㅋㅋ 한국에도 유명한 장수나 지략가들도 많은데 만들면 나름 재미있을수도 있을거 같네요 ㅋㅋ
그렇죠 ㅋㅋ
저도 님들과같은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