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필부만의 오자성어(五字成語)는 "미안합니다" 입니다. ---------------- 이동근/문숭리
이제 오늘, 내일만 지나면 2013년을 떠나 보내야 한다. 덧없이 살다보니 내년이 십이지간으로 무슨 띠이지도 잘 모르겠다. 자축인묘, 진사오미, 신유술해 ... 가만있자? 말띠인가 싶다.내년에는 말처럼 열심히 살라는가 보다. ㅎㅎㅎ
하마터면 금년은 필부만의 오자성어를 내일 마지막 날이나 부랴 부랴 오늘 밤에나 써야 할 뻔 했다. 지난 여름부터 둘째 형이 맡아서 하는 건설현장 자재정리 일을 농사일이나 하모니카 수업이 없는 날이면 죽으나 사나 나갔다. 아직은 안정된 수입원이 귀향을 해서 부족하기에 그 부족함을 일부나마 충당해 보려는 심사였다. 일반적으로는 건설공사는 이미 휴업인데 아직도 자재정리 일이 마무리 되지 않은 현장이 하나 있어 신년 상순까지도 일을 나가야 할 만큼 다소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복을 받은 셈이다. 다행이 오늘은 휴무라고 해서 이 글을 오전에 쓸 수 있어서 다행중 다행이 아닐 수 없다.
필부는 수 년전부터 대한민국 교수들이 한 해를 뒤돌아 보면서 한국사회 그 해의 세상사 날씨(?) 를 표현하는 사자성어에 준한 한 개인적인 인생을 뒤돌아 보는 의미에서 오자성어[ 미. 용. 고. 감. 사 -- 미안합니다. 용서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를 한국어로 선택했었다.... 2010 감사했노라. 2011 고마웠노라. 2012 사랑합니다. 였는데 금년에는 어떤 오자성어가 적당할까? 윤동주 시인의 서시에 나오는 싯구처럼 내 스스로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없이 한 해를 살아야 했었는데 금년에는 더 이상 생각해 볼 여지도 없이 "미안합니다"라는 말이 한 해를 보내는 내 마음에 가득차 있습니다.
그럼 우선 한국 최고의 지성인들이 모여 만든 교수협에서 정한 금년의 세상사 날씨에 해당하는 사자성어는 어떤 것인지 살펴보고 필부의 이야기를 이어갈까? 합니다.
"올해의 사자성어는 '倒行逆施'(도행역시)"교수신문 "올해의 사자성어는 '倒行逆施'(도행역시)" (서울=연합뉴스) 교수들이 올 한해를 특징짓는 사자성어로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뜻의 '倒行逆施(도행역시)'를 꼽았다. 교수신문은 지난 6∼15일 전국의 교수 62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32.7%(204명)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도행역시'를 선택했다고 22일 밝혔다. 도행역시는 '사기'에 실린 고사성어로, 춘추 시대의 오자서가 그의 친구에게 '도리에 어긋나는 줄 알면서도 부득이하게 순리에 거스르는 행동을 했다'고 말한 데에서 유래했다. 휘호-근원(近園) 김양동 (현)계명대 석좌교수, (전)계명대 미대 학장. 2013.12.22 << 교수신문 홈페이지
-- 이 의미에 담긴 뜻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음미해 보시면 됩니다. ---
필부도 금년은 인생사 순리대로 살려고는 했으나 목구멍이 포도청이 되어 부끄럽게도 필부는 성경에 나온다는 가롯 유다가 되어 그가 예수님은 은전 삽십냥에 팔아 예수님을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게 한 것처럼 필부 또한 그 동안 필부를 애정으로 이끌어 주던 분들의 가슴에 "미안합니다."라는 배신감을 그 분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부는 가롯 유다처럼 회개하고 목을 매서 땅에 떨어져서 죽지는 못하고 이렇게 스스로 한 해를 돌아보면서 자책의 글을 남김니다. 필부의 지난 해 사자성어 "사랑합니다."가 천국이라면 아마 "미안합니다."라는 말은 지옥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무엇이 필부로 하여금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지옥의 문턱에 내려가 있을 만큼 그 동안 애정으로 이끌어 주시던 분들에게 금년의 필부만의 오자성어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해야만 했을까?
-- 우선 필부에게는 아버지나 다름이 없는 큰 형님에게 미안합니다. 귀향을 해서 그래도 한 두해는 시간이 허락하는 한 농사일도 도와드리고 함께 희노애락을 같이 했는데 금년에는 농사일을 하루, 이틀도 못 도와드린 것을 말입니다. 또한 가을에 태풍이 지나던 날에 벼가 많이 쓰려져 벼를 세우려면 시간이 걸리는 지라 하루 정도 고추를 따 달라고 했는데 그 하루도 일손을 돕지 못한 것이 가슴에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하지만 필부가 일을 하루 더 도와준다고 되는 일이 아니기에 이제는 농사일을 줄이고 여생을 쉬면서 그리 멀지 않은 10~5, 6년 인생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살아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70년이 넘도록 평생 일만 하다 죽을 겁니까? 자식들의 미래는 자식들에게 나 몰라라 눈감고 그들에게 맡기고 이제 당신의 인생도 삶의 여유를 찾으시면 안 되겠습니까? 변명같지만 그 이유로 금년에는 일손을 돕지 않는 것도 큰 형님 당신을 돕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미안한 마음 어쩔 수 없었지만 그래도 당신의 나의 큰 형님이나 아버지 같은 분이기에 당신을 빌어 기필코 필부는 생이 다 하기전에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당신의 이야기를 이 땅에 남길 것입니다. 지금 당신의 모습보다 소설에서는 행복한 농부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당신의 현재의 모습은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어렵고 애련한 농부이지만 소설속의 당신은 이 세상에 마지막 남은 행복한 농부로 만들어 드리고 싶습니다. "형님, 이 동생이 많이 미웠을 겁니다." 내년 2014년에는 2013년 보다는 덜 미안하도록 살아보겠습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이 오자성어 안에 당신에게도 "사랑합니다" 라는 말을 남기고 싶습니다.
-- 다음으로는 즐거운 소리만 내어야 하는 하모니카가 "미안합니다."라는 소리도 냈던 필부와 하모니카로 인연이 된 몇 분에게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전해야 함이 송구스럽기 한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리 멀리 않는 날에 또 다시 하모니카(Harmonica = Harmony(화음, 조화)+Communication(의사소통), Harmony --> i , CommuncAtion.)의미가 말해주듯이 살다보면 지난 날의 아름다웠던 추억같은 아름다운 소리가 조화를 이루어 의사소통이 되어 "미안합니다." 말이 용서합니다. 라는 징검다리를 건너 사랑합니다. 라는 말이 이루어 질 것을 믿습니다.
필부가 수 년간 애정을 같고, 그리고 지금도 마음에는 변함이 없는 하모니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영원한 해병입니다. 그리고 지금 필부가 비록 현실을 넘어 그 모임에서 진행하는 하모니카 전문지도 강사 양성과정을 필부도 진행하고 있지만 그래도 필부는 이 과정에 관계없이 필부의 강사소속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이 글을 읽게된다면 갑장인 종려나무가 전도사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합니다.
그리고 얼마전에 상경을 해서 중랑구에 위치한 서울의료원에서 이제는 고인이 된 환희(김병환)님을 떠나 보내면서 미안합니다, 라는 말을 남겨야만 합니다. 당신은 진정한 하모니카 매니아로 제 가슴에 남아 기억할 것입니다. 할 수만 있다면 당신에게 다 하지 못한 미안함은 당신의 이름이 되었던, 기회가 되어 당신의 자녀의 앞날에 인연이 되는 날에 잊지 않기 위해 당신의 영전을 다녀왔던 것입니다. 잘 가시요, 친구여! 다시 저 세상에서 만나면 하모니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그 어느 해 송년회에서 밤새 불어던 그 하모니카, 그리고 충주시 노인복지 회관 개강식, 롯데마트 충주점, 그리고 귀향 집들이 행사에서 하모니카를 불었던 그 장면을 하모니카 충북에 영원히 간직할 것입니다.
그 외에서 서너 분 정도는 다소 필부와 관련 하모니카로 섭섭한 마음이 남아 있는 분들이 있다면 미안합니다, 라는 말에 앞서 그 미안함을 살아가면서 사랑합니다 라는 수준까지 노력하겠습니다. 필부 마음에서 충주 하모니카 교실 개원에 따른 많은 물심양면의 손길들과 지난 2012년 충주 문화회관에 오셔서 축하와 더불어 금일봉으로 격려해 주셨던 분들을 결코 잊지 않고 그 이름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리고 충주 하모니카 교실에 현물이나 금전으로 도움을 주신 분들이 이름이 물건마다, 가슴속에 새겨두고 지워지는 그날까지 임의대로 지우지는 않을 겁니다. 미안안 마음을 버릴 수는 없지만 이동근/문숭리 이렇게 자아비판 회개문을 쓰고 있답니다. ㅎㅎㅎ
-- 그리고 필부가 가입해 있는 모든 카페 회원님들에게 미안합니다 라는 말을 전합니다. 어느 카페는 실제 문학기행으로, 문화기행으로, 혹은 글로서 활동을 왕성하게 했던 필부가 금년에는 기행도, 글도 거의 전무하다 시피해서 그저 미안하고 죄송할 뿐 입니다. 살아가면서 더 노력하겠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이 시인이자 소설가라고 자칭하면서 금년에는 책 읽기와 글쓰기에 괴을리 했던 필부 자신에게 더 없이 미안한 마음이 드는 한 해 였습니다.
아직 50대 후반 중반이기에 마음의 구두끈을 더욱 동여매도록 하겠습니다.
-- 또한 필부가 활동하고 있는 619 전우회 회장님이하 회원님들에게 미안합니다. 말이 홍보국장이지 직책에 충실하지 못했고, 재정에도 도움이 되지 못해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아직 인생을 다 산 것이 아니기에 또한 이 미안한 마음을 용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ㅎㅎㅎ
-- 한 해를 되돌아 보다 보니 봄에 새싹이 소록소록 솟아나듯 미안한 마음과 일들이 이런 일도, 저런 일도 있었노라 마구 머리를 내 밉니다. 어찌 그런 일들을 다 글로 표현하자면 밤이 새고 새해가 될 것입니다. 여기서 그냥 가슴에 묻어 두렵니다. 오전 내내 다 써도 안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필부 이동근/문숭리 때문에 가슴이 아프고, 원망스러운 분들이 있다면, 혹시 필부가 기억못하고 외면할지라도 망설이지 마시고 질타를 해 주십시요. 겸허히 받아들이고 개가천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미안합니다. 000"님
2013. 12. 30. 내 고향 충청도 충주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