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정의와 개념정리, 현황과 문제점, 개선방향에 대한 자료와 다른학교 청소노동자 처우에 관한 기사와 인터뷰자료입니다. 읽어보고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요
개념
비정규직이란 일정한 기간의 노무급부를 목적으로 사용자와 근로자가 한시적으로 근로관계를 맺는 모든 비조직화 된 고용형태로 기간제근로, 단시간근로(파트타임), 파견근로 등이 해당된다. 비정규직 근로자(atypical, non-standard, contingent worker)는 정규직 근로자(regular worker)와 비교하여 고용계약기간, 근무방법, 근로시간, 고용계약 주체와 사용자의 일치여부, 계약유형, 기업내부에서의 신분 등 여러 가지 기준 가운데 어느 한 가지라도 전형적인 형태에서 벗어난 경우를 말한다. 비정규직 근로는 고용형태의 정규성, 근로계약기간의 한시성 등을 기준으로 볼 때 상용근로에 대비된다. 정규직이 고용주에 의해 직접 고용되고 계약기간을 따로 정하지 않으며 전일제 노동을 한다면, 이런 전형적 형태를 벗어나는 것이 비정규직이다.
구분과 현황
현재 통계청은 고용계약기간의 장단을 기준으로 고용형태를 상용직, 임시직, 일용직으로 분류하고 고용계약기간의 정함이 없거나 1년 이상인 경우를 상용근로자, 1개월 이상 1년 미만인 근로자를 임시근로자, 1개월 미만인 근로자를 일용근무자로 분류한다. 반면 노동부는 기간을 정하지 아니하거나 1개월 이상 기간을 정하여 고용된 노동자를 상용근로자, 1개월 미만으로 고용된 노동자를 임시, 일용근로자로 분류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비정규직의 개념 및 범위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자 노사정위원회 비정규 근로자 특별위원회는 2002년 7월 비정규근로자를 고용형태에 의해 한시적 근로자 또는 기간제 근로자, 시간제 근로자, 파견, 용역, 호출(일일), 특수고용, 가정 내 근로자 등의 형태로 종사하는 근로자로 규정하고 있다. 정부와 학계는 노사정 합의기준에 의해 비정규직 규모를 파악하는 반면 노동계는 ‘취약근로자’도 비정규직의 범위에 포함하여 파악하기 때문에 비정규직 규모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
우리나라에서 IMF 경제위기 이후 가장 논란이 되어온 노동문제 중 한 가지는 비정규직 문제이다. 선진국에서도 세계화의 물결에 따른 시장통합과 경쟁격화, 신자유주의적 경제개혁, 생산체계의 유연화 및 정보통신기술의 혁신 등과 맞물려 비정규직 문제는 심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비해서 열악한 대우(최저임금제에서 정한 금액과 큰 차이가 없는 임금, 휴식시간이 거의 없는 지나친 업무 강도 등),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더 이상 일할 수 없는 불안정한 고용, 원청업체가 하청업체를 통해 노동자를 고용하는 간접고용의 경우 노동운동을 이유로 하청업체가 직장의 문을 닫아버림으로써 사실상 노동자를 해직시키는 부당해고 같은 노동자의 인권을 무시한 고용환경 등을 이유로 노동계 등으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비정규직에는 전통적으로 노동시장의 주변계층이라고 할 수 있는 저학력, 미숙련, 여성, 청년 및 노년 노동자와 계절적인 영향을 받는 서비스업 종사자, 단순노무 종사자, 건설노동자 등이 종사할 확률이 높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노동시장 안에서 규모가 커져 왔지만 정규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조건, 그리고 극심한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고 사회보험과 각종 기업복지 급여에 있어서도 부분적 혹은 전면적으로 배제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상당부분이 조직화되어 있지 못함에 따라 이들의 경제적·사회적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방법이 구조적으로 봉쇄되어 있다는 것도 문제이다. 무엇보다도 비정규직의 증가는 노동계급 내부의 이질성을 심화시키고, 기업규모나 업종에 따라 분절되어 있는 기존의 노동시장을 취업형태에 따라 또 다시 분절시킴으로써 경제적 및 정치적 주체로서 그들의 영향력을 약화시킨다는 데 문제가 있다.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산업구조의 변화가 노동시장 구조를 변화시키기 때문에 비정규직 문제는 단순히 일시적인 경제상황의 변동에 의한 결과로만 볼 수 없다. 즉 경기가 회복되고 경제성장률이 높아진다고 해도 노동시장구조를 과거 상용직 중심으로 되돌리기가 어렵고 일자리창출이라는 노동정책도 안정적인 일자리창출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비정규직 제도는 노사 양측의 권익이 고려됨으로써 노동유연화정책이 추구하는 본래의 목적 즉, 사용자에게는 비용절감 및 노동인력조정의 신축성을 제공해 주고, 근로자에게는 시간 스케줄, 능력, 기술수준에 따라서 근로할 수 있게 해주며, 국가경제 전반적으로는 노동의 효율적 이용과 생산성의 향상을 꾀할 수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 고용의 남용을 방지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사용자의 편익만 고려될 수 있으며 열약한 노동력을 보유한 근로자들은 비정규직으로 계속 고용될 가능성이 많아 빈곤의 늪에서 탈출하기 어려워 계층 간 소득격차를 심화시켜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하고 사회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
비정규직은 고용의 불안정성에 그치지 않고 저임금과 임금격차로 일부 근로자를 공공부조대상자로 만들 수 있으며 사회보험제도에 가입하지 못하거나 여타 복지제도에 포함되지 못하므로 현재의 빈곤이 노후에 지속될 수 있다. 또한 상해나 산업재해 등 사회적 위험에 직면했을 때 다른 보호기제가 부재하므로 경제적 빈곤화는 물론 다양한 사회적 기회로의 접근성을 낮추게 되어 사회로부터 소외를 가속화 할 수 있다.
현황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중이 큰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이미 1980년대 중반 임금노동자 중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율이 40%를 넘어섰고, 특히 1997년 IMF 경제위기 이후 발생한 심각한 실업문제와 고용불안은 노동유연성 강화와 신규고용 억제에 따른 청년실업 확대 등 비정규직의 급속한 확대를 가져왔다.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도입한 정리해고제와 파견근로제와 같은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을 노동자단체 등에서 반대하였지만 ‘환란극복’에 필요한 외채협상이라는 긴박한 상황을 외면하기 어려워 수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1998년 정리해고제와 근로자파견제가 합법화되면서 기업이 노동자의 고용과 해고를 비롯하여 노동시간, 임금에 관한 노동시장의 수량적 유연성 강화 등 노동자의 희생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이끌어 나가면서 비정규직 노동자가 크게 증가되었다.
노동계는 비정규직이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불안정하고 열악한 근로조건을 고발하며 정규직화와 제도적 보호를 주장하는 반면, 경영계는 현행 노동관련 제도의 경직성에서 비정규직의 증가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비정규직 인력의 활용을 제한하는 제도적 규제의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렇듯 비정규직 문제는 전국 차원의 노사관계의 대립지점으로 부각되고, 개별기업 차원에서도 비정규직 근로자의 조직화와 근로조건 개선을 둘러싸고 노사간 단체교섭의 핵심쟁점이며, 정규직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 사이, 즉 노노갈등으로도 표출되고 있다.
비정규직 규모는 일반적으로 노동계와 정부 모두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자료를 토대로 파악하고 있으나 비정규직에 대한 개념 정의와 산정기준의 차이로 조사기관별 차이가 존재한다.
노동연구원(2003)의 자료에 의하면 1990년대 상용근로자가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를 합한 수보다 월등히 많았지만 1998년부터 상용근로자가 대폭 감소되면서 1999년부터는 임시 및 일용근무자가 전체 임금근로자의 51.6%를 넘어섰다고 보고하고 있다. 2009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최근 6년간 비정규직 근로자 증가속도가 정규직 증가속도의 배 이상 빠르고 특히 대졸이상 비정규직은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근로자 수는 관련조사가 시작된 2003년 8월 1,414만 9,000명에서 2009년 8월 기준 1,647만 9,000명으로 16.5% 증가했다. 이 중 정규직은 954만 2,000명에서 1,072만 5,000명으로 12.4%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비정규직은 460만 6,000명에서 575만 4,000명으로 24.9% 급증했다. 같은 기간 임금근로자 중 정규직 비율이 67.4%에서 65.1%로 2.3% 낮아진 반면, 비정규직 비율을 32.6%에서 34.9%로 2.3% 높아졌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정부의 통계방식이 비정규직 규모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어 실제로는 854만 5,000명으로 비정규직이 51.9%를 차지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인 27%에 비해 거의 두 배나 많은 수준이다.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2007년 정점을 이룬 뒤 다소 낮아지다가 2009년 정부가 경제위기극복을 위해 대규모 공공근로사업을 시작하면서 다시 증가세로 전환되었다. 비정규직화는 경제위기에 취약한 계층인 노인, 여성, 단순노무직 종사자 등에서 두드러졌고 학력별로는 대졸이상 비정규직이 2003년 8월 109만 8,000명에서 2009년 8월 163만 3,000명으로 48.7% 늘어 초·중·고 졸업자보다 높게 나타났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정규직 근로자와 비교해 유사한 일을 하면서도 임금, 근로시간, 복지 등에서 차별을 받는다. 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이 220,1만원인 반면 비정규직은 월평균 120,2만원을 받아 정규직의 54.6%로 심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회보험가입률도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의 경우 정규직의 경우 78.9%, 79.8%, 67.6%에 비해 비정규직은 38.2%, 43.4%, 42.7%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비정규직 근로자는 정규직 근로자에 비해 소규모기업에 더 많이 고용되어 있으며, 여성의 비율이 높고, 연령층도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간제 근로자보다 단시간근로자의 비율이 높은 다수의 외국 국가들에 비해 기간제 근로자의 비중이 높고 단시간근로자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특성이 있다.
비정규직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만든 우리나라의 비정규직보호법은「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노동위원회 법」등 비정규직 관련 법률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2006년 11월 30일 국회에서 통과되어 2007년 7월부터 300명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었고, 2008년 7월에는 100명 이상 사업장, 2009년 7월에는 5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되었다. 그러나 동법이 그 입법취지에 부응하는 면도 있지만 비정규직을 확산시키고, 고용불안을 가중시키며,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등의 견해도 있어 시행과정에서 논쟁이 되고 있다.
평가와 대안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비해 임금, 고용안정성, 사회보험수혜, 기타 근로환경이 취약하고 직업능력교육 기회도 적어 저숙련 작업자로 전락할 수 있고 이를 개선시킬 수 있는 조직화 역량도 부족하여 사회양극화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으며 이는 국가와 기업경쟁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 경영계, 노동계, 관련단체 등이 노사정 위원회 등을 통하여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으나 관련 이익집단간의 첨예한 대립으로 해결이 쉽지 않았다.
비정규직 근로자를 위해서는 정규직과 비교해 불평등한 급여를 최소화하는 정책, 다양한 기업복지프로그램 개발, 사내근로복지기금 같은 자원이 형평성 있게 배분될 수 있게 해야 하며 공공 산업복지의 확대를 통해 근로기간 동안의 차별이 퇴직 후 혹은 노후에 연결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일자리나누기, 비정규직법 등 우리사회의 노동환경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와 기업, 피고용인 모두 열린 마음과 진정한 고통분담의 자세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는 것은 어렵지만 비정규직 문제의 규명과 합리적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대학교 내 비정규직(청소 노동자) 사례
서강대
지난 7일 서강대 곤자가 국제학사 청소 노동자 등 3명은 용역회사인 동우공영과 협상이 이뤄지지 않아 원청인 특수목적회사 대표이사인 서강대 기획예산팀장을 직접 찾아갔다
서강대학교 기숙사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이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며 ‘대학 측이 실체가 없는 특수목적회사를 계약상의 원청으로 내세워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서강대 기숙사인 ‘곤자가’ 국제학사 청소노동자들은 서강대와 산은자산운용이 ‘서강국제학사(유)’ 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청소 용역회사와 계약, 서로의 책임을 미루는 ‘구조’를 형성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용역회사와의 문제로 서강대는 관계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에 따르면 곤자가 청소노동자들은 근로계약서상으로 용역업체인 동우공영에 고용돼있다. 노동자들은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동우공영에서는 ‘우리도 원청에서 돈을 받아서 주는 입장’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자들은 원청인 ‘서강국제학사(유)’ 측에 면담을 요구하려 했지만 ‘실체’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다혜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조직차장은 “서강국제학사에 소속되어 일하는 직원도 없고 사무실을 찾아가려고 하면 곤자가 행정실이 나온다. 곤자가 행정실을 찾아가면 여긴 서강국제학사가 아니라 곤자가 사무실일 뿐이라고 한다”면서 “사실상 서강국제학사는 서강대나 산은자산운용에 대표이사만 둔 페이퍼컴퍼니에 불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곤자가는 서강대와 민간자본인 산은자산운용이 특수목적회사(SPC)인 서강국제학사를 설립하여 교내에서 운영권한을 갖고 투자금을 장기적으로 회수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서강대 기획예산팀장과 산은자산운용 본부장 등 두 명이 서강국제학사의 공동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측의 설명에 따르면 서강국제학사 대표이사인 서강대 기획예산팀장은 면담을 거부하고 있고 산은자산운용 측은 이런 상황을 모르고 있다. 지난 7일 곤자가 청소노동자 등 3명은 서강국제학사 대표이사인 기획예산팀장을 직접 찾아갔다. 청소노동자 등은 이미 지난 4일 공문으로 면담을 요청해놓고 시간에 맞춰 찾아간 것이지만 학내 보안직원 ADT 캡스 직원 3명은 출입 자체를 막았고 보안 팀장은 ‘사무실 출입이 업무방해에 해당할 수 있으며 질서 유지를 위해 출입을 제한한다’고 했다.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관계자는 “10시쯤 사무실 앞에 도착했는데 기획예산팀장은 아무 말 없이 사무실 밖으로 황급히 도망가버리는 무책임한 모습까지 보였다”고 주장했다. 서강대 윤권석 기획예산팀장은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할 말이 없다”며 답을 피했다.
청소노동자들은 산은자산운용 측에도 연락을 해봤지만 산은자산운용 측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서강국제학사랑 얘기하라’라는 입장을 보였다. 최다혜 조직차장은 “지난 3월 통화를 했는데 저희가 최저임금도 못받고 식대도 없다고 얘기하니까 어떤 상황인지도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 학기 200~400만 원 ‘호텔급 기숙사’ 곤자가
청소노동자들은 시급 4천원대에 2시간반 무급휴식
강대 곤자가 국제학사는 산은자산운용에서 조성한 펀드로 395억원을 모아 지은 BTO(Build-Transfer-Operate)방식의 민자기숙사이다. 건립은 서강국제학사에서 한 것이지만 서강대와 산은자산운용은 이 회사에 공동대표이사를 파견하여 관리하고 있다.
2008년 8월 완공된 곤자가는 높은 기숙사비용 때문에 ‘호화 기숙사’ 논란을 빚기도 했다. 올해 곤자가의 6개월 기숙사비는 2인실 기준 약 203만 원으로 식비까지 더하면 한 학기에 약 280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1인실에 식비까지 포함할 경우 전체 비용이 400만원을 훌쩍 넘는다. 900명의 학생과 50여명의 외국인 교수들이 생활할 수 있으며 내부에는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한식과 양식으로 구분돼 제공되는 구내식당과 요가를 비롯한 각종 운동이 가능한 헬스장을 비롯해 영성교육을 강조하는 서강대답게 학생들을 위한 기도실도 운영되고 있다. 국제학사 옆에는 ‘곤자가 플라자’도 있다. 여기에는 커피전문점, 편의점, 서점, 음식점 등 10여개의 점포가 입주해 있다. ‘호텔급 기숙사’라고 불릴 만큼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는 시설과 달리 내부를 청소하는 노동자들의 실태는 매우 열악하다. 서강대 곤자가에서 근무하는 청소노동자들은 지난해 9월,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서강대분회로 노조를 만들었다. 곤자가와 플라자 상업시설, 건물 외곽 및 주차장 등을 청소하는 노동자들은 현재 총 9명으로 이 중 7명의 노동자가 조합원이다. 노조를 만들기 전 청소노동자의 월급은 94만 원 수준이었다. 월 209시간 근로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시급은 대략 4400원 정도로, 작년 최저임금인 4860원으로 따졌을 때도 훨씬 모자라는 금액이다. 현재 청소노동자들은 약 104만 원을 월급으로 받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은 5210원이지만 월 209시간 근로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시급은 대략 4970원으로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한다.
청소노동자들은 아침 7시 30분까지 출근해 오후 4시 30분에 퇴근한다. 곤자가에서 일하는 시간은 9시간이지만 동우공영은 이 중 점심시간 1시간 30분과 휴식시간 1시간, 총 2시간 30분을 무급휴식 시간으로 여기고 급여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
대학 사업장 중 서강대 곤자가 청소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가장 열악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다혜 조직차장은 “타 대학이나 다른 사업장 청소노동자들의 경우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한 8시간을 시급으로 매기고 있다”며 “서강대 곤자가는 퇴근 시간을 앞당기는 것도 아니면서 이런 식으로 무급 휴식시간만 늘리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며, 결국 노동자들은 법정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식대 지급은 전혀 없어 청소노동자들은 기숙사 내 식당에서 남은 밥을 얻어다가 점심 한 끼를 해결하고 있다. 상업시설이 있는 건물에 있다 보니 토요일에도 격주마다 출근하고 있지만 토요일 근무 수당을 따로 받는 것도 아니다.
곤자가 청소노동자들은 서울 시내 다른 학교와 같은 수준으로 임금을 인상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에 따르면 경희대, 고려대, 이화여대, 연세대 등을 비롯하여 이미 9개 대학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원청인 대학본부와의 대화를 통해 ‘시급 6,200원, 식대 90,000원, 상여금 180,000원(년 2회)’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서강대는 서강국제학사 또는 용역업체와 논의하라며 면담조차 나서지 않고 있다.
인터뷰
닦고 쓸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캠퍼스 청소부'
강의실 화장실 화단, 8시간 일해도 7시간 임금만..."점심ㆍ휴식시간도 못쉬어"
2013년 04월 22일 (월) 09:26:26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수업이 끝나자 학생 수십 여명이 강의실에서 몰려나왔다. 막 청소한 복도와 계단에 또 발자국이 찍히고 모래가 떨어졌다. 쓰레기통은 과자봉지와 A4용지로 가득 찼다. 다시 청소할 시간이다. 분홍색 고무장갑과 토시를 끼고 학생들 틈바구니에 서서 빗자루로 쓰레기를 치웠다. 허리 펼 시간도 없다. 학생들이 지나가면 길을 비켰다 다시 쓸기를 반복했다. 1, 2 층을 쓸고 화장실에서 대걸레를 가지고 나왔다. 로비부터 2층까지 깨끗이 닦고 발자국이나 먼지가 없는지 확인했다. 청소용구를 정리하고 100l짜리 쓰레기봉투를 들고 나왔다. 쓰레기통에 분리수거 되지 않은 쓰레기를 모두 꺼내 담았다. 가득 찬 봉지를 끌고 내려와 건물 뒤편 분리수거장에서 하나하나 분리수거를 했다. 18일 오후 1시. 경북 경산시 하양읍에 있는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9년째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미숙(59.경산시 하양읍)씨는 인문관을 청소하느라 정신이 없다. 오전 내내 푸른색 청소복을 입고 40여개에 달하는 강의실과 화장실, 교수실을 쓸고 닦았다. 하지만 항상 학생들과 외부인이 드나들어 오후가 되면 청소는 다시 반복된다. 학생들 사이에서 비질하고 걸레질하는 일은 일상이 됐다.
"대학에서 청소부는 안보이는 존재에요. 눈에 띄지 않죠. 언제나 묵묵히 내 몫을 일할 뿐이에요.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죠. 고맙다는 말을 듣기도 참 힘들어요. 매일 허리 굽히고 고개 숙이고 청소만 하니까 얼굴 알아보는 사람도 거의 없고...그냥 바쁘게 청소만 하다가요"
복도와 계단 청소를 끝낸 뒤 화장실로 향했다. 비품 창고에서 퐁퐁과 락스를 꺼내 두 세를 섞었다. 물을 흥건하게 바닥에 뿌리고 쪼그려 앉아 시커멓게 변한 타일 틈새를 솔로 문질렀다. 일명 '줄질'이다. 벅벅 긁자 타일에서 까만 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1시간 정도 8칸짜리 화장실 바닥을 청소했다.
수세미로 화장실 거울과 세면대도 닦고 솔로 변기도 청소했다. 각 층에 있던 쓰레기통도 모두 비웠다. 화장실에 락스 냄새가 은은하게 났다. 청소하는 동안 화장실을 찾은 학생들이 신발에 물이 묻어 짜증스런 표정을 지었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드디어 화장실 청소가 끝났다. 고무장갑을 탈탈 털어 비품 창고에 말렸다. 화장실 한 칸에 서서 퉁퉁 부은 손가락 관절을 주무르며 허리를 잠깐 폈다.
"줄질이 제일 힘들어요. 한번 하고 일어나면 하늘이 노래요. 또, 쪼그려 앉아서 1시간 넘게 바닥만 문지르다 보면 내가 여길 청소했는지 안했는지 나중에는 구분도 안돼요. 타일 틈을 매일 하얗게 만들어야 하니까 진짜 스트레스 받아요. 다른 대학은 이렇게 안해요. 그냥 물청소만 한번 하고 말지" 화장지가 떨어진 칸에 비품을 채우고 복도로 나왔다. 2-4층 빈 강의실로 들어가 청소를 시작했다. 책상과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고 비질을 했다. 대걸레로 책상 사이를 닦고 흐트러진 책상 줄도 맞췄다. 그때 강의실 앞을 지나가던 미화원 동료가 '인문관 화단 잡초 많다고 소장이 뭐라 카더라'고 귀띔했다. 김씨는 강의실 청소를 끝내자마자 부리나케 비품 창고로 가서 호미를 꺼냈다.
화단에 있는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건물 밖으로 나갔다. 잔디와 진달래꽃 사이에 솟아난 잡초를 캐서 쓰레기봉투에 담았다. 생각보다 많이 자라지 않아 일은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혹시나 책잡힐 곳은 또 없는지 건물 안팎을 다시 둘러봤다. 시간은 벌써 오후 4시 30분. 퇴근시간은 이미 30분이나 지났다.
하지만, 소장이 매일 각 건물 '미화업무 점검표'에 A부터 D까지 점수를 매겨 평가가 나쁘면 청소하기 힘든 곳으로 이동시키거나 해고 이유로 들기 때문에 정시에 퇴근하는 것은 힘들다. 또, 오전과 오후에 각각 30분씩 휴무시간이 있지만 언제 소장이 나타나 점검할지 모르기 때문에 제대로 쉴 수도 없다. "학생들은 끊임없이 오가지 바닥에는 발자국 남지 소장은 소리도 안내고 조용히 오지...쓰레기통은 또 어찌나 금방 차는지 쉴 틈이 없어요. 쉴 틈이. 햇빛에 반사되는 부분은 먼지 하나 없이 깔끔해야 하니까 언제나 긴장한 상태로 있어야 해요. 휴식시간 다 쓰는 사람 없어요. 좀 무섭죠?"
김씨는 1970년대 고등학교 졸업 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우체국에서 일했다. 그리고, 20대 후반 결혼을 하면서 직장을 그만뒀다. 이후 대구로 이사를 와 두 아들을 낳고 20년 가까이 살림만 했다. 하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집을 팔고 경산 시댁으로 이사를 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다시 생업에 뛰어들었고 미화원이 됐다.
첫 두달은 중앙도서관 지하1층과 지상1층을 혼자 청소했다. 지금보다 1시간 더 많은 9시간 동안 서서 청소하느라 두 달 만에 허리디스크에 걸렸다. 남편은 일을 그만두라고 했지만 말처럼 쉽지 않았다. 한달 정도 쉬고 다시 일을 갔다. 도서관보다 쉬운 곳에 배정받았지만 힘든 건 마찬가지였다.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닌데 진짜 열심히 했어요. 몸 아픈지도 모르고 뼈 빠지게 했죠. 그리고 아프고 나니까 '내가 아니어도 이 자리는 또 다른 사람으로 채워질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멍했어요. 용역업체 직원이니까 더 그랬죠"
특히, 2년 전까지만 해도 대학 내 모든 조경을 80여명의 미화원들이 동시에 관리했다. 때문에, 이틀에 한번 호미를 들고 잡초를 캤다. 또, 가을철에는 은행나무에서 다 익은 은행을 따 씻고 말려 포장했다. 모든 교직원에게 선물로 보내라는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은행을 털고 까느라 몸에 독이 올라 짓무르고 고름이 흐르는 동료들도 많았다. 게다가, 대학 근처 교수 아파트 청소도 했다. 지금은 미화원들의 거센 항의로 하지 않게 됐다.
하지만, 지금도 대학부설 유치원과 어린이집, 연구소, 수련원은 미화원들이 청소를 하고 있다. 또, 하루 8시간을 일해도 점심시간 1시간은 근무시간으로 치지 않아 7시간만 임금으로 지급받고 있고 식대비나 연장근무 수당도 없다. 김씨의 지난달 월급은 93만원. 연차수당 4만원을 빼면 89만원이다. "점심이라도 줬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휴식시간이라도 다 쓸 수 있게 해주든지요. 대학이면 최고로 공부 많이 한 사람들이 있는데 아니에요? 왜 자기들이 만든 규칙을 제대로 안지키는지 모르겠어요. 아무리 용역업체에 고용된 사람이라고 해도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해요. 학생들 보기 부끄럽지도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