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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은 왜 갑자기 대학교에 갔나?
2023년 3월 28일.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는 3월 28일 화요일 오전 8시 경희대를 갔습니다.
어디를 갔을까요?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학생식당을 찾아간건데요. 이건 경희대 총학생회장 출신 김병민 최고위원, 그리고 박대출 정책위의장, 강민국 수석대변인이 함께 동행했습니다. 천원의 아침밥을 먹고 대학생들과 현장 간담회 비슷한걸 진행했죠. 비슷한 시기인 4월 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강기정 광주시장, 정성택 전남대 총장과 함께 광주 전남대학교 학생식당을 방문했습니다.
경희대 식당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는 천원의 아침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기다렸다는듯이 천원의 아침밥 지원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했죠. 당시 41개 지원 대상 대학을 무려 145개로 확대했고, 2023년 11월까지 천원의 아침밥을 이용할 수 있는 대학생 수를 69만명에서 234만명으로 늘리겠다고 공개했습니다. 또한 오세훈 서울시장도 나섰는데요.
정치권이 이렇게 나서자
"국민 혈세로 대학생에게 왜 1000원짜리 학식을 줘야 하냐"
"대학생이면 성인인데, 알바라도 하며 자기 앞가림은 스스로 해야 하는 거 아니냐"
는 부정적 댓글이 달렸죠. 이런 논리는 다소 보수적 입장 또는 경제적 논리에 근거한 것인데 이와 반대로 대학생들의 아침밥을 챙기자는 정책에 찬성하는 주장도 많았습니다.
2012년 순천향에서 시작된 나비의 날개짓
“아침을 거르는 일이 많은 대학생들에게 1천원으로 아침밥을 먹을 수 있게 하자.”
지난 2012년 순천향 대학교는 전국 최초로 천원의 아침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학생회관 식당에서 제공하는 아침 식비는 2500원. 그러나 순천향 대학교는 그 학식을 1천원에 제공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재원이 부족해 일주일에 세번, 선착순 100명씩에게만 아침 학식을 제공하고 차츰 이를 확대해 나갔습니다. 2023년 10월 현재 순천향 대학교는 매일 1만 3750식수를 대상으로 천원의 아침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이어 2015년 3월 전남대학교가 천원의 건강밥상을 시작했습니다. 전남대는 처음부터 한끼 2천원짜리 식단을 개발해 이를 제공하는 방식이었는데 학생이 1천원을 내고 학교는 1천원을 지원해 가격을 맞췄습니다. 이 천원의 건강밥상은 1학기와 2학기 8개월 동안 (방학 기간 제외) 제공됐는데 하루 평균 350명의 전남대생들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에 서울대학교도 천원의 밥상을 학생회관 메뉴로 제공합니다.
2017년 부산대, 충남대가 천원의 아침밥에 동참하게 됩니다.
한편 2017년 7월 사립대인 성균관대학교가 후배사랑 학식을 제공하기로 결정합니다.
성균관대는 동문회 기부금을 재원으로 2500원짜리 아침밥을 1천원에 제공하는 방식이었습니다. 2017년 1식 지원금 1500원은 이듬해인 2018년 2학기부터 2천원으로 증액됐고 다시 2021년 10월부터 1식 지원금은 2500원으로 증액되어 식단 개선까지 이뤄냈습니다. 성균관대 사랑 학식을 벤치마킹해 2018년 11월 고려대학교 서울캠퍼스는 동문들의 기부금을 재원으로, 고려대는 마음든든 아침 학식을 제공하기에 이릅니다.
교육, 끼니, 천원은 찬반이 아닌 철학의 차이
천원의 아침밥.
사실 이러한 단어는 경제 현실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라는 자유 시장경제 논리로 보면 애초에 존재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왜 보수 우익의 이념을 중시하는 국민의힘 당대표까지 나서서 천원의 아침밥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걸까. 그리고 집권 여당과 윤석열 정권의 농식품부는 국비를 들여 이를 지원하는 걸까? 심지어 불과 십여 년전만해도 국민의힘 전신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은 무상급식 관련 서울시 주민투표 사태를 만들기까지 했습니다. 진정 변화한 것은 무엇이고 어떤 가치가 중요한 걸까요?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교육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른 시각 차이다. 서유럽의 경우 대학까지 무상교육이다. 교육을 공공재로 보기 때문이다. 이런 시각으로 보면 개인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미래 사회를 위한 투자가 되는 셈이다. 반대로 교육을 사유재로 간주하면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몫이 되는 거다. 교육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다." 이 말은 매우 거칠게 설명되어 쉽게 공감하기는 어렵지만 맥락은 쉽게 이해됩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
수백년 한국의 교육에 대한 가치를 드러내는 표현입니다.
왕정 국가인 조선시대부터 형성된 교육에 대한 가치와 국가의 정책이 담겨 있습니다.
근대 국가 형성, 일제 강점기, 군사 독재 정권기를 거치며 교육을 비롯한 여러 국가적 정책과 공동체가 지행해야 할 가치들이 뒤틀리고 왜곡되었으나 결국 이러한 파괴와 상처들은 다시 천천히 치유되고 정상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될 것입니다. 천원의 아침밥이 통과하는 구간이죠.
정부까지 뛰어든 천원의 아침밥
정부가 대학생 아침밥 지원에 나선건 2017년 입니다.
쌀소비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대학들의 움직임을 조사하고 지원 방안을 마련한거죠.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는 2017년 5월부터 11월 사이 건국대, 국민대, 대구보건대, 명지대, 부경대, 상명대, 숭의여대, 아주대, 용인대, 한국외국어대와 업무협약을 맺어 ‘천원의 아침밥’ 시범사업을 추진합니다. 2억원의 예산으로 말이죠. 당시 정부가 제시한 사업 목적은 “시간 부족 등으로 아침식사 결식률이 높은 대학생의 아침밥 먹기 습관화를 통한 쌀 소비 창출”이었습니다. 정부는 한 끼니마다 240원의 쌀값을 지원했습니다. 당시 농협은 대학별로 200만원 정도 쌀을 직접 지원했습니다. 2017년 정부의 천원의 아침밥 식단은 학식이라기보다 소박한 간편식이라고 부르면 적절한 정도였습니다.
2017년 9월 농식품부는 대학생들의 아침밥 먹기 캠페인 확산시켜 가는데요.
이를 위해 대학교와 급식업체 참여 업무협약을 진행했으며, 정호영 셰프가 직접 레시피를 개발하고 배식까지 동참한 행사도 진행합니다. 또한 11월 15일부터 24일까지 인크루트를 통해 2030 취업준비생을 위한 '밥심을 보여줘' 별도 이벤트까지 전개합니다. 당시 참여한 대학교의 대학생 및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매우 만족한다'(58.2%), '만족한다(26.1%)'로 무려 84%의 긍정 평가율이 나왔습니다. 또한 메뉴 선정과 맛에 대한 설문 역시 70% 이상이 '만족한다'고 응답했고, 전체 설문 조사자의 90% 이상 '이 캠페인이 지속되길 바란다'고 응답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대학생들이 자신의 끼니와 건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국가가 청년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온거죠.
이듬해 정부는 어땠을까.
2018년 9월 11일 아워홈은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으로
전국 12개 대학교에서 '천원의 아침밥' 캠페인을 전개합니다. 당시 식단 가격은 3천원 이상으로 설정했는데 대학생이 1천원을 내고 정부, 즉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1천원을 지원하고, 학교는 나머지 차액분인 1천원 이상을 지원해 가격을 맞추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캠페인은 2018년 9월부터 10월 말까지 두달동안
건국대학교,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대림대학교, 동서울대학교, 명지대학교, 배재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 숭의여자대학교, 아주대학교, 연성대학교, 용인대학교, 한림대학교가 참여했죠. 아워홈 아침밥 메뉴는 간단하고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치킨커리 덮밥, 크림치즈가라아게 덮밥, 불고기 덮밥으로 배치됐고 레시피와 반찬 구성은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함과 동시에 청년 눈높이에 맞추도록 노력했습니다.
2019년 농식품부는 다시 아워홈과 천원의 아침밥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아워홈과 농식품부가 전년도 2018년 수도권 6개 대학교 학생들에게 1000원의 아침밥을 제공한 것에 대해 당시 대학생들의 반응이 좋았다는 평가가 많아 2019년 천원으로 아침 끼니를 해결하는 대학생들은 해마다 늘어났습니다. 천원의 아침밥 규모를 살펴보면 2017년 10개 대학 연인원 14만 5천명, 2018년 21개 대학 27만 1천명, 2019년 16개 대학 36만 9천명으로 점점 증가했죠.
전세계를 삼켜버린 코로나19
그러나 구조적 설계 결함이 있었습니다.
천원의 아침은 학생 1천원, 정부 1천원으로 비용이 고정되어 있습니다.
즉 2천원의 고정 비용 외에 발생하는 모든 비용은 대학이 지원(부담)하는 형태였습니다.
따라서 학교가 모든 변동비를 지원하는 조건이 성립해야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된 것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재정 형편이 좋지 않은 대학은 사업 참여가 불가능했을 뿐 아니라 애초에 아침밥 부담금을 지원할 의사가 없는 대학은 사업에 참여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였다는거죠. 2018년 21개 참여 대학 수가 2019년 16개로 줄어든 것이 이를 반증합니다. 참가 대학이 5개 줄어들었는데 참가 학생 수는 오히려 10만명이 늘어나는 현상이 벌어진거죠. 또한 학교마다 식단 구성이 달라 만족도 역시 갈렸습니다. 2천원의 고정 비용에 포항공과대는 한끼당 2천원을 지원해 만족도가 높았지만, 한끼당 1천원을 지원한 대학들의 식단 구성은 상대적 만족도를 충족하기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청년 아침밥 해결과 쌀소비량 증가.
이 두가지 정책적 목표를 섞을 때부터 설계 결함이 발생한 것이었습니다.
정부의 지원안은 처음부터 학생과 대학의 부담분을 고정액으로 두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변동분의 지원금을 정부가 책임지는 것이었어야 했습니다. 물론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과 한계, 그리고 미래 가치를 디테일하게 평가하고 성찰해 업그레이드하는 방안도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천원의 아침밥 정책은 전세계적 재앙에 휘말리게 되는데요. 2020년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을 대단했습니다.
연도별 천원의 아침밥 예산과 실제 이용율을 살펴보면
2019년 4억원으로 16개 대학 36만명이 이용이 급증하자 정부는 2020년 6억원으로 대폭 증액시켰습니다. 그러나 코로나가 전국을 휩쓸면서 이용율은 14개 대학교 12만 3천명분의 식사로 급감합니다. 이듬해 2021년 5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정부는 26개 대학 34만 6천명분의 아침 식사를 제공합니다. 지속적으로 강화되던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1년 만에 이용율을 회복시킨 것이었습니다.
2022년 치솟는 물가와 달라져 가는 풍경들
코로나 엔데믹 조짐.
그러나 2022년 대통령 선거가 치뤄진 후부터
천원의 아침밥이라는 밥 한끼의 가치는 이전과 다른 양상을 가지게 됩니다.
사실 대학생의 아침식사 습관화와 쌀 소비문화 확산을 목적으로 캠페인 형식으로 시작한 천원의 아침밥이 갑자기 급등하는 외식비와 학생회관 식당 밥값 때문에 의미가 달라진 것인데요. 특히 기숙사 생활자, 학교 근처 자취생, 아침 일찍 등교하는 대학생들에게 한끼 아침을 1000원으로 해결 할 수 있는 아침밥 프로젝트는 식비 부담을 줄여주는 단비 같은 존재가 된거죠. 3500~4500원 하던 학식이 급등했으니...
2022년 천원의 아침밥은 확대됐습니다.
2021년 대비 40% 증가한 28개 학교 48만 6248명분이 제공됐습니다.
한끼니당 1천원을 고정비로 지원하다보니 정부가 집행한 예산은 5억원도 들지 않았습니다.
전국의 대학 숫자와 학생 규모를 감안해 볼 때 28개 대학만 지원하는 정도니 애초에 예산이 많이 투입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대학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지난 2022년 9월 7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서울 용산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교 학생식당 식비 인상 반대 입장을 밝히며 천원의 아침밥 수혜 대상자를 늘리고 두끼가 되는 점심까지 확대하라고 요구했죠.
2023년 농식품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찬성한다고 합니다.
지난 2022년 28개 대학 5437명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계속됐으면 좋겠다'는 응답률은 무려 98.7%에 달했으며 '아침밥의 중요성을 느꼈다'라는 의견 역시 91.8%로 조사 됐다고 발표한 것인데요. 이에 농식품부는 대학별 재학생 아침밥 서포터즈 운영을 지원하고 우수학교·서포터즈를 선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농식품부 전한영 식량정책관은 상반기 인터뷰를 통해 " 윤석열 정부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지속 확대하는 등 세대별 맞춤형 쌀 소비문화 형성을 다각적으로 지원해 쌀 소비 확대를 통한 쌀 수급 균형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2022년 10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국회의원은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국 대학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공개적으로 제안했습니다. 이른바 천원 백반 사업으로 알려진 이 제안은 많은 청년 대학생들에게 호응을 얻었습니다. 왜냐면 천원의 아침밥이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와 연계되는 상황 때문이었습니다.
1000원의 아침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와 2023년 실제 대학교들의 현실
2023년.
천원의 아침밥은 어떤 상황일까.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 대학교 학생회관의 모습은 어떨까.
2023년 농식품부 선정 천원의 아침밥 대학교는 서울대와 인천대 등 서울·경기·인천권 11개 대학교, 강원대와 상지대 등 강원권 4개 대학교, 공주대 충남대 공주교대 순천향대 선문대 중원대 등 대전·충청권 6개 대학교, 경북대와 부산대 포항공과대 등 부산 · 울산·경상권 12개 대학교, 군산대와 전남대 등 광주·전라권 8개 대학교까지 총 41개 대학입니다. 그러나 편성된 정부 예산은 7억원 입니다.
이상합니다.
모든 대학생들이 원하는 아침밥.
그런데 왜 1년 예산 총액이 7억 2천만원 수준으로 결정됐을까.
지난 2023년 3월 23일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위성곤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말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예산안 심사에서 아침밥 지원액을 15억원으로 증액할 것을 요구해 국회 상임위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반영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증액 요구분은 최종 예산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위성곤 수석 부대표에 따르면 당시 수요 조사에서 대학들은 97만명분의 아침밥 지원을 정부에 요청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기존 대비 10억원 증액만해도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는 것인데요. 그러나 여당과 기획재정부는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전국 41개 대학, 68만끼 분의 예산 7억 2800만원을 최종 편성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근데...
천원의 아침밥이 매일 언론에 보도됐죠.
그보다는 대학생들의 관심이 폭발하면서 대학가 전체 그리고 청년들에게 화제가 된겁니다.
그럴수밖에 없는 것이 작년부터 갑자기 물가가 오르고 배달음식 배달비도 폭등하고 학생회관 학식가격도 점차 인상되니 대학생들이 입장에서는 당연히 관심을 가질수밖에 없던거죠. 그렇다보니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가 3월 28일 꼭두새벽부터 경희대 아침밥을 먹으로 간거고 다음날 3월 29일 정부는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서 지원 대상을 늘리기로 급작스럽게 결정하기에 이르죠. 2023년 지원 규모를 150만명분으로 늘리고 이를 위해 관련 예산을 8억 1천만원 증액하기로 발표하는데요.
그러나...
정부가 갑자기 예산을 늘린다고 실제 지원이 늘어나는걸까요?
결론부터 확인하자면 아닙니다. 왜냐하면 정부가 관련 예산을 수십배 수백배로 늘린다고해도 해당 대학들이 지원금을 분담하겠다고 결정해야 아침밥 규모가 확대 실행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여당 국민의힘은 3월 30일 전국 시도당에 명령해 “천원의 아침밥 2배로 대상 확대”라고 쓴 현수막을 전국 곳곳에 부착했죠. 불과 몇 달 전에 야당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의 예산 확대 요구를 싸늘히 외면했던 정부의 모습은 슬그머니 잊어 버렸는지 갑자기 오른 물가과 급등한 외식비 때문에 대학 ‘천원의 아침밥’이 국민적 복지정책으로 이해되자 현실에 대한 책임감도 슬쩍 모른 척하고 생색 내기에 나선거죠.
왜 정부가 갑자기 태도를 싹 바꾼 걸까요?
그건 누구나 알 수 있는데요. 상반기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외식물가는 지난 2022년 5월 대비 2023년 5월 외식물가는 7.4% 인상됐습니다.
특히 청소년들과 청년층들이 주로 소비하는 피자 12.0% 인상, 김밥 10.3% 인상, 라면 10.3% 인상, 햄버거 가격 10.3% 인상, 돈가스 10.0% 인상 등 작년 대비 대학생들의 주요 먹거리들의 가격은 크게 올랐습니다. 2022년 외식 물가 상승률은 7.7%로 지난 1992년 김영삼 대통령의 금융 실명제 등과 관련해 10.3%로 인상된 뒤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2023년의 경우는 그걸 갱신할 조짐을 보이고 있죠.
어찌됐든 정부는
2023년 4월 6일부터 14일까지 전국의 대학들을 상대로
천원의 아침밥에 동참할 신규 참여 대학 및 지원자수 확대 신청을 받았어요.
당시 전국 41개 대학들이 참여하고 있었는데 그 중 경기도만 보더라고 가톨릭대, 경희대 국제 캠퍼스, 신한대, 한국공학대, 한국폴리텍 화성 캠퍼스, 화성의과학대학교까지 6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었다고 하니 서울 수도권 대학교들의 참여율이 얼마나 저조했던건지 알 수 있는 대목이죠. 암튼 정부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전국 70대 대학이 참여하는 형태로 전면 확대하자는 나름 야심찬 목표를 세웠죠.
그러나
별 생각없이 뛰어든 정부가
직면하게 된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았는데요.
정작 문제는 2022년 하반기와 2023년 상반기를 거치며 식재료 가격 상승과 인건비가 상승해 4천원 수준으로 아침 한끼를 지원하는건 현실적으로 너무 어렵다는 것입니다. 정부 지원금이 학생 1명당 1000원에 묶여 있으니 사업이 지속되면 될수록 해당 대학들의 재정 적자가 누적되는게 현실이었습니다. 경남 창원대학교 강연정 생활협동조합팀장은 인터뷰를 통해 정부가 천원씩 지원해주는 것 가지고는 많이 힘들고 정부 또는 지자체에서 2천 원씩이라도 지원해주면 숨통이 트일 것 같다는 현실을 전했습니다. 강원 강원대학교 관계자는 중앙일보 인터뷰를 통해 인건비에 식자재값까지 오르는데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며 교직원이 낸 후원금으로 어렵게 유지하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는 현실을 전했는데요.
그럼 실제 현실을 살펴 볼까요?
강원대학교는 지난 2020년부터 시험 기간마다 천원의 아침밥을 제공했는데요.
재학생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아 2023년 3월부터는 학기 동안 매일 주는 것으로 운영 방식을 바꿨지요. 강원대 춘천캠퍼스의 경우 하루 평균 300~350명, 삼척캠퍼스는 매일 100~150명 정도의 재학생들이 매일 아침 천원의 아침밥을 먹고 있습니다. 그것을 유지하는데 드는 재정은 얼마일까요? 강원대 2023년 1학기 예산은 농림축산식품부 지원금 6000만원, 대학 회계 예산 7600만원, 대학 발전기금 7800만원 등 총 2억 1400만원입니다. 이를 정리하면 총 2억 1400만원의 소요 예산 중 정부 지원금은 6000만원으로 겨우 28% 정도를 충당하고 있는 셈이죠. 이건 한마디로 주객이 전도된 사업이 아닌가.
그러나...
여건은 갈수록 좋지 않은 형국입니다.
강원대 생활협동조합이 제공하는 학식 정상가는 한끼에 4000원.
그러나 최근 물가 상승으로 인한 동반현상으로 식자재값 등이 오르면서 가격 유지가 어려운 상태.
강원대 뿐이 아닙니다. 강원도에서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동참하고 있는 강원대, 한림대, 가톨릭 관동대, 강릉 원주대 등 7개 대학들 모두 재정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조금이라도 타개하고자 일부 대학들은 강원특별자치도에 예산 지원을 요청했는데 강원도청의 답변은 긴축 재정 때문에 천원의 아침밥 재정 지원은 어렵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강원도는 김진태 도지사가 이끌고 있습니다.
더구나...
정부 예산 지원 기간은 11월 말까지입니다.
그러나 대학생들의 학사일정은 기말고사까지 3주를 더 학교에 다녀야 합니다.
이 한달에 이르는 기간 동안 정부 지원금은 끊기고 모든 비용은 대학이 부담해야 합니다. 때문에 일부 학교는 아예 사업 중단한 곳도 있고 어느 대학들은 간편식 대체 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의 경우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중단한 세종대학교는 2학기에 다시 시작되기로 한 천원의 아침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종대 학생들이 아쉬워하는걸 알고 있지만 예산 때문에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한국성서대가 2학기 천원의 아침밥을 중단했습니다.
심지어...
학기 중에 중도 포기한 대학들도 있습니다.
학생들이 아침밥을 많이 먹을수록 대학의 재정부담이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인데요.
최근 대전 카이스트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중단했는데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카이스트 관계자에 따르면 11월까지 예산으로 가능할거라 판단했는데 카이스트 재학생들이 너무 많이 이용을 많이 하다 보니까 준비 예산이 조기 소진된거라 합니다. 농식품부에 추가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이 경우 학교 예산이 1.5배 추가되는 부담 때문에 중도포기를 선언한 것이죠. 세종대학교 서울캠퍼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세종대 관계자에 따르면 애초에 부족한 예산으로 출발했는데 계속 식재료 값이 올라가고 아침 조기 출근으로 인한 추가 인건비 발생분이 2배 정도인데도 중앙정부, 서울시청, 광진구청 어느 정부기관도 같은 비율의 부담을 지지 않으려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증가 비용은 대학이 지라는 것이죠.
그러나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하는 곳도 있습니다. 강원대 삼척캠퍼스는 사업을 포기하거나 접는 대신 최근 천원의 아침밥으로 도시락 또는 샌드위치 등 간편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침밥 사업을 어떻게든 학기가 끝나는 연말까지 해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농림축산식품부의 입장은 회계 연도에 맞게 사업이 끝나야 되기에 2023년 11월까지만 지원금을 집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가 막힙니다.
그러나 모두 이러지는 않습니다.
일부 지자체들은 중앙정부와 달리 아침밥 사업을 위해 나서고 있는데요.
최근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경기 오산)실의 조사에 따르면 2023년 전국 지자체 천원의 아침밥 예산 지원 현황으로 현재 10개 자치단체가 총 18억 9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경기도는 2023년 추경 예산을 통해 24개 대학교에 90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며 최근 충청북도는 청주시, 충주시, 괴산군과 함께 천원의 아침밥을 시행하고 있는 5개 대학 소재 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천원의 아침밥 지원 예산 3540만원을 추경 예산안으로 편성했습니다. 아울러 충청북도는 내년 2024년 천원의 아침밥 지원금 1억원을 편성해 사업을 확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천원의 아침밥을 외면하는 사립대학교
2023년 기준
아침밥 지원 대상은 전국 145개 대학 234만명입니다.
정부 주무부처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원 예산액과 대상 대학교 크게 늘렸죠.
그러나 상당수 대학들이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특히 전국의 주요 사립대들은 불참하고 있는데요.
정말 사립대들은 돈이 없는걸까. 아이러니하게도 실제 사립대들은 엄청난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예산이 없다는 항변은 말그대로 변명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문정복 국회의원이
최근 이주호 교육부장관 겸 부총리에게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무려 100억원이 넘는 대학 적립금을 쌓아두고 버티는 대학교들이 전국적으로 27개라고 합니다.
2023년 현재 이화여대는 2327억원의 적립금으로 가장 많은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연세대학교 1524억원, 수원대학교 908억원, 고려대학교 790억원, 홍익대학교 710억원의 적립금을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대학에서 아침밥에 소요되는 비용을 산출해보면 이화여대의 경우 전체 적립금의 0.1%인 2억원만으로도 1학기 천원의 아침밥을 운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 전국의 대학교들 중 대학 적립금이 0원인 사립대학교는 전국 57개 대학으로 이들 대학은 천원의 아침밥 시도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수원대학교.
908억원의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는 수원대학교.
이 학교 임경숙 총장은 전국 3위의 규모로 1000억원에 가까운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5년 동안 수원대학교 적립금은 단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특히 임경숙 총장은 영영사를 양성하는 식품영양학과 출신 교수로 사단법인 대한영영사협회 회장직을 4년 동안 지낸 인물입니다. 대학생들의 아침밥과 대학교 급식과 밀접과 연관된 교수가 총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대학교가 900억원이 넘는 적립금을 1원도 쓰지 않고 있는 상황인거죠. 수원대학교는 천원의 아침밥 불참 대학교입니다.
아울러 수원대학교와 같이 지난 5년 동안 자체 적립금이 상당한데도 그 적립금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대학교는 전국적으로 11개 대학교로 알려졌습니다.
2024년 천원의 아침밥은 어떻게 시행되나?
지난 8월 29일.
정부가 발표한 2024년도 예산안을 보면
정부는 천원의 아침밥 지원 대상을 2024년 264개교 397만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2023년 현재 145개 대학 234만명인 대상자를 거의 모든 한국의 대학생들로 늘리겠다는 건데요. 문제는 여전히 학생 1명당 지원금은 1천원으로 묶는다는 어리석은 운영 정책에 있습니다. 농식품부 식량지원과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2024년에 더욱 확대하기로 하고 예산을 약 30% 더 늘린 상태인데 현재 사립대학 참여율이 매우 낮은데 사립대학교들이 자체 대학 적립금을 활용해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대학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부와 적극 협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보다 깊게 살펴 보겠습니다.
올 해 농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아침밥 지원 대상은
145개 대학 234만명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234만명은 인원이 아닙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234만식을 제공한다는 뜻이죠. 그러니까 실제로 이 천원의 아침밥을 먹는 인원은 234만명이 아니라 234만 끼니를 제공한다고 보시면 되는건데요. 보통 한국의 대학교 평균 수업일수가 연간 160일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1년 기준으로 1개 대학에서 매일 평균 161식이 제공되는 셈입니다.
한편...
지난 2022년 평균 3000원 정도 수준이던 아침급식 단가는
계속되는 물가 인상과 인건비 상승으로 3500원에서 4000원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그러나 학식은 여전히 일반 단체급식보다 저렴해서 평균 단가는 5000원 정도로 유지되고 있는데요.
이렇게 보면 기존 아침 학식 수준의 끼니를 제공한다고 가정하면 천원의 아침밥 대학 부담금은 끼니당 1500에서 2000원 가량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를 농식품부 계산대로 하면 대학들이 1학기 기간 천원의 아침밥을 위해 집행해야 하는 부담금은 평균 7728만원 정도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어쩌면 연간 수백억원 이상을 운용하는 대학 입장에서 크게 부담되는 금액은 아님이 분명합니다. 또한 천원의 아침밥 확대를 위해 지방자치단체들이 별도로 추가 예산을 지원하는 등 대학의 부담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아침밥에 진심인 대학교들의 고군분투
경일대학교.
경일대는 2023년 5월부터 천원의 아침밥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경일대는 1학기 5000식의 지원금을 신청했는데 실제로는 5900식을 제공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경일대 학생회관은 여유로운 운영시간과 1일 인원 제한 없는 운영을 통해 식사의 양과 질을 여유롭게 유지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초과한 사업비를 책임지기 위해 학교 자체 예산 및 동창회 기부금을 투입해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계속 유지한 것입니다. 정현태 경일대 총장은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천 원의 아침밥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집중하고 있으며 사업비 지원 여부와 관계없이 앞으로 우리 대학은 천 원의 아침밥을 계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공식 발표한 상황입니다.
한국교통대학교.
교통대는 농식품부 지원금없이 100% 학교비를 이용했는데요.
개교 118주년을 맞이는 2023학년도 2학기 중간고사에서 '총장이 쏜다 : 천원의 아침밥'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고물가 시대 재학생들의 식비 부담을 줄이고 아침밥 먹는 문화 확산과 쌀 소비촉진을 위한 취지를 내걸고 학내 중간고사 기간 10월 10일에서 20일 사이 기간 중 5일을 정해 진행했는데요. 교통대 충주 캠퍼스는 교내 CU 강의관점과 CU 도서관점에서 오전 9시부터 1일 선착순 118명에게 아침 도시락과 생수를 1000원 가격으로 아침밥을 제공했습니다. 한국교통대 천원의 아침밥은 정부 지원금없이 100% 대학 입학홍보처 예산으로만 운영했는데 교통대 충주 캠퍼스, 증평 캠퍼스, 의왕 캠퍼스에서 총 1090명의 재학생들에게 제공했다고 합니다. 오는 2024년에는 미리 농식품부에 천원의 아침밥 사업 예산을 신청해 확대한다고 합니다.
덕성여자대학교.
덕성여대는 지난 1학기에 이어 2학기 아침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덕성여대 천원의 아침밥은 중간고사 기간인 10월 16일부터 10월 27일까지 약 10일 동안 학생회관에서 제공되는데 매일 오전 8시부터 선착순 100명으로 제한됩니다. 천원의 아침밥은 학생들의 기호를 고려한 쌀 중심의 아침밥으로 재정 수입은 덕성여대 총동창회의 릴레이 기분 운동으로 충당한다고 합니다. 덕성여대 아침밥은 해당 대학의 식품영양학과에서 학생들의 영양 밸런스와 식단 검수까지 협업해 참여하는 건강밥상으로 정기화 총동창회 회장단 중심으로 지속적이고 사랑이 담긴 사업이 되기를 희망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고 하네요. 김건희 덕성여대 총장은 작은 실천을 통해 고물가 등으로 인한 식비 부담을 낮추어 재학생의 고충을 보듬고 건강 증진과 학업 능률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했다며 이 사업이 지속해서 이어지고 확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숙명여자대학교.
숙명여대는 2023년 5월부터 아침밥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1천원 재학생, 서울시청 1천원,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정원) 1천원, 그 외 비용은 숙명여대가 책임지는 방식으로 재학생들에게 아침밥을 제공하는데 장윤금 숙명여대 총장은 항상 아침식사 물량이 일찍 동날만큼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가 뜨겁다고 합니다. 또한 지난 8월 17일 숙명여대 장윤금 총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천원의 아침밥 사업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하는데요. 용산구청이 한끼당 1천원을 추가로 지원하게 되어 숙명여대는 총 4천원의 고정비용을 바탕으로 그 외 추가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2023년 9월부터 질높은 아침 식사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숙명여대는 2학기 동안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총 49일 동안 하루 100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총 4900식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한편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이 날 협약식 기념사를 통해 물가상승으로 인해 대학생들이 느끼는 식비 부담을 덜 수 있어 기쁘며 아침밥을 챙기는 습관이 미래 한국을 이끌어 나갈 동력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는데 지난 2022년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둔 시점에서 박희영 구청장이 이런 행보를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그럼 대전 그리고 충청지역 천원의 아침밥은 어떤 상황일까?
2023년 1학기.
대전시와 충청남도 충청북도의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대전시 소재 충남대, 대전대, 대전폴리텍대, 목원대, 배재대, 우송대, 우송정보대, 카이스트, 한남대 총 9개 대학교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충남은 공주교대, 공주대, 선문대, 순천향대, 충남도립대, 건양대, 남서울대, 천안 단국대, 천안 상명대, 청운대, 한기대, 한국전통문화대, 호서대 총 13개 대학교, 그리고 충북은 중원대, 충북대, 서원대, 충주 건국대, 청주대 총 5개 대학이 참여했는데요.
충남대학교.
충남대는 지난 2017년부터 아침밥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재정 마련은 천원의 행복 기부 챌린지를 통해 마련해 왔다고 합니다. 충남대 아침밥 사업은 최근 인건비 부담이 커진 후 교내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 인건비 일부를 추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어렵게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동문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릴레이 기부를 펼치고 있는데 7년을 경과하면서 기본 예산 확보가 어려운 경우 학교 발전기금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한남대학교.
한남대학교는 사립대 최초로 자체 예산을 투입한 사례인데요.
국립대인 충남대와 마찬가지로 동문과 교직원 대상으로 모금한 부분으로 예산을 충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남대 역시 아침밥 사업 예산을 유지하는건 쉽지 않은 상황인데요. 한남대 관계자는 추가 연장수당 지급과 식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으나 학생 부담 경감을 위한 사업 추진 필요성에 공감하기 때문에 교직원 대상 모금을 통해 아침밥 기금을 마련한다고 합니다.
대전대학교는
매주 화수목 3일 동안 선착순 100명의 학생들에게 천원의 아침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해진 예산 규모는 오는 10월 24일 소진되어 그 이후부터 연말까지는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목원대학교는 농식품부 예산 지원 종료일인 2023년 11월 30일까지 천원의 아침밥을 제공하고 12월에는 중단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은 상황인데요. 국립대인 한밭대학교의 경우 대학 규모가 크지 않고 식수 인원을 맞출 수 없어 위탁업체 쪽에서 부담스러워 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재정부담 때문에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할 수 없는 실정으로 향후 실행 계획도 없다는 것이 내부 입장이라고 합니다.
대전 상황을 다시 정리하면
2023년 10월 기준으로 8개 대학이 아침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충남대, 대전대, 목원대, 배재대, 우송대, 우송정보대, 한남대, 건양대입니다.
카이스트는 올 해 11월까지 제공할 예정이었으나 아침밥 참여 인원이 급증해 이미 중단한 상황이며, 나머지 유지하고 있는 대학교들 역시 재정부담 때문에 정해진 시간과 인원에 한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2024년에 해당 사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 불투명한 현실에 놓여 있다는 점입니다. 천원의 아침밥은 학생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000원에 아침밥을 지급하는 사업인데 한끼니당 단가는 4000원에서 5000원 수준으로 책정하고 농림축산식품부 1000원, 학생이 1000원, 나머지를 학교가 부담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학 급식을 위탁업체를 통해 운영하는 대학의 경우 조리종사원 조기 출근에 따른 1.5배 임금 상승분과 전기세, 자재비까지 모두 상승한 상황에서 한끼니당 수준을 4,000원으로 맞추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한편...
정국영 대전도시공사 사장은
지난 2023년 9월 19일 대전대학교 남상호 총장에게 천원의 아침밥 발전기금 500만원을 기부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좋은 취지를 가지고 지자체 관련 공공기관이 기부한 좋은 사례입니다. 그러나 대전도시공사는 부채 규모가 1천억원 이상 또는 부채비율이 200%가 넘은 부채중점관리기관으로 정국영 사장의 경우 대전육상연맹 회장을 겸임하면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논란과 최근 대전도시공사 직원들의 외유성 해외연수 실태를 상급기관에 내부 고발한 공익 제보자를 해고하는 등 숱한 사회적으로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방의회가 나서고 있는 천원의 아침밥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더불어민주당 한동수 제주도의회 도의원(이도2동)은
지난 9월 27일 제주도 대학생 아침밥 재정지원을 골자로 하는 제주특별자치도 대학생 천원의 아침밥 지원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는데요. 이 조례안은 도의회 의원연구단체 '청년이 행복한 제주' 소속 도의원들이 지난 6월 14일 제주대학교, 9월 21일 제주 한라대학교를 방문해 현장에서 대학생들과 아침 식사를 함께 하며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살펴보고 개선 방향에 대해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발의한 것이라고 합니다.
현재 제주도의 경우
2023년 6월부터 천원의 아침밥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제주도 천원의 아침밥은 아침식사 비용으로 학생이 한끼에 1000원, 중앙정부가 1000원, 지자체가 2000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금액은 해당 대학교가 부담하는 형태라고 합니다. 이번에 발의된 조례안에는 '제주도지사가 대학생 아침밥 사업에 대한 지원 계획은 수립·시행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 도지사의 책무를 부여했으며 '제주도는 대학생 아침밥 사업에 대한 실태 조사, 재정 지원, 교육 및 홍보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사실상 질높은 아침 식사를 장기적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제도화하는 겁니다.
다만 너무 아쉽게도
대전시의회 또는 대전의 5개 기초지방의회들의 경우
대전시 또는 기초 자치단체와 마찬가지로 이와 관련된 그 어떤 제안도 없는 상황으로 결혼 포기, 저출산율, 지방대학 소멸 위기 등에 대해 손놓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천원의 아침밥, 전국 최초로 시도한 순천향대의 어제와 오늘
천원의 아침밥.
그걸 전국 최초로 시작한 순천향대.
2023년 10월 어느 대학 학생들은 6천원 상당의 든든한 아침밥을 천원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순천향 대학교입니다. 순천향대는 매일 아침 3곳의 학생 식당에서 총 250인분의 아침 끼니를 준비하는데 대부분 오픈 20분만에 전량 소진됩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걸까?
“아침을 거르는 일이 많은 대학생들에게 1천원으로 아침밥을 먹을 수 있게 하자.”
지난 2012년 이러한 취지를 실현하기 위해 순천향대는 천원의 아침밥을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2500원짜리 아침 끼니를 1000원에 제공하는 것이었으나 10여년을 거치며 지금에 이릅니다.
2023년 2학기 현재 순천향대는 12주 동안 매일 아침 8시부터 10시까지 1만 3750명의 식수 인원을 대상으로 아침 1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순천향대 향설1관은 밥, 반찬 4종, 셀프코너 한식 뷔페를 제공하고 야외 카페 그라찌에는 국내산 쌀로 만든 빵과 친환경 요거트, 계절과일, 커피 및 아이스티로 구성된 아침 간편식을 1000원에 제공합니다. 모든 학식 메뉴의 정상가는 4000원에서 7000원 수준입니다. (조기 소진시 중단)
순천향대는 정말 아침에 진심입니다.
순천향대 천원의 아침밥은 지난 1학기 만족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 취향에 맞는 특색 있는 메뉴를 개발하고 신메뉴 시식회를 진행해 최종 메뉴를 선정합니다. 이 모든 과정은 운영업체와 협의 협업을 통해 이뤄 집니다. 특히 지역 농특산물 '아산맑은쌀'과 '아산시 온새미로 목장 우유·요거트'를 활용해 안전하고 건강한 지역 먹거리를 제공해 지역 경제까지 활성화 합니다.
더구나...
충청남도 2023년 충남형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선정되어
2023년 2학기부터 농정원, 충남도의 지원금을 바탕으로 양과 질이 업그레이드된 든든한 아침 식사를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산시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으로 2023년 2학기부터 대학 주변에서 자취하는 학외 거주 학생들을 위해 대학가에 위치한 베이커리에서 매일 50명을 대상으로 아산맑은쌀을 재료로 만든 천원의 아침빵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학교 안과 밖을 가리지 않는 천원의 아침밥.
심지어...
최근 협약을 통해 신한은행과 간편결제 서비스 업체 페이코(PAYCO)가 동참하게 되었는데, 순천향대 학생이 천원의 아침밥 메뉴를 페이코 어플을 이용해 결제하는 경우 천원의 아침밥을 100원으로 먹을 수 있습니다. 2023년 순천향대학교 학생들은 100원의 아침밥을 먹고 있는 것입니다.
대전 시민 카페.
저 역시 대전 시민 카페 회원의 한명으로써...
대전에 있는 대학교 학생들이 그리고 대전의 청년들이 백원의 아침밥, 천원의 아침밥을 먹기를 희망합니다. 지난 1970년대 1980년대 우리 부모들이 자녀를 도시로 유학보내며 매일 매일 걱정하던 것이 아침밥이었고, 그 때문에 돈이 많이 들더라도 아침밥을 먹을 수 있는 자취집으로 보낸 것은 모두 건강하게 공부하기를 바라는 엄마 아빠의 마음 때문이었을 겁니다. 적어도 자신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한국의 미래 그 자체인 청년 대학생들이 공부하는 과정에서 있어 배고파서 공부하기 어려다는 현실을 안겨주는건 2023년 전국 5대 광역시의 하나인 대전으로써는 볼썽 사나운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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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애들 밥줄돈이 없는걸까요
밥사줄 생각이 없는걸까요
이거 너무 정곡을 찌르는거 아닌가요 ㅋㅋㅋㅋㅋ
곳간에 곡식이 없는게 아니라 도둑이 많다는 그런 얘기들하고 비슷한 맥락인거 같아요.
쓸 때와 쓰지 말아야 할 때는 구분하라고 공무원들에게 우리가 돈모아서 월급주는건데 이건 뭔가 당선된 뒤로는 그 어떤 실패도 없는 완전한 능력자가 되어 자기 하고 싶은것만 다하는 그런 느낌이랄까요...ㅋㅋㅋㅋㅋ 이걸 알아듣기 편한 언어로 표현하게 참 어려워요
대전은 믿고 거릅니다
학생들 밥굶기는건 죄악입니다.
암튼 충대는 잘하는거죠.
대전에 충남대가 있어 다행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