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면 날마다 시끄러운 나라 정국에 이젠 피로도가 쌓이는 것 같다.
어차피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 쯤 될 법한 종이인형 나랏님의 어리석은 판단이 이미 강을 건너버렸기 때문일 터.
미미하던 존재가 어느 날 거대한 공룡처럼 뒷전에서 제 왕국 하나 차려놓고 문어발식으로 나라를 잡숴드셨다는 말인데
참으로 어리숙해보이던 최순실이라는 여자의 뚝심이 장난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치밀하끼까지 하다는 일면을 보여 요즘은 최순실 덕분에 깜짝 놀라는 일이 비일비재.
와중에 차은택과 벌인 요상한 짓꺼리 역시 상상을 초월한다 뭐 그런 말이다.
암튼 이런 저런 일들의 여파로 오늘은 수도 서울을 비롯하여 전국이 종이인형 나랏님의 하야를 부르짖는 시위대로 넘칠 것이고
거기에 더해 맹목적인 충성심으로 똘똘 뭉쳐 그들만이 나랏님을 구할 수 있다며 게거품 물고 달려들어
이 어쩌지 못할 나라 위상의 추락 상황에서도 굳건하게 현실을 외면하면서 총체적 분란을 일으킨 나랏님을 위해
무조건 지지 일순위를 부르짖는 박사모까지 출정하시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오늘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시위대의 난립으로 쌓인 피로감이 두배 세배는 될 듯하다 싶은 것은 당연지사겠다.
어쨋거나 나라가 지축이 흔들리거나 말거나 소시민은 또 어딘에선가 위로를 받아야 할 일이나 사람과의 대면이 싫다고 하면
그를 대신해 줄 것은 세상사를 잊고 무심히 아무 생각 없이 들여다 볼 티비 라는 존재감 일 터.
그저 시끄러운 세상사 대신 별 요구 사항 없는, 눈으로 쫓고 귀로 들리는 티비 프로그램에 몰두 하는 일이렸다.
그리하여 요즘은 여전히 즐겨하는 프로그램 "문제적 남자"와 "비정상회담"은 여전히 시간을 맞춰 기꺼이 즐겨 들여다 보면서
변치 않는 애정으로 두 프로그램을 응원하는 와중에 "삼시세끼" 어촌편 득량도 생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사실 하루종일 삼시세끼를 고민해야 하는 주부로서는 섬이라는 공간에서 맞딱뜨리는 그들의 세끼는 어떠할 것인가에 궁금증이 일었다.
물론 "말하는 대로"와 "힙합의 민족" "노래의 탄생" 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긴 했지만 서도 말이다.
당연히 그전의 정선편이나 또 다른 어촌 1, 2에서 보여준 삼시세끼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끼니를 챙겨먹는다는 것에 대한
나영석 피디의 진정한 의도와 그가 전하고자 하는 단순한 메시지를 파악하기가 어렵지는 않았다.
하지만 하루 세끼를 그저 하루 온종일을 헌납하여 마련한다는 설정 자체가 흥미로워 매번 또? 라는 의문사를 가지면서도 들여다 보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회 출연진들이나 게스트 혹은 세끼에 대한 무궁한 발전이 눈에 보여 또? 는 역시로 되돌아가기도 했으므로
지난 번에 땅의 기운을 머금었던 이서진을 필두로 에릭, 윤균상으로 또다른 조합을 마친 바다의 기운을 흡수할게 될
어촌편 3에 대한 기대감은 어떨지 싶어 나름대로 은근히 크기는 했다.
일단은 느림의 미학을 철저하게 보여주는 에릭 요리장에게 박수를 보낸다.
아니 생각의 대가로서 어느 것 하나 소홀함 없이 철저한 요리 페이스를 보여주는 에릭이라고 해야 함이 마땅하겠다.
어디서 배운 요리 실력도 아닌 책으로 티비로 스스로 요리에 입문한 에릭의 철학이 어찌나 눈길을 사로잡는지
요리 과정을 들여다 보자면 속이 터져 미칠 것 같아도 꿋꿋이 제 페이스를 유지하며 음식을 해내는 과정을 보자면
일명 투덜이 이서진과 해맑음 그 자체인 윤균상이 오래 기다린 보람이 있겠구나 싶은 안도감이 밀려들기도 한다.
더구나 세심하고 조심스럽고 온전의 칼솜씨를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 어제 회 뜨는 장면에서는
시청자 입장에서 그 칼날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숨이 멎을 듯 헉헉대다가 그래도 에릭이니 봐준다 싶을 만큼
최강의 극치를 선사한 화면에는 절로 감출 수 없는 미소가 돌았고 과연 에릭답다 싶었다.
은근히 전달해주는 요리 노하우와 전문상식까지 갖춘 에릭을 알기까지 아이돌 출신으로서 뭘 좀 하겠냐 싶은 편견을 지녔던 시청자 입장에서는
기대 이상의 아니 그보다 더욱 믿음직 스럽고 우직한 요리 달인의 활약을 보는 셈이 되겠다.
두말 하기 싫을 정도로 요리에 관한 한 모든 면에서 성실하기까지 하니 그의 노력과 인내에 대해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다.
게다가 어제 프로그램만 해도 자청한 좌충수는 또 얼마나 많았던가 말이다.
뚝닥 만들어내는 동치미에 호박죽에 새알까지 만들어내는 장인 정신과 과거 지사를 아무렇지도 많게 툭 내뱉으며
짜장밥을 훅하고 만들어내지를 않나 온전한 음식의 조리법까지 완벽한 백합 조개탕에 극강의 비주얼 회초밥, 돼지고기 수육,
고구마 튀김에 수육 국물에 말아낸 국수까지 장장 7시간에 걸쳐 마련한 정성과 과정을 중요시한 저녁 식사는 새벽 두시에 끝났지만
출연 당사자들은 물론 나영석 피디를 비롯해 오디오를 위시하여 모든 스텝들이 혀를 내두를 만큼의 완벽이었으니
화면을 통해 보여지는 장면장면이 그 자체로도 이 시끄럽고 머리가 아플 정도로 어지러운 세태에 저절로 충분히 힐링되는 기분이었다.
돌아서면 밥타령을 해야하는 우리네 식생활이 사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구나 삼시세끼를 하루종일 해내야 한다면 그것은 정말로 짜증나는 스트레스 이기도 하다.
그저 편편한 일상을 누리는 가정주부 일지라도 하루 삼시세끼라는 것은 만만한 일은 아니며 직업을 가진 워킹맘들은 더더욱 어렵고도 험난할 길 일 것이다.
늘 오늘은 뭘 먹지? 라던가 다음 끼니엔 뭘 준비하지로 골머리를 썪히는 주부들 조차도 혀를 내두르며 매 끼니 걱정을 하건만
일단은 주어진 시간에 노심초사하지 않으며 굼벵이 기어가듯 음식을 해내어도 마련된 음식 만큼은 완벽한 비주얼을 보이니
에릭의 삼시세끼를 보면서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것, 쥔장만의 착각은 아니겠지?
마련해놓고 보면 별 것도 아니고 준비 시간은 길었으되 끼니로 먹는 시간은 순식간인 한끼의 밥.
그런 애환을 알게 모르게 또 에릭의 삼시세끼가 보여주고 있다.
워낙 이전의 어촌편에서 차줌마가 요리의 달인으로 등장하여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도 있지만
그는 이미 요리가로서도 손색이 없을 만큼 실력이 출중하다고 소문이 난 관계로 당연하다 생각하며 들여다 보긴 했다.
허나 그저 나홀로족으로 오래 살아온 에릭의 집밥같은 요리 실력 앞에서는 그 어떠한 것도 무장해제되어
그가 놀리는 손의 능력을 기대하게 된다....차분히, 천천히 머리와 손이 마치 달팽이 처럼 움직이며 전해주는 느림의 미학같은 것을 말이다.
게다가 에릭의 느려터진 요리에도 툴툴거리지 아니하고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이서진이나 윤균상의 태도 또한 절로 미소짓게 만든다.
또 음식 아니 국물 만큼은 대가 라고 칭찬하며 넘치는 리액션을 볼패인 얼굴로 보여주며 충분히 응원해주는 이서진이나
윤균상의 순수함과 해맑게 표현해내는 탄복 뉘앙스를 들여다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더불어 등장하는 윤균상의 고양이들의 평온하지만 나른 일색 하루를 차분히 따라가며 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고
그에 곁들여 등장하는 자막도 센스가 넘친다는 생각도 한다.
언제부턴가 우리들의 티비엔 자막이 무슨 재미스러움 처럼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 역시 일본 티비 영향이긴 하지만 그런대로 재미와 유쾌함까지 곁들이는 재치가 보이기도 해서 봐줄만 하다.
와중에 더러 상황보다 넘쳐서 걱정이고 틀린 문장이나 단어가 눈에 거슬려서 문제이지만 말이다.
그러니 자막을 쓰더라도 전국민을 생각한다면 오자 를 제발 신경 써주기를 바란다.
삼시세끼편을 보면서 가끔 눈에 거슬리는 것이 자막의 잘못된 단어표기.....어제만 해도 호박죽에 넣는 것으로서
손으로 비벼 만든 찹쌀가루로 만들어진 알은 "세알"이 아니라 "새알" 이니까 말이다.
뭐 삼시세끼 편만 그러하겠는가?
언제부턴가 티비 화면에 등장하는 자막을 읽다보면 짜증이 절로 확 들어 분노가 치밀기도 한다.
자막을 입히려면 정확한 단어를 제대로 찾아서 써놓아야 하거늘 그저 본인들 머릿 속에 구겨놓은 정확치 않은 단어로 문장을 만들어 놓으니 기절할 일이요
그 프로그램을 만드는 피디들은 도대체 무엇을 마지막으로 감독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최종적으로 편집 마무리 하면서 엉터리 단어가 나온다는 것을 모르는 것인지 대충 그러려니로 넘어가겠다는 건지
자기네 스텝들을 믿는다는 것인지 아예 몰라서 맞는 가보다 라고 건너가는 건인지,
참내 프로그램을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그러면 안되는 것이라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냥 웃고 지나가기에는 세종대왕님께서 분노할 일이요 한글의 취지를 무시하는 일이 될 테니까 말이다.
헌데도 피디들은 자기 이름 석자를 이름표를 달고 있는 것이니 더욱 신경을 써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아둔함을 보이고 있으니 쯧즈....
그런데 나영석 피디님, 전에 1박 2일에서도 자막이 더러 틀려 쥔장에게 지적질을 당했을 터인데 잊으셨나 봅니다?
좌우간 앞으로는 신경써서 자막을 만들어 주실 것으로 믿고 나영석 피디님 덕분에 즐겨보는 티비 프로그램이 존재한다는 것,
기분좋은 일이긴 하다는 것은 알려드리면서 앞으로도 무궁무진의 아이디어로 괜찮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실 것을 기대하겠습니다요.
"꽃보다...." 시리즈도 매번 티비로 시청하면서 당신이 전해주는 열정과 멋진 풍광과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전달받으며
그 느낌을 지면으로 표출해 드렸던 사람으로서 말이죠.
나영석 피디,
당신이 탁월하게 찾아낸 "신의 한수 "주인공들이 능력껏 부리는 놀라운 힘을 믿겠습니다.
첫댓글 삼시세끼를 그냥 볼걸 그랬네~! 켰더니 막상 나오는 그림이 조개를 캔답시고
빈 갈쿠리질 하며 지루한 화면이기에 돌렸더니만... 에릭이 요리를 한다~? 신기한 그림이구마~~~! 궁금~? 괜스레 안봤네~!
ㅎㅎㅎㅎ 대신에 보는 동안 에릭 요리를 만나려면 인내와 기다림이 필요할 듯.
마치 예술 작품 만들듯이 요리 과정이 섬세하고 징하게 오래 걸려 차승원과는 극과 극의 체험을 하게 됩니다요.
그래도 그 모습이 참으로 귀해 보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