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나에서 목욕을 하다가 순간적인 판단으로 머리카락을 잘랐는데,,,오마이갇,,,졸다 눈을떠 거울을 보니,,,,옆머리 좌우가 짝짝이다. 곱슬머리라서 정확하게 맞춰 자르기가 어렵긴 하지만 그렇다고,,,,이렇게 잘라놓다니,,,가만히 살펴보니 긴머리쪽은 그런대로 괜찮은데 짧은쪽이 문제다.
긴쪽의 옆머리를 잘라 맞춰보자는 이발사아저씨의 제의를 정중히 거절하고 찝찝한 마음으로 싸우나를 빠져나왔다. 그리곤 차를 달려 母tel로 돌아와 어색한 폼으로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다 보시던 모친께서 한말씀하시는데 그 말이 비수처럼 가슴을 마구 찔러댄다.
' 누가 머리카락을 잘랐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발사,,,돌팔이네,,,머리카락이 그게 뭐냐,,,짝짝이로 잘랐어,,,,내가 잘라도 그보다는 더 자르겠구만,,,쯧쯧쯧,,,,'
모친을 시선을 급하게 피하며 내방에 들어가 거울앞에 서서 이리 빗어봐도 아닌것 같고 저리 빗어봐도 아닌것 같고 조금씩 짜증이 나더니만 브러쉬를 집어던질정도의 울화통이 치밀어 오른다.
급기에 모친께서 머리카락을 자르는 가위와 보자기를 들고 방에 들어오시더니만 긴쪽의 옆머리를 마저 싹뚝 잘라버리신다.
우와,,,옆머리가 너무 바짝 올라붙었다,,,영구도 아니고,,,클났네,,,클났어,,,
유난히 머리카락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였던 나는 머리를 자른후 단 한번도 만족해본 적이 없었기에 싸우나의 이발사든 유명 미용사든 내머리를 자르는 사람들을 신뢰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도 그럴것이 내 머리카락은 참으로 특이하기도 하기에 관리하기가 여간 힘이 드는 것이 아니다. 곱슬머리이며 머리카락이 유난히도 가늘고 또한 머리를 감을때마다 스타일이 달라지는 특이한 형태를 지니고 있기에 머리카락의 주인인 나도 도무지 감을 잡을수가 없기 때문이다.
더더욱 관리하기가 어려운 것은 약한 바람에도 마구 헝클어져 버리고 마는 머리카락이라서 스프레이가 없다면 아마도 봉두난발 인권이 아저씨처럼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솔직히 잘 생겼다면 머리카락이 지저분해도 멋이 있겠지만 잘생기지 못한 사람들은 머리카락으로 나름대로의 자신의 분위기를 연출하여 약점을 커버하고 있기 때문에 말들을 안해서 그렇지 많은 남자들이 머리카락에 신경을 쓰며 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유전학적으로 빛나리과인 우리집안에서 불행중 다행으로 외탁을 하는 바람에 빛나리를 피해간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할 노릇이겠지만 나의 컨셉이 잘생긴 사람도 아니고 또한 나이에 비해서 단발이 아닌 장발을 선호하는 사람이라서 나름대로 머리카락에 많은 신경을 쓰며 살고 있기도 하다.
할수없지 뭐,,,한달후면 또 머리카락은 자랄것이고,,,모친께서 늘 소심하기만 한 나에게 말씀하시곤 하는 평소지론처럼 사람들이 내 머리카락만 뚫어지게 바라보며 살지는 않을테니까,,,,그렇다 하더라도,,,,왠지 바짝 올라붙은 옆 머리카락이 마음에 걸리는 그런 아침이다
도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