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숙제로 내주신 떨어진 이유와 그 해결 방법에 대해 앞에서 한 명씩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말 천천히 정리하면서 내가 무엇이 부족했었는지 왜 그 부족을 채우지 못했고 그 방법은 무엇이었을지 내가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느꼈던 것들을 정리해서 발표했고 다 잘 들어주셨다. 정리하면서 생각했던 건데 그동안 시험 보면서 엄청 많이 배웠고 늘었고 깨달았구나. 그만큼 후회도 무진장 해봤고 실패의 맛도 계속 봤다. 느끼는 게 없을 수가 없다. 정리하면서도 더 깨닫는 것들이 생기는 거 보면 아직 마음 속에 담아둔 것들이 꽤나 많나 보다. 이걸 다 훌훌 털어야할지 아님 간직하고 되새길지 그것도 생각이 많아진다.
들어보니 대부분 잘못된 연습 방법, 안일했던 나의 몸뚱이, 게으른 생각과 낭비한 시간들…. 그런 것들을 반성하고 있었다. 나도 마찬가지이고! 해결방법에 대해 이렇게 구체적으로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었는지…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도움이 많이 됐다.
수시에서 나를 가장 변화하게 만들었던 것들 중 하나는
시험장 바로 들어가기 전 문 앞에서 당당하게 서서 어깨 피고 차분히 또 멋지게 입고 눈을 감고 있던 그 사람. 사실 입고 있었던 옷이 멋있었던 건지 그냥 그 사람이 멋있어서 그렇게 보였던 건지…두 개 다 어느정도 맞겠지만 나는 그 사람을 볼 때 너무 부끄러웠고 멋있어 보였고 또 내가 그렇게 하고 싶었다. 나라는 사람으로 있을 수 있는 마지막 순간에 스스로가 정말 준비되어있는 모습으로 이 순간에 집중하고 있는 게 그 사람이 얼마나 간절하고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는지 그럼으로써 여기서 얼마나 당당한지 잘 보여준 것 같았기 때문에. 그래서 그 사람이랑 똑같은 옷을 샀다. 인터넷 하루 종일 뒤져서. 그게 나에게는 전환점이 될 것 같았다. 느낌상? 그냥 그때 내 마음에 많은 충격을 주어서 앞으로는 나도 그 사람처럼 시험장 문 앞에 있을 때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정말 내가 달라지길 바라며
그 후에 종이를 갈기갈기 찢어서 던져버리고 모두가 운동을 했다. 팔굽혀펴기부터 시작해서 상복근 레그레이지 기립근 스쿼트 플랭크까지. 자신의 한계를 깨고 하나만 더 하겠다는 각오가 결국 끝까지 하게 만드는. 마지막에 가장 놀라웠던 건 아무래도 플랭크인데 내 한계치를 2분으로 잡았는데 4분이나 했다는 것. 진짜 말도 안 되는 일인데?! 너무…힘들었고 또 신기하고… 내 한계치를 하나 깨버린 느낌? 다음 번에는 무조건 이 이상이다 생각했다. 혜인 언니와 동아 창현 오빠는 무려 8분이나 했는데 감히 내가 추측할 수도 없을 심정과 각오…악바리… 너무 대단하기만 했다. 마지막에 혜인 언니가 울면서 버틸 땐 나도 울컥할 뻔했는데… 진심으로 존경스러웠다!! 모두가 이 순간에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진심인 것이 느껴져서 감동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