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단신 등 2012
서울대총동창신문 제513호(2020. 12.15)
1. ‘논문 피인용 상위 세계 1% 연구자’ 서울대에 7명
-서울대 동문은 전체 21명-
SCI를 구축한 미국의 학술정보 데이터 분석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전 톰슨 로이터)가 11월 18일 발표한 ‘2020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Highly Cited Researchers, 이하 HCR)’에 서울대 소속 연구자 7명이 선정됐다. 국내 대학 중에서 가장 많은 수다.
‘2020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는 최근 11년간 각 분야에서 논문의 피인용 횟수가 상위 1%인 논문을 기준으로 선정한다. 전체 21개 카테고리와 융합 분야인 크로스 필드 1개 등 총 22개 분야에서 뽑는다. 과학자용 연구정보 데이터베이스 ‘웹 오브 사이언스’에 기록된 논문 인용 데이터 등을 분석해 매년 HCR을 발표하고 있다.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발표하는 ‘CL(Citation Laureates)’이 논문 피인용 상위 0.1% 연구자로 노벨상 수상자 예측풀을 의미한다면, HCR은 노벨상에 도전 가능한 후보 풀에 가깝다. 올해는 6,167명을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국내 연구자 수는 분야별 중복 선정을 제외하고 총 41명이다. 2명은 외국인 연구자다.
서울대 연구자는 올해 8개 분야(중복 포함)에서 7명이 선정됐다. 재료과학분야에서 김대형(응용화학96-00)·최장욱(응용화학96-02) 화학생물공학부 교수가 선정됐다. 김 교수는 심장이나 뇌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신체 신호 측정 장비를 연구한다. 최장욱 교수는 플렉서블 배터리와 알루미늄 2차전지를 개발하는 등 차세대 배터리 연구에서 성과를 올렸다.
현택환(화학83-87)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는 재료과학과 화학 두 분야에서 선정됐다. 현 교수는 2001년 균일한 나노입자를 합성할 수 있는 ‘승온법’을 고안했다. 올해 9월 피인용 빈도 상위 0.01% 이내 연구자에 뽑혀 노벨상 수상 유력 후보로 주목 받기도 했다.
미생물학 분야에서 선정된 천종식(미생물86-90) 생명과학부 교수는 2007년 발표한 세균 분류학 논문과 지금까지 방대한 장내 미생물 데이터를 기반으로 발표한 논문이 세계 학자들에게 꾸준히 인용되고 있다. 임상의학분야에는 위암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세계 최초로 입증한 방영주(의학73-79) 전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표적항암제의 치료를 규명해 폐암 환자의 수명을 5배 연장시킨 김동완(의학89-94)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크로스 필드(융합) 분야에서 뽑힌 강기석(재료공학94-01) 재료공학부 교수는 포스트-리튬 이차전지를 개발해 연구 논문을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발표하는 등 차세대 이차전지 연구로 주목 받고 있다. 크로스 필드는 여러 분야에서 상당한 영향력이 있지만 단일분야 피인용 횟수가 상위 1%에 미치지 못하는 연구자를 위해 만든 항목이다.
서울대와 타 대학·기관 소속을 합해 HCR로 선정된 서울대 동문은 총 21명이다. 세계 전체 대학과 연구 기관 중 1위는 소속 연구자 188명이 선정된 하버드대였다. 2위는 중국과학원(CAS 124명), 3위는 미국 스탠퍼드대(106명)였다. 중국은 본토에서 770명이 선정돼 미국 다음으로 많았다. 박수진 기자
2. 서울대 ‘소부장’ <소재·부품·장비> 우수 기술 한자리에
-SNU 산학협력 기술설명회-
생분해성 의료소자를 설명하는 강승균 서울공대 재료공학부 교수.
서울대가 보유한 소재·부품·장비 산업분야 우수 연구성과를 소개하고 산학협력을 활성화하는 자리가 열렸다. 서울대 산학협력단(단장 김용진)은 11월 20일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38동) 5층 대강당에서 ‘2020 SNU 산학협력 기술설명회’를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했다.
이날 소개한 기술은
△배터리 △모빌리티·AI △화학·나노재료 △반도체·디스플레이 △의료장비 등 5가지 분야 기술이다. 총 25개 기술·제품에 대해 기술설명, 포스터, 기술홍보동영상을 전시했다. 중소·중견기업 대상으로 애로 기술을 상담하고 연구실-수요기술 파트너링도 진행했다.
이날 소개 된 기술 중 배터리 분야에서는 강기석 교수 연구실에서 국내와 미국에 특허를 출원한 ‘수계 이차 전지’ 기술을 선보였다. 유계(기름) 전해질을 쓰는 기존 리튬이차전지와 달리 물을 전해질로 사용하면 폭발 위험성이 낮고 이온이 전해질에 녹았을 때 이동속도가 빨라서 고출력의 배터리 성능을 낼 수 있다. 수계 이차 전지의 단점을 줄이고 장점을 극대화한 기술을 소개했다.
강승균(재료공학03-06) 재료공학부 교수는 우리 몸에서 녹아서 사라지는 의료기기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수술 후 꿰매는 실 정도가 아니라 전자소자도 사용 후 사라질 수 있도록 만드는 기술을 갖고 있다”며 생분해성 뇌압측정 센서, 생분해성 신경재생 전자약 등을 선보였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김수환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개념을 특허내는 ‘콘셉트 특허’로 등록된 기술을 소개했다. 수많은 카메라가 존재하고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오늘날, 방향성과 특정 시간대 등 다수의 카메라에 있는 정보를 예측해서 필요한 영상과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는 개념이다.
서울대가 보유한 원천기술 실용화의 파트너로서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은 자율주행차 시대에 안전한 도로환경을 만들어줄 V2X 통신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V2X(Vehicle-to-everything)는 유·무선망을 통해 자율주행차량끼리, 자율주행차와 도로가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는 기술이다.
의료장비 분야에서는 서울대병원에서 수면무호흡 클리닉을 운영 중인 신현우(의학00-04) 교수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치료에 효과적인 신체 감응형 하악전진장치를 소개했다.
김용진 산학협력단장은 “오늘 설명회를 통해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로 시작된 소재, 부품, 장비 분야 원천기술 국산화 활동 성과와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식지 않는 대학의 연구성과를 알리게 됐다”며 “대학 원천기술의 지속적 발굴과 실용화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3. 수시지원 자가격리자, 비대면 면접
서울대는 12월 중 진행하는 수시 지원자 면접·구술고사를 대면 방식으로 유지하되 코로나19 격리자에 한해 비대면 화상면접을 실시한다. 격리자는 교육부 코로나19 격리자 운영 원칙에 따라 서울·경인·강원·충청·전라·대경·동남·제주 등 8개 권역별 격리자 고사장에서 비대면 화상면접을 치른다. 고사일 2주 전에 입국하지 못한 해외 거주 지원자도 비대면 화상면접 대상이다. 확진 판정을 받은 지원자는 격리자 고사장 이동이 불가능해 면접고사에 응시할 수 없다.
4. 법전원, 미혼모·부 법률매뉴얼 출간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센터(센터장 김주영)는 최근 미혼모와 미혼부가 겪을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법적인 조언을 담은 매뉴얼을 제작했다.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학생 7명이 집필에 참여해 자녀의 출생신고, 자녀의 성과 본을 정하는 문제, 자녀의 친권 및 양육권 문제 등을 수록했다. 미혼모협회 인트리와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애란원,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등을 통해 배포할 예정이다.
5. 중앙도서관 VR투어 제공
중앙도서관(관장 김명환)은 국내 대학도서관 중 최대 규모(연면적 5만7,745㎡, 1만7,468평)로 꼽히는 서울대 중앙도서관을 VR로 둘러보는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본관과 관정관의 서가와 열람실, 휴게 공간 등 구석구석을 층별로 구경할 수 있다. 도서관 홈페이지 메인의 통합검색 창 아래 ‘VR Tour’ 메뉴에서 제공한다.
6. 병원, 국내 최초 이동형 CT 도입
서울대병원(병원장 김연수)은 최근 국내 최초로 이동형 CT ‘옴니톰(OmniTom)’을 도입해 신경외과에서 활용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이 2017년 공개한 이동형 CT로 환자가 있는 곳까지 이동할 수 있어 검사가 용이하고 수술 부위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해외 병원에서는 낮은 누설 방사선량을 검증 받고 수술실과 응급실, 신생아중환자실, 뇌졸중진단구급차 등에서 활용하고 있다.
7. 신임법관 중 서울대 로스쿨 10명
올해 대법원이 임명한 신임 법관 155명 중 법학전문대학원 출신은 57명이었으며, 그 중 서울대 로스쿨 출신은 10명으로 나타났다. 로스쿨 출신 법조인이 첫 임용된 2015년 이후 서울대 로스쿨에서 가장 많은 신임 법관을 배출한 해다. 성균관대 로스쿨(7명), 부산대 로스쿨(6명)이 뒤를 이었다. 지난 6년간 서울대 로스쿨 출신 임용자는 누적 31명을 기록했다.
8. 유튜브에 가면 매력 넘치는 서울대 음대 공연
코로나19 이후 공연예술계는 퀄리티 높은 영상화를 통해 비대면으로도 생생한 공연의 매력을 전하려 노력 중이다. 서울대 음악대학 또한 다양한 공식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재학생과 교수, 동문 등이 참여한 양질의 공연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SNU MUSIC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채널은 5개월 전부터 화요음악회와 런치콘서트, 신임교수 인터뷰 등을 업로드해왔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 특별기획 연주와 조재형(대학원12-15) 첼리스트, 루체 퀸텟, 아미치 콰르텟 등 재학생 실내악단의 연주를 볼 수 있다.
국악과에서 운영하는 채널 ‘SNU KOREAN MUSIC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에는 전통음악뿐만 아니라 파격적인 영상도 다수 있다. 소리꾼 안이호(국악99-06) 동문의 퍼포먼스, 25현 가야금과 현악 사중주 창작곡 등의 영상이 다채롭다. 국악과 강의 영상과 정기연주회 등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다.
11월에는 기악과 타악전공이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타악전공 SNUP’ 채널을 열었다. 재학생 김가빈씨가 연주한 이안니스 크세나키스의 ‘Rebonds B’ 영상이 올라와 있다. 역동적인 촬영을 통해 국내에 아직 생소한 타악 연주의 매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9. 휴먼스 오브 스누 ● 14
휴먼스 오브 스누는 서울대 재학생이 캠퍼스에서 만난 사람들을 익명으로 인터뷰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다른 인터뷰를 제공합니다.
□ “나를 지탱해준 주변 사람들 돌아보게 됐죠”
생활대 재학생
-일상의 소소한 고민거리가 있나요?
“원래는 미래에 대해 고민하거나 현재를 볼 때 주변 사람을 크게 고려하지 않았어요. 기본적인 가치관이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해 내가 책임을 지자’예요. 책임을 질 수 있는 오롯한 사람은 나 혼자라고 생각하고 살았어요.
얼마 전에 다른 사람들이랑 저를 비교하게 되면서 혼자 많이 우울했어요. 그때, 먼저 말을 안 해도 물어봐 주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정말 인상 깊었던 말은, ‘네가 한숨 쉬는 게 제일 싫다’고 해줬던 사람들이 있었거든요. ‘내가 혼자 선택한 것에 대해 나만 책임지고 있는 줄 알았는데, 주변 사람들이 나랑 같이 그걸 지탱해주고 있었구나. 결국 같이 가고 있었구나.’ 그걸 알게 된 것 같아요.
이제는 내 미래를 결정하고 앞으로 뭘 할지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내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함께 고려해야겠다고 생각해요. 주변을 챙겨야겠다는 고민을 요즘 막 시작했고요. 주변에 학회 사람들이 많고 3학년도 있다 보니 친구들도 다들 바쁘고 정신 없는 생활을 하고 있어요.
그 와중에 내가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고민을 요즘 해요.”
□ “가족만 보는 일상, 대화가 어색해졌어요”
농생대 재학생
-자신을 색깔로 표현한다면?
“무지개색 이요. 되게 다양한 것 같아요, 저는.”
-본인을 다양하게 만드는 건 뭔가요?
“주변 사람들이요.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서 대화하면 각기 다른 주제로 이어지니깐요. 다양한 생각이 저를 다양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대화를 좋아하나 봐요.
“네, 사람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최근에 제가 되게 강아지 같다는 말을 들었어요. 근데 이건 좀 ‘TMI’(사소한 정보)지만, 얼마 전에 공연동아리가 끝나고 본가에 내려가서 3주 가까이 있다가 올라왔거든요. 첫 주에는 친구들도 많이 만나고 그랬는데, 두 번째 주부터는 계속 혼자 있으면서 사람들을 많이 못 만나고 가족들만 만났어요. 그래서 지금도 사람들이랑 대화할 때 좀 어색한 게 있어요. 원래 사람들이랑 대화하는 게 어색한 사람이 아닌데. 어제도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그냥 뭔가 어색했어요. 신기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