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인터넷 방송 “힘내라! 자유방송”
예비역대령聯 사무실 무상지원
후원금·격려 메시지도 줄이어
탈북자들이 만든 인터넷 방송국인 자유북한방송(www.freenk.net)이 개국 한달만에 사무실 임대 문제로 방송 중단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12일 언론을 통해 집중적으로 전해지자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몰려들고 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13일 기자와 통화에서 “언론 보도 이후 방송국에 격려 전화와 이메일이 쇄도를 하고있고, 후원금을 보내오겠다는 사람들도 많다”며 “특히 탈북자 동지회와 자유수호시민연합, 태평양시대위원회 김동길 위원장 등 8곳에서 ‘방을 내어 주겠다’고 제안해 와서 방송국 이전 문제가 곧 해결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육해공군해병대 예비역대령연합회’(회장 서정갑)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연합회 사무실을 무상으로 제공키로 하고, 13일 ‘자유북한방송’에 지원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자유수호시민연합(공동의장 정기승·류기남), 김동길 전 연세대 교수 등도 사무실 및 강당 제공 의사를 밝혔다.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와 이영덕 전 국무총리는 각각 300만원과 100만원의 후원금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자유북한방송은 당초 동대문구 장안동 연구소 빌딩의 사무실을 무상으로 사용토록 했던 북한연구소측이 지난달 20일 방송국 개국 후 연구소 환경 훼손과 테러 위험성 고조 등을 이유로 지난 10일 이달 말까지 퇴거를 요구해와, 방송 중단 위기에 처했었다.
방송국 지원 방법을 묻는 전화가 방송국으로 쇄도하자 방송국 관계자들은 일을 제대로 못할 정도였다. 이 방송의 아나운서인 정주화씨도 기자와 통화에서 “오늘 오전 11시쯤 출근을 한 뒤 한시간 넘게 계속 걸려오는 전화를 받느라 일할 시간도 없었다”며 “저희를 응원하고 격려해주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으니 마음이 찡하고, 더 힘을 내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여기서 나가면 뭘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되고 죽고싶은 심정이었는데, 하룻밤 자고 나니까 많은 사람들이 우리 곁에 있었다”며 “이제는 마음을 가다듬고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다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방송국 인터넷 사이트는 이날 접속자가 폭주해 서버가 한 때 다운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12일 저녁부터 최소 20만명 넘게 방송국 사이트에 접속했고, 오늘 아침까지 격려의 이메일만 300여통 가량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인터넷 매체인 독립신문의 첫 보도 이후 13일 오후 5시 현재까지 이 방송국 게시판에는 방송 중단 위기와 관련해 130여개의 글들이 쏟아졌다.
네티즌 ‘자유깃발’씨는 ‘자유북한방송이여! 부디 영원하라!’는 제목의 글에서 “정녕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떻게 이런일이 있을수 있단말인가?”라고 말했다. 네티즌 ‘자유민주’씨는 13일 오후 게시판에 올린 ‘공식 입금 계좌 번호 알려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비록 작은 돈이지만 자유북한방송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아이디 ‘후원자’를 비롯한 네티즌들은 게시판에 이 방송의 공식 후원 계좌번호(국민은행 515501-01-061587 예금주:자유북한방송)를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이 방송을 비방하는 글도 있었다. 네티즌 ‘onecorea’씨는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님들이 하고 있는 행태가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 줄 알고나 계시느냐”며 “6.15공동선언과 얼마전 북녘땅에서 안 좋은 일이 벌어졌을 때 남쪽 동포들도 도와야 한다, 등등 부르짖고 있는 현 상황에서 북쪽을 비방하는 방송을 하면 어쩌자는 것이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이 싫어서 남으로 왔으면 진정 삶을 어떻게 살아야할지에 매진만 하고 통일조국의 길로 가는데 걸림돌이 되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주화 아나운서는 많은 시민들의 격려에 12일 인터넷 게시판에 ‘방송을 사랑해주시는 여러분들에게…’라는 글을 띄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정씨는 이 글에서 “청취자 여러분들의 진심어린 말 한마디가 우리에게 힘으로 다가오고 죽어가는 북한의 우리의 형제들의 모습이 우리의 마음에 의지로 다가온다”며 “기대하시고 끝가지 지켜봐주시고 앞으로도 더 많이 사랑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송국 이전문제로 많은 분들이 방송중단 여부를 의심해왔지만 우리는 방송을 중단할 수 없으며 중단할 이유도 없다”며 “열심히 하고 진실된 우리의 목소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탈북자동지회(회장 홍순경)’는 이날 ‘자유북한방송 중단 위기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자유북한방송에 대한 테러집단의 위협은 우리 사회의 취약점을 단적으로 드러내주고 있다”며 “관계당국은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수사에 최선을 다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했고 수없이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정착을 하고 있는 우리들이 우리가 겪은 북한을 이야기하고 고통받고 있는 우리 동포들을 구원하자는 소리가 이 땅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것인가”라며 “북한 동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우리를 지켜줄 것으로 믿으며,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끝까지 자유방송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