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책소개
부지런한 심장이 간직한 놀라운 비밀
『심장이 쿵!쿵! 그림 사전』은 우리 몸에서 가장 부지런한 심장의 구조와 작동 원리부터 지렁이와 기린 등 동물들의 심장, 심장을 본뜬 ‘하트’의 유래를 비롯한 역사와 문화 속 심장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 최신 심장 의학 지식 등을 치밀하게 구성한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살펴보는 그림책이다. 스웨덴 작가 레나 회베리는 특유의 간결한 글과 정확하고 때론 유머를 담은 그림으로 심장이라는 놀라운 세계로 안내해 준다.
사람의 심장은 하루에 7~9톤쯤 되는 피를 뿜어내고 1년 동안 3,500만 번 수축 운동을 하는 강력한 장기이다. 코끼리 심장은 1분에 25번, 날 때 벌새의 심장은 1분에 1,200번 뛰며, 겨울잠을 잘 때 곰의 심박수는 1분에 50번에서 8-19번까지 줄어든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심장을 사람이 한 좋은 행동과 나쁜 행동을 모아 둔 그릇이라 믿었으며, 아리스토텔레스는 심장이 영혼이 있는 자리이자, 체온을 만드는 곳이라고 믿었다. 이런 믿음 덕분에 심장은 사랑의 상징인 ‘하트’ 문양으로 발달했으며, 심장 모양의 쿠키나 초콜릿을 선물하는 밸런타인 데이가 탄생하기도 했다.
『심장이 쿵!쿵! 그림 사전』에는 피가 심방에 차는 동안 잠깐은 쉬고 전기 신호에 의해 제어된다는 최신 발견과 심장에 배터리를 달거나 다른 이의 심장을 이식하는 등 심장 치료 방법의 원리와 역사가 자세히 펼쳐진다. 특수 프린터를 이용해 닭의 심장이나 핏줄을 인쇄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고, 우주에서 심장 세포를 배양한다는 등도 인상적이다. 자동 심장 충격기나 심폐 소생술 방법, 심장 의학 역사 속에서 여성들이 드문 이유까지 알차게 담았다.
심장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담은 『심장이 쿵!쿵! 그림 사전』은 『얼음이 바사삭 그림 사전』, 『알이 데굴데굴 그림 사전』에 이은 레나 회베리의 세 번째 지식 그림책이며 어린이를 위한 지식 그림책 너머학교 톡톡 지식그림책 시리즈의 열한 번째 책이다.
우리 몸에서 가장 부지런한 심장
사람의 심장은 각자의 주먹 만하다. 아이의 심장은 귤 만하고, 어른의 심장은 자몽 만하다. 이런 심장이 1초에 한 번씩 뛰면서 평생을 쉬지 않고 근면하게 우리 몸에 심장의 액체인 피를 공급해 우리를 살게 한다. 이런 이미지 덕분에 심장은 기계인 ‘펌프’에 흔히 비유된다. 피를 온몸에 펌프질하는 덕분에 이런 비유가 생겨났지만, 마치 기계처럼 휴식을 모르고 정확하게 움직이는 덕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말로 심장은 휴식을 취하지 않을까? 다른 모든 근육처럼 심장도 휴식이 필요하다. 각 박동 사이에 피가 차는 동안 심장은 아주 잠깐 멈춰서 휴식을 취한다. 이 틈을 타 심장을 둘러싼 관상 동맥이 심장 근육에 재빨리 피와 산소를 공급한다. 심장이 약 1초에 한 번꼴로 뛰므로, 이 휴식은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불과하다.
운동을 할 때, 두렵거나 흥분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심장은 더욱 빨라진다. 특히 몸이 위협을 느끼면 아드레날린이 많이 분비되어 심장의 펌프질이 거세지고, 몸 표면의 핏줄은 수축해서 피의 흐름은 줄어든다. 그래서 겁을 먹는 사람들은 창백해지고 손가락이 차가워지는 것이다. 만약 동맥 경화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공포 영화를 보다가 심장 마비를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반면 연민이나 공감을 일으키는 이미지를 보면 우리 심장은 늦게 뛴다. 이처럼 『심장이 쿵!쿵! 그림 사전』은 감정과 심장의 변화가 연결되는 지점을 여러 번 지적하며 우리 몸이 얼마나 복잡하고 신비한지 깨닫게 해 준다.
크고, 작고, 빠르고, 느리게 뛰는 동물의 심장
동물의 심장도 매우 흥미진진하다. 하늘을 나는 새는 심장이 빠르게 뛴다. 나는 동안 에너지를 많이 써서 빠르게 피를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비둘기는 심장이 1분에 200번, 참새는 800번, 벌새는 1분에 1,200번이나 뛴다.
큰 동물은 어떨까? 코끼리는 심장의 무게가 대략 20킬로그램이나 되고, 심장은 1분에 25번쯤 뛴다. 세상에서 가장 큰 동물로 알려진 흰긴수염고래는 무려 900킬로그램, 크기는 소형 승용차만 한 심장이 1분에 5번 뛴다. 큰 동물들은 대체로 심장이 크고 느리게 뛰지만, 거대한 몸 곳곳으로 피를 보내야 하기에 펌프질은 더욱 강력하다. 그 덕분에 흰긴수염고래가 먹이를 먹기 위해 입을 벌리면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심장 박동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심장이 쿵!쿵! 그림 사전』이 들려주는 동물들의 심장 이야기는 다채롭고 신기하다. 심장의 크기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동물도 있다. 비단뱀은 가끔 폭식을 하고 오랫동안 소화를 시킨다. 그래서 먹이를 먹으면 심장이 두 배까지 커진다. 소화를 마치면 심장은 원래 크기로 다시 돌아오고, 대신 머리가 점점 커진다. 다음번에 더 큰 먹이를 먹기 위해서이다. 심장이 천천히 뛰면 몸속 산소를 더 오래 쓸 수 있기 때문에 펭귄은 헤엄칠 때는 심박수를 1분당 5번까지 낮추고, 물개나 이구아나 등도 뭍에서보다 심박수를 10배 가까이 줄인다.
심장은 영혼의 비밀을 간직한다?
『심장이 쿵!쿵! 그림 사전』은 고대부터 역사 시대까지 심장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과 사건들을 흥미롭게 들려준다. 옛사람들은 심장을 영혼이 있는 곳이라고 믿으며 아주 특별하게 여겼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심장을 사람이 한 좋은 행동과 나쁜 행동을 모아 둔 그릇으로 묘사했다. 그래서 사람이 죽으면 장기 중 유일하게 심장만 꺼내서 따로 보존했다. 또 사람은 저세상으로 떠나기 전에 심장을 저울에 다는데, 심장의 무게가 깃털보다 무거우면 그 사람이 죄를 지었다는 뜻으로, 괴물 암무트가 심장을 먹어치운다고 믿었다.
아즈텍 사람들은 제사 때 살아 있는 사람의 심장을 바친 걸로 유명하다. 심장이 몸의 태양이며, 심장을 많이 바칠수록 태양에 더 많은 힘을 보낼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그들은 노예, 전쟁포로, 심지어 동포의 심장까지 아낌없이 제사에 희생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전해지는 흡혈귀 이야기에도 심장이 등장한다. 흡혈귀가 무덤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려면, 심장에 말뚝을 박아 꿰뚫어서 관 바닥에 시신을 고정해야 한다고 믿었던 것이다. 심장에 대한 특별한 대우는 비교적 최근까지도 이어졌다. 작곡가 쇼팽은 프랑스에서 죽어서 묻혔지만, 심장은 고국인 폴란드로 돌아가 바르샤바 성 십자가 교회의 코냑 병 안에 보관되어 있다. 반대로 아프리카 탐험으로 유명한 리빙스턴의 심장은 하인들에 의해 아프리카의 나무 아래에 묻혔으며, 그의 몸만이 배에 태워져 영국으로 돌아왔다.
아픈 심장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심장 의학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에 심장 의학은 특히 중요하다. 의사들은 심장의 건강 여부를 소리를 통해 확인하는데, 이상이 생긴 심장에서는 사포로 긁는 소리, 어렴풋한 말소리, 중얼거리는 소리, 샤워할 때 물 뿌리는 소리, 갈매기 때 소리 등이 난다고 한다. 의사들은 심장의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병을 짐작할 수 있다.
초기에 의사들은 손가락을 심장에 대고 두드려 들리는 소리를 듣거나, 청진기를 통해 들리는 소리로 심장의 병을 파악했다. 현대에 발명된 최신식 청진기는 심장의 아주 희미한 소리까지 녹음하여 컴퓨터로 분석할 수 있고, 초음파 청진기를 통해 환자의 심장을 볼 수도 있다.
『심장이 쿵!쿵! 그림 사전』은 심장 의학의 역사와 방법들은 깊이 있고 흥미롭다. 심장 수술의 역사는 다른 수술에 비해 매우 짧다. 수술을 하려면 일단 심장을 멈추어야 하는데, 그 것은 생명을 멈추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최초의 심장 수술은 1896년에 이루어졌는데, 심장 바깥쪽의 상처를 꿰매는 수술이었다. 심장 안쪽의 수술 시도는 1952년에야 시작되었다. 캐나다의 외과 의사가 마멋이 겨울잠을 자는 동안 추위를 견디기 위해 몸의 기능을 멈추는 것을 보고, 심장이 구멍이 난 여자아이를 영하 27도로 냉동하여 수술한 뒤, 다시 몸을 따뜻하게 하여 되살린 것이다.
그 뒤 수많은 심장 수술이 이어졌고, 심지어 아픈 심장을 새로운 심장으로 대체하는 이식 수술도 시도되었다. 1967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노먼 셤웨이가 사람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최초로 성공했다. 요즘에는 줄기세포를 심장에 이식하여 건강하고 새로운 심장 세포를 만들고, 로봇 손을 이용해 작은 구멍 하나만을 내어 심장을 수술하는 로봇 수술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지구의 실험실에서는 중력 때문에 배양 접시의 세포들이 비닥에 가라앉아 버리기 때문에, 무중력 상태인 우주 정거장에서 실험하여 스스로 뛸 수 있는 작은 심장 조직을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심장 세포가 담긴 잉크를 특수 프린터로 인쇄하여 닭의 심장을 인쇄하기도 했는데, 인쇄가 끝나자마자 이 세포들이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 기술을 이용해 미래에 인공 심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저자는 미래의 과학자들의 상상력을 북돋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