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와 화장품. 뗄래야 뗄 수 없는 인연이 있다면 바로 이 둘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우
리는 여자로 태어나 열 살이 갓 넘었을 때부터 로션을 바르기 시작하고, 열 아홉이 되기전
에 기초화장품을 장만하며, 스물이 넘으면서부터 색조화장을 시작한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화장품의 가짓수는 늘어만 하고, 화장대는 점점 비좁아진다. 어째서 우리는 해를 거듭할수
록 더 많은 화장품을 발라야 하는 걸까.
여자라면 누구나 처음으로 화장품 판매원과 상담했던 날의 충격을 기억할 것이다. 우리의 얼
굴을 요리조리 뜯어보던 판매원은 아마도 산더미처럼 많은 물건을 쌓아놓고는 "당신에게는
이 모든 것이 다 필요합니다. 이걸 다 사지 않으면 당신피부는 끝장입니다. " 라고 말하며
그 중 하나라도 사지 않으면 100%의 효과가 50%로 반감되므로 당장 전부 다 사야 한다며 우
리를 협박했을 것이다. 이런 협박에 초연할 수 있는 여자는 극히 드물다. 아마도 우리 중
꽤 많은 여성들이 적게는 3,4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이 넘는 돈을 들여 풀세트로 화장품
을 장만하고 무거움에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집까지 들고 왔떤 기억이 있을 것이다. 정말로
이 많은 화장품을 다 발라야 하는 걸까? 그렇다면 이미 오래 전부터 화장품 판매원들이 시키
는 대로 그 많은 화장품을 다 발라왔던 우리의 피부는 과연 좋아졌는가? 화장품 판매원들,
더 정확이 말하자면 화장품 회사들은 그들이 개발해낸 수많은 종류의 화장품들이 각각 저마
다의 용도가 있고 이중 하나라도 빼먹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진실을 말하자면, 화
장품은 다 똑같다. 스킨이든 로션이든 에센스든 그 성분을 살펴보면 90% 이상이 동일하다.
물과 글리세린, 이것을 섞어주는 유지가 기본이며 이것을 어떤 비율로 섞느냐, 어떤 향료를
넣느냐, 어떤 영양성분을 첨가하느냐가 제품의 차이를 만든다. 이렇게 똑같은 성분을 겹겹
히 바른다고 무슨 효과가 있을까? 유일한 효과라면 그것은 화장품 회사들을 부자로 만들어
주는 효과뿐이다. 적게 먹는 것이 몸에 좋은 것처럼 적게 바르는 것이 피부에도 좋다. 건성
은 자신의 피부가 건조하다고 생각해서 자꾸만 뭔가를 덧바르지만 그럴수록 피부는 스스로
피지를 분비해내지 못해 더욱 건조한 피부를 만든다. 지성 피부는 번들거림이 싫어서 자꾸
만 오일프리 제품을 겹겹이 바르지만 이 겹겹이 바른 화장품들이 결국엔 더욱 얼굴을 번들거
리게 만든다. 또한 여러 제품을 바를수록 피부는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된다. 그만큼 다양한
종류의 향료, 색소 등의 화학첨가물을 피부에 바르는 것이므로 알레르기가 일어날 확률은 당
연히 높아진다. 많이 바를 수록 좋다, 하나라도 빼 먹으면 큰일난다 등의 고정관념 때문에
지금 우리는 지나치게 많은 종류의 화장품을 지나치게 비싼돈을 지불하며 지나치게 부풀려
진 기대심리와 함께 사용하고 있다. 화장품에도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아주 절실하게. 당장
우리의 화장대를 정리해 보자 정말로 필요한 것이 몇 개나 있을까??
1. TONER
토너라는 화장품에는 여러가지 얼굴이 있다. 스킨(SKIN), 아스트린젠트(ASTRINGENT), 프레셔
너(FRESHENER), 클래리파잉 로션(CLARIFYING LOTION) 저마다 다른 역할을 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이 모든 것들은 가면만 바꿔 쓴 동일인물이다. 물과 알코올, 색소, 약간의 식물추출
물, 약간의 유제, 약간의 진정성분이 토너가 가진 전부다. 하지만 알코올의 함량을 얼마나
높이느냐, 어떤 식물의 추출물을 넣느냐, 컬러를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수백 가지 가면으
로 변신할 수 있다. 화장품 회사는 토너의 기능으로 메이크업 잔여물 제거, 열린 모공 닫
기, 피부 진정과 오일컨드롤 등을 꼽는다. 물론 토너를 바르는 순간 모공이 순간적으로 움츠
러들기는 하지만 다시 벌어지며, 오일을 닦아주기는 하지만 하루종일 컨트롤해 주지는 않는
다. 메이크업 잔여물은 꼭 토너가 아니라 화장솜에 물만 묻혀 닦아도 제거된다. 결국 토너
의 진짜 기능은 피부결을 부드럽게 정돈시키고 진정시키는 정도다. 이런 용도가 아니라면 토
너의 사용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 토너를 고를 때에는 되도록 무향, 무색소 제품을 선택한
다. 물과 보습성분인 글리세린, 진정성분, 유제등이 잘 배합된 토너는 모이스처 제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지성 피부라면 토너 하나만 바르고 기초화장을 끝내고 무방할 것이다.
2. LOTION&CREAM
건조한 피부를 가진 사람에게는 로션이나 크림이 필요하다. 하지만 둘 다 필요한 것은 아니
다. 둘 중 하나만, 그것도 건조한 피부를 가진 사람에게만 필요하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
면, 굳이 쓸 필요가 없다. 보습은 건조한 부위에만 바르면 된다. 이마는 괜찮은데 뺨만 건조
하다면, 로션을 뺨에만 바르고 기초화장을 끝내면 된다. 따라서 지성피부, 복합성 피부, 여
드름 피부등은 로션이나 크림을 사긴 하되, 가끔씩 얼굴이 건조해질 때만 바르면 된다. 날
마다 바를 필요가 없다. 로션과 크림을 데이용과 나이트용으로 구분하는 것도 불필요하다.
대부분의 데이크림과 나이트크림의 성분은 동일하다. 잠자는 시간에 맞춰 세포 재생을 돕는
성분을 첨가하였다는 주장, 환경공해에 맞서 청정성분을 첨가하였다는 주장등은 광고카피의
허울일 뿐이다. 유일한 차이라면 데이 크림에는 자외선 차단제가 첨가 되었다는 것밖에는 없
다.
3. ESSENCE
화장품 회사들은 로션이나 크림을 바른 후 그 영양성분을 고스란히 보존하기 위해 반드시 에
센스를 덧발라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모두 거짓말이다. 에센스는 모이스처라이저의 또다른 얼
굴이다. 세럼이라 불리는 것도 모두 마찬가지이다. 로션을 바른다면 에센스를 바를 필요가
없다. 아무것도 바르지 않고 에센스 하나만 발라도 충분하다. 대부분의 에센스는 화이트닝이
나 링클케어, 셀리페어링등의 특수 기능이 첨가되었다는 이유로 높은 가격으로 팔린다. 보습
성분이 좋다고 하는데 보습성분이 최고라는 로션위에 또 다시 보습 기능이 최고인 에센스를
발라야 하는 이유가 뭘까? 화장품 회사들은 자신들이 만든 제품에 그렇게 확신이 없는 걸
까? 하나만 바르면 충분하다고 말하면서 자꾸만 덧바르라고 말하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까?
4. 아이크림
눈주위 피부는 예민하므로 아주 순한 성분만 발라야 하고 기초화장품을 바를 때에도 눈 주변
은 피하고 반드시 눈 전용 아이크림을 따로 구입하라고 주의를 주지만 나는 로션을 눈 주변
에 슥슥 바르고 자외선 차단제까지 발라고 단 한번도 트러블이 난 적이 없다. 내 피부는 약
간 지성인 중성이라서 얼굴에 아무것도 바르지 않는 날이 많은 데 그래도 눈 주변이 당길때
면 로션만 토닥토닥 발라주면 금세 촉촉해진다. 굳이 비싼 아이크림을 발라야 할 필요가 없
다. 놀랍게도 아이크림의 성분은 로션이나 크림의 성분과 동일하다. 다만 유분이 좀더 많다
는 것 외에는.
5. 자외선 차단제!
무인도에 가져갈 세가지 물건을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오로지 자외선
차단제만을 외칠 것이다. 다른 화장품은 없어도 그만이지만 자외선 차단제 만큼은 꼭 있어
야 한다. 이걸 바르지 않으면 우리 피부는 절대로 회복이 불가능한, 돌이킬 수 없는상태가
되고 만다. 햇볕은 맑고 깨끗한 피부를 꿈꾸는 사람들의 제1의 저이다. 햇볕은 눈가와 입
가, 이마와 턱에 사정없이 주름을 만들고 세포간 결속력을 파괴시켜서 피부를 늘어지게 하
며 보기 싫은 기미와 잡티로 얼룩을 남긴다. 이것은 노화가 시작되는 25세부터가 아니다. 우
리가 마당에서 발가벗고 모래 장난을 하던 세살 때부터, 햇볕은 조금씩 우리의 피부를 해쳐
왔다. 한번 햇볕에 노출되어 손상된 피부는 어떤 노력을 해도 다시 원상태로 되돌아오지 않
는다. 어린 시절에는 그것이 눈에 잘 띄지 않았을 뿐, 주름은 이미 그 자리에 존재해 왔다.
우리는 서른 주변에 와서야 눈가에 잔주름을 발견하고 대책을 세우지만 이미 늦었다. 자외
선 차단제는 외모에 신경을 쓰는 20대 젊은 여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제 걸음마를 걷
기 시작한 아기에서부터 중 고등학생, 대학생, 남자친구와 남편, 부모님까지 모두 발라야 하
는 피부 필수품이다. 그것도 해변에서 일광욕을 할 때만 바르는 것이 아니라 외출을 하는 날
이라면 사계절 가리지 않고 발라야 한다. 안타깝게도 자외선차단제는 아침에 한번 바르는
것만으로는 하루종일 효과가 지속되지 않는다. 화장품 회사들은 SPF가 더 높은 제품을 내놓
은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만 차단지수를 높이면 당연히 차단성분의 함량이 높아
지고 그 강한 성분이 고스란히 피부에 자극이 된다.
대게 SPF15까지가 안전하지만 그 이상이 되면 트러블의 소지가 커지므로 무조건 차단지수를
고집하기 보다는 피부에 자극이 적은 것으로 구입해 덧발라 주는 것이 좋다. 화장때문에 불
가능하다면 최근 각광받는 스프레이 타입이나 스틱타입의 자외선 차단제가 도움이 될 것이
다. 그리고 자외선 차단제는 기초화장의 마지막 단계에서 발라야 하고 햇볕에 나가기 적어
도 15분 전에 발라야 효과가 있다. 여드름 피부와 지성피부는 과잉피지가 모공 밖으로 원활
하게 배출된 필요가 있는데 자외선 차단제가 모공을 꽁꽁 막아버린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
자니 여드름이 울고 안 바르자니 피부가 운다. 이런 고민은 로션 타입이나 젤 타입 스프레
이 타입등의 다양한 제품을 고려해 보자. 글리세린이 첨가된 자외선 차단제는 그 자체로 보
습 기능이 있기에 다른 로션이나 크림을 바를 필요 없이 이것 하나만으로 기초화장이 충분하
다.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답글
수정
삭제
스팸처리
엽기딱걸렸어
꼭봐
기초화장품(토너, 로션&크림, 에센스,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어린장미
추천 0
조회 2,178
06.02.24 20:21
댓글 22
북마크
번역하기
공유하기
기능 더보기
다음검색
첫댓글 이 글이 너무 길어서 안 읽으시나? 답글이 하나도 없네. 매일매일 쓰는 기초화장품에 관한 글이라 어찌보면 이 글이 제일 중요한데.. 중요해요. 중요해요.
자외선 차단제 ㅋㅋ 진짜 중요 이제 꼭꼭 바르고있어요
저도 꼭 챙겨서 바릅니다. 집에 있을때도 자외선차단제 쓰는거 아시죠? 무조건 이예요. 비가오나 눈이오나 외출을 하나 방콕하나 꼭 챙깁시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저도 그 생각 했어요. 헌데 자외선 차단제를 쓰면서 얻는 번들거림과 독성보다 자외선에 노출돼서 기미나 주끈깨 등의 잡티와 칙칙한 피부톤이 된다는 것이 더 큰 문제기에.. 쓰는 것이 나을 듯 해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로션 타입은 매트한 편이예요. 비싸야 하는 거 아닌거 아시죠? 공룡룡룡님 부담 안가는 가격에서 매트한 타입으로 골라보세요. 꼭 바르세요
저 25살겨울부터(지금26ㅋㅋ) 바르고잇어요-_-정말 후회됨 그사실을 몰랐음, 밤에도 발라줘야하고 비오는날에도 발라줘야한다는사실을 ㅠㅠ
저는 22입니다. 저 고등학교때 운동회 할때 친구들이 막 그늘에 보여서 선블록 바르기에 무슨저런 귀찮은 걸.. 하면서 맨얼굴로 땡볕에서 줄다리기했다는ㅠ.ㅠ 이제부터 잘 바르면 더 나빠지지는 않겠지요.
자외선차단제 잘 안바르는데,,피부가 잘 안타는 타입이라 별 신경을 안썼음;; 난 로션 안바르면 당기고 각질생기고 장난아닌데,,ㅜ 나도 바르고 싶지 않아여~ㅜㅜ
피부가 타서 톤이 나빠지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닌 듯 해요. 멜라닌이 자꾸 만들어 져서 기미랑 주근깨가 막 올라올라 올지 몰라요! 자외선 차단제 바르세요!! 저도 건성이예요. 책 읽고 나서 스킨만 쓰고 있는데 각질이 많아요. 허니님도 저도 화장품으로 고칠려면 안돼요. 물 2리터 드시고 과일 많이 드세요.
견미리씨 아시죠? 최상궁~~ 그 분이 건성이 심하셨는데 물 많이 드시고 과일 많이 드셔서 이제는 괜찮다 하십니다. 우리도 좋은 거 많이 먹어요. 다 읽어보시고 쪽지도 보내셔서 너무 좋았어요^^
게을러서 스킨,로션,에센스 다 안쓰고 그냥 하나만 골라서 바르고 자는데 그게 괜찮은거라고 하니 기분이 좋네요 요번에 자외선 차단제 하나 사야겠네요
유키농님 부러워요. 귀찮음이 이유였다고 해도 결과는 무지 좋네요.
저도 쓸모없는거 많이 썼었네요.................................................정작 가장 중요한 자외선차단제는 사지도않았구.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전지혙님 이제 끝났습니다.우리가 당한 손해는 여기가 끝이예요. 저 오늘 티비 보는데 홈쇼핑에서 화장품 팔더라구요 스킨에 로션에 에센스에 크림... 저 코웃음 쳤어요.
이제까지 화장품 회사에 세뇌당했다니-0- 사기당한 기분! 왜 이제까지 쓸데없이 불안해 했었는지 후회되네요.
시즈카짱님도 저도 이제는 맘 편해 지낼 수 있게 돼서 너무 좋아요. 화장품 회사에 속으면서 로션에 아이크림에 에센스에 수분크림에 베이스까지 다 사서 겹겹히 바르고ㅠ.ㅠ 우리 다 돈 벌었어요^^
휴...저는..스킨로션아이크림이렇게 쓰는데...자외선차단제는...없어요..사야되겠다..
자외선 차단제 열심히 발라야 겠당 .............. 와 이거 친다고 진짜 고생하셨을듯 ㅠㅠ
세상에;;;;;;;;난 다른거 다해도 자외선 차단제는 거의 안하는데;;다른 화장품은 다있어도 자외선 차단제는 없는데;;
자외선 차단제는 정말 중요하죠.. 아 지수가 높은게 꼭 좋은게 아니란 사실 이제 알았네요. 이번에 엄마가 차단제 지수 낮은걸 사와서 뭐라고 그랬는데 고마워해야하는거구나. ㅋㅋ 그리고 로션타입이에요 거기다. 제 피부가 지성인데 정말 다행.
이제 스킨과 로션(건조한 부위에) 자외선차단제만 발라야겠어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