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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사진은 이곳에 있습니다. 잘찍지는 못했지만 같이 감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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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중간에 어디론가 답사를 떠나는 것이 누가 보면 참으로 호사스런 모습이
아닐수 없을것 같다. 날씨 걱정을 많이 했지만 날씨탓(!!)을 하는 것은 진정
한 답사인의 자세가 아닐것 같아서 일찌감치 접어두었다.
첫 목적지는 남면 면사무소였다. 갈항사지에서 수습된 유물의 잔재가 있다는
정보 알고 갔지만 무심히 날아다니던 나비 사진 하나 찍은 것 외에는 별로 도
움을 받지 못하는 아쉬움을 겪었다.
갈항사지... 대로에서 한참을 올라간 그곳은 그야말로 하늘만 빠꼼하게 보이는
산세를 지니고 있는것 같다. 탐스럽게 익어가는 자두나무와 알알이 영글어가
는 키작은 감나무, 병든기가 약간 있는 고추밭을 헤치며 답사를 하였다.
장난기를 한껏 머금은 앙증맞은 장승 한쌍의 모습에서 우리는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석불 2기를 친견하였는데 한분은 키큰 담배밭 사이에 철책으로 둘러
쳐져 있는 모습이 마치 감옥(^^)살이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웬지 마음
않좋아졌다. 한분은 근사한 전각안에 위엄있게 앉아 계셨는데 비도 피하지 못
하고 있는 다른 한분의 석불님 마음을 좀 알아줬으면....ㅎㅎ
선봉사 대각국사비를 찾아가는 곳은 그야말로 오지체험을 방불케했다. 선두의
차가 빽빽한 나무숲속 오솔길을 거침없이(??) 달리며 갈림길에 섰을때 두 갈래
길중에서 선택을 해야할 시점~ 급히 지인에게 연락을 하고 도움을 받아 많은
고생없이 도착하였다. 낯선이들의 발자욱에 놀란 개들이 큰소리로 산이 떠나
가라 짖어댔지만 그것에 의기소침해질 우리들이 아니다. 어쩌면 그눔들도 인
적이 없는 그곳 생활에 익숙해지다보니 우리들의 소란스러움이 귀에 거슬렸던
것이 아닐까. 전쟁의 상흔-총알을 맞아 파인 흔적-을 당당하게 보여주며 서있
는 대각국사비는 모두 평생에 또다시 찾아오기는 힘들것 같다라는 의견을 모아
주며 우리를 묵묵히 지켜보았다.
성주시내로 진입한다. 맛깔스런 한정식으로 점심을 먹고 넉넉해 보이는 식당
주인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아 맛나다고 소문이 자자한 성주참외를 서너박스 구
입했다. 저녁에 집에갈때 가족들의 입막음용으로....ㅋㅋㅋ
동행한 회원의 지인-향토 역사학자-께서 후배 문화해설사분을 동반하고 찾아
주셔서 같이 동행을 하게 되었다. 참외 비닐하우스 한가운데 대로에 늠름하게
서있는 동방사지7층석탑은 그 훤칠한 모습에 감탄사라 절로 나온다.
고려시대 석탑이라는데 간결한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갈길이 바빠 발
걸음을 재촉하여 한개마을로 향했다. 동행한 향토 역사학자께서는 바로 이곳
한개마을이 고향이신 분이었다. 어린 개구쟁이 시절 뛰돌던 기억을 떠오리시는
지 얼굴 한가득 웃음이 가득하시다. 옛전설부터 시작하여 고증된 이런저런 이
야기까지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시니 문외한인 우리들은 그저 고개만 마구마구
주억거리고 증거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조용한 그곳은 이름모를 꽃들이 지천으로 깔려 있었다. 붉은 빛의 돌담길을
돌아서면 정겨운 이가 살며시 이름을 부르며 나타날것만 같은 느낌도 들고 곳
곳에 아직은 사람의 손길이 닿아 꾸밈을 받고 있는 모습이 참 보기좋다.
간간히 오래 방치된 곳들도 보인다. 그 방치된 곳의 후손들도 나름대로의 어
려움이 있겠지만 좀더 사랑을 받을수 있는 곳으로 다시 태어났으면 하는 바램
을 가져보며 한개마을을 뒤로 했다. 참 아름다운 곳이다.
세종대왕 왕자태실로 향할때는 어느새 늦은 오후가 되었다. 잘 정비된 오솔길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소나무 숲 사이에 하늘이 훤하게 보이는 곳에 태실이 자
리잡고 있었다. 왕실이 번창하던 조선시대도 그러했겠지만 일제 강점기에 그
들이 파헤치고 훼손했을 장면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져온다. 왕가의 애환과
슬픔과..... 말로 더 표현할수 없는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있겠지만 우선 눈에
보이는 것은 단종의 태실이다. 여러 태실과 조금 떨어진 한구석에 있는 모습
이 마치 유배를 떠났던 자신의 모습과 닮아 있는 것 같다. 처음부터 그곳에
위치했었는지 복원하면서 위치가 바뀐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태실마저도 그의
운명과 맞물려 비슷하게 생각되는 것은 나의 지나친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도움을 주신 지인들과 헤어지고나니 다들 뭔가 허전한듯 하다는 의견이다. 의
례 밤늦은 시간까지 답사를 하는것에 익숙해진 우리들... 어느때는 자동차 헤
드라이트 불빛으로, 어느때는 핸드폰 액정의 희미한 불빛으로, 어느때는 달빛을
벗삼아... 이런 답사 참으로 기억에 오래남는다. 의견수렴끝에 김천 직지사의
저녁예불을 보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부리나케 달려갔지만 하늘이 우리를
배신하셨다. 앞이 보이지 않게 쏟아지는 빗줄기에 그만 발길을 돌릴수밖에!!
돌리는 발걸음이 너무 서운해서 직지사앞 식당에서 비빔밥과 해물파전을 뚝딱
한그릇씩 해치우고 정담을 나누며 하루의 일정을 정리하고 대전, 청주, 증평
각자의 집으로 달려갔지만 뭔가 허전함이 몰려와 다시, 시간되는 몇몇이 청주
에 모여서 시원한 대추차 한잔에 하루의 피로를 풀고 다음을 기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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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답사후기
지역답사
성주참외보다 달콤했던 옛님의 숨결을 찾아서!!
선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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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6.28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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