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미 기자 2010.02.20 12:14:55
우리나라는 OECD에 가입하는 등 세계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현재 우리사회는 전 국민의 복지를 목표로 하는 복지사회를 지향하면서 살아가고 있지만 아직은 그 실정이 미미하다.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장애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모든 사람이 인간 생명의 존엄과 가치가 인정되어야 하고, 스스로 최선의 노력으로 행복한 삶을 누려야 하는 사회가 이상적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사회는 인간 생명의 존엄과 가치의 원리에 의하지 않고 능력과 업적만을 강조하는 편협한 공리주의의 원리로 인하여, 장애인은 최소의 수혜자로서 사회의 그늘 속에 묻혀 지내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장애인 관련 복지와 산업은 이제 걸음마 단계에 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애발생의 원인이나 실태 등의 구체적· 특성별 데이터베이스가 없어, 장애인의 적절한 관리 및 정책수립이 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도 크다.
따라서 정부는 장애에 대한 바른 이해를 알리고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소외와 차별 받지 않도록 법적인 장치를 마련, 정책을 세워 나가야 한다. 현재 장애인들은 스스로 소득을 책임지기 어려워 사회복지 서비스를 가장 필요로 하는 계층이다. 특히 신체적, 사회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기에 복지서비스의 강화는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장애인이 사회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질적인 서비스뿐만 아니라, 선택된 삶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의 향상을 위한 동시적인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사)충청남도지체장애인협회 부여군지회/ 지체장애인편의시설 부여군지원센터(회장: 이경학)는 지역 장애인들을 위해 1996년 봉사의 마음으로 시작, 1997년 창립했다.
이곳에서는 장애인을 위한 정책추진 및 정보공유, 통계인프라를 구축, 내실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장애인들이 재활뿐 아니라 사회의 한 사람으로서 각종 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은 물론, 장애인 센터 등 사업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장애인들이 사회활동을 하기 위한 여건이 매우 열악하다. 특히 농촌으로 갈수록 더욱 심각한 실정인데 부여군은 지리적으로 산이 많을 뿐 아니라, 면적이 서울보다 넓은데 반해 대중교통수단이 부족, 장애인들이 사회활동을 하기가 쉽지 않다.
부여군은 타 시·군에 비해 장애인구가 7천2백여명(9.3%)으로 상당히 많은 편이다. 그러나 문화혜택을 받을 수 없는 장애인들이 거의 방치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장애인협회뿐 아니라 자립지원센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충청남도지체장애인협회 부여군지회/ 지체장애인편의시설 부여군지원센터(회장 이경학)는 이런 점을 감안 이동에서의 접근권 및 생활보조서비스, 자립생활 기술훈련, 주택개선 서비스에 역점을 두고 장애인들이 안정된 삶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중증장애인들의 안정된 삶과 질을 회복, 자신의 생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주도권을 행사하여 자기결정권 및 선택권에 의해,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에서 생산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활동 보조서비스를 하고 있다.
활동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에게 청소, 외출, 목욕, 식사, 요리, 쇼핑, 신변정리 등의 일반 서비스 및 가정간호, 배변 등 전문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5억여 원의 예산을 들여 재활센터를 건립, 이를 통해 관내 중증 장애인들이 더 이상 어두운 세상이 아닌 새롭고 밝은 세상을 누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중증장애인에게 있어서 삶의 목표는 장애로 인해 손상되기 전 기능을 치료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가 아니라, 삶의 질과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인간적인 삶을 보장받고 싶은 것이다. 스스로 사회의 한 사람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자신의 선택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다. 비록 중증 장애인일지라도 지역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중증장애인 자립생활 지원센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무엇이 문제인가
미국에서는 어떤 장애인이든 그 장애를 갖기 이전의 생활에 가장 근접하게 될 때까지, 재활 훈련과 그 비용 투자를 국가가 직접 담당한다. 그 비용은 사회 속으로 다시 들어가서 원래 하던 일을 수행할 수 있을 수준까지 지원을 계속한다는 의미이다. 우리의 사고방식이라면, 기초생활이나 수급권자 등이라고 취급하고 최소한의 금액만 지불하는 선에서 끝났을 일이다.
미국은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장애와 재활이 시급한 자국민들에게 무한대에 가까운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국가다. 그런데 1960년대에 투철한 의식을 가지고 있던 일부 지체장애인들이 정부를 향해 데모를 하기 시작했는데, 그 사건은 쇼킹한 일로 지금껏 기록되고 있다. 자신들한테 필요한 건 정부 차원의 지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치료 중심의 패러다임보다는, 장애인이 살아갈 수 있도록 환경 자체를 변화시키라는 게 그들의 주된 주장이었던 것이다. 이건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오늘의 우리 현실에도 거의 대부분 부합되는 시급한 문제가 아닐까 싶다.
선진국에 비하면 우리 사회는 아직도 장애인이 사회활동을 원활히 하기 위한 필수과제인 편의시설 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장애인복지시책을 적극 펼쳐야 할 공공기관의 편의시설 조차 제약하고 있다.
이경학회장은 앞으로 “공공시설, 종교시설, 의료시설, 공장 및 산업시설, 숙박시설, 판매시설, 관람집회시설, 전시시설, 방송통신시설, 교통시설 등,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에 장애인 편의시설을 최우선 설치해야 할 것이며, 특히 경사로, 출입문, 복도, 계단, 승강기, 화장실, 세면대, 주차장, 음향신호기, 안내표시 등 공공시설의 세부설치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장애물이 없는 사회인 단일코드 사회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상적인 활동 속에 장애인이 모든 시설물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를 접근권이라고 부른다. 이동에 필요한 보행로, 도로, 지하철 등 각종 교통수단에서부터 정보통신 시설 및 주거시설, 공공시설물에 이르기까지 생활하면서 장애인이 이동·접근 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만드는 것이 접근권의 확보라고 할 수 있다. 장애인이 거리로 나올 수 없었던 이유는 바로 편의시설이 거의 없어 이동할 수 없었던 물리적인 환경 때문이었다. 이렇게 볼 때 장애인의 이동권을 확보하고 정보에의 접근권을 보장한다는 것은 장애인의 ‘사회통합’에 기본이 되는 중요한 문제이다.
장애인 복지정책 진정한 실천을 해야
장애는 장애인 자신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장애인이 속한 가정과 사회 측면에서도 커다란 정신적, 경제적 부담을 주기 때문에 중요한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장애 발생의 약90% 정도가 산업재해 및 교통사고, 환경오염으로 인한 후천적인 요인에 기인한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에서는 특별한 관심을 갖고 그 원인분석 및 예방대책 마련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장애예방도 중요하지만 장애를 발견한 즉시 치료를 하고 교육을 하게 되면 그 사람의 사회적응은 한결 쉬워질 뿐 아니라 국가도 그로 인한 이후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항상 선거철만 되면 나오는 장애인 복지정책의 입법안들이 있다. 각 정당들이 비교표를 만들어가면서 발표되는 정책은 말 그대로 장애인들에게는 구호의 메아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대선 때마다 같은 레퍼토리의 복지정책 우선과제를 보면 과연 언제까지 표만 의식하다가 사라지는 정책이 되풀이 될 것인가라는 의문을 갖는다. 한마디로 실천의지도 없으면서 연구용역 만으로 수억의 예산이 낭비되는 현실을 보면서, 더딘 정책추진력을 원망하는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외국의 사례를 비교하면서 우리나라도 이젠 괜찮은 복지정책 하나쯤 갖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정부 관료들의 허황된 데이터 수치만을 신봉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장애인 정책을 보면, 장애인기관이나 타 법률로 구제 가능한 기초생활수급자의 지원과 일부 중증장애인들을 위한 정책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그나마 있는 복지정책은 예산을 이유로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1988년을 기준으로 국제사회의 이목을 받으면서 사회약자에 대한 정책부재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위해 복지정책이 제정되기 시작했다. 정책상으로만 본다면, 유럽 어느 선진국에 뒤지겠느냐고 하겠지만, 정책의 실제적용에 있어서 생색내기 일색의 정책들이 난무하다. 기존 새천년민주당 시절 나왔던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부터 장애인 연금제도 신설, 장애인 이동권 확보, 장애인 노동권 확보 등 쟁쟁한 대안들은 정책제안을 위한 자료일 뿐 실천의지가 없는 정책일반이었다. 또한 담당자들이 바뀌거나 예산상에 문제가 생기면 유야무야 될 공산이 컸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와 끊임없는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선거철만 되면 이것 해 주겠다 저것 해 주겠다고 하지 말고, 행정지원이 잘 되는 일관된 정치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지원만을 의지하고 바라는 것은 아니고 재활해서 스스로 일어설 때까지만 협조해 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일관성 있는 정책이라면 당연히 호응하고 따라가겠다.”고 이경학 회장은 밝힌다.
이 회장은 “지역행사는 저희들만 하고 있다. 여기서 전문 선생님들이 심사해 당선되면 중앙에 올려서 전국대회에 나간다. 앞으로 충남지역 사회 내 중증장애인의 문화예술에 대한 향유권을 확립함과 동시에 장애인문화예술 코드를 만들어갈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부여군지회에서는 “직원 전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장애인 당사자의 재활 및 자립사업의 일환으로 장애인 기능대회 참가, 생활체육, 장애인 합동결혼식, 중증장애인 돕기 후원의 밤 등을 개최,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지회 및 편의시설지원센터를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경학 회장은 “재임기간 동안 편의시설 확충, 장애인생활체육 보급 확대, 장애인예술제 개최, 기업연계수익형 일자리사업 정착 등 장애인 복지증진 및 조직안정 등을 위하여 노력할 것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지역 장애인복지향상을 위하여 최선을 다해 봉사하며, 지역주민과 더불어 가꾸어가겠다”고 밝혔다.
올해의 장애인 종합행사는 1500여명을 초청,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장애인 위안잔치를 추진하고 있다. 그밖에도 장애인 정보화 증진과 IT 등을 통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디지털 복시사회 구현에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을 형식에 치우치는 말로만이 아닌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실현을 위해 적극 홍보뿐 아니라 고용인식개선을 강화해갈 예정이다. 또한 여가문화 사업의 일환으로 전국장애인예술제 및 체육대회 참가, 복지의 내실화, 장애인 특성학습, 정보화증진, 이동편의 확충 등을 통해 보다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장애인에게 있어서 체육과 예술은 단순히 즐기는 그 자체 외에도 장애부위의 기능감퇴를 예방하고 나아가 잔존능력을 회복시키는 재활 치료적 효과를 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응 능력을 향상시키는 사회통합의 수단으로서도 큰 의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은 대부분 체육관 신축비나 운영비에 국한되어 있고 생활체육에 대한 지원은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수도권 중심으로 시설이 집중되어 있어 지방에 있는 장애인들을 위한 체육시설의 확충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지역 선후배들에게 부탁해 장애인들이 무료로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왔다.
장애인들이 체육관에 가서 무료로 역기도 할 수 있고, 다양한 체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지역의 선후배들이 연결고리가 되어 장애인들을 지원해주고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 일반인들과 장애인들 간에 여러 가지 오해도 있었지만 서로가 노력을 기울인 결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장애인 지원 자립센터 반드시 필요해
이경학 회장은 전자 전기의 기술 직업을 가졌다. 지금은 장애인 복지사업 쪽 일을 하다보니 가정은 돌볼 수가 없어 현재 아내가 하루하루 벌어서 연명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장애인 관련 일에 사명감을 가지고 발 벗고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이 회장은 3살 때 후천성 장애를 앓았다. 그 당시 외출하고 돌아왔는데 갑자기 열이 심하게 나기 시작 했다.
지방의 열악한 환경에서 병원을 찾았지만 이미 손 쓸 수 없는 상태였다. 병명은 소아마비였는데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없었다.
그때부터 학교를 다닐 때 이동권이 불편해 늘 어머니가 동행해야만 했다. 어머니는 친구들 연필도 직접 깎아주고 돌보았기 때문에 지금도 친구들이 어머니를 좋아하고 아직도 기억하고 있단다. 그는 공부를 하고자 하는 열망은 컸지만 부모님의 그늘이 너무 없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버지가 중3 때 신부전증으로 돌아가셨다.
이 회장은 전자 전기를 전공해 공학도가 되고 싶었지만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장남으로서 집안을 돌볼 수밖에 없었던 것. 그로인한 아쉬움이 있었기에 장애인 복지에 발을 들였고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고 한다. 열심히 하는 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이 회장의 인생관은 항상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다. 자녀들에게도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다보면 내일이 보인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그의 현재 목표는 “장애인 복지를 위해 모든 열정을 바치겠다.”고 한다. 또한 앞으로 ‘장애인 종합타운’을 세우고 싶은 소망이 있다.
“폐교된 학교를 저렴하게 매입해서 장애인들이 체력을 가꿀 수 있고, 각종 프로그램, 정보교육 등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센터 건립을 위해 추진하고 있다. 또한 꼭 추진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이 회장은 의지를 밝힌다. 장애인재활의 궁극적 목표는 기능을 최대로 증진시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는 지자체 실시와 함께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지역 내의 장애인의 장애심사와 평가, 전문요원의 양성 및 훈련, 장애의 예방 및 조기진단, 재활에 관한 조사 및 연구, 지역재활조직의 육성 등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의료재활, 또는 복지센터를 건립 운영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비록 걸음마 단계이지만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면 머지않아 선진국보다 훌륭한 장애인들의 일터와 쉼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