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첫날 밤을 보내고 호텔 1층 레스토라에서 아침을 먹었는데 5성급 호텔이라 메뉴가 다양했고 맛이 있었다.
볶음밥을 제외하면 우리네 호텔식과 다를 바가 없었고, 열대과일이 풍성하게 준비되어 있어서 호화로운 아침식사를 즐겼다.
객실에 돌아가 양치를 마친 뒤에 버스에 올라 푸꾸옥 관광길에 나섰다.
동쪽 해안 선을 한참 달리자 '호국사'라는 대규모 사찰이 나타났다.
마치 대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의 영향을 받은 것처럼 절터가 컸고, 모든 건축물이 웅장하고 화려했다.
관세음보살상 키는 어디에서고 보일만큼 컸으며 게단 양쪽으로 용틀임이 돋보이는 조각상도 눈길을 끌었다.
가장 특별한 것은 곳곳에 가꾸어진 분재들이었는데, 나무 뿌리의 뒤엉킴이 각별했다.
다시 버스를 타고 베트남 독립전쟁의 참혹한 역사 유적지 코코넛수용소를 방문했다.
크메르 루즈 반군들로 부터 핍박을 받아 수백만 명이 희생을 당한 곳이라는데,
수용소 곳곳에 파노라마로 조성한 광경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
그 와중에도 코코넛 껍데기로 땅굴을 파서 탈출을 시도한 흔적을 볼 수 있었으니
'자유'를 갈망하던 전쟁 포로들의 생존 욕구에 경외심이 생겼다.
모든 전쟁은 이처럼 인간성 상실이라는 회복불가의 상처를 남긴다는 걸 깨달으며 식당으로 향했다.
역시 점심은 베트남 가정식이 준비되었고, 일행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다시 버스를 타고 그랜드월드라는 관광특구로 이동하는 중에 잭푸루트를 간식으로 제공받았다.
망고와 비슷하지만 속에 커다란 양대만한 씨앗이 들어 있었고(삶으면 밤맛이 난다고 함)
두리안과 비슷한 생김새의 열대과일 속에 들어 있다는데, 거의 왕대추 크기만한 열매들의 집합체로
제대로 큰 것은 20kg이 넘기도 한다고 했다. 아무튼 새로운 맛이었다.
어둠살이 내릴 때 쯤해서 즈엉동 야시장을 방문했다.
한 구역 전체를 화려한 조명이 비추고 큰 가게 앞을 작은 포장마차 같은 좌판이 빼곡하게 채워졌으며
호객하는 베트남 사람들과 방문객이 뒤엉켜 자유로운 통행이 어려울 정도였다.
그러나 곧 저녁을 먹어야 할 때인지라 현지 먹거리를 사 먹지도 못하고 눈과 코로만 즐겨야 했다.
일행 중 몇은 반바지와 슬리퍼를 구입했는데 상품 가격은 놀랄만큼 저렴했다.
여행 첫머리였지만 피로를 풀어야 한다면서 전신맛사지를 받으러 갔다.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지만, 남여 따로 큰 방에 누워 마사지를 받았다.
먼저 양말을 벗고 발을 씻은 뒤에 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 팔 다리 등 순서로 마사지를 받았는데
얼마나 손끝이 매우면서 부드러웠던지 여기저기서 코 고는 소리가 이어졌다.
2시간 서비스 댓가로 10만동(한화 5600원)을 주었으니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에정대로 저녁은 한식당에서 먹었는데 삼겹살 무한리필로 배가 터지도록 쌈을 싸서 즐겼다.
저녁 시간에 그랜드월드 야간 분수쇼 관람이 있대서 음주량을 조절하라는 당부도 있었다.
그랜드월드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축소판으로 수로를 파서 인공조성한 관광특구였는데
특별한 건축물과 조형물이 화려한 조명 속에 존재감을 드러내었으며 전기차와 전기오토바이 천지였다.
밤이 늦어서야 곤돌라를 탄 무용수들이 중앙호수로 모여들었고,
화려한 조명 속에 배경음악을 깔고 공연이 시작되었다.
호수 속에 무대를 마련한 것인지 등장 배우들은 물살을 가르며 짝을 지어 춤 추었다.
사이사이에 분수가 치솟았지만, 폭죽이라도 섞었으면 좀더 화려했을 것 같은 아쉬움도 가졌다.
공연을 마치고 호텔에 돌아간 시각이 11시였으니 내일 일정은 조금 늦게 열겠다는 안내를 받았다.
푸꾸옥에서의 둘쨋날도 곯아떨어졌다.
첫댓글 글 따라 미리 가보는 여행이라 더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가장 하고 싶은 건 2시간 서비스에 5600원이라니? 저도 베트남에 갈 수 있는 날이 오면
반드시 받아봐야겠습니다.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