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cafe-editor-text"><br />여기는 유명 카페 프랜차이즈<br />1층만 있지만 30평은 됩니다 넓어요<br />그러나<br />이 시국엔 인건비를 아껴야 하므로 사장은 당신 혼자만을 채용했습니다<br />그래요<br />당신은 혼자 일해야 합니다<br /><br /><br /><br /></p><p><img 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aVeZ/888d8f6e31949416f46bf697e87efc49f5330318' class="txc-image" /></p><p class="cafe-editor-text">일단 휘핑이 두 통 정도 있는 걸 냉장고를 열어 확인한 당신.<br /><br /><br />휘핑가스통을 보면서 문득 감상에 젖습니다.<br /><br /><br />아... 저거 조립하는 거 배울 때 얼마나 무서웠는지...... 인수인계자들 열이면 열 다 무조건 조심해야 한다고 안 그러면 이 주방이 온통 휘핑의 나라가 될 거라고.........신신당부하던 그때.<br /><br />휘핑을 내가 채우지 않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빌었건만 음료 다섯잔이면 한 통이 쓱싹 비워지고, 손님이 "휘핑 많이 주세요 ^0^" 하면 네에~ 하고 신나서 탑 쌓다가 ㅇㅏ 맞다 휘핑 얼마 안 남았던데, 하고 문득 소름이 끼치던 순간.<br /><br /><br /><br />하여튼 전근무자가 친절하게 바쁠 걸 예상하고 두 통이나 만들어주고 갔으니 다른 일부터 찾아봅시다.<br /><br /><br />돔뚜껑 일자뚜껑 긴빨대 작은빨대 뜨거운빨대 스푼빨대 펄빨대 다 없음 컵도 좀 없음.<br /><br />당연히 창고로 뛰어들어가서 갖고 나와야 함 부시럭부시럭 이것저것 채워놓을 것을 찾는 당신.<br /><br />이런 건 바빠지기 전에 해야합니다. 일단 바빠졌는데 컵뚜껑 찾느라고 창고까지 뛰어다닐 수가 없음.<br /><br /><br /><br /><br /><br />-딸랑<br /><br /><br /><br />"어서오세요~"<br /><br />"아 저 기프티콘 쓰려고 하는데요 이거 얼만가요???"<br /><br />"12900원입니다~ 금액 동일하게 메뉴 선택해주셔도 되고, 금액 오바해서 메뉴 선택해주셔도 돼요. 차액은 따로 내시면 되고요!"<br /><br />"어.. 저 그럼 쉐이크 3잔 하고요... 빙수... 하나 하고요.... 플랫치노 2잔하고....."<br /><br /><br /><br /><br />그 순간. 당신은 등 뒤로 식은땀이 배어나기 시작한다. 믹서기는...한 대 뿐이다.<br /><br /><br /><br /><br />"ㅇㅓ...어....네.......그리고요?"<br /><br />"아 그리고 이따 다 먹고 빙수 포장해서 갈 건데 그건 미리 시켜놔야 되나요???"<br /><br />"아...저희 빙수는 아이스팩 제공해드리긴 하는데 이게 결정이 굵은 얼음이 아니어서 진짜 빨리 녹아요 눈꽃 빙수여서..."<br /><br />"아 그건 괜찮아요^^"<br /><br />"ㅎㅎ 네......... 어 그럼 지금 계산해주시고 이따 가시기 한 10분쯤 전에 말씀해주시면 시간 맞춰서 만들어드릴게요~"<br /><br />"네~"<br /><br /><br /><br /><br />놀랍게도 옆건물 2층이 설빙이다. 이건 다 설빙 때문이다. 빙수 가게가 떡볶이 피자 같은 걸 하고 있으니까 사람들이 카페에서 빙수를 먹는 거다. 설빙이 나쁜 거다.<br /><br /><br /><br /><br />당신은 허겁지겁 냉동고로 달려가 빙수 재료를 와다다다 꺼내놓는다. 베이스 포션 두 개와 연유, 초콜릿, 소스, 콩가루, 견과류 등등... 그나마도 미리 소분해놓는 시스템이라 망정이지 하나하나 꺼내서 해야되는 거면 정말 눈물이 났을 거다. <br /><br />평소에 시간도 없는데 소분 해놓으라고 할 때마다 투덜대기 바빴는데 왜 그랬는지 알 것 같다. 사장님은 현명하다.<br /><br /><br /><br />이와중에 쉐이크에 들어갈 베이스도 냉동고에 있다. 그것도 꺼내야 된다. 잠깐만 쉐이크가 몇 잔이었지..... 그럼 베이스도 3팩 꺼내고.... 플랫치노에 샷이 들어가니 샷도 뽑아야 한다.<br /><br />일단 믹서기에 얼음을 반컵 집어넣고....<br /><br /><br /><br /><br /><br /><br /><배달의 민족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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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도와드릴게요!!!"<br /><br />"아....저희 아아 3잔이랑요. 아 하나는 큰 걸로 할게요. 아 그리고 샷도 추가요. 너는? 너 시럽 넣었나? 아 오키오키 저 그러면 한 잔에는 시럽도 넣어주세요. 네. 몇 번?? 3번? ㅁㅊ놈아ㅋㅋㅋ 그럼 아메를 왜 마셔ㅋㅋㅋㅋ 하여튼 ㅈㄴ 특이해ㅋㅋㅋㅋ 아메 맛이 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그렇게 주세요ㅋㅋㅋㅋ 야!! 니넨 안 골라??? 어 ㅋㅋㅋ 뭔데? 흑당? 넷 다 흑당이야? 아 달고나도 하나? ㅇㅋㅇㅋ ㅋㅋㅋㅋㅋ 흑당 펄 들어간 거 라떼로 4잔하고 달고나라떼도 하나요ㅋㅋㅋㅋㅋ 펄 많이 주세용~~"<br /><br />"...네!!!"<br /><br /><br /><br />배달의민족 주문...배달의민족 주문.........<br /><br />이와중에도 배달의 민족 타령은 죽지 않는다. 승인완료를 누르고 시간을 40분짜리로 누른다. 당신은 해낼 수 있다. 해낼 수 있다.<br /><br /><br /><br />[ 눈꽃 얼음 빙수 3개 (망고/초코/팥) +팥 추가 1000<br />카페 프라푸치노 (L size) +샷 추가<br />카페 프라푸치노 (M size) +자바칩 추가<br />민트 프라푸치노 (M size) +휘핑 추가<br /><br />주문 요청: 민트 프랖에 휘핑 많이요]<br /><br /><br /><br /><br />아니...........당신은 해낼 수 없다.....<br /><br /><br /><br /><br />머릿속은 이미 텅 비어버렸으나 누구의 의지인지 알 수 없게 몸은 움직인다. 냉동고로 달려가 허니브레드 토스트와 펄 4팩을 꺼낸다. 손님에겐 미안하지만 펄은 팩으로 양이 정해져있어서 당신이 많이 주고싶다고 많이 줄 수 있는 게 아니다. 펄 추가를 하면 되는데......바쁘니까 안내를 생략해버린 당신이다. 죄책감이 당신의 마음을 옥죄어온다.<br /><br /></p><p><img 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aVeZ/2167a9fe2aae3a324605ea287f80bf60118ed5da' class="txc-image" /></p><p class="cafe-editor-text">대략 당신의 머릿속이 이렇게 변해버린다.<br /><br />그래도 어쨌든 당신은 침착하게 오븐을 220도 6분으로 맞춰서 예열해놓고 허니브레드를 전자레인지에 넣어 해동시킨다.<br /><br />빙수 그릇을 여러 개 꺼내서 각종 포션을 빙수 기계에 넣고 갈기 시작한다. 머리가 뒤죽박죽이어도 손만 빠르면...... 그래 내 손만 믿으면....!!<br /><br /><br /><br /><br />믹서기에 갈아놓은 음료를 꺼내서 컵에 붓고 믹서기를 재빨리 뜨거운 물로 헹군다. 다시 각종 재료를 다 때려붓고 기기에 연결해 갈아낸다.<br /><br />해동이 얼추 끝난 토스트를 집어다가 바둑판식으로 칼집을 내고 냉장고에서 버터를 꺼내 전자레인지에 돌린다.<br /><br /><br /><br /><br /><배달의민족 주문! 배달의민족 주문! 배달의민족 주문! 배달의민족 주문! 배달의민족 주문! 배달의민족 주문! 배달의민족 주문! 배달의민족 주문!><br /><br /><br /><br /><br />눈물이 날 것 같은 이 상황에 또 배민 주문이다. 어디선가 류승룡의 목소리가 당신의 귓전을 때린다.<br /><br /><br /><br /><br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br /></p><p><img 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aVeZ/909581448c90553d22074f030a16f452f28798c5' class="txc-image" /></p><p class="cafe-editor-text"><br /><br /><br />어떤 민족인지 알고싶지 않았다.<br /><br /><br /><br />그래도 뭘 주문했는지는 알아야 하기 때문에 메뉴를 살핀다. 다행히 빙수는 없다. 아이스티와 커피...심지어 콜드브루다. 누군지는 몰라도 감사하다. 콜드브루라니........ 오늘 내일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br /><br /><br /></p><p><img 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aVeZ/e628555ce2b6112ff2fbe976854d8db8cf0362af' class="txc-image" /></p><p class="cafe-editor-text">당신은 서둘러 빙수를 꾸며내고 그 위에 휘핑을 두른다. 동시에 믹서로 갈아냈던 음료 위로도 휘핑을 마구 짜낸다.<br /><br /><br /><br /><br />-푸쉬이이이이이익...뿌작뿌작뿌작...퓌....<br /><br /><br /><br /><br /><br />ㅇㅏ ㅁㅊ 아직 세 번 밖에 안 짰는디 휘핑 한 통을 다 썼다 ㅅㅂ<br /><br /><br /><br />다행히 신에게는 아직 한 통이 더 남았습니다.....!<br /><br />새 휘핑 통을 꺼내 와다다다 흔든 뒤에 샥샥 두른다. 역시 새 휘핑 뽑아낼 때가 제일 손맛이 좋다...!<br /><br /><br /></p><p><img 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aVeZ/d8a94df7f3e7948a47ff43b30ac70a5626aedfd2' class="txc-image" /></p><p class="cafe-editor-text">크으으으으으 맛있겠다</p><p><img 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aVeZ/dc086f05be0138ec56c3ed396dfb4e5c72657d04' class="txc-image" /></p><p class="cafe-editor-text">그러나 당신은 간과하고 있었다. 그 휘핑 한 통으로는 빙수 5개의 위와 민트 프라푸치노에 나가야 하는 추가된 휘핑 컵과 허니브레드 위에 올려야 하는 휘핑과 방금 새로 들어온 3개의 라떼 위를 모조리 장식할 수 없다는 사실을.<br /><br /><br />그리고 결국, 우려하던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br /><br /><br /><br />-푸쉬이ㅣ이이ㅣ 뿌룩뿌룩.....shhhhhhhhhhhhe's gone.<br /><br /><br /><br />"......!!!!!!!!!!!"<br /><br /><br /><br /><br />x됐다.<br /><br />당장 빙수 나가야 되는데 휘핑이 또 말썽이다.<br /><br />빙수가 실시간으로 녹고 있어서 휘핑을 다시 만들기에는 시간이...존나 에바쎄바오지는데 그래도 나가야되는 걸 안나갈 수는 없으니까 일단 빙수를 그릇째로 정신없이 냉동실에 넣는다.<br /><br />저울을 가져오고 냉장고에서 휘핑액을 꺼낸다.<br /><br />으악 시발 아까 다 쓴 휘핑통이 아직 설거지가 안 되어있다... 당신은 다짜고짜 뜨거운 물을 틀어 설거지부터 시작한다. 마지막 남은 가스까지 다 짜내고 휘핑 뚜껑을.... 뚜껑을 ㅇ....<br /><br /><br />ㅇㅏ ㅅㅂ 누가 이렇게 꽉 닫아놓은 거야 아 아 ㅇㅏ ㅇ ㅏ !!!!!!!!!!!!</p><p><img 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aVeZ/e623b682df16cebf6e3567f9674b528d068e5aae' class="txc-image" /></p><p class="cafe-editor-text"><br /><br /><br />괜찮다 괜찮다 아직 바쁜 거 아니다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 유노윤호의 마음가짐으로 스스로를 다독여본다.<br /></p><p><img 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aVeZ/ecfc70a74b314e2b2b6f2ae3b9103c487bc68d63' class="txc-image" /></p><p class="cafe-editor-text"><br />"저기요! 저희 음료 언제 나와요~?"<br /><br /><br /><br /><br /><br /><br />놀랍게도 그 어떤 진상 손님도 없었건만........ 알바가 처참하게 망하는 순간이다..............<br /><br /><br /><br /><br /></p><p><img 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aVeZ/2d302788d99b160565500ae6886607ef8f984d7b' class="txc-image" /></p><p><img 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aVeZ/5d501c8e893ff80b8040f117f9f8e628830644cf' class="txc-image" /></p><p class="cafe-editor-text"><br /><br /><br /><br /><br /><br /><br />문제시 퇴사</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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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리얼리즘이다 미쳤다 .......... 아 눈물나 ....
와글읽는데진짜 머리새하얘지고 심장뜀; 심지어 나 베이커리알바생인데;; 왜나같지? ㅅㅂ
나 진짜 울어.. 4년간 내모습이었어 ㅅㅂ... 다시는 카페에 발도 안들일거다
아 시벌 존나 눈물나 근데 우리는 생크림 휘핑기도 아녀.. 주문들어오면 그때 미니전동휘핑기로 휘핑하는데 음료마다 시럽도 달라서 눈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