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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6월 5일은 UN이 정한 '환경의 날'입니다. 자연환경을 아끼고 사랑하자는 말은 흔하게 듣고
또 공감하는 듯하지만, 바로 나 때문에 발생되는 CO2나 대기오염 인자를 의식하거나, 줄이려는 노력을
해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구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는 막연한 우려가 절실한 문제로 다가오기에는
코 앞에서 벌어지는 경쟁과 다툼이 너무 치열한 탓이겠지요.
앞으로 기업들이 지불해야 하는 '탄소배출권리'에 대한 비용마저도 수시로 춤을 추는 물가지수나
경제지표에 비하면 그저 의례 늘어나는 부담 중의 일개 항목일 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천주교 도곡동성당 신자들이 벌이는 '1인당 1일 이산화탄소 1.5kg 줄이기 운동'
(탄소 마일리지)은 참신하고도 보기 힘든 실천으로 여겨집니다. 방법도 아주 간단해서,
이산화탄소 발생량 감소분을 수치화함으로써 누구나 쉽게 탄소배출 저감운동에 동참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냉장고의 경우 △안에 든 음식물을 60%이하로 유지하면 1일 탄소발생량이 100g이 줄고,
△냉장고 문을 여는 횟수를 하루에 4회 줄이면 10g,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냉장고를 설치하면 50g,
△냉각 코일 먼지를 주기적으로 제거하면 40g, △설정 온도를 '강'에서 '중'으로 놓으면 70g이 줄어드는
것으로 계산해 하루 1.5kg씩 탄소배출을 줄여나가자는 운동이다. 에어컨이나 온풍기, TV, 진공청소기,
컴퓨터, 세탁기, 전기장판, 전자레인지, 전기다리미, 선풍기 등 가전제품은 거의 다 해당된다.
또 걷거나 자전거 타기는 1km당 230g이 감소하고, 국내산 식품을 선택하면 식품(food) 마일리지로
100g이 주는 것으로 수치화 했다.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위원장 조대현 신부)도 "구체적으로 삶에서 탄소배출 저감을 실천하도록
수치화함으로써, 쉽게 동참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며 2009 환경의 날에 즈음해
이 운동에 동참, '즐거운 불편' 운동에 이를 접목시키기로 했다.
(6월7일자 평화신문 18면에서 발췌)
또 하나 소개하고 싶은 내용이 있습니다. 서울 광진구(구청장 정송학)가 식당의 반찬 재사용을 막고,
음식물쓰레기도 줄이면서 동시에 손님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서 실천하고 있다는데
'남은 음식 싸가기' 운동이 그것입니다. 참 단순하면서도 참신한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습니다.
구가 지난해 10월부터 올 4월까지 참여 음식점 199곳을 점검 평가한 결과 85% 이상이 홍보물 비치,
포장용기 보관 등을 잘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업소별로 남은 음식을 싸준 횟수는
총 2만 4318회, 양은 7290kg에 달한다고 한다. 돈으로 환산하면 약 9450만원을 절약한 셈인데,
구는 지역 전체 2800곳의 음식업체가 이 운동에 동참할 경우 연간 22억원의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6월5일자 서울in, 28면에서 발췌)
부디 이 운동이 전국 음식점으로 확대되어 바람직한 '음식문화 개선 방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오래 된 얘기를 들춰내는 것이 될까요? 나는 1977년에 '죠지 루카스' 감독이 만든 영화
'스타워즈'(Episode Ⅳ)를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30년도 더 전의 일이니
요즘 사람들이 들으면 이해를 못할 수도 있겠지만, 당시 등장하는 모든 장치와 소품, 예를 들어
지상에서 1m쯤 떠 가는 자동차, 광속 우주선, 광선 검(劍), 3D 영상메일, 그리고 지능 로봇이나
우주 동물, 심지어 쓰레기 처리장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상상에서나 그려 볼 수 있었던 내용이
스크린 상에 실현되는 것을 보며 얼마나 경탄했는지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당시 '죠지 루카스'는
상상력과 창의력의 한계를 자극한 스승이었으며 진정 천재의 칭호를 받아 마땅한 사람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엔도르핀이 솟는 느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 영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꼽으라면 나는 서슴없이 주인공들이 지구로 돌아오는 장면입니다. 이제까지 나의 찬탄을
불러일으키던 모든 신기한 '로케 세트'나 장치가 지구상 자연풍경의 신비하고 숭고한 아름다움 앞에서
순식간에 피곤하고 잡스런 조형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진정 그때처럼 지구가
아름답다고 느낀 적은 일찍이 없었습니다.
아름다운 지구! 나는 요즘 창조주 혹은 하느님의 존재에 대해 전에 없이 의문이 많아졌는데,
그분을 알려고 애를 쓸수록 더욱 모르게 되는 인간의 한계를 절감합니다. 다만, 우리가 사는 지구를
동식물과 광물로 이루어진 거대한 물질로만 본다면, 이는 고대의 자연숭배사상이나 애니미즘, 토테미즘
같은 원시신앙보다도 미개한 생각이라고 여겨집니다. 지구 그리고 자연은 인간이 보호해주고 아껴줄
대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경외하고 순응해야 할, 그리고 잘 모셔야만 할 신비한 존재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싶습니다.
'세상은 창조주 하느님 신비를 드러내고 있으므로' ['가톨릭교회 교리서', 301항] 모든 피조물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인간의 기본자세가 돼야 한다. (위 평화신문에서 발췌)
너그럽기 그지없는 지구가 인간과 더불어 아름답고 신기한 하모니를 끝없이 이어나가기를 비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