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한주】 2011. 8월말 ~9월초
회사에서 문서고 통합한다고, 우리팀 서류들(수백권)을 엉망진창으로 쌓아놨더라구요,
3일동안 정리했어요. 오후에 3명이 함께 매일2시간씩 땀 1kg씩 흘리면서..흑흑 ;;;
서고작업 끝나고 오니 일거리 쌓여있는데
손목에 마비가 와서, 컴 작업을 못하겠어서 잠시 쉬고있는데 전화가 울려요..
받았어요..
작년 10월에 전세준집 임차인 아줌마에요.
앞베란다 화단에서 곰팡이가 너무 심하게 올라오고,
베란다 창고안에 곰팡이가 너무 심해서 사용할 수가 없고,
또, 방충망도 찢어진데가 몇군데 있다고 갈아달라고 합니다.
참고로 입주5년차 남향 아파트입니다.
<토욜 오후>
신랑이랑 같이가서 확인했어요. 저희는 착한 집주인 이거든요. ^^
베란다 마다 곰팡이가 심하고, 전에 살던 아줌마가 살림을 더럽게 했다는 둥..블라블라..
아줌마가 깔끔떠는 스탈이더라구요..
(우리가 파악한 원인 : 앞베란다 화단의 곰팡이는 그 위 빨래건조대에 탈수 하지 않은 손빨래한 이불들을 널고있어 바닥에 항상 물이 고이게 되니까 맨날 곰팡이가 생기고 있음)
(창고안의 벽에 심하게 피어있는 곰팡이 : 창고문을 한번도 환기 안시키고, 청소하기 힘들다고 방치해놓은 상태) 올해 비가 얼마나 많이 왔는데.. 이런..
(우리같으면 내가 청소하고 살텐데...
방충망은 부분적으로 메꾸는 조각방충망으로 해결하면 될텐데..
우리 살고 있는집 앞베란다는 비 많이오면 물바다가 되고(샤시가 오래되어서)
뒷베란다는 윗층에서 물이 떨어지고, 벽에서 물이 스며들어 물이 뚝뚝인데..(입주 16년차)
집주인 할아버지는 가는귀가 먹으셔서 대화가 안되고
할머니는 물어보지 말고 불편한거 있으면 맘대로 고치고 살라고 하셔서,
곰팡이 핀 실리콘 새로 신랑이 다 쏘고, 조명기구 다 갈고,
비 많이 오는 날이면 앞뒤베란다에 걸레 여러겹 깔아놓고 대비하는데...
이 아줌마의 심리는 몰까? 왜 이럴까?) 여러가지 생각이 드네요..
가격을 알아보러 인테리어 가게 몇군데 방문하고, 여기 저기 전화해봅니다.
대충 하는 얘기들이 탄성코트를 다시하면 40만원,
화단을 철거하고 타일을 깔면 80~100만원이구, 청소는 안해준답니다.
그래서...
돈없고 체력좋은 저희가 직접 하기로 했습니다. ^^
검색해보니 강력옥시싹싹(스프레이)이 좀 비싸도 유한락스보다 효과짱이라고해서 사고,
일욜이라 문연곳이 드물어 어렵게 찾아낸 페인트 가게..
사장님한테 상태를 설명했더니,
탄성코트 벗겨내고 우레탄하도를 얇게 여러겹 바르라고 하더군요.
(냄새가 좀 날수 있다고 했는데, 신랑작업하고 집에 온날 몰골을 보니 화학약품에 중독된 상태였습니다. 흑흑;;)
페인트 가게 인생 첫 방문 기념으로, 엄마집 더러운 담벼락이 떠올라 페인트도 구입했네요.
<일요일 오후>
장비들을 챙겨서 갔습니다.
아줌마가 직접하러 왔냐며 엄청 미안해 하십니다. 진짜 ?
미안해 하라고, 다시는 우리한테 연락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력이었습니다.
신랑은 화단의 곰팡이핀 탄성코트를 모두 벗겨내고,
저는 창고안의 곰팡이를 청소하고
휴....
정말 덥고 힘들었습니다.
저는 옥시싹싹 냄새에 완전히 취해버렸고
신랑은 땀으로 2번 목욕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차안에서 신랑이 얘기합니다.
사진찍을걸 그랬다.. before/after
행크에 올릴걸 그랬다.. 정신없는 우리부부..ㅜㅜ
그래서,
다시 힘내서
그럼..
담벼락 페인트칠이라도 올리자..
before (1)
![](https://t1.daumcdn.net/cfile/cafe/164A4F504E6862AF27)
before (2)
![](https://t1.daumcdn.net/cfile/cafe/1674304F4E6862C731)
after
![](https://t1.daumcdn.net/cfile/cafe/165225504E6863AF1D)
이렇게 1시간 좀 더 걸렸습니다.
헤질무렵이라 땀은 안났어요..^^
아빠가 보시고 10만원 주신답니다.
결론적으로 저희는 9만원에 베란다 곰팡이 제거를 해결했습니다.
(참고로 이 금액중 저희 일당이 7만원입니다. *^^*)
일요일 오후는 정말 힘들었지만,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롤러, 평붓, 스크래퍼, 페인트(흰색)+색염료, 우레탄하도) = 39,000원
강력 옥시싹싹스프레이 6500원
남편 일당 : 5만원
내 일당 : 2만원
대충 소요 휘발유값(2일) 14,500원
방충망 2개 교체비용 6만원
*소계 : 190,000원
도저히 저녁밥 차릴기운이 없어서 밥사먹고 집에 가는데,
신랑 전화가 울려요..
떨려요.....
누굴까???
집주인인데...
집내놨어...
3군데 부동산에..(74세 할아버지)
부동산에서 집보여 달라고 하면 협조 해줘...
네..알겠습니다.. 저희 착한 세입자랍니다.
번호키도 안달아준 할아버지.. 어쩌란 말입니까..흑흑 ;;;
정말 드라마틱한 노동의 한주를 당황스럽게 마무리하였습니다..
▶ 이틀후에 신랑이 낙찰받은 물건 처리 때문에 오후 휴가낸 김에,
우레탄하도 도포하고 마무리했습니다.
(간단히 적긴했지만 많이 힘들었다고 합니다.)
여름휴가때 낙찰받은 물건 처리중인데요. 정리되는데로 글 올릴날이 올꺼라 믿습니다.^^
맨날 사무장님 강의교재, 베끼고,
칼럼니스트님들 글들 찾아보고 반복해서 읽고, 따라하고, 난리도 아닙니다.
풍성하고 행복한 추석보내세요..^^
『365일이 월급날이길 꿈꾸는 공용사랑2』
☞ 정신없는 직장인아줌마(공)♥(용)정신차린 직장인아저씨
대단합니다, 바로 몸으로 때우는 모습 역시 젊은분들이 패가가 남치는군요
돈을 조금이라도 아껴보려고 시도한건데, 생각보다 많이 고생해서 역시..세상에 공짜는 없다를 새삼느꼈습니다. ^^
오!~ 공용사랑님...이렇게 체력이 좋으셨다니...저도 수리할때 쫌 부탁드릴께요...^_^
낙찰 축하드려요~~ 불러주시면 감사하죠^^
힘들지만 둘이 해서 힘듦이 반으로 줄죠?
함께 하니 얼마나 좋습니까?
둘이하니까 서로 대화꺼리도 많아지고 좋습니다^^ 무한긍정 얍!!
엄청 고생하셨습니다. 정말 멋지네요 두분이서 함께 열심히 하시는 모습 무척 부럽습니다. ㅋㅋ 함께 하시니 힘도 덜 드실테고... 좋은 경험담 많이 많이 감동 받았네요 저도 열심히 해야겠네용 ㅋㅋ 좋은 글 감사합니다. ^^
감동까지 받을껀 아니구요. ;;;; 밥값은 하고 살자~/ 노느니 염불이라도 하자 / 가 제가 즐겨쓰는 말입니다. ^^
저도 셀프 페인트 시도해봣는데요. 비싼이유가 있더라고요 ㅎ 왠만하면 다음번엔 사람 쓰는게 나을듯해요 ㅠㅠ 병원비가 더 나올듯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