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구역에서 20여분 기차를 타고 순천역에 왔습니다. 오늘은 남도문화답사 1번지 강진으로 갑니다.
영암과 강진사이에 있는 병명면. 병영은 조선시대 병마절도사의 병영성이 있었던 곳으로, 제주도에서 표류했던 하멜이 7년간 개고생하며 머물었던 곳입니다.
병영면에는 맛집 식당이 여러군데 있습니다. 점심 먹으러 들어간 강진 병영면의 아주 유명한 연탄불고기 식당입니다. 별실까지 손님들이 꽉 찼네요.
4인기준 52,000원..두당 13,000원이군요. 돌솥밥맛이 죽여줍니다. 불고기 추가에 막걸리 2병을 순식간에 해치웠습니다. 역시 남도 음식이 쵝오. ^^
점심을 먹고 강진의 김영랑 생가에 왔습니다. 1979년 대학가요제에서 은상을 받았던 '영랑과 강진' 이라는 노래가 절로 읇어지는데요.
영랑(1903~1950) 생가는 2007년에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정겨운 아궁이가 있는 생가의 부엌.
영랑의 검소한 서재.
47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영랑 김윤식.
우물안을 들여다 보고 있는 어느 시인..
영랑은 1930년 3월 창간한 시문학지를 중심으로 박용철, 정지용, 이하윤, 정인보, 변영로, 김현구, 신석정, 허보 등 당대 최고 작가들과 우리 현대시의 새 창을 열었습니다. 아쉽게도 밑줄친 시인들만 아는 애즈산.
영랑은 3.1운동에 참여하고, 후에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대구형무소에서 6개월의 옥고를 치루기도 했습니다.
시문학파 대표 9인. 그들은 카프(KAPF: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에 반발하여 순수 서정시를 지향했습니다. 암울했던 일제 치하에서 카프는 많은 탄압을 받았고 해방후 대부분 월북하였습니다.
중학교 국어시간에 선생님의 강요(?)로 외었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 생각납니다.
전시된 오래된 김영랑 시집.
두번째 방문지. 이곳은 유홍준 교수의 <나의문화답사기 1>에 나오는 강진 도암면에 있는 만덕산 기슭의 백련사입니다.
백련사에서 다산초당까지는 0.9km. 동백과 조릿대 숲으로 조용하고 아늑한 다산초당 가는 길.
사월초파일을 앞두고 있는 백련사는 만경루, 범종각, 대웅전, 산신각 등 주변과 편안하게 어우러져 고요하며 운치있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명부전과 소원을 담은 기왓장. 날씨가 뜨겁고 더워 만경루 아래 무인판매기에서 아이스께끼 비비빅을 사 먹었습니다.
백련사 탐방을 마치고 다산초당으로 갑니다. 다산초당은 정약용이 천주박해 신유사옥때 19년간 귀양살이 했던 곳이죠.
이곳이 남파랑길인가 봅니다. 좌측으로 잘 관리된 녹차밭이 보입니다.
정약용이 유배 생활할때 백련사의 혜장스님을 만나러 오고 가던 길입니다. 아마도 다산은 이 길을 무척 사랑했을 것이라 추측이..
다산 초당가는 길에 만난 해월루. 해돋이 보는 장소로 아주 베리 굿! 입니다.
해월루에서 바라 본 강진만과 장흥 관산면에 있는 천관산(723m)
천일각. 다산이 흑산도에서 유배중인 형님 정약전이 그리워 이 언덕에서 강진만을 바라보면 마음을 달랬을 것으로 상상하여 1975년 강진군이 건립했다고 합니다. 영화 <자산어보>에서 설경구가 정약전으로 나왔죠.
정약용이 기거하며 손님을 맞았던 동암. 대부분의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고 집필에 몰두했으며 <목민심서>도 이곳에서 저술했다고 하네요.
좌측은 제자들을 가르쳤던 서암이고, 초당 옆으로 조그마한 연못이 있습니다.
다산초당 본관. 원래는 풀과 볏집으로 만든 초가였는데 지금은 기와..다시 초가로 복원한다고 합니다.
조선 비운의 천재 정약용. 정조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암행어사도 했으며, 거중기로 수원화성을 축조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능가하는 능력을 가진 실학자였습니다.
이 연못에서 다산이 잉어를 키우며 잉어를 보고 날씨를 예측했다고 하며, 유배생활이 풀린 후에도 제자들에게 가끔 잉어의 안부를 물었다고 전해집니다.
강진 답사를 마치고 순천 가는 길에 바라 본 호남정맥 장흥 제암산(좌)과 사자산 두봉(우). 장흥에서 1박을 하고 새벽에 감나무재에서 흑선님, 백두님과 산행을 했던 추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며느리 바위가 있는 억불산. 그리고 탐진강, 유치, 보림사, 수인산 등 장흥은 애즈산이 9년간 근무하며 30대를 고스란히 보낸 추억으로 가득한 인심 좋은 그리운 예향이었습니다.
첫댓글 강진하면 주작,덕룡산만 생각 났는데....
애즈산님 사진의 설명을 보니까
다산정약용에 대해 다시 한 번 알게 됐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병영면 연탄불고기집 전번좀 알려줘요
염불대신 잿밥에 관심이 ㅎㅎ
저 대신 강진 잘 다녀오셨네요.
덕분에 강진 구경 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