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연옥(煉獄) / 김광욱
인간이
인간의 벽을 쌓을 때
인간의 모든 것이 무너지고
벽의 후유증만 남게 된다.
정의가
정의의 벽을 쌓을 때
정의의 밧줄이 끊어지고
아름다운 타협은
절망의 나락으로 곤두박질친다.
용서가
용서의 벽을 쌓을 땐
지상의 곳곳에서
증오의 피바람이 몰아치고
전쟁만 존재하는
암흑천지가 펼쳐진다.
영혼이
영혼의 벽 앞에서 무릎 꿇을 때는
마침내 인간의 정신 세계는
하염없는 굴종과 비굴의
제3연옥(煉獄)으로 변할 것이다.
*음악 : 당신 없이는 (해리 닐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