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바람은 공포 그 자체였다. 텐트로 돌아와보니 주변의 텐트들은 다 철수하고 내 텐트만 홀로 외로히 바람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미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상태고 휑휑한 바람소리와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는 야자나무 그리고 금방이라도 찢어질듯 몸부림치는 텐트, 그 바람에 휘청거리며 아무도 아무것도 없는속에 홀로 서있다. 공포를 느낄틈도 없이 추위가 뼛속까지 스며든다. 일단 텐트속으로 들어갔다. 버틸때까지 버텨보자. 바람은 점점 더 거세진다. 시속 47키로다. 이건 강풍을 넘어 태풍급 이다. 도저히 텐트속에 앉아 있을수가 없다. 아침 6시까지 이렇게 분다. 그시간까지 텐트가 버텨줄수 있을까? 내가 제주에 내려와 가장 강한 바람이다. 비양도에세 잘때 초속 11미터였다. 그래도 잘 버텼다. 지금은 초속 13미터다. 급이 다르다. 밖으로나와 텐트를 나무에 묶어놓고 낼 아침에 확인 하기로 하고 그대로 모텔로 향했다. 잠을 자는둥 마는둥 하며 날이 밝았다. 밤새 몸서리치던 바람은 거짓말처럼 잠잠 해졌다. 텐트로 와보니 텐트혼자 외로히 자리를 끗끗이 지키고 있다. 잘 버텨줬다. 폴대라도 부러졌으면 낭패였는데 텐션 고무줄로 피칭을 잘 해논덕에 멀쩡하다. 우선 아침을 먹고 고내포구로 향했다. 몸은 피곤 하지만 16코스를 걸으러 갔다. 어제의 고난을 보상이라도 하듯 길이 너무 이쁘다. 푸르른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이제 17코스 하나 더 걸으면 추자도다. 그런데 일요일부터 5일간 계속 비 예보다. 배가 뜰수 있을지 모르겠다. 난 비를 몰고 다니나 보다. 29일은 한라산 탐방 예약 되있는데 눈 예보다. 통제 되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제 짐을 제주항 쪽으로 옮겨야 되는데 계속 비 예보라 고민이 깊어진다. 빗속 이동을 해야 하는건지? 그건 그때 생각하자 오늘은 편히쉬자~~ㅎ
첫댓글 군인은 총
산악인은 등산화
나무꾼은 도끼
셰프는 칼
거지는 깡통
백패커는 텐트
이 것들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
내 분신과 다름 없다는
그 거센 태풍 속에서도
밤새 견디었다니..
킨케이드님의 텐트도
주인을 닮아
인내심이 엄청 강한거 가틈^^
이제 텐트가 얼마나 버틸지 지금까지 200회는 피칭 했는데 작크가 자꾸 벌어지네요~~ㅋ
장한 탠트.ㅜㅜ
그 또한 지나가고~~
또다시 예쁜길이 나타나고
바람이 불어도 비가와도
또 떠날준비할때는 설레요
일욜 비오는 장흥길도 어떨지?
그또한 지나가리라~~ㅋ
어휴 ᆢ
알아주는 제주도바람
텐트도 대단혀
주인님 닮아서리 ᆢ
언제가 제주도캬라반에서
5일 예약해서 자본적있어요
엄청난 제주도 바람에
밤새 흔들리는데 ᆢ
꼬빡 밤을새운적도있어요
그후론 갸라반에서의
숙박은 영원히 안녕 했죠
바람과 싸우면서 걸은길
사진보기도 미안해지네요
미안해 하지 마시고 즐기세요~~ㅎㅎㅎ
흐이구 가여운 킨님에 텐트!
쥔장은 피신 잘했고
텐트어찌 될까봐 걱정했는데 잘버텨 줬다니
마냥 기특하네
쥔장 잘못만나 몸바쳐 애쓰는구나
비를몰고 다니는 킨님!
감기조심 하세요
걸리면 지독해요
ㅎㅎㅎ 늘솔님 항상 건강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