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온지도 어느새 34일째다. 그런데 날씨가 따라주지 않는다. 그대신 시간이 널널하다. 하나가 있으니 하나는 없다. 둘다 있으면 좋겠지만 그랬다면 죽기살기 걷기만 했을 것이다. 하나가 없으니 걷기와 더불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어제는 자고 일어났는데 경고장이 붙어있다. 일주일 됬으니 금능을 떠나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추자도 가려고 짐을 싸던 참 이었다. 날씨를 보니 장난 아니다. 이번주 추자도 비와 더불어 강풍이다. 그것도 시속 61키로다. 며칠전 금능에서 시속47키로에 도망갔는데 추자도 들어가지도 들어갔다해도 나오지도 못할뻔했다. 어찌할까? 고민하다 옆동네로 가기로 했다. 협재 야영장으로 옮겼다. 추자도는 일주일뒤에 들어가기로 했다. 협재날씨는 비와 강풍 시속45키로 한라산은 비와 바람 시속27키로다. 한라산둘레길을 먼저 돌기로했다. 어제 하루 쉬면서 산행할준비를 했다. 어제 저녁때 옆에 젊은 친구들 셋이 캠핑 왔는데 장비하며 텐트 친 모습이 쌩 초보들이다. 다이소 방수포로 타프를 쳤는데 불안하다. 아니나 다를까 바람이 불더니 타프친것이 엉망됬다. 셋이서 빗속에 쩔쩔맨다. 대충 해놓고 자리한다. 저상태면 조금 있으면 아수라장 된다. 보다못해 내가 갔다. 하나하나 타프줄을 다시 매주면서 매듭법을 설명해줬다. 찢어진방수포부위는 어떻게 묶는지 보여줬다. 금새 방수포 타프가 짱짱 해졌다. 아침에 실어나니 내가 매어논상태 그대로다. 밤새 바람을 잘 견뎠다는 것이다. 협재서 천아숲길입구까지 3시간 걸란다. 아침6시부터 밥을 먹고 준비를 하고 나갔다. 중문면세점 앞에서 240번 버스를 타야 하는데 8시10분차가 동절기 운행을 안한다. 꼼짝없이 한시간을 기다렸다가 차를탔다. 천아숲길입구에 10시에 도착했다. 거기서 시작점까지 2키로넘게 걸어가야한다. 운무가 자욱하다. 습기를 잔뜩 머금고 있다. 전날 한라산에 비가 마니왔다. 그런 다음날은 이렇게 운무가 마니낀다. 기대된다. 천아숲길의 운무낀 풍경이 눈앞에 그려진다. 아무도없다. 오직 이숲숙에 나 혼자다. 들어가서 영화한편 찍고 나올 기분에 들떠 힘차게 걷는다. 비예보가 되있어 치마를 두르고 우비를 준비하고 걸어간다. 내가봐도 내꼴이 웃긴다. 삼각대도 뜬튼한 놈으로 준비했다. 이제 영화만 찍으면 된다. "안개속으로 떠난 남자" 천아숲길 시작점에 도착했다. 이게 뭔일이람? 출입통제다. 숲길로 들어가려면 계곡을 건너가야 하는데 안개속에 보이지는 않지만 흐르는 물소리가 우렁차다. 어제 비로인해 급류가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할수없이 되돌아 버스 정류장으로 급히 왔는데 저만큼 차가 떠나는 것이 보인다. 다시 한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 영화한번 제대로 찍는다. 이럴땐 먹방이다. 택시를 불러 제주터미널 인근 "다담" 이라는 한식집으로 갔다. 이집은 연잎밥 전문이다. 정식을 시켰다. 연잎밥에 떡갈비와 전복이 나온다. 다담에 도착하니 예약이 만석 이란다. 사전에 없던 계획이라 예약은 생각도 안했다. 대기 올려 놓으면 연락 주겠단다. 그냥갈수 없잖아? 30분뒤에 연락왔다. 지금 한자리 된다고. 얼른가서 한그릇 뚝딱했다. 며칠전부터 왼쪽 눈이 이상하다. 꼭 눈꼽낀것처럼 거북하고 불편하다. 자꾸 손이간다. 내친김에 안과를 들렸다. 나이먹어 그런거란다. 자꾸 손을대니 진물러져서 그렇다고 따로 치료법이 없고 손 안대는것이 치료법 이란다. 걱정 안해도 된단다. 종일 기다림의 연속에 헛탕질의 연속이다. 커피숍으로 와서 글을쓰며 생각했다. 그래 이번주 일주일 그냥 놀자. 협재에서 금욜까지 놀기로 했다.
첫댓글 천아숲길~~영화 한편찍기
좋은장소~~ ㅋㅋ 출입통제
인생이 뜻데로 되는게 없죠?~~ㅋ
@킨케이드 안개자욱한 천아숲길은 아무것도 안 보일듯 합니다
@엘사. 그러니 "안개속으로 떠난 남자 "촬영 하는거죠~~ㅋㅋㅋ
@킨케이드 귀신 나와요~~
@엘사. 귀신이 나보고 도망가요~~ㅋ
ㅋㅋㅋ
오늘은 뎃글 이 잼있네요
댓글이라도 재밌어야죠~~ㅋㅋㅋ
멋진 여행 ㅡ응원합니다 건강잘 챙기시고
감사합니다 타이거님~~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