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락 전후로 경기민감주 저가매수 유효
KOSPI가 납회를 사흘 앞두고 1,980선 전후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증시 주변상황을 보면 재정절벽 협상 이슈를 제외하고는 특별하게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만한 악재가 부각되지 않고 있어 재정절벽 이슈가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되지만 않으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세는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월요일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 중 상당비중이 배당을 노린 프로그램 차익매수라는 점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12월 12일 이후 8거래일 만에 4조 2천억원 규모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외국인 + 국내 기관 누적 순매수는 2조 1천억원)됨에 따라 자칫하면 배당락 이후 단기 매물압력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오늘 배당부 시세에서의 매매전략이 이벤트 측면에서 중요한 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배당락일(27일) 이후에는 배당을 노리고 적극적으로 유입된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매물 출회가 늘어나며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00년 이후 배당락일 전후의 KOSPI 패턴을 살펴보면 배당락에 따른 충격이 있더라도 단기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으며, 오히려 저가매수의 기회가 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2000년 이후 KOSPI 기준 배당락 지수(납회일 2일전)가 배당부 지수(납회일 3일전)를 회복하는 데에는 대체로 5거래일 이상이 걸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력한 하락추세 구간이었던 2002년과 2007년을 제외하고는 1~5거래일 만에 배당부 지수를 모두 회복한 것이다(총 열두차례 중 아홉차례). 특히, 배당락일 이후 수익률 측면에서 단기 회복력이 강했던 아홉번의 수익률은 각각 10일 평균 4.3%, 20일 평균 5.6%로 대부분 우상향의 흐름을 보였다. 비록 미국의 재정절벽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스몰딜(연소득 25만 달러 미만에게만 감세혜택 연장)을 제시하는 등 협상을 통한 해결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표출하고 있어 다소 지연은 되더라도 재정절벽의 현실화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는 판단이다. 특히, 미국의 재정절벽 이슈를 제외한 글로벌 변수들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어 주식시장의 하방경직성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배당락 이후 10일과 20일 수익률을 살펴보면 기간이 경과할수록 상승탄력이 다소 떨어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평균 수익률(10일 4.3% vs. 20일 5.6%) 측면은 물론 2005년 이후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탄력이 둔화되거나 (-)수익률로 전환하는 경우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 이는 프로그램 매도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이는데, 동 기간 구간별(5일, 10일, 20일) 프로그램 누적매물을 살펴본 결과 대체로 1월 후반부로 갈수록 프로그램 매물압력이 강화되는 패턴이었다.
다만, 연말 배당과 관련한 권리를 확보했다고 해도 거래세와 거래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충분한 베이시스 약화가 나타나야 선물 스위칭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베이시스 추이를 살펴본 결과 극단적인 약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낮고, 미국의 재정절벽 이슈가 현실화되지만 않는다면 연말, 연초를 맞아 추가적인 개선세가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따라서 연말 배당락 이후 대규모 프로그램매도 출회라는 단순한 생각에 겁먹을 이유는 없다는 판단이다.
결국, 배당락일을 전후로 한 매매전략은 급격한 지수변화를 걱정하기보다는 종목별 수익률과 배당률 간의 관계를 통해 탄력적으로 대응해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연초 장밋빛 경제 및 주식시장 전망에 따른 금융주, 미국 및 중국의 소비모멘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전기전자, 운수장비, 운수창고 업종의 강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연말 소비모멘텀이 중국의 춘절로 연결되며 이들 소비관련 경기민감주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