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희정의 아웃사이더] 전주-북일, 경남-서울 '야구 대제전' , 4강 확정
기사입력 2015.12.07 오전 08:26
최종수정 2015.12.07 오전 09:29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대구상원고의 청룡기 제패로 올 시즌 야구가 끝인가 싶더니 세계랭킹 12개국이 출전하는 ‘프리미어12’ 우승으로 모두가 웃으며 2015시즌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12월. 잠시 숨 고르기로 내년 시즌을 구상 할 때입니다.
5일 4강 확정 직후 경남고출신들의 기념사진. 선배들의 불참으로 대학생 정도의 나이 대들이 주축을 이뤄 게임을 치렀다.
그런데 아직도(?) 야구를 합니다. 2일부터 고척 스카이돔에서 개막된 ‘2015 야구대제전’이 바로 그것입니다.
고교 선후배가 과거 모교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일종의 동창회로 프로-아마추어, 지도자, 현역 선수, 은퇴선수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추억을 떠올리고 같은 목표의식으로 뛸 수 있는 뜻 깊은 자리입니다.
이 행사는 1979년 최초로 개최되어 1981년까지 3년간 열리다 잠시 중단 되었다가 2013년 부활, 올해로 6회째입니다. 사실 이번엔 출전 경비 문제로 무산의 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좋은 취지를 이어가자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그대로 열기로 했습니다.
참가 학교는 2년 전(2013년-20개팀 2014년-28개팀)에 비해 적은 19개 팀입니다.
토너먼트로 진행되며 8강까지는 7회, 준결승과 결승전은 원래대로 9회 경기로 진행되며 고교-대학 재학 선수와 프로 및 은퇴선수들의 출전 비율을 4대 6으로 했다가 종료 2이닝 전에는 제한 없이 출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부상 방지 차원으로 프로 소속 투수들은 타자로만 나설 수 있도록 했습니다.
2013년 대제전 챔피언에 등극한 광주동성고
이 대회 초대 챔피언은 경남고입니다. 당시 최동원을 앞세워 선린상고를 6-3으로 물리쳤고 이듬해 2회도 우승, 경남고는 2연패를 했습니다. 3회 대회는 인천고가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32년 만에 부활된 2013년엔 양현종을 투입한 광주 동성고가 성남고를 7-3으로 우승,지난해엔 광주일고가 장단 18안타를 몰아치며 마산 용마고를 15-6으로 격파하고 챔피언 자리를 꿰찼습니다.
승패보다는 선후배의 돈독한 정과 모교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하는 모임입니다. 그런데 힘 합쳐 게임을 이기면 더 좋은 거죠. 유니폼을 받아 들 때 만 해도 ‘즐기자’ ‘재미있게 하자 ’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한껏 여유를 보이지만 막상 ‘플레이볼’ 이 선언되고 이닝이 거듭되면서 서서히 승부욕이 발동된다고 합니다. 당연하겠죠. 져도 좋지만 이기면 더 좋은 게임. 야구대제전 만큼은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올해 우승은 어느 팀이 차지할까요?
대진에 따라 6개 팀이 1회전을 치렀고 3일과 4일 이틀간 16강전, 그리고 8강전이 5일(토)에 열렸습니다. 그리고 전주고, 북일고,경남고,서울고가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습니다.
임태준의 결승타로 기사회생한 전주고 . 선수들이 실전 이상으로 기뻐하며 그라운드로 몰려 나왔다.
8강전 첫 경기에서는 전주고가 덕수고를 3-0으로 눌러 이겼습니다. 전주고는 이전 2경기를 연속해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바 있습니다.
2일 제물포고를 상대로 7회 무려 10점을 뽑아 11-5로 게임을 뒤집었고 4일 부산고전에서도 2-3으로 끌려가던 7회 2사 1.2루에서 3번 타자 겸 1루수 임태준(넥센)이 부산고 2학년 윤성빈의 2구를 받아쳐 중월 3루타로 4-3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전주고는 김원형,박경완 등 지도자로 활동 중인 대선배들이 이끌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경철, 박정권, 최형우 등 프로 무대를 누비고 있는 현역 선수들도 매 게임 출석해 눈길을 끕니다.
박정음(넥센)은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3경기 연속 출장하며 공수주에서 맹활약을 펼쳤습니다.
덕수고와의 8강전에서는 진현우(2학년)-박민정(군복무중)-김차연(한화)-김원형(SK코치)으로 이어진 마운드는 산발 4안타로 틀어 막으며 영봉승을 이끌었습니다.
야구대제전 부활 이후 처음으로 출전한 북일고는 홈런 포함 장단 10안타를 몰아치며 장충고를 8-1 5회 콜드 게임으로 물리쳤습니다.
대구고와의 첫 경기에서 북일고 마운드는 재학생 1학년 강준식과 김회권(은퇴)이 4개의 피안타만 내주는 역투를 펼쳐 3-0으로 이겼습니다. 유재신-송우현-김인태-홍성갑으로 이어지는 상위 타순은 프로 2군 팀 라인업 부럽지 않았습니다.
장충고는 전날 연장승부 끝에 충암을 꺾고 올라온 경기를 맞아 5-2로 돌려세우며 상승세를 타는 듯 했지만 북일고에게 완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마운드는 오진호-전진호 두 은퇴 선수에 이어 박승수(동국대1)-양기현(재학 2년생) 젊은 투수를 앞세웠고 김준완.황윤호.정성민.이지혁(이상 NC) 최원제(삼성) 송성문(넥센) 등이 타선을 이끌었습니다.
4강 진출에 실패한 장충고. 그래도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환하게 웃으며 다음 모임을 기약했다.
4일 경기고전 5회 땐 유희관이 대타로 등장, 초구를 건드려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기도 했습니다. 또 시카고컵스에 입단하는 권광민(3학년.외야수)도 대타로 나설 기회를 노리다 6회 타석에 섰지만 마음이 급했던지 초구를 건드려 내야 플라이고 공격을 마감했습니다.
이 대회 초대 챔피언이자 매년 참가하는 경남고는 휘문고를 4-0으로 제압하고 4강 티켓을 움켜쥐었습니다.
재학생 좌완 이승호(경남고2)의 역투가 빛났습니다. 이틀 전 야탑고를 7-3으로 눌러 이길 때도 선발로 출격 4이닝 4피안타 6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이승호는 휘문고전에서도 선발 등판 4이닝 4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습니다. 마무리로는 LG 소속으로 현재 공익 근무 중인 나규호가 2경기 연속 등판했습니다. 대회 규정상 투수라도 군 복무중이라면 마운드에 오를 수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오랜만에 그라운드를 밟아 무척 설?다는 나규호
경남고는 1번 타자 겸 중견수 하준호를 시작으로 김찬형, 이준명,김준태 임제우 조준영 장준원 오승우 등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3회 연속 3개의 안타로 득점 기회를 잡은 경남고는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득점, 이어 오승우의 내야 안타와 볼넷 등으로 대거 4득점. 이 점수를 끝까지 지켰습니다.
각자 다른팀이 된 경남고 선후배 (왼쪽부터 조준영-장준원-김찬형)
사실 이 날 인원수에서는 휘문에게 밀렸습니다. 강민호 선수 둥 많은 선수들의 결혼식이 몰려 있던 터라 대회 장소와 거리가 먼 지방 팀 선수들의 대회 출석률이 저조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많은 동문이 함께 한 휘문고. 하지만 참석자 대부분이 투수라 전력엔 큰 보탬이 되지 못했습니다. 게임이 기울자 류택현 코치가 7회 대타로 나와 박수를 받았으나 삼진. 대기 타석에서부터 방망이를 크게 휘둘렀던 이재우도 삼진의 아쉬움을 멋쩍은 미소로 대신했습니다.
신일고와의 경기에서 7회 대타로 나와 중전안타로 득점까지 올렸던 임찬규는 다시 타석에 설 기회를 얻었지만 이번엔 내야 땅볼에 그쳤습니다. SK루키 수비코치로 활동 중인 손지환은 2경기 연속 지명타자로 나섰고 신일고전 2번째 타석 땐 좌중월 2루타로 3회 5득점의 힘을 보태기도 했습니다.
서울고는 인천고를 9-2 5회 콜드게임으로 물리치고 4강 마지막 티켓을 거머쥐었습니다. 재학생 김정현(2학년)이 4이닝 동안 3피안타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고 그 뒤를 이어 은퇴선수 김민수가 깔끔하게 세 타자를 돌려세웠습니다.
서울고는 1회 2사 이후 연속 사사구 4개와 이병용(롯데)의 내야안타 등으로 3-0으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고 2회엔 김민섭(홍익대3)-유강남(LG)의 적시타로 2점, 5회엔 4번 유강남을 시작으로 유민상-임석진-이병용이 연속안타로 점수 차를 벌렸습니다. 이후 1번 타자 김재곤(kt소속 현재 공익근무 중)의 중전안타가 게임을 끝내는 마지막이 되었습니다.
서울고도 많은 동문이 모였지만 임정우. 전인환 최성민,최원태,남경호 등 대부분이 투수라 팀 전력엔 큰 보탬이 되질 못했습니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이형종(LG)은 선린인터넷고전 게임 중반에 오랜만에 마운드에 섰다가 혼쭐이 났습니다. 3타자를 맞아 2피안타 1탈삼진 2실점. 대신 타석에서는 3타수 2안타를 기록해 체면을 지켰습니다.
실전이상으로 경기에 집중하던 이형종
이틀 전 서울고는 선린인터넷고와 엎치락뒤치락 재미있는 게임을 펼쳤습니다. 5-1로 앞서던 5회말 이형종이 올해 지명 받은 안준모,홍성호(이상 선린인고)에게 우중월 3루타를 허용하는 등 한 점차까지 허용했고 7회말 1사 이후 김용의(LG)가 우중월 3루타로 출루 이어 홍성호의 우익수와 2루수 사이에 떨어지는 안타로 선린인터넷고가 5-5 극적인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웃으며 시작했던 게임. 그러나 연장 승부에 돌입하자 서울고 타선은 무섭게 변했습니다.
주자 1,2루에 두고 시작된 8회초 김민섭이 중견수 키를 넘기는 3루타로 2타점을 뽑았고 계속된 공격에서 최우혁의 1타점, 이어 신지혁의 우월 스리런 홈런으로 상대 추격의 의지를 꺾었습니다.
KIA 2차 1번을 받은 최원준(서울고3.내야수)는 이 날 7회 구원 투수로 나와 1.2이닝을 던져 3피안타 2실점(무자책)으로 승을 챙기기도 했습니다.
인천고는 전날 이재원을 비롯해 김재환,강지광,허정협 등 현역 프로선수들이 총출동 전년도 우승팀 광주일고를 6-4로 물리쳤지만 8강전엔 대부분이 불참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 됐습니다.
이번 대제전에 참가한 19개 팀 중 서울 팀이 무려 9개 팀 그 중 서울고가 유일하게 4강에 올랐습니다.
6일(일)은 게임이 없었습니다. 양준혁 야구재단이 주최하는 '2015 희망더하기 자선 야구대회’ 일정이 고척 스카이돔에 일찌감치 잡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야구대제전은 7일 속개 됩니다. 오후 3시부터 전주고-북일고 , 경남고-서울고의 준결승전이 열리며 결승전은 8일 오전 11시에 열릴 예정입니다.
반갑고 즐거운 마음으로 찾은 그라운드 동창회. 그러나 연승행진의 맛을 본 4강 진출 팀은 이제 ‘필승’을 외치는 분위기로 급변하는 분위기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관중이 찾아 주지 않아 다소 썰렁한 분위기에서 열리고 있는 대제전. 그래도 7일과 8일엔 야구장이 꽤 들썩거리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2015년 아마와 프로를 통틀어 어느 팀이 웃으며 시즌을 마감할 지 궁금해집니다.
홍희정 기자
[홍희정의 아웃사이더] 전주-북일, 경남-서울 '야구 대제전' , 4강 확정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대구상원고의 청룡기 제패로 올 시즌 야구가 끝인가 싶더니 세계랭킹 12개국이 출전하는 ‘프리미어12’ 우승으로 모두가 웃으며 2015...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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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돔서 하니까 별로 춥진 않을거 같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