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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관해서라면 매우 즉흥적인 그녀는 어느날 주말 아침, 문득 눈을 떴을 때 결심하게 된다. "이번 휴가 때, 터키를 가야겠다!" 고.
그리고 엄마의 권유로 그 무대뽀 여행에 여동생을 동행시키게 되었다.
그런 자매의 여행기를 수줍게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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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Prologue. 자매, 걱정을 가득 안고 날아오르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경험은 있으나 패키지-젊은 사람은 잘 이용하지 않는다는;;-투어, 지인 가이드를 이용하기만 했던 언니.
잉크도 안마른 뽀송뽀송한 여권을 갓 발급받은, 해외여행이 처음인 동생.
네이놈! 검색질과 담놈! 카페를 십분 활용하며 정보수집에 열을 올린다. 수많은 글을 긁고, 비공개 스크랩해가며,
얼기설기 일정을 짜맞춰나가기 시작했다. 소심한 성격의 그녀는 할 수있는 준비를 다 하기전에는 잠들 수도 없었다.
꿀같은 수면시간을 아껴가며 낮에는 업무, 퇴근 후에 뒷조사(응?). 숙소를 예약하고 준비물을 갖춰가던 그녀는 특유의 집요함의
결실을 맺기에 이르른다.
출발 전날에야 프린트해서 두바이공항에서 대기중일 때를 틈타 여행일지에 붙여넣은 그녀의 집요함을 살포시 공개한다.
날짜별 일정과 예상 시간, 위치, 가는 길, 할 일, 예상 요금 등의 정보가 담긴 일정표와 함께 '올칼라'로 뽑아간 맛집 리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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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하는 당일. 부산에 사는 동생은 김해공항에서 4시 비행기를 타고 올라와서 인천공항에서 대기. 언니는 금요일에 퇴근 후,
집에 들러 배낭을 메고 공항으로 출발하기로 했다. 자매의 출국시간은 11시 55분. 일정은 9시 경 만나야 했지만, 그날 따라 유달리
회의가 늦게 끝난 언니는 출발이 매우 늦어버렸다. 설상가상, 출발 직전에 확인했던 이메일에서 숙소 예약이 불발되었음을
알게되었고, 공항리무진에서 아이폰으로 급히 숙소를 예약하느라 얼마안남은 배터리를 소진한다. 10시 반이 되어서야 인천공항에
들어섰고, 언니의 폰 전원이 나간상태에서 자매는 극적으로 상봉했다.
배낭여행인데다, 본듸 면세점에 큰 관심이 없는 자매였기에 출국에 시간이 별로 부족하지 않았다. 면세점을 지나치는 시크한 여자들.
이번 여행에 자매가 이용한 항공기는 아랍 에미레이트 항공. 편한 좌석과 맛있는 기내식으로 유명하다.
좌석은 넓은 편이고 전방 모니터는 터치스크린에 한국 영화도 몇편 볼 수 있다. 갈 때는 하모니, 올 때는 전우치를 보며 긴 여행을
달랬다. 비행시간이 긴 편이라 작은 주머니에 알람스티커와 수면양말이 담겨있다. 자매는 수면양말을 신으며 낄낄거렸고,
알람스티커를 여행일지에 붙이며 즐거워했다.
출발한 뒤에 메뉴판을 나누어준다. 오늘의 메뉴(좌), 매운 한국식 닭(중)과 케이준 대구 찜(우). 대구찜이 맛있었다.
한국사람에게는 김치와 고추장이 필요하냐고 물어봐준다. 자매는 냉큼 받았다. 디저트인 살구크럼블은 매우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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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불리 먹고 준비해간 목베개를 베고 잠깐 잠들었다가 잠에서 깼는데, 통로 천장에 별이 떠있다.
와! 좋은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은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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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숙면타입인 언니는 꿈따위 꾸지않았다. 푹 자고 일어나 헤드셋을 끼고 '하모니'를 보며 눈물 콧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어-헝, 나문희할머니, 으허어어엉. 한국 영화가 좀 더 다양하면 좋았을텐데, 별로 없었다.
하모니를 보고나서는 디즈니 애니매이션으로 영어듣기를 실시해주는 센스.
그리고 고대하던 녹차죽. 에그 스크램블과 고민하다가 둘 다 녹차죽을 선택했다. 부담없이 먹기에 좋았다. 과일도 맛있어서 만족.
냠냠 먹고 자다 깨다 하다가 새벽, 비행기는 두바이에 착륙했다. 트랜스퍼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서 잠깐 공항 밖으로 나가본다.
트랜스퍼를 처음 해본 자매는, 이대로 입국절차 밟고 공항 밖에 나가도 되는지에 대해 무수히 많은 시간을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그 과정에서 언니에 대한 동생의 신뢰도가 200% 하락했다.
다시 출국절차 밟으면 되는거라는 근거없는 확신을 가지고 공항 밖으로 박차고 나갔다.
슬슬 밝아오는 두바이 국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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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 일정을 잘때 자매는 두바이 시내에 나가서 놀다오고 싶었다.
공항 내부에 Luggage Left 해주는 곳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Luggage Left는 1층에 있으며 24시간에 20디르함이라고)
그러나.. 반바지를 입은 자매를 바라보는 시선을 매우 부담스러워하던 와중, 화장실을 찾아 헤매다가 만난 한 부자에게서
손가락질까지 당하고 나니 밖에 나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제서야 이 곳이 이슬람국가라는 것을 깨우치는 순간이다.
그래도 여기는 'International' Airport니까, 라며 여기선 해꼬지 당할 일은 없을거란 확신에서 그냥 공항에 머무르기로 한다.
공항에서 놀기로 한김에 누릴건 다 누리자 싶어 대기시간 4시간 이상일 때 받을 수 있다는 아침 서비스 받는 곳을 찾아 헤맸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orz..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나가 놀 의욕을 완전히 잃은 자매는 일찍 출국 절차를 밟기로 한다.
그리고 순조롭게 진행되는가 했는데, 이런. 기내 반입물 검사에서 언니의 배낭이 걸렸다. 갓뎀!
히잡을 쓴 여성이 아무 말 없이 배낭을 열어 짐을 하나하나 꺼내기 시작한다.
뭘 찾는지 말해주면 바로 찾아줬을텐데; 짐을 거의 다 꺼내 밑바닥에 이르르자, 그녀는 드디어 목표물을 찾아 꺼내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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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텔에 콘센트가 적은 편이라 유용하게 쓰일 것 같아 챙겨갔던 멀티탭이 문제가 될지 몰랐던 자매는 당황했다.
왜냐고 아무리 물어도 대답해주지 않았고, 언니는 만오천원에 상당하는 멀티탭을 그렇게 져버려야 했다.
자매는 가방이 한결 가벼워져서 좋은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이내 도착한 볼거리가 가득한 두바이 면세점에서
까르르 거리면서 이것저것 구경하고 사진 찍으며 기분전환을 할 수 있었다. 자매는 단순하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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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 죽 먹은 이후 아무것도 못 먹었던 자매는 팔뚝만한 샌드위치와 얼굴만한 생과일쥬스를 나눠먹고, 두바이에서 한없이
시간을 죽이기 시작한다. 여행일지에 프린트 해온 정보들을 붙이고, 프로필(!?)로 사용된 낙서들도 이 때 그린 것.
짐을 묶어두고 일광욕 의자에서 쿨쿨, 잠도 청한다. 일광욕 의자의 마력은 굉장했다. 누가 이 의자에서 잠들지 않을 수 있으리오!
기다리는 중, 히잡을 쓴 아주 신비하고 어여쁜 분위기의 아가씨들과 나란히 앉게 되었는데, 그 분위기에 홀딱 반한 언니는
주저주저 고민고민 끙끙 앓다가 결국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녀의 어머니로 진작되는 분이 완강하게
거절하며 "훠이훠이" 손짓까지 하는 통에 사과하며 물러나야 했다. 이슬람교의 폐쇄성을 다시 한번 느끼는 순간.
은근 기가 죽은데다가, 그 아리따운 소녀의 미모를 섣불리 표현할 수 없기에, 그림도 생략ㅋ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비행기에 올랐고, 세자리 좌석 중 끝 좌석이 비어 편하게 이스탄불로 향했다.
이제는 기내식에 김치와 고추장을 주지 않았다. 기내식은 분명 먹었는데 어째서인지 사진이 없다.
치킨이랑 램브 하나씩 먹었었고 맛은 soso. 이번엔 디저트가 초콜렛이라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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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는 비행기 타는 것을 매우 좋아해서(..) 인터넷으로 창가좌석을 전부 지정해둔 상태였다. 창가로 하늘 보는게 좋아서 자리는
날개 앞자리 혹은 날개 뒷자리였는데, 인천-두바이 때는 밤중이라 밖을 내다보는 게 의미가 없었고, 두바이-이스탄불 시에는 날개
앞이라 하늘이 쾌청하게 잘 보였다. 저 멀리보이는 몽글구름이 참 맛있어보인다. 쫜득쫜득.
그 쫜득쫜득 구름을 타고서, 우리는 이스탄불로 날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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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Prologue. 자매, 걱정을 가득 안고 날아오르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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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도 짧고, 많은 곳에 다니지 못해서 많이 부실한 여행기를 올리려니 부끄럽지만,
여행 정보의 대부분을 카페에서 얻어갔기 때문에 여행기는 꼭 올려보고 싶었어요.
소소하게 별거없이 잡다하기만 한 자매의 터키여행기 스리슬쩍 올려봅니다 :D
사진과 함께 대충 끄적인 낙서가 약간 곁들여질 예정입니다~
첫댓글 잼나게 써진 후기같아 퍼옵니다~
그림을 잼있게 그리시네요^^